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창의적인 채용방식에 대한 내용으로 흥미롭게 서문을 연다. 오일러의 수를 구하는 수학문제를 광고판으로 내걸어서, 그 문제에 호기심을 느끼고, 어려운 수학문제를 해결하고, 직접 유도하는 사이트로 접속하는 실행력까지, 창의성이 필요한 IT기업다운 채용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창의성에 대해 이런 예시를 들며 서문부터 시선을 끄는 '열두 발자국'이라는 제목이 달린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일까, 저자 정재승박사는 뇌과학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이력이 이책과 어떤 연관이 있는걸까 사뭇 궁금해졌다.
'뇌과학의 관점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과학적인 근거와 철학적 사고를 통합하는 어려울듯 하면서도 매력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오일러의 수로 인재를 모은 구글의 채용방식처럼, 이러한 주제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각각의 제목과 소제목을 보면 뇌과학을 통해 과거와 현재로부터 삶의 성찰을 얻고, 거기에서 그치는게 아닌 미래의 기회까지 발견하고자 한다. 책 한권으로 과거와 현재를 아울러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통찰할수 있을 기회라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수 없다.
1부│더 나은 삶을 향한 탐험
-뇌과학에서 삶의 성찰을 얻다
2부│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상상하는 일
-뇌과학에서 미래의 기회를 발견하다
열두 발자국 중 첫번째 발자국은 선택과 의사결정에 관한 이야기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공감한다면 의사결정에 대한, 특히 결정장애에 대한 책속의 사례들은 너무나도 현실적인 공감을 자아내면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인간은 대개 합리적이지 않은 의사결정을 하곤 하는데, 그 이유는 원시사회때의 뇌를 가지고 생존과 짝짓기에 필요한 정도로만 진화해왔으므로 복잡한 현대사회의 의사결정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논리로 설명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어차피 인간의 뇌는 합리적이지 않은 의사결정을 할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설명했다 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수와 후회를 적게 하는 의사결정을 해나가야 한다는데는 누구라도 이견이 없을 듯 하다. 그런면에서 저자가 말하는 좋은 의사 결정에 대한 조언은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올 한해도 우유부단하게,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고 후회를 했던 사람들이라면 2019년 새해가 다가오는 이 시점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해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올해의 계획이 지켜지지 않음으로써 나태하고 발전없었던 내 삶을 리셋, 또는 새로고침 하고 싶은 의지를 저자는 정확하게 캐치해낸다. 하지만 다행인지(?) 우리의 뇌는 원래 그렇게 디자인 되어있다고 하는 저자의 말에 약간의 안심을 하게 된다. 사람의 뇌란 처음일수록 '목표지향적'으로 뇌영역이 활발히 움직이는데, 그것도 두번, 세번 반복하다 보면 최소의 노력으로 결과를 얻고 싶은 '습관시스템'이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새로고침은 습관을 바꿔야 하므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에너지를 쓰지 않으려 하는 우리는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습관은 안전하고 안락한 느낌을 주지만 새로고침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지식을 얻음으로써 뜻밖의 재미와 유쾌함, 설렘을 느끼는 것 또한 즐거운 일임을 저자는 역설한다.
2018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4차 산업혁명, 가상화폐, 블록체인
2018년의 대한민국은 유독 가상화폐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시기였다. 현재의 대한민국에는 소득불균형, 기회불평등이 만연하다. 이러한 불평등을 온몸으로 겪어야 하는 청년세대에게 가상화폐는 헬조선을 탈출하는 출구였던 셈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관통하는 현재, 특히 그 중심에 블록체인 기술이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 되는데는 20-30년은 걸린다고 한다. 당장 내일 닥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먼 미래도 아닌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책을 읽고 난 지금 특히 블록체인 기술의 전망에 더욱 호기심이 생긴다. 1900년대 닷컴버블로 한차례 위기를 겪고 거품을 걷어낸후 내실을 다지며 눈부신 성장을 해온 IT기술처럼 혁신이 될지, 한낱 투기의 꿈으로 사라져버릴 가상화폐로 그치게 될지 그 추이가 궁금해진다.
과학이 가져다준 물질적 풍요와 한층 발달된 문명뿐 아니라 소소하지만 매일 하는 우리의 행동이 '뇌'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발견하게 된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었다. 또한 창의성에 대한 설명 중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분야끼리의 만남이 창의성을 낳는다고 한 점은 창의성의 본질에 한층 다가간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런면에서 저자는 다양한 방면의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나누길 즐기며, 예술이나 야구모임 같은 과학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분야와 프로젝트를 통해 융합하기를 좋아하는 점이 인상깊었다. 이처럼 저자 스스로 강의 내용과 동일시 되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덕분인지, 이 책 한권의 내용이 객관적 지식을 전달하는 하나의 과학인문학 서적인듯도 하고, 친근한 멘토가 들려주는 조언이 가득 담긴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며, 행동심리학과 관련해 재밌게 쓰인 한권의 책을 읽은 기분이 든다. 나로써는 업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이제 와서 굳이 창의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통해 더 넓은 시각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다양한 책을 읽고, 만나보지 못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를 기꺼이 누려보고 싶다. 이런 시도들이 작가의 표현대로 '삶의 진폭'을 늘리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아니 순간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런
선택을 하면서 살아온 우리는 때때로 삶을 돌아보면서 회한에 잠기기도 한다. 왜 당시에는 그런 선택을
했는지 후회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당시로 돌아가 다시 한번 선택을 하라고 해도 선택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미래를 알지 못하는 가운데서 그래도 당시에는 치열한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이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해야 하는 선택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미래를 살기 위해 과연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을 해야 하고, 어떤
선택이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줄까?
이 책 [열두 발자국]은 뇌과학자인 정재승 KAIST
교수가 지난 10년동안 해온 뇌과학 강연중에서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강연 열두 편을
묶어 엮은 것으로, 뇌과학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를 살펴보는 책이라고 한다. 책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두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가 현재까지 뇌과학을 통해 밝혀진 사실들을 가지고 삶의 성찰을 위한 것이라면, 2부는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뇌과학을 통해 상상해보고 있다. 물론
그 상상의 목적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보다 행복한 삶, 혹은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는 성찰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데 방점이 찍힌다. 사람에 따라 삶의 목적이 다르긴 하지만 뇌과학이 알려주는 사실을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우리의 뇌는 매순간 주변환경으로부터 수많은
자극을 받아 그 중 적절하고 의미 있는 자극에 반응한다. 영장류로부터 현생인류로 진화한 인간이 처음
맞닥뜨린 것은 생존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원시부족사회에 유용하게 세팅 된 인간의 뇌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합리적일 수가 없다. 원시사회에 적합한 전략으로 현대사회를 바라보고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하고 또 결정을 내린다고 정재승 교수는 말한다. 그는 강연에서 의사결정과 선택, 결정장애, 결핍, 놀이, 습관, 미신 등과 관련된 뇌과학의 여러 관점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알지못했던 우리 자신에 대해 과학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끔 한다. 예를 들자면 우리는 선택과 결정을 할 때 신중하게 하고 한번 결정하면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배워왔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처음 해보는 일을 쉽게 계획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유치원생의 마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단 시도해보고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면 끊임없이 조정하는 과정에서 혁신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자신의
내면과 대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결정이 힘든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임을
자각하게 되고, 내 삶에서 결핍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알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지금 살아가는 삶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우리가
인생을 ‘새로고침’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망이라고
말한다. 새로고침을 신경과학적으로 해석하면 나쁜 습관이나 뻔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이지만,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절박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습관이라는 틀을 빌어 알려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삶의 태도이고 그 방법의 하나로 ‘메멘토 모리’를 제안하기도 한다. 저자가 이끄는 발자국을 따라가면서 과학이 알려주는
삶의 지혜가 이제부터라도 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들기도 한다.
이어서 저자는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상상해보게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세상을 지배하는 기기는 일상단절기기가 아니라 일상몰입기술이 필요한
기기라고 말한다. 스마트 기기의 비트세상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현실세계의 시간이 멈추어야 하지만, 현실세계에 살면서도 단절없이 비트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이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아톰과 비트세계가 일치해 제조업과 유통업 전반에 걸쳐 혁신이 일어나는 4차산업혁명이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인공지능시대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기술혁명과 함께 다가오는 미래의 모습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안겨 주기 충분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뇌과학으로 밝혀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순간과 혁신적인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통해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발상 못지않게 의사결정과 위험에 대한 대응도 중요함을 역설하면서, 우리가
그러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인공지능시대에
인간지성이 가야 할 길은 인공지능과 공생하면서 인간적 가치를 더욱 높이는 사회로 가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다양성을 존중하고 사회가 그것을 평가하는 세상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의 균형, 뇌와 몸사이의 균형을 의식하고 조절함으로써 기회를 잡고 행복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과는 많이 다를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 일 게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인 [열두 발자국]이 ‘인간이라는 경이로운 미지의 숲을 탐구하면서 과학자들이 내디딘 열두 발자국’을 줄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과학자들이 내디딘 발자국을
따라가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 질문은 당연한 듯 하지만 대부분은 낯이 설다. 아마 아직도 다가올 미래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쉽게 상상하지 못해서 일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의 강연집을 읽으면서 내가 공감한 부분은 비록 열두 발자국 모두가 되지 않을지는 몰라도, 과학자들이 인간을 탐구해온 결과로 인해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성찰해보고 또 앞으로의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단초를 주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칼 세이건의 [에덴의 용]에 나온다는 ‘이 우주는 너무나 오래된, 나이 든 우주이고 인간은 너무나 어린, 나이 어린 뇌를 가진 존재’임에도 인간의 뇌가 우주를 얼추 알아낸 놀라운 존재라는 글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온 삶은 물론 미래에 살게 될 삶 역시 우리의 뇌와 관련이 있음을 새삼스레 느낀다.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을 읽었었다. 뇌과학자와 소설가가 만나 과학소설을 쓴 것인데, 솔직히 말하면 그것이 소설이더라도 과학 분야는 내 취향이 아니라며 읽다가 포기했었다. 김탁환 작가야 워낙 다방면으로 소설을 쓴 작가라는 걸 알고 있었고, 정재승이라는 과학자가 달리보였던 게 사실이다. 학계에서보면 과학자가 소설가와 함께 소설을? 이라며 말이 많았을 것도 같은데, 작가의 이력을 보면 그는 과학자로서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일단 그는 주로 협업을 하며 작품을 썼다는 사실이다.
일반인이 보기에 과학자는 우리와 동떨어진 사고를 가지고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 여길 법도 하지만 그는 일반 독자들이 다가서기 쉽게 만든 과학자이기도 하다. 뇌과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글이었다. 그는 말한다.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을 놓고 뇌과학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고 말이다. 뇌과학자가 쓴 글이라고 해서 어렵지 않다. 그가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처럼 친근하게 다가왔다. 글 또한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썼다는 사실이다.
뇌과학자가 바라본 인간의 존재를 열두 가지의 질문을 통해 말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어떠한 상황 앞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물론 그가 했던 강연을 토대로 이해하기 쉽게 다시 손 본 글이다. 인간의 본질을 탐구해 온 과학자의 과정이 담겨 있는 최고의 강연이었다.
그가 건넸던 화두는 결핍이나 선택, 결정 장애, 놀이와 창의적인 혁신, 낯선 미신과 혁명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해 말한다. 선택과 혁신은 같은 종류의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한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그룹을 지어 스파게티 면과 접착테이프, 실, 마시멜로로 누가 더 높이 탑을 쌓는가를 말한다. 여기에서 기업 CEO가 1위를 했고 그 다음으로 유치원생들이라는 사실이다. 어른들처럼 자기 명함을 돌리거나 계획하게 세우는 탑보다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탑을 쌓게 되는 순수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말한다. 계획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끊임없이 바뀌는 상황에 맞게 계획을 수정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한 발자국 떨어져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길을 잃고 방황했던 시간만이 온전한 지도를 만들어주는 것처럼 이 세상을 미친듯이 탐구하라는 그의 주장이었다.
결정장애나 무언가를 새로고침 해야할때 중요한 것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것이다. 내가 만약 오늘 죽는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 선택지는 많지 않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고민할 때 우리가 오늘 죽을 수도 있다면 결정은 빠를 수 밖에 없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어떤 것이 옳은가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저자는 '메멘토 모리'가 의사 결정의 무게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도 좋은 전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가진 결핍에 대해 생각해 보자. 결핍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강한 성취 동기를 부여하고, 무언가를 열심히 할 의욕을 심어주고, 내 삶을 성장하게 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109페이지) 라고 했다. 부정적인 의미의 열등감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으로 생각하다보면 성큼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인지적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인지적 유연성이란 '상황이 바뀌었을 때 나의 전략을 바꾸는 능력'을 말합니다. 가진 것이 망치뿐인 사람은 세상의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입니다. 내 앞에 놓인 모든 문제를 망치질하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하죠. 그렇지만 상황이 바뀌고 문제가 바뀔 때 내 연장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인지적 유연성입니다. (312페이지)
나이가 들수록 삶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 바뀌는 것을 싫어한다는 말이다. 이처럼 삶에 안주하다보면 혁명이라는 단어에도 반감이 들 수 있다. 저자가 말한 '인지적 유연성'을 머리속에 새길 필요가 있다. 유연한 사고가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겼을 때 당황해 주저앉아 좌절할 게 아니라 다시 새로운 전략을 꾸밀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혁명은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천천히 오고 있는 것이다. 오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 즉 상상을 현실로 만들려는 의지, 노력, 능력이 결국 혁명을 이루어 낸다고 했다. 스마트폰이 그렇지 않는가. 상상만 했을 뿐, 누가 걸어다니며 손안의 컴퓨터가 이처럼 상용화되리란 걸 알지 못했다.
결정의 순간, 내가 답해야 할 질문은 '내게 있어 인생은 탐험인가, 마라톤인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인생을 산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목적지를 향해 정해진 삶의 코스를 완주하는 게 목표인 마라토너라면 페이스 조절만 잘하면 안전한 삶의 궤적을 그릴 수 있겠지요. 그러나 새로운 경험이 주는 아슬아슬한 즐거움과 열매의 풍성함을 만끽하고 싶다면, 위험을 감수하는 탐험가의 기질이 필요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내 삶의 철학이 무엇인가에 따라 그 질주의 방향이 달라질 것입니다. (348페이지)
위 발췌글을 보면 과학자의 시선답다. 인생을 산책이라 생각하기 보다는 위험을 감수하는 탐험가들이 있었기에 현재까지 오게 되었다. 깨어있는 사고가 미래를 향한 상상력의 기초가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안되, 실패하지 않기 위한 준비가 철저한 사람만이 준비된 탐험가들일 것이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글이었다.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더욱 좋을 책이다.
프리즘은 백색 또는 보이지 않는 빛을 투과 및 굴절시켜서 파장에 따른 스펙트럼으로 구분하여 보여준다. 덕분에 우리는 빛이 어떤 파장의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렇게 구분된 각 스펙트럼 영역을 다양한 기술 분야에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프리즘은 단색 또는 보이지 않는 실체를 가시화하여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이해를 이끌어 내면서 그것을 활용할 수 있게끔 해주었는데, [열두 발자국]에서는 정재승 교수의 뇌과학이 바로 그 프리즘 역할을 하고 있다. 뇌과학을 통하여 삶에 대한 통찰 및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러한 주제는 인문학 또는 여러 학문과의 통섭을 통하여 다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뇌과학이라는 특정 분야를 통하여 이것을 다루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이기 때문에 [열두 발자국]에 대한 관심은 비상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은 뇌의 극히 일부분만을 사용하고 있기에 여전히 뇌는 인체의 신비스러운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그러한 뇌를 연구하는 뇌과학은 전문적이면서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 분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재승 교수는 왜 뇌과학을 통하여 삶에 대한 통찰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단순히 그의 연구 분야가 뇌과학이기 때문에 강연에 언급하였다면 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러한 의문은 이내 해소된다. 정재승 교수는 그동안 우리가 옳다고 배웠거나 지식으로 알고 있던 부분을 바로 뇌과학을 통하여 실체화함으로써 오히려 우리의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내면서 그를 통하여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뇌과학의 과학적 분석이 빛을 발하는 사례들을 보면 이 책 속의 강연들이 왜 대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는지 십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수확체감의 법칙(law of diminishing returns)'은 초콜릿을 한 입 먹고 나면 그 다음에 다시 초콜릿을 먹을 때에는 만족감이 줄어들어 계속 먹지 않을 거라고 예측하는 이론인데, 경제학에서 재화에 대한 수요를 설명하는 경우에 종종 등장하는 이론이다. 그러나, 쥐를 통한 실험에서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되었는데, 이는 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되도록 습관적인 선택을 통해 인지활동에 에너지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뇌에는 '목표지향 영역(goal-directed system)'과 '습관 뇌 영역(habit system)'이 각각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를 통하여 우리가 이론적으로 수긍하던 부분을 실제 과학을 통하여 이해를 하면서 동시에 반론을 제시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독창적인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에 대한 분석 역시 흥미롭다. 우리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라는 조언을 많이 듣지만, 실제로 그러한 방법들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문스러울 때가 많다. 그만큼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쉽게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정재승 교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순간 촬영한 fMRI(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를 분석한 결과 평소 신경 신호를 주고받지 않던,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뇌의 영역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현상이 발생하였음을 우리에게 전달해준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을 향상하기 위하여 적절한 운동과 수면, 여가의 활용을 어렵지 않게 주장하였지만, 이 책은 이러한 것들마저 뇌과학이라는 학문을 통한 실험과 분석을 통하여 창의성과 사고력 효율과 연결됨을 설명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수긍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열두 발자국]은 뇌과학을 통한 분석에만 그치지 않고, 그것을 바탕으로 삶의 통찰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러한 흐름은 보통 인문학 강연에서 볼 수 있는 것인데, 정재승 교수는 뇌과학을 통한 실질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여 그러한 것들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햄릿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통하여 결정장애에 대한 뇌과학적인 측면에서의 분석을 이끌어 내면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결정 장애가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 실패하면 재기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족에서 기인하고 있기에 '사회적 안정망' 확보에 대한 주장을 하는 부분이 그러하다. 더구나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메멘토 모리(Memento Mori)'가 결정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삶의 조언이 될 수 있음을 추상적인 논리가 아닌 뇌과학의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과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공감하게 된다. 또한 부정적인 의미의 결핍을 오히려 삶에 긍정적인 기능으로 동작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데, '마감효과', '동기 생성', '집중 배당금'과 같은 심리학적인 용어를 역시나 뇌과학의 입장에서 분석하여 그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면서 조언하고 있기에 설득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이러한 삶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정재승 교수의 강연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예측과 그에 따른 대비로 이어진다. 인공지능과 제4차 산업이라는 익숙하지만, 그 실체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우리에게 잘 어울리는 주제여서 이 부분도 역시나 몰입하게 된다.
인간의 뇌는 스마트기기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고, 인공지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산업 현장에서 쓸 만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오늘날,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 p. 238 中에서 -
위와 같은 문제 제기는 인류가 인공지능 발달에 따른 위기감과 통하는 부분인데, 인공지능의 한계가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문제를 푼다는 점과 인간의 뇌가 예전보다 뇌를 적게 써서 바보가 되거나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 이전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뇌를 쓰고 있을 뿐이라는 설명을 통하여 그 위기감의 실체를 설명한다. 나아가서 인공지능을 제대로 이해해서 필요한 곳에 잘 사용하거나, 인공지능이 못하는 것 중에서 우리가 더 잘하는게 무엇인지 파악하여 인간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답안을 제시하는 부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된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그의 정의는 우리가 이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을 통해 아톰 세계(실제 세계)를 고스란히 비트화해서 비트 세계와 일치시키면서 이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시스템 안에 저장해서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아톰 세계에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정재승 교수의 이러한 설명은 나아가서 얼마나 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등장할 것인가가 아니라,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제조업과 유통업에 접목돼 혁신을 이끌어내는 것인가가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하여 우리는 용어로만 익숙했던 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구체화하면서 현재 자신의 상황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러한 상황 속에서 등장하는 '아날로그의 반격'에 대한 기원을 '뇌와 몸의 균형'(바브밸 : Body-Brain Balance)을 향한 갈구라는 뇌과학적인 측면의 주장 역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처럼 정재승 교수는 현재 우리에게 다가오는 급변하는 미래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도 도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정작 우리의 현실은 순응 내지는 재빠른 추종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한다. 뇌 기능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재해석하는 분야인 '뉴로 리더십(neuro-leadership)'을 언급하면서 뇌가 생존에 유리하도록 빠른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과 유사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은 위태로운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회피적 성향과 눈 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보상적 욕구 사고로 상징되는 원시적인 뇌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원숭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으로 표현되는 '순응하지 않는 자'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삶의 성찰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뇌과학으로 분석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은 읽어볼 가치가 분명한 책이다. 뇌과학이라는 전문 분야를 언급하면서도 대중으로 하여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디지털에 익숙한 우리에게 인문학이 치유 및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대안이라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 과학 역시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과학이라는 학문이 현상에 대한 분석과 결과 도출에 그쳤는데, [열두 발자국]은 더 나아가서 그러한 결과에 따른 지식을 지혜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누군가에게는 열두 발자국이 대략 5미터 남짓한 짧은 거리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열두 강연이 의미하는 바를 깊이 생각하고 이해한다면 [열두 발자국]은 5미터가 아닌 앞으로 우리가 영위해야 할 미래에 대한 발자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의사결정
첫 번째와 두 번째 발자국은 크게 보면 의사결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하지만 그때마다 쑥쑥 선택해버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택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몰라 고통스러워하는 심리상태인 ‘햄릿 증후군(hamlet syndrome)’, 선택지가 많을수록 더 나은 의사결정을 알 것 같으나 실제로는 만족스런 결정을 방해한다는 현상인 ‘선택의 패러독스(the paradox of choice)’, 실패에 두려움의 크기, 욕망을 만드는 중요요소인 결핍, 다른 사람에게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 타인에게 지나치게 순응하는 ‘과순응행동(excessive conformity)’ 등 결정장애 현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이 쪽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결정을 망설이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처음 해보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스파게티 면과 마시멜로를 이용해 탑을 쌓은 ‘마시멜로 챌린지’ 게임을 보면, 계획을 세우고 신중하게 탑을 쌓는 MBA(경영대학원) 학생이나 변호사 같은 사람들보다 우선 탑을 쌓으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더 높은 탑을 쌓는 방식의 유치원생들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해보는 일은 계획할 수 없습니다. 혁신은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혁신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중요한 건 계획을 완수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완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계획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끊임없이 바뀌는 상황에 맞춰 계획을 수정하면서 실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습니다. 특히 처음 해보는 일에서는 계획보다 실행력이 더 중요합니다.” [p. 25]
결국 좋은 의사결정이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한 후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끊임없이 조정하라!” [p. 48]임을 알 수 있다.
행동의 동기
세 번째와 네 번째 발자국은 크게 보면 행동의 동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 번째 발자국에서는 ‘결핍’이 성공에 대한 갈망을 불러 일으킨다는 얘기를 한다.
“여러분에게 결핍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어떤 것이 결핍되었습니까? 그 결핍이 여러분의 삶을 어떻게 만들었습니까? 내 삶에서 결핍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세요. ‘나는 어린 시절 무엇이 부족했나. 진짜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이 지금도 나를 사로잡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보세요 여러분에게는 인생의 결핍과 대면할 용기가 있습니까? 그것이 열등감이나 정신적 병균이 아니라 삶의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도록 당당하게 대면할 용기를 가지세요. 결핍은 우리를 성장시킵니다!” [p. 110]
물론, ‘결핍’으로 인해 터널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시야가 극도로 좁아지는 ‘터널 비전’ 현상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결핍을 당당하게 대면한다면, 더 이상 양날의 검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반면, 네 번째 발자국에서는 미국 놀이 연구소 소장 스튜어트 브라운(Stuart Brown)의 발언을 빌려 “놀이는 인간의 창의성을 높여주는 가장 창조적인 행위” [p. 116]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일곱 번째 발자국과도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창의적인 사람들의 특성을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창의적인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순간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적 능력이란 오랜 학습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익히고 이해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세상에 나가 해결 방법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새로운 해답을 떠올리는 능력이 바로 그 사람의 지적 능력입니다. ~ 창의적인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순간이 있을 뿐입니다.” [p. 220]
제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낼 미래
여덟 번째 발자국과 아홉 번째 발자국 등은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가야 할 길을 논의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게다가 ‘제4차 산업혁명’이 가까운 미래에 밀려온다고 한다. 도대체 ‘제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일까
제4차 산업혁명은 “아톰과 비트의 세계가 일치해, 교통 시스템을 넘어 제조업과 유통업 전반에 걸쳐 산업 혁신을 구현”[p. 253]하는 것이다. 즉, “현실세계를 이루는 아톰(atom)과 가상 세계를 이루는 비트를 섞어 부드럽게(seamless) 상호작용하도록 도와주는 일상몰입 기술의 핵심” [p. 249]인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에 기반한 세계를 이루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지금 현재 ‘워라밸’이 화두(話頭)가 되는 것처럼, 디지털과 아날로그 시간 사이의 균형, 즉 ‘디아밸’을 지키는 것이 행복한 삶을 이루는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정답을 남보다 먼저 찾는 교육이 아니라, 나만의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해답을 제시하는 교육으로 옮겨가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인간에 대한 다양성을 존중하고 학교에서부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그 것을 평가하는 세상이 될 때,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과 공생하면서 더욱 인간적 가치를 높이는 사회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것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지성이 가야 할 미래입니다.” [p. 242]
다만, 아쉬운 점은 저자가 이 책의 주제를 ‘뇌과학의 관점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 [p. 10]라고 했는데, ‘심리학’의 관점과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나에게 ‘뇌과학’이라는 개념에 낯설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나중에 뇌과학에 대해 좀 더 알아본 후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