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무것도 몰라.
입 뻥끗하면 넌 죽은 목숨이야.
내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362p)
모든 소설에는 패턴이 있다. 어느 정도 고조가 되어 가면 클라이막스가 나오고 그 후에 갈등이 해결되는 그러한 형태다. 모두들 아마 국어시간에 배우지 않았던가. 이야기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그리고 결말의 단계를 가진다고 말이다. 장르소설도 비슷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때로는 누가 범인인지를 찾아야 하며 때로는 왜 그랬는지를 어떻게 그랬는지를 찾아야 한다.
모든 장르소설 독자들이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일단은 모든 등장 인물들을 의심해 본다. 범인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그에 더해 나만의 방법은 하나 더 있다. 이 책처럼 등장인물의 이름이 먼저 나오고 그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경우 나는 이 인물이 별개의 인물인지 아닌지를 항상 의심해 본다. 처음부터 그런 의심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이런 종류의, 이런 소재를 사용한 장르소설들을 많이 접하게 되면서 생긴 버릇이다.
처음에는 이런 트릭이 놀라웠다. 어떻게 이런 심리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가 있지 하면서 말이다. 그것도 같은 패턴으로 계속 읽다보니 이제 어느 정도는 눈에 들어왔다. 아, 이 친구는 분명 이 친구와 연관성이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그 전에도 같은 소재를 사용한 책들을 읽어와서 같은 수법에 당하지 않겠다는 그런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역시나 놓친 것이 있었으니 하나 있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등장인물의 등장이었다. 하나는 찾았지만 하나는 놓친 케이스였다. 완벽을 기하려면 아직 멀었다. 모든 인물에 의심을 해야만 하는 것은 명확했다.
여기 한 가족이 있다. 그들은 이사를 왔다. 텅 빈 집인줄로만 알았던 집에 누군가가 있다. 십 대 여자아이다. 물론 귀신은 아니다. 그녀는 그 집의 주인이었다. 그 집은 이 가족의 친척이 살던 집이었으니 말이다. 이제 엄마가 죽고 혼자만 남아버린 아이는 아직 독립을 할 나이가 되지 않아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것이 엄마의 동생인 외삼촌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딸을 맡기는 댓가로 물려준 집이었다. 엄마가 자살을 하고 혼자 남겨진 아이는 친척들이 달갑지 않다. 학교에도 잘 나가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아이는 보통의 또래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 이 집에서 외삼촌 가족들과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과거 내게 했던 것처럼 세이디는 윌에게도 고삐를 조였을 것이다. (135p)
세이디는 의사다. 남편인 윌과 아들이 둘 있다. 그녀는 이사를 왔다. 여기에는 남편의 누나가 남겨 놓은 딸이 있다. 자신의 아들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데 조카라고 다를쏘냐. 그녀는 아이와 잘 지내지 못한다. 아이는 그녀가 하는 모든 것을 싫어하고 편의를 제공해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녀에게만 그러는 것일까? 다른 가족들과는 잘 지내는 것일까.
이사를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살인사건이 발생을 한다. 그들의 이웃집이다. 여자는 죽임을 당했고 경찰은 이웃들의 알리바이를 묻는다. 윌과 세이디는 자신들의 집에 있었다고 주장을 한다. 그들의 알리바이는 누가 다른 사람이 증명을 해줄 수가 없다. 세이디는 윌이 바람을 피웠고 그래서 이사를 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생각은 맞을까. 윌은 여전히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까.
[7년의 밤]의 정유정 작가는 자신이 생각조차 못한 이야기를 뺏긴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만큼 격찬을 했다는 이야기다. 이야기가 충분히 잘 읽힌다는 점은 인정. 더하여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의 클리셰가 존재한다는 것도 인정한다. 완전히 새로운 그런 소재는 아니라는 소리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나는 이런 소재를 다룬 소설을 많이 읽어왔으므로 말이다. 메리 쿠비카 작가의 책을 처음 읽은 것도 아니다. 굿걸. 그 책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이 작가의 책들의 특징은 제목이 큰 힌트가 된다는 것이다. 전작도 이 작품도 모두 그러하다.
# 장르소설 # 디아더미세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으음핫핫하, 신용카드로 하이힐을 샀다는 부분에서 나는 예상을 했고...다 맞아떨어졌다.....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이야기는, 십대 아들 오토와 아직 어린 테이트 두 아들과 인류생태학 교수인 남편 윌을 둔, 의사 세이디와, 출장을 잘다니는 아버지가 재혼한 미모이나 이중인격인 새엄마에게 학대를 받는 어린 마우스 (아버지가 부르는 별명이다), 그리고 세이디의 룸메이트이며 그녀의 모든 것을 질투하는 카밀, 그리고 나중에 가서는 윌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닥터 하우스가 얘기했지. Everybody lies. 심지어 병원에 와서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들도 체면때문에 거짓말을 하는데, 이제부터 작가가 하는, 아니 보여주는 모든 것을 회의하면서 잘 집중해서 실마리를 잡아나가시길. 그것도 꽤 재미있는 책읽기의 방법이다.
윌의 누나가 자살을 하고, 정신적인 문제로 세이디가 시카고의 병원을 그만두는 일이 생기자, 본토에서 떨어진 메인의 한 섬으로 이사를 가게된다. 오토는 지난번 학교에서 학폭을 당하고 무슨일이 생겼는지 그렇게 친밀했던 엄마를 멀리한다. 살아남은 조카 이모젠은 문을 잠그고 이들을 거부하고, 하필이며 건너편 집에 출장 많이 다니는 남자가 재혼을 한 여자가 살해당한다. 경찰은 세이디를 조금 의심을 하는데, 그럴만도 하게 세이디는 윌에 대해 매우 질투심이 깊은데다가 여기저기를 쑤시고 다닌다. 카밀마저 오랜만에 나타나 윌에 대한 집착과 세이디에 대한 강한 질투를 보이며 옆의 빈집에 스며들고.
가족들은 조금씩 분열이 되고, 윌과 세이디마저 이모젠으로 인해 사이가 틀어지려고 하고. 병원에선 간호사들이 세이디를 갈구고. 도대체가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지 모르는 가운데, 세이디는 강력한 범행증거를 발견하고 만다.
소재는 매우 잘 사용되는 것이지만, 작가가 흔하지않게 이야기를 잘 풀어내서 추리를 하는 맛이 있었다. 하나씩 뭔가 떠있던 것들이 나중에 가서는 다 설득력을 얻으면 존재의 가치를 빛내고, 이야기는 스릴의 최고조에서 시원한 마무리고 귀결된다.
확실히, 요즘 나오는 스릴러들은 domestic thriller가 많고, 맨날 여자들이 거울너머, 얼음밑에, 물 속에서, 폭력남편으로부터, 몰지각한 지역사회로부터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당한다. 그 와중에 리스베트나 그웬 프록터같은 여전사가 나와서 초인적이게 아닌 인간적으로 손으로 부들부들 떨면서도 운동을 하고, 스킬과 음모를 만들어 자신들의 프레데터로부터 탈출해 스스로 프레데터가 된다. 점점 더 이런 작품들이 많아져야....ㅎㅎ 대리만족도 되고.
여하간 꽤 재미있었다.
-이 집에는 뭔가 기분 나쁜 구석이 있다.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거슬리는 무언가가 있지만 도무지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아이는 맨발에 검은색 옷차림을 하고 음침하게 서 있었다. 검은색 긴 머리에 길게 낸 앞머리가 얼굴 한쪽을 살짝 가렸고, 두 눈을 따라 검은색 아이라이너를 진하게 그렸다. 티셔츠에 죽고 싶어라고 새겨진 하얀색 글자 외에는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인 모습이었다. 양쪽 콧구멍 사이에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 어두운 차림과는 대조적으로 피부가 귀신처럼 하얗고 창백했다. 비쩍 마른 체형이었다.
-윌을 그 파티에 초대한 것은 결과적으로 세이디에게 잘된 일이었다. 매번 세이디에게 좋은 일만 시킨 꼴이 되고 만다. 내가 아니었다면 두 사람이 만나는 일 따윈 없었을 것이다. 세이디보다 내가 먼저 그 남자를 만났다. 그 애는 항상 이걸 잊어서 문제이다.
-"살인자가 우리 옆집에 살지 않는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어."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내가 물었다.
"사실이라면 우리가 바로 알아채지 않았을까? 누군가 숨어 있다면 분명 평소와 달라 보였을 거야. 불이 켜져 있다거나, 창문이 깨져 있다거나. 뭔가 다른 소리도 들렸을 테고. 하지만 우리가 이사 온 뒤로 저 집은 항상 그대로잖아."
그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러지 않으면 오늘 밤에 도저히 잠을 자지 못할 것 같았다.
-신고 있던 스니커즈를 벗어 바닷물에 맨발을 담그고 비치 글래스를 생각했다. 시간이 미움받는 것들을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것으로 탈바꿈시켜 준다면, 그건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내게도 그런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아니, 이미 그 변화는 시작되었다.
올 여름 미스테리 소설을 찾는 사람이라면, 넷플릭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유정 작가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신간이 나타났다. 바로 <디 아더 미세스> .
서문에 잘 혹하지 않는 내가, 정유정 작가의 한 마디를 보고 바로 이 책을 손에 집었다.
"작가로서 '내 것을 빼앗겼다'는 기분이 드는 이야기가 있다. 아직 안 쓴 게 아니라, 생각조차 못 했으면서 빼앗긴 듯 억울한 이야기. 이 소설이 그렇다."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정유정 작가를 이렇게 빠지게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벌써 20개국 넘게 출간을 하였고 넷플릭스 영화화 확정이라니?
이미 <굿 걸>로 유명한 작가 '메리 쿠비카'가 이번엔 마음 조리게 오싹하고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새로운 책 <디 아더 미세스>로 나타났다.
스포일러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제하고 이야기를 썼는데 혹시라도 줄거리 또한 원치 않는 분이 있다면
온라인 글이 아닌 <디 아더 미세스>를 직접 빠르게! 읽어보길 권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새로운 '집'에서 시작된다.
이 뭔지 모르게 기분 나쁜 집은 사실 윌의 누나인 '앨리스'가 살던 곳이다.
스포일러까지는 아니고 이야기 초반에 바로 나오는데 앨리스는 안타깝지만 바로 이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남은 딸 '이모젠'을 보호자로 양육하기 위해 주인공 '세이디'와 그의 남편 '윌', 그리고 둘의 아들 '오토'와 '테이트' 가족이 이 곳에 오게 된다.
제목이 <디 아더 미세스>인 만큼 여자 주인공의 입장에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많이 읽혀진다.
하지만 여자 둘만 나올 것이라고 상상하면 금물! 수 많은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리 풀었다, 저리 풀었다 우리를 궁금하게 하는데 이 안에서는 거짓말도 있고 협박도 있으며 살인 사건도 있고 범인도 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세이디'의 입장에서 나도 생각하게 되는데 그럼 그 시간에 다른 인물들은 뭘 하고 있는거지?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거지? 복선이 있는 건 아닐까 진짜 궁금하게 만든다.
조용한 이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터진다.
그리고 도무지 범인이 누군지 잡히질 않는다.
이와 동시에 주인공 세이디의 친구이자 남편 윌을 만나게 해주었던 친구, '카밀'의 입장에서도 이야기를 들어본다.
도벽과 거짓말로 그리 좋은 인성을 가진 친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지만 <디 아더 미세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인만큼 카밀과 세이디, 그리고 둘 사이의 남자 윌에 대해 엇갈리고 운명 같은 만남들을 따라가다 보면 또 숨 죽이고 이야기를 듣게 만든다.
사람 사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 등장인물들의 갈등, 그리고 살인사건과 그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일단 한 번 책을 손에 쥐면 몇 백 페이지는 술술 읽힐 만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서사가 있는 스릴러를 원한다면, 주인공들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인생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그래서 범인이 누군데? 라는 팽팽한 심리게임을 하고 싶다면, <디 아더 미세스>를 읽고 만날 수 있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집에는 뭔가 기분 나쁜 구석이 있다.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거슬리는 무언가가 있지만 도무지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지붕이 있는 현관 테라스가 집 너비만큼 탁 트여 있어 겉으로 보기에 전원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데다 정사각형 모양의 벽마다 창문이 나란히 있어 근사하기까지 했다... 외관으로만 보면 꺼릴 구석이 없는 집이었다. 하지만 나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쩌면 집처럼 우중충한 잿빛 날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p.7
의사인 세이디는 남편, 아들과 함께 외딴 섬의 오래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온다. 집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뭔가 불안하고 거슬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 전혀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떠밀리듯 오게 되었다. 남편 윌의 외도, 아들 오토의 학교 문제와 병원에서 있었던 의료 사고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던 중이었고, 윌의 누나 앨리스가 죽고 홀로 남겨진 조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누나는 집과 상속 재산, 계좌에 남은 얼마의 돈을 유산으로 남겼고, 열여섯 살의 조카가 열여덟 성인이 될 때까지 돌봐주는 것이 조건이었다. 하지만 앨리스의 딸 이모젠은 새로운 가족에게 적개심이 가득했고, 섬에서의 고립된 삶 역시 쉽지가 않았다. 늦은 밤 마지막 페리가 떠나면 말 그대로 섬에 갇혀 나가지 못한다는 현실 또한 세이디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이웃집 여자가 살해당한 채 발견되고,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는다. 너무 가까이에서 벌어진 비극적이고 참혹한 사건 앞에서 세이디의 가족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었고, 이모젠은 점점 수상한 행동을 보였고, 세이디의 주변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한편 세이디의 룸메이트였던 친구 카밀은 세이디의 남편인 윌과 불륜관계이다. 사실 카밀이 윌을 세이디보다 먼저 만나 호감을 가졌지만, 우연한 기회로 세이디와 윌이 알게 됐고 결국 결혼까지 어이지게 된 거였다. 카밀은 화가 났고, 질투심으로 인해 윌을 적극적으로 유혹하며 점점 그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모르셨습니까, 닥터 파우스트? 여성이 항상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것은 아닙니다. 가해자일 때도 있지요. 가정폭력이라 하면 보통 아내를 때리는 남자를 먼저 떠올리지만 반대의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불안정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폭력 사건의 50퍼센트 이상이 여성이 먼저 시작한 경우라고 합니다. 미국 내 살인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은 질투심이죠."
그의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p.293
이야기는 세 여자의 시점으로 교차 진행된다. 가족들과 함께 섬으로 이사를 오게 된 세이디와 그녀의 친구 카밀, 그리고 엄마를 여의고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어린 소녀 마우스의 시점이다. 마우스는 아빠와 둘이 사는 생활이 행복했지만, 곧 새엄마가 생겼고, 아빠가 출장을 위해 집을 비울 때마다 새엄마는 폭언과 폭행으로 아이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마우스는 아빠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아빠가 새엄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에 차마 그 행복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새엄마의 태도는 점점 심해졌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과연 세이디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실체는 무엇이며, 카밀과 윌의 관계는 어떻게 지속될 것이고, 마우스는 새엄마에게 반격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의 행동들로 인해 점점 사건의 용의자가 되어가는 세이디의 절망과 윌을 완전히 가질 수 없어 슬픈 카밀의 외로움, 그리고 어린아이로서 감당하기 힘든 일들에 직면한 마우스의 부서진 마음은 어떻게 될까.
이 작품은 <굿 걸>이라는 작품으로 만났던 메리 쿠비카의 신작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정유정 작가가 극찬을 한 추천평으로 더 화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쓰겠다고 결심했으나 아직 못 쓴 게 아니라, 생각조차 못 해봤으면서 빼앗긴 것처럼 억울한 이야기. 어찌나 힘을 주고 봤는지, 다 읽고 나면 온 몸이 뻐근해지는 이야기, 밤을 새워 폭주해버린 후, 나는 이렇게 못 쓰겠다고 손들고 마는 이야기'라고 했으니 이 추천평만으로도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이 꽤 많을 것이다. 오백 페이지가 넘는 꽤나 두툼한 분량의 이 작품은 중반이 훌쩍 지날 때까지도 그리 특별할 게 없다. 세 여성 캐릭터의 시선으로 교차 진행되는 방식이나, 각각의 인물들이 처해있는 상황, 성격 등은 여타의 스릴러에서 숱하게 보아왔던 그것과 크게 다를 게 없으니 말이다. 이 작품의 탁월함은 후반부에 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깜짝쇼를 위한 반전이 아니라 전체 이야기의 구조 자체를 완전히 뒤집어 버리는 한 방이 후반부에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꼼꼼하게 설계된 복선들이 구석구석 포진하고 있다. 독자들이 그걸 처음부터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비슷비슷한 심리 스릴러에 지쳤다면, 독창적인 구성과 절묘하게 구축한 플롯으로 정유정 작가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