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1
난 어릴때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주로 밖에 나가서 놀았다. 그래서 꼭 알아야 하는 그런 명작들도 대부분 영화로 접했던것 같다. 우리나라 소설도 다르지 않았다. 많은 작품들이 영화로 제작되었고 나는 그렇게 많은 소설 작품들을 소설이 아닌 영화로 먼저 봤다.
책을 읽기 시작한건 아마도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빠져서 봤던것 같다. 하지만 문단이 인정하는 문학작품이 아니라 내 취향에 맞는, 보면 그저 좋아서 빠져들었던 소설들이 대부분이었다. (사춘기 소녀들이 다 그렇듯 나도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주로 읽었다)
국어 선생님들은 교과서에 실리는 책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만큼 좋은 작품이니까 꼭 읽으라고 했지만 읽지 않았다. 그보다 더 재미 있는 책이 많아서였다.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입시를 위해 속독으로 팍팍 읽게 된것이 그나마 이 책에 나오는 단편소설들이었다.
이제 나는 소설의 맛을 안다. 어릴때는 몰랐던 그 오묘한 책의 맛을 말이다. 그래서 이 단편들이 읽고 싶었다. 단편집은 예상대로 오묘한 책의 맛을 주는 책이었다. 조금 아쉬운것은 작가나 작품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왜 어릴때는 어른들이 좋다고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하기 싫었을까 그러다 나이가 들어 그제서야 안다. 뭐가 좋은지 말이다. 좋은 단편들을 이번 기회에 읽게 되서 좋았다. 왜 교과서에까지 나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릴때는 몰랐는데 이젠 알것 같았다.
사실 작가의 이름만 보고는 뭐 내가 다 아는 작품이겠지 했는데 막상 책장을 넘기고 차례를 본 순간 아차! 했다
누구나 아는 작가이니 그 작가의 작품을 다 안다는 착가일까?
차례를 본 순간 내가 읽은 작품보다 내가 읽지 않은 작품이 더 많다는 사실에 충격과 그동안 난 어떤 책을 읽었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
그래서 책 읽기가 더 재미있었다.
물론 시대적 배경은 지금과는 많이 다르고, 사람들의 생활과 환경, 생각들도 조금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작품이 주는 감동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아니 예전에는 못 느낀 감정과 감동을 받았다.
또한 표기가 예전 표기가 아닌 현행 표준어와 맞춤법으로 해서 어른을 비릇한 청소년이 읽기엔 전혀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요즘은 일본 소설을 비롯하여 외국작가의 소설을 본의 아니게 한국 작품보다는 많이 읽었다
그래서 정말 오랫만에 우리 나라의 좋은 작품을 읽을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1
현진건의 빈처, 운수 좋은 날,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김유정의 봄봄, 동백꽃, 김동리의 역마, 등신불......
시험을 위해서 열심히 읽기도 했지만 한 권이 아니라 몇 권의 책으로도 나오기도 하는데 십여장 어떤 글은 채 십여 장이 되지도 않은 짧은 분량인데 그 속에 담아내는 무게있는 주제의식과 촌철살인과도 같이 가슴 속을 콱 찔러오는 감동에 읽고 또 읽기도 했었다.
주요 단편들의 작가가 살았던 시대, 보여주는 시대들이 우리 민족의 애환의 절정을 담았던 시기들의 이야기라서 더 슬프고 안타까워 마음이 가기도 했었고.
출판사 강이에서 펴낸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1은 그 이름만 대어도 아, 하고 떠올릴 수 있는 작품들의 작가, 김동인, 현진건, 나도향, 최서해님의 소설들을 실었다.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먼저 앞서고 배따라기와 감자, 광염 소나타, 술 권하는 사회, 할머니의 죽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고향, 물레방아, 탈출기, 홍염을 실었는데 참 군더더기가 없는 책이다.
앞으로 이 작품들과 많이 마주치게 되고 공부하게 될 십대 자녀와 같이 읽었다.
먼저 읽었던 우리들도 사실 우리들과 아주 가까운 시대는 아니었기에, 아니 직접 겪은 시절이 아니었기에 그러하구나 하고 피상적으로 이해하거나 슬퍼할 뿐 뼛속까지 와 닿지는 않았는데 최첨단의 시대에 인터넷과 스마트폰, 게임에 열광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우리 단편들의 이야기는 이해하고 독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일지 모른다.
기대했던 것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도 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아이에게 보여준 책들보다는 읽기 쉽게 풀어내었다는 게 아이의 평이다.
어려운 낱말이나 화려한 그림이 많은 책은 아니지만 현대의 정서와 어법에 맞게 맞추어 펴낸 책이다.
다른 생각거리나 논술거리, 퀴즈 등 관련되는 또 다른 읽을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작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되 읽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실속있게 펴내어 아이들이 읽기에 좋다.
시대가 달라도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꼭 읽고 읽혀야 할 필독서임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시리즈로 나온다면 마지막까지 챙겨서 읽어보고싶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