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냥'의 기록이다. 어떤 영화와 책은 아주 오래 전에 보거나 읽은 것이고, 또 어떤 영화와 책은 비교적 최근에 보고 읽은 것이다. 처음부터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갖고 보고 읽은게 아니다. 그냥 보고 읽은 것이다. 눈이 가는 대로 그냥 보았고 손이 가는 대로 그냥 읽었다.(p.4, 5, 책 머리에 中)
이 말이 유독 눈이 갔던 이유가, '나홀로 독서(?)'를 할때 나도 그냥 제목이 맘에 들어서, 그냥 내 손길이 머물러서 그렇게 독서를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틈에 껴서 내 귀가 얼마나 팔랑귀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래? 이 책이 재밌다구', '이 책이 신간이라구'하면서 커다란 귀를 팔랑팔랑 대며 독서삼매경에 빠져든다. 어느쪽이 좋으냐 묻는다면 아무래도 후자쪽이라고 대답하겠다. 내 생각, 남의생각 비교해보기도 하고, 미처 나는 몰랐던 점을 찾아 볼 수가 있고, 독서의 폭을 넓힐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30개의 꼭지로 구성된, 고급지게 표현하자면 문화비평집이고, 평범하게 이야기하자면 리뷰라고 할수 있겠다. 나보다는 전문가시니 문화비평집이 더 어울리겠다. 여기 소개되는 영화나 책들은 대부분이 잘 모르는 것들이다. 그래서 내가 아는 책이나 영화가 나오면 얼마나 반갑던지. 그리고 어떤 것은 궁금해서 메모도 하기도 하면서 읽었다.
제일 눈길이 갔던 꼭지 중에 하나는 「화해와 용서는 선물이 아니다」였다. 첫 시작은 영화 <한나 아렌트>(2012)인데, 어느 시골 한남자가 납치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것이라는데, 바로 그 사람이 나치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이라고 한다. 뭐, 어느 시대나 그랬겠지만 나치든, 일제시대든, 독재시대든 호시절이 계속될것이라고 믿었지 세상이 뒤바뀐다고 상상이라도 했을까. 영화 <암살>의 이정재 대사중에서도 그런게 있었던 것 같다. 밀정이 된 이유가 일본이 망할줄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던....맞나? 그렇다, 세상은 그렇게 내편인줄 알았지만 세상은 변했다. 그리고 기세 높던 그들은 지하고 숨어들기 바빴다. 이 꼭지에서 요제프 맹겔레라는 나치 의사는 진정한 잘못의 뉘우침이 없었기에 자신의 아들마저도 등을 돌리게 되었다. 왜 사람들은 죄를 저지르고는 신에게서 용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대신 대중에게 사과를 하는 것일까. 피해자의 앞에서 먼저 함부로 화해와 용서라는 단어를 꺼내서는 안 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화해와 용서를 요구해서도 안된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 왜 선물을 주지 않느냐고 따져 물을 수도 없고 당연히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화해와 용서는 결코 선물이 아니다'(p.70) 이 구절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 여럿일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제목이 상당히 끌렸다. 그 제목과 꼭지가 마지막에 있었다. 저자는 처음부터 제목으로 생각한게 아니었다고 했는데, 꽤 매력적인 제목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들으며 자라왔고, 자식들에게도 그렇게 교육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러는 나 자신도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게 된다. 안 할수가 없지 않은가. 특히, 이 꼭지에서는 성(性)과 같이 은밀한 이야기일수록 거짓말을 더 한다며 그에 관한 영화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이 아니라서, 혹여 나에게 비난이 이어질까봐 그렇게 거짓을 이야기 하는것 같다. 그런데 그 거짓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다고 본다.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면 진실을 말하면 될테니까.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그건 회복 불가능이지 않을까. 꿈을 꾸자. 코로나가 끝날꺼라는 꿈. 잘 될거라는 꿈. 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
[문화평론/에세이] 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 - 윤정용 (예서)
(세상과소통하는지혜 3) 윤정용 산문집
책표지의 오렌지색을 보면 일출이나 노을이 생각나요.
그 색으로 세상이 물들듯 머무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책과 영화도 여운이 머물때가 있는데 어떤 의미로 이 오렌지색과 닮아있는 것 같아 책 표지와 내용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문화평론집으로 영화와 책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는 제목의 의미가 궁금해 읽기 시작했어요.
책이 얇아서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시작은 가볍지만 읽을수록 무게와 깊이가 더해지는 이야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설, 시, 영화 등 아는 작품이 나오면 아는 대로 반갑고, 모르는 작품은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어요. 다양한 작품 이야기에 보고 싶은 영화와 책이 늘었어요. 집을 정리하다 추억의 물건을 발견하면 그 물건과 관련된 기억이 떠오르는 것처럼 지금까지 내가 본 책과 영화, 내가 좋아하는 작품도 다시 생각납니다. 과거의 작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이 보이는 것도 있고 변함없이 좋은 것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이 책을 읽고 싶어요. 그때는 더 많은 작품들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정말 꿈꾸는 대로 미래가 다가온다 생각하면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그 미래가 어떻게 현재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지금 현재는 어떤 과거의 꿈이 온 것인지도 보게 됩니다.
예술과 문화에 관심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몽실서평단 #몽실북클럽
#미래는꿈꾸는대로온다 #윤정용 #예서 #문화평론집
#세상과소통하는지혜003 #협찬도서
영화를 보는 것이 나도 취향의 변화가 느껴진다. 예전에는 깊이가 있는 영화 보다는 가볍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좋아했다. 하지만 요즘 영화관을 가보면 내가 잊고 있었던 사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실제를 바탕으로 한 영화, 미래를 미리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 액션영화, 사회비판 영화, 역사영화 등 그 세계 다양한 것 같다. 하지만 아는 것이 많지 않기에 전달해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과할 때가 많은데, 가끔 채널을 돌리다 보게 되는 영화프로그램을 소개를 보다 보면 예전에 봤던 영화들이지만 당시 보지 못했던 것을 알려주기에 시간이 허락될 때는 종종 보게 된다. 보다 보면 내가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어서 또 하나의 재미를 느끼곤 한다. 이번 [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라는 책을 펼쳐보면서 처음에는 자기 계발서 같은 느낌의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오렌지 계열의 꾸밈없는 표지가 눈에 끌렸다. 책을 읽다 보니 그동안의 에세이집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영화에 대해 사색을 해보고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다 보면 나는 쭉 읽는 스타일인데 이번 책은 그렇지 못했다. 이유는 그동안 몰랐던 영화 속 진실을 알려주는 내용들이 나에게 궁금증을 일으켜 자꾸 정보를 찾도록 했다. 솔직히 베트남전에 대해 잘 몰랐던 사실에 대한 부분, 청소년 시기에 보았던 르누아르 영화에 관한 이야기, 나치 인의 학살을 주도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영화 장면, 폐왕별회의 가슴 아픈 역사의 소용돌이 속의 두 배우의 애절한 이야기 등을 다시금 생각하느라 책을 한번에 쭉 읽을 수가 없었다. 작가와 동시대의 시대를 살아가서인지 책 속의 여러 영화가 생각나면서 다시금 예전의 영화를 다시금 보게 해주고, 몰랐던 영화 속 이야기를 알게 되어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나에게 선물 받은 느낌을 책을 읽는 내내 하게 되었다. 또한 저자의 첫 번째 시네마테크의 ‘꽃다리극장’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예전 영화 두 편을 동시 상영을 했던 이름은 잊혀진 극장의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친구와 한 편의 영화 값으로 두 편의 영화를 볼 수 있기에 허름하지만 종종 가곤 했던 극장을 떠올리는 추억소환을 하게 하는 이번 책은 나를 다시 25년 전의 나로 타이머신을 태워 보내주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책을 보면서 영화를 조금은 삐딱하게도, 깊이 있게도, 다양성의 관점에서도, 시대를 읽어가는 관점 등 여러 관점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아는 만큼 보이기에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은 불가능하고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감독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고 읽는다면 조금은 더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정말 추억을 다시금 느끼고 싶고, 예전의 영화 이야기를 책을 통해 회상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꼭 추천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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