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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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이야기

그 거룩하면서도 불가사의한 존재에 대해 묻다

리뷰 총점 8.7 (6건)
분야
인문 > 신화/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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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53.1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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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있다고 믿는 이에겐 있고, 없다고 믿는 이에겐 없는 神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23.01.02 리뷰제목
흔히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종교와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화기애애하게 시작된 이야기가 종래에는 화기애매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든 주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각기 다르다. 그렇지만 대부분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나와 다른 생각이라 할지라도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간다. 그러나 이야기가 종교와 정치에 이르게 되면 사람들은 날카롭게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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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종교와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화기애애하게 시작된 이야기가 종래에는 화기애매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모든 주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각기 다르다. 그렇지만 대부분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나와 다른 생각이라 할지라도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간다. 그러나 이야기가 종교와 정치에 이르게 되면 사람들은 날카롭게 부딪히거나 아예 입을 다문다. 그만큼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사람이 많은 건지 아니면 우리가 받아온 교육이 잘못된 건지 종잡기 힘들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렇게 말 많은 주제 중 하나인 종교에 관한 책이다. 아니 종교라기보다는 종교가 절대시하고 그 기본으로 삼는 신()에 관한 책이다. 종교학자인 저자는 사물에 대한 지적탐구가 이루어져 설명이 가능하게 된 지식은 서로 공감하고 공유하면서 보편성을 지닌 것으로 판단되지만, 사람의 경험과 직접 이어진 주제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 중 하나일 뿐이라며 신에 대한 이야기도 그러하다고 말한다. 신이란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고, 모든 사람이 이해하는 사물이며, 고정 불변하지 않고, 문화적 풍토와 역사적 과정 안에서 마치 살아있는 실체처럼 일상의 맥락에서 꿈틀되는 비일상적인 것을 지칭하는 일상의 언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 안에서는 신이 있고, 없고 하는 물음이 별로 의미가 없었다. 우리는 다양한 신 있음의 풍토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신이 종교와 연결되면서 예사롭던 흐름을 단절시키고 신은 고정되었다고 한다. 종교가 논의의 주제가 되면 신을 이야기하는 틀은 기독교적으로 변하는데, 이는 기독교가 지배하는 문화권에서 발전된 문물을 통해 여타 세계의 삶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 [신 이야기]에서 저자는 신의 속성 및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신의 고향에서부터 신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신에 대한 12개의 주제는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분명 불편하고 불경한 이야기일 테고, 또 누군가에게는 많은 사색을 요구하는 이야기이겠지만. 그럼에도 그가 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누구나 신에 대한 자기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우리는 때때로 그렇지 못한 현실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신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저자는 신에 관한 열두 개의 물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일단 신 있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신 없음이라는 관점을 고수한다면 신에 관한 물음들이 하등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신이 있다든지 없다든지 간에 주목할 것은 그 물음을 충동한 개인의 삶의 경험이라고 한다. 따라서 깊은 사색과 자신의 신중한 판단에 따라 신의 존재 여부를 발언했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발언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이 있고 없음을 강요할 권리를 가진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열두 개의 물음 중 첫 번째는 신은 고향은 어디인가를 묻는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신의 존재 여부를 묻는 물음이다. 그리고 마지막 물음은 신의 죽음이다. 저자의 이런 물음들은 서로 연관성을 가진다. 첫 번째 물음의 답이 두 번째 물음을 유발하고, 두 번째 물음은 세 번째 물음을 위한 답을 유추한다. 그 맥락을 이어가는 것은 신이라는 사물에 대한 인식론에 기초한다. 저자는 신 있음의 관점에서 신의 속성에 대해 인식론적으로 묻고 답하는 셈이다.

 

그는 신의 존재 여부는 인간의 의식 현상 즉 마음이 짓는 일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왜 나는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한 물음을 묻는가?’이며 그렇게 볼 때 종교 또는 신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고, 이는 신이 실재하는 존재로 인식됨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신의 고향은 우리의 마음이 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어서 존재가 차지하는 시공간 속에서 신의 주거가 어디이고 신은 어떤 모습이며 어떻게 사는지 등을 살펴본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존재의 준거, 관계, 신에 관한 이야기 속의 화자와 청자, 인간의 신에 대한 비난과 신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식론적 관점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그리고 종래에는 신의 죽음 역시 존재가 지니고 있는 속성에서 찾는다. 다시 말해 분명한 것은 모든 존재는 스스로 소멸의 과정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 반드시 죽음이라고 하지 않더라도 존재하는 모든 것은 퇴색하고 낡아가고 사라지는 소멸의 과정을 피할 수 없다는 것에서 신의 죽음을 논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결론 또한 그것이다. 신을 낳은 것은 우리 인간의 마음이며, 따라서 신을 책임지는 것도 우리 인간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신이 있느냐는 물음에 있다고 믿는 이에겐 있고, 없다고 믿는 이에겐 없다라고 답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쓴 까닭은 자기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사물과의 만남에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는 신 이야기는 이야기이기에 소음도 나고 하겠지만 건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신을 사랑하지는 않지만 신 있음의 마음을 가지고 있고, 신 있음이 내 마음의 작용이라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각기 자신만의 을 가지고 있다. 소음 가득한 신 이야기가 아니라, 건강한 신 있음의 생활을 원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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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신의 고향은 인간의 마음! 평점8점 | z***a | 2023.01.05 리뷰제목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종교학자 정진홍의 신 이야기에서 뭔가 비교종교학이나 정통신학의 신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졌건만, 왠걸 '신에 대한 이야기'와 '신이 하는 이야기'를 뱅뱅 돌면서 뭉그적거리는 느낌이 있다. '신 이야기'라는 주제가 썩 선명하지 않다는 밑밥을 깐 후에 이게 신에 대한 이야기인지 신이 하는 이야기인지 모호하다며 변죽을 울린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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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종교학자 정진홍의 신 이야기에서 뭔가 비교종교학이나 정통신학의 신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졌건만, 왠걸 '신에 대한 이야기'와 '신이 하는 이야기'를 뱅뱅 돌면서 뭉그적거리는 느낌이 있다. '신 이야기'라는 주제가 썩 선명하지 않다는 밑밥을 깐 후에 이게 신에 대한 이야기인지 신이 하는 이야기인지 모호하다며 변죽을 울린다. 그렇게 저자의 신 이야기는 일종의 짬뽕식 즉문즉설이 되고 만다. 신은 '비일상적인 것'을 지칭하는 일상의 언어이지만, 종교에서 신은 창조주, 초월적인 신비로운 실체, 절대적인 존재, 전능한 힘의 담지자, 유일한 존재를 말한다. 유일신을 강조하는 일신교 맥락에서 신은 절대적이고 배타적이다. 

 

무신론자가 거두절미하고 제기하곤 하는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저자는 진지하게 이렇게 답한다. "신은 있다는 사람한테는 있고, 없다는 사람한테는 없어."라고 말이다. 또한 단순히 신의 실재 여부를 묻는 물음을 살짝 비틀어 신의 고향은 어디인지 자문하고는, "신의 고향은 인간의 마음을 담은 몸이다"라고 자답한다. 이어서 "신의 주거는 어디인가?" 묻는다. 교회나 성당, 법당이라는 뻔한 답 대신에, 저자는 우리의 마음이 곧 신이 거주하는 거룩한 공간이라고 강조한다. 

 

비교적 흥미로운 질문은 "신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대목이다. 신은 그와 만나는 사람의 만남 동기에 따라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면서, 신과 인간의 관계성에 대해 성찰한다. 결국 신은 나를 닮는다. 내가 겸손하면 신도 겸손해지고, 내가 오만하면 신도 오만하고, 내가 행복하면 신도 행복하다는 논리를 설파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면, 신의 삶이 곧 인간의 삶이고, 인간의 삶이 곧 신의 삶이다. 이처럼 저자의 신 이야기는 결국 '천인합일'이라는 오래된 결말을 예고하는 변주곡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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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신이야기 평점8점 | d****a | 2023.01.01 리뷰제목
일반적으로 사교모임에서는 금기시되는 화제 세 가지가 있는데, '정치', '종교', '성'이다. 가장 개인적인 민감한 영역에 해당하고 화제를 잘 못 이끌 경우 분란을 가져오기 쉬워서다.   신(神). '종교의 대상으로 초인간적, 초자연적 위력을 가지고 인간에게 화복을 내린다고 믿어지는 존재'를 통칭한다. '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라는 말은 대다수의 종교에서 하는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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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교모임에서는 금기시되는 화제 세 가지가 있는데, '정치', '종교', '성'이다. 가장 개인적인 민감한 영역에 해당하고 화제를 잘 못 이끌 경우 분란을 가져오기 쉬워서다.

 

신(神). '종교의 대상으로 초인간적, 초자연적 위력을 가지고 인간에게 화복을 내린다고 믿어지는 존재'를 통칭한다. '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라는 말은 대다수의 종교에서 하는 말이지만 왠지 우리나라에서 신에 대한 이야기가 지나치게 노골적이다.

처음 보는 사람이 종교를 묻거나 권하고 종교인들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고, 각종 미디어에서 종교인의 옷을 입고 정치적 발언들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심지어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혼난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런 광경들을 볼 때마다 신이 정말 만만한가 보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질까. 『신 이야기』를 통해 이유를 찾아보자.

 

 

이 책은 특정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종교학자인 저자는 종교를 넘어, 역사, 사회, 심리 등 다방면으로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고찰한다. 그리고 전적으로 '인간'의 관점으로 신을 바라본다.

당연하다. 채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유한한 인간이 완전무결하고 온전한 신에 대해 어떻게 논할 수 있겠나.

저자는 인간의 역사를 통해 신과 종교와의 관계와 의미, 관계 맺음에 대해 들려준다. 그래서 이야기의 화제도 고향, 주거, 살아가는 방식 등이다. 신에게는 필요 없지만 인간에게는 모두 필요한 것들이다.

 

책을 읽으며 생긴 가장 큰 궁금증은 인간은 왜 그토록 '신을 갈망했나'다.인류는 모든 세대, 모든 문화권에서 원하는 형태로 신을 창조하고 갈망했다. 처음에는 두려움에서였다.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전을 보장받고자 신을 만들었다. 인간들의 고향이 신의 고향이 되고 정착생활을 시작하면서 신은 자연에서 집안으로 거주지로 옮겨졌다. 사실 신에게 '주거지'가 필요할 리가 없음에도 인간들은 다양한 형상으로 신을 집안에 두고 활동 범위를 규정했다. 저자는 이를 폐쇄적으로 신을 규정했다고 정의한다. 이는 교회에도 적용된다. 어떻게 신이 교회 안에만 머물 수 있겠나. 인간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신이 그곳에 있다고 말할 뿐이다. 신이 어떤 '사람'인가도 같은 맥락이다. 신을 그려보라고 하면 대부분 수염이 난 할아버지를 그리는 이유는 인간이 신의 형상을 창조해서다.

 


 

'일상을 사건화하면서 그 사건 속에서 신을 만나 더불어 사는 게 신과 함께 사는 것'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신을 자신의 욕망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더불어 사는 것. 신과 인간의 관계를 가장 잘 정의한 문장이다.

특정 종교에 국한하지 않고 '왜'라는 관점으로 시작해 '어떻게'라는 방식으로 관계성을 찾아보자.

무신론자들에게는 사람들이 왜 그토록 신을 찾는지. 유신론자들에게는 신과 나와의 관계를 정의해 보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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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신 이야기 평점10점 | h******1 | 2023.01.05 리뷰제목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쓴 신 이야기. 그 사실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이 너무도 궁금했다. 우리 사회에서 신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하기도 하지만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책을 쓴다는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제1장인 신의 고향은 어디일까에서는 신의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종교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당연히 받는 질문인 신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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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쓴 신 이야기. 그 사실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이 너무도 궁금했다. 우리 사회에서 신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하기도 하지만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책을 쓴다는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제1장인 신의 고향은 어디일까에서는 신의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종교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당연히 받는 질문인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해 과연 저자는 어떻게 답하고 있을가. 결론은 믿는 사람에게는 있는 것이고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없다는 것. 결국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에 이르는 설명이 상당히 중립적인듯 하면서 과감하다.

신에 대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저자는 이와 같은 시도를 통해 결론을 내린다. 교회나 성당과 같이 특정 종교 공간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는 은근히 비판한다. 그러한 벽을 통해 그 안과 밖을 구분하여 대립을 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신의 뜻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신에 대한 여러 이미지나 이야기가 결국은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것에대해서도 상당히 설득력있게 말한다. 또한 마치 자신이 신인 것처럼 행동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이것은 단순히 종교계 뿐만 아니라 정치나 일반적인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종교와 여러 사회적 문제가 왜 발생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저자 자신이 맺음말에서 밝혔듯 대부분의 문장이 깔끔하지 않아 번역서를 읽는듯한 불편함이 있다. 이러한 민감한 주제에 대해 단언적으로 말하기가 힘들었으리라. 종교라는 것에 대해 상당히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하는 아주 멋진 교양서라고 생각된다.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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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신 이야기 평점10점 | r******3 | 2022.12.30 리뷰제목
들어가는 말 니체는 말했다. 신은 죽었다고. 아마 지독히도 굳건했던 맹목적인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었을 터다. 그러나 니체의 이 발언은 반어적으로 신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 되어버린다. 죽음이라는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살아있다는 전 과정이 필요한 것이니까. 난 무신론자다. 이 책을 빌어 말하자면 엄밀히 따져 반신론자에 가깝다고 하겠다. 일반적인 사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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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니체는 말했다. 신은 죽었다고. 아마 지독히도 굳건했던 맹목적인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었을 터다. 그러나 니체의 이 발언은 반어적으로 신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 되어버린다. 죽음이라는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살아있다는 전 과정이 필요한 것이니까.

난 무신론자다. 이 책을 빌어 말하자면 엄밀히 따져 반신론자에 가깝다고 하겠다. 일반적인 사람에 비해 종교에 대해 반감이 상당한 편이다. (역설적이게도 어머니와 외가는 상당히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우습지만, 처음에는 소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출판사를 살피지 않은 나 자신...) 하지만 일단 책을 펴고 나서는 이 책이 완전한 인문학 서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내가 쉬이 이 책을 중도에 접지 못하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서울대학교의 종교학과 교수를 역임(...)한 학자다. 이런 학자가 신에 대해 이야기한 것에 대해 미진한 내가 어떤 서평을 할 수 있을까. 다만 분명한 것은 정말 오랜만에 정말 '제대로 된' 인문 서적을 읽어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신, 이야기

 

이 책은 신의 존재에 대해 단순히 실체적 접근을 하고 있지 않다. 아무래도 저자가 종교학자인만큼, 애초에 종교의 발생 기원인 신의 존재에 대해 종교를 넘어, 역사, 사회, 심리 등 다방면으로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고찰하고 이야기한다.

이야기가 다방면이라는 것은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신의 고향이나 주거, 어떻게 사는지와 신이 우리를 사랑하는가에 대한 물음. 또 사회적 계층에 따른 신의 분화와 신들의 정쟁 등 평소라면 생소한 방향에서 신을 이야기한다.

이는 아무래도 저자가 종교학자인 것이 꽤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종교에 대한 학문이라면 신을 논외로 할 수는 없을 것이고, 딱히 정해진 실체가 없는 일부 추상적인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연구를 하려면 결국 우리가 이미 정립해둔 다른 가치나 학문들에서 이를 유추해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 아닐까 한다.

결국 큰 틀에서 보면, 결국 신과 인간이 불가분의 존재이며, 신은 인간이 만들어낸 존재이며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신이 있는 인간의 삶과 신이 없는 인간의 삶에 대한 인간의 자세와 함께 이를 통해 온전해지는 신의 신다움과 인간의 인간다움, 신의 인간다움과 인간의 신다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같다.

제대로 된 인문서적

서두에 말했지만, 최근 접한 책 중에 가장 인문서적다운 책이었다. 물론 최근 소설 위주로 독서생활을 해온 입장에서 굳이 비교우위적인 표현을 한다는 것은 오만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인문서적다웠다.

물론, 애초에 저자가 서울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무게감이라든가 압박감도 무시할 수 없다. (전반에 나오는 서울대 학생들의 토론 내용을 읽었을 때는 '과연, 정말 서울대학생들의 수준이 저 정도라는 것은 세계적 석학들이 모인 대학이라는 소리가 절대 소문이 아니라 진실이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애초에 어휘나 문장력, 그리고 신의 존재와 신의 존재를 대하는 인간의 자세. 그렇게 인간이 사고하게 된 근거에 대한 역사, 철학, 사회, 심리적 해석들이 요즘의 수박 겉핥기식의 인문서적과는 그 궤들 달리하는 수준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반론의 여지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나중에 작가의 말에서 저자 스스로도 반성(?)했듯이 가독성이나 이해의 효율성에서는 정말 최악이라는 사실 역시 대부분의 독자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다른 것은 모르되 우리가 너무 쉽게 접하는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매우 '어렵게' 접근하여 새로운 시각과 폭은 넓고 깊이도 깊은 지식의 해석으로 독자로 하여금 수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빼어난 인문서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 인문교양 수업 서적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싶기도 하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사회적으로 매우 첨예하고 민감한 주제인 '종교'라는 주제, 그것도 종교라는 것의 근간이자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 만큼, 유신론자 혹은 종교인들에게는 상당히 불편감을 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이 점을 매우 유념한 듯, 서두에서도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책의 제목을 '신 이야기'라고 정한 것이 '신이 하는 이야기'와 '신에 대한 이야기'의 중의적 표현임을 설명하였고, 서술 간에도 항상 종교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꽤 많은 양을 할당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좌면우고 한다고 해서 양쪽 입장의 독자들이 모두 이해해 줄까. 결국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왼편 사람에게는 오른쪽에 속한 사람이고, 우측 사람에게는 왼쪽에 속한 사람인 것을. 결국 종교인에게 이 책은 니체의 책과 같은 신성모독일 것이고, 나 같은 반신론자에게는 종교인의 눈치를 보는 책이 되어버릴 것이다.

그럼에도 나 같은 반신론자 혹은 혐신론자마저도 도대체 왜 인간이 '신'을 믿고 의지하며 종교라는 것을 만들게 되었는지, 그 '신'이라는 존재가 인류에게 어떤 긍정적 영향이 있는지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몇 번을 다시 말하게 되지만) 정말 좋은 인문서적이 아닌가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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