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누구에게도 얘기 못하는 고민을 쌓아두면서 누군가 내 얼굴 표정만 보고도 “고민 있구나”하고 다가서주길 바랄 때도 있다.
그러면서 위로한다고 해주는 긴 설교에는 짜증이 난다.
그냥 “괜찮아” 한 마디면 나는 힘을 내고 벌떡 일어날텐데...
생각 없이 읽다 어느 페이지서부턴가 내가 생각하던 위로가, 격려가 이런 게 아니었던가 싶어졌다.
그러다 어느 대목에서는 한참을 들여다보고, 또 돌아가서 몇 번을 곱씹어보기도 한다.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공포감은 저절로 생겨나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야.
하지만 친구야,
공포감이란 놈은 네가 두려워할수록
그 덩치를 두세 배로 불린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둬.
공포스러웠다. 그건 생각이었다. 아직 닥쳐오지 않은 미래, 그것도 확률 낮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내가 만들어내고, 내가 덩치를 불렸다. 그 공포감에 못 견딜 즈음 미래는 다가왔다. 공포스런 미래가 아니었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견딜 수 있는 현재였다.
내가 백기를 들고 항복할 거라고 기대하지만!
난, 내 두려움에 맞설 준비가 됐어!
넌 어때
한심하게 도망치려는 건 아니지
그래. 도망치는 일은 한심하다.
두려움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두려움에 꽁무니를 빼는 것으론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다.
너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해봤어
뭐야? 한 번도 없다고? 오! 가엾어라.
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 거니
어서 당장 고백해! 당장!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만 진짜 사랑이 시작되는 거야.
정말 생각해봤다. 나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해봤는지.
내가 자랑스러울 때도 있었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자신감이 생길 때도 있었지만, 글쎄 나를 사랑한다고 고백해보지는 못했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정말 그렇다. 누군가에 대한 사랑은 나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된다. 나는 사랑해왔지만, 이제부터 진짜 사랑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멋지게 도약하지만 가끔은 보기 좋게 떨어져 버릴지도 몰라.
그렇다고 내가 울 것 같아? 천만에.
다시 하면 돼!
보라고, 친구!
멋지게 다리로 착지!
생각보다 나쁘지만은 않네. 떨어지는 게.
뭐, 너도 떨어지는 중이라고
그럼 넏 두 다리로 멋지게 착지할 수 있어.
내가 하는 것 봤잖아! 까짓것 ......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어쩌다 어떤 높이가 되었든 추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떨어진 자리가 내 자리다. 멋지게 내려가고, 떨어지자.
까짓것. 툭툭 털고 일어서서 그 자리에서 살아가면 된다.
고양이에게 이렇게 위로받을 줄은 몰랐다.
정말 상큼한 책이다.
일러스트레이터 로 일하는 작가 제이미 셀먼은
매일 아침 작업실을 찾아오는 고양이를 모티브로 삼아 이 책을 썼다.
책이 이미 많이 사랑받았는지 개정판 리커버 특별판이다.
책의 제목은 121페이지 내용에서 따온 거 같은데
원제는 단순하고 심플하다.
<나의 고양이에게서 배운 인생 레슨>.
때로는 강아지처럼 살갑지만
때로는 냉정해 보이는 고양이.
냥이들의 천태만상을
고양이 1인칭 시점의 화법으로 재기발랄하게 써 낸 에세이 책이다.
책의 한면은 그림(일러스트레이션)이고
한면은 글 인 식의 구성.
그림은 스케치, 캐리커처 가 주이고
그렇게 화려한 그림체는 아니다.
하지만 볼수록 끌리고, 자꾸 보게 되는 중독성이 있는 그림체!
이런 그림체 완전 사랑한다~~!^^
엉뚱하고 때로 속을 알 수 없는 고양이의 세계.
그들을 통해 인생의 한 수를 배우는 Lesson 들.
단순한 자기계발서 같은 내용처럼 언틋 보일 수 있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다.
저자의 내공이 물씬 느껴지는
좋은 문장들은 마음을 건드리고, 위로하고, 일깨움을 주고 있다.
오늘도 꽉 짜인 일상에서
1 상처를 받은 당신 그리고 나에게.
고양이가 전하는 따뜻한 말들, 정신 번쩍 뜨이는 깨달음들
진정으로 나다워지는 법은
비타민 같고, 연고 같고, 대일밴드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오늘 나에게도 그랬다! (꺅)
관계 맺기의 달인인 고양이에게서
오늘도 한 수 배워 보지 않겠는가?!
저자의 그림 책들 앞으로도 쭉~ 나오기를 희망해 본다.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제이미 셸먼 지음 | 리드리드출판 | 2021. 02 | 208쪽
독서기간 : 2/25~2/25
사랑하는 고양이들을 지켜보며 그들의 행동과 표현에서
인생의 교훈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세상을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법,
원하는 것을 얻는 법,
혼자만의 평화로운 시간을 갖는 법 등이다. (6쪽)
뚱뚱한 고양이와 좋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가진 예술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제이미 셸먼작가의 고양이의 행복 철학이야기다. 고양이를 보며 깨닫게 된 행복에 대해 설명하는데 묘하게 이게 들어맞는다. 공감글들이 가득해 순식간에 다 읽어버리고, 다시 읽고 싶은 부분은 포스트잇으로 표시했는데, 뜨아...이렇게나 많을 수가. 표시해둔 부분은 천천히 필사하거나 캘리그라피 연습시 사용하려한다.
이 책은 목차가 없다. 고양이처럼 자유롭다. 편하게 읽으면 되시겠다. 그 중 공감글들 몇 가지만 올려본다.
&
자, 몸을 최대한 쭉 펴보는 거야.
나른함이 달아나도록!
당장 손을 그대로 올려도 좋아.
하루에 몇 번씩
쭈~욱!
잊지마.
하루에도 몇 번씩
쭈~욱! (9쪽)
이 글을 읽고 기지개를 펴봤다면..."찌찌뽕~!" ㅋ 읽자마자 나도 모르게 온 몸을 쭉쭉 늘렸다. ^^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다 들을 필요는 없어.
떠도는 소리에 귀를 닫아도 돼.
너만의 조용한 시간을 즐겨봐.
조금 특별하게. (14쪽)
선택에 후회하지 마.
어쨌든 해봤잖아.
그걸로 된 거야.
방법은 있어.
다만 아직 모를 뿐.
(55쪽)
살다보면 말이야,
손들지 않은 네가 답을 말해야 할 때가 있어.
회피하지 마.
답은 네 안에 있어.
(67쪽)
무척 힘들구나.
하지만 널 위해 포기해도 괜찮아.
포기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거 알지?
너무 애쓰지 마.
(81쪽)
세상일이라는 게 참...
기대처럼 끝나지 않을 때가 있어.
깊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지.
(91쪽)
뭔가 변화를 원한다면
독서만큼 좋은 건 없어.
(170쪽)
구석구석 어지르고,
엉망진창 난장판을 만드는 게
허락되는 집이라면 날 불러줘.
그곳은 진짜로
행복한 집일 테니까.
(201쪽)
마지막 이 부분은 내가 반성하게 만든 글귀다. 정리가 되어야 하고, 원하는 자리에 있어야하는 내 성격에 아이들이 많은 피해를 봤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어렵겠지만......아이들이 원하는 데로...그렇게 마음 편히...후...아....어렵겠지만, 시도해보려한다. 아이들이 7살, 9살인데...이제서야...깨닫다니....ㅜㅜ
&
처음 책을 받아봤을 때, 빼곡한 글들만 읽어왔던 나로서는 글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흥미 위주로 쭉~읽으면 되겠다' 고 생각한 내가 틀렸다는 걸 깨닫는데는 채 몇 분도 걸리지 않았다.
몇 글자만으로도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그 글들을 읽고 내 생각들로 그 페이지에 충분히 가득채우고도 흘러넘쳤으니 말이다.
삶에 대한 큰 울림, 공감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나는 편안함과 고요, 즐거움과 슬기로운 인생의 지침을 위해
예전보다도 더 많이 이웃의 고양이들에게 의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_프롤로그
많은 고양이와 지내며 그들의 행동과 표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는 저자는 도도하고, 우아하며, 앙큼하고 영악하지만 때론 말할 수없이 큰 위로를 건네는 고양이. 저자는 사랑스러운 고양이 그림과 함께 인생 지침들을 들려준다. 대충 그린 듯한 고양이가 처음엔 시크해 보여서 예뻐 보이지 않았는데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 사랑, 원하는 것을 얻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방법 등.. 어! 사람이랑 다르지 않은데!라는 생각에 급 호감 모드로 바뀌어 고양이들이 하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어 반려동물은 키울 일은 없겠지만 이렇게 책으로 읽는 반려동물에 관련한 에세이는 언제나 환영이다. 역자의 말처럼 입바른 소리 나, 명언 모음집, 성인군자 같은 위로였다면 몇 페이지 넘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도한 고양이가 툭툭 내뱉는 말은 쏙쏙 흡수되는 기분이 든다. 때로 말도 안 되게 앙칼진 그림과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피식 웃음 짓고 눈을 뗄 수 없기도 했으니... 너무도 매력 있는 책! 지치고 늘 조심하며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 필요한 글이 아닐까? 아~ 막 하고 싶은 말은 엄청 많은데, 이거 참~활자도 많지 않고 여유로운 여백의 그림과 글로 전하는 고양이의 위로, 휴식 같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글이다.
살아가는 방법은 많아.
남들보다 뒤처진다고 막무가내로 떼쓰며 버릇없이 구는 시간 앞에서 의연해지자.
그냥 순간순간을 만끽하는 거야._56p.
안절부절 하지 마.
되던 일도 안 되는 수가 있어.
조급함은 냉동고에 처넣어버리고
우리 느긋해지자고. _95p.
가장 먼저 너 자신을 돌봐야 해.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야.
그리고 집중해! _109p.
참지 마!
참아서 잘 되는 일보다
참지 않고 소신을 말했을 때 해결되는 일이 더 많아.
발끈하는 것이 천 마디 말보다 가치 있다는 걸 꼭 알아둬! _1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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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