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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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보다

불안을 다스리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침묵의 순간들

리뷰 총점 9.8 (13건)
분야
인문 > 서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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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침묵을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2.05.19 리뷰제목
불안을 다스리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침묵을 보다”   겁쟁이에 소심한 개는 움직이는 모든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몸 안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구 짖는다. 짖다 보면, 두려움이 사라지는 듯하다.   침묵하는 개는 눈에 들어오는 들려오는 소리로 감지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귀를 기울인다. 여차하면, 뛰어나가 목줄을 물어버릴 심산으로…. 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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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다스리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침묵을 보다”

 

겁쟁이에 소심한 개는 움직이는 모든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몸 안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구 짖는다. 짖다 보면, 두려움이 사라지는 듯하다.

 

침묵하는 개는 눈에 들어오는 들려오는 소리로 감지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귀를 기울인다. 여차하면, 뛰어나가 목줄을 물어버릴 심산으로…. 개의 침묵은 단순히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라. 준비를 하는 것이다. 민감하게….

 

꽤 철학적인 주제, 14꼭지로 침묵을 갈파한다.

 

이 책은 침묵에 관한 사유를 담고 있다. 침묵을 듣는다는 것은 죽음 앞의 무력함을 받아들일 힘을, 불안한 마음속의 고요를 찾는 것이다.

침묵은 금이다. 침묵은 따발총같이 입을 여는 순간, 밥을 먹으면서도 반찬 삼아 쉼 없이 말하는, 재잘거리는 것은 은, 동, 아니 흙에도 못 미친다.

 

자크 라캉은 모리스 블랑쇼의 말을 빌려서 말한다. “말은 사물의 죽음이다.” 생명이 있는 것, 살아서 움직이는 것은 침묵을 즐긴다. 쓸데없이 나불거려, 주의 경계를 흩트린다. 라캉은 ‘말은 사물의 죽음이다’라는 의미 말과 이미지는 사라짐을 만들고 이 사라짐 없이 외양은 절대 등장할 수 없다…….

진정한 언어가 시작되려면 이 언어를 실어 나르는 삶이 반드시 무(없음)를 경험해야만 하며, ‘깊은 곳에서 떨고, 그 안의 고정되고 안정되어 있던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려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즉 언어는 빈 곳이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소음이 중독돼 침묵하는 법을 잊어버렸을까?

우리는 왜 침묵을 두려워하면 그것을 피하려 할까?

우리는 왜 소음을 갈망하고, 소음을 필요로 할까? 라는 문제의식, 이에 해당하는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바로 이 책의 흐름이다.

 

침묵의 소리를 듣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다. 침묵은 고요함이요. 고요함은 침묵이다. 단순히 소리, 소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침묵은 모든 소리와 메아리 속에서 울리고 퍼지는 고요함이다.

 

침묵의 두 가지 유형

 

침묵은 무를 동경한다. 또 다른 침묵은 전부를 동경한다. 전자는 상관물의 숫자이며, 후자는 상관물의 행위다. 이 두 양식은 프로이트가 인간의 삶의 바탕이라고 생각했던 두 가지 기본적인 욕망 <타나토스>(죽음의 본능)와 에로스(삶의 본능)에 조응한다.

 

시끄러운 스타일로 침묵을 옹호하는 것은 충만함과 텅 빔의 불안정한 대조에서 비롯된다. 침묵은 감각적이고 황홀하며, 초언어적인 충만함으로 가득 차 있다고 흥분하다가 부정적 침묵의 텅 빔 속으로 순식간에 떨어져 붕괴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악명이 높다.

 

침묵은 말에서 소리를 없애는 것이다. 말이란 낱말을 삽입할 수 있는 문장을 당연한 의미하겠지만 조르쥬 바타유는 침묵이라는 말에 한정하려 했다.

독재자들의 명령에 복종하는 침묵, 소리 없는 침묵 속에서 꿈틀거리는 혁명의 기운, 모두 침묵이라는 외향을 띄고 있지만, 질에서는 다르다.

 

우리가 침묵에 천착하고 침묵을 깊이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침묵의 가치와 무게다. 소리 내서 말을 할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면…. 침묵이다. 내면의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채 마구 떠들어대는 알맹이 없는 소리보다 침묵이 가치가 있을 때, 그래서 침묵은 금이라는 금언이 나오지 않았던가….

 

참으로 어려운 개념인 “침묵‘, 우리가 관념하는 침묵은 어떤 것일까, 부정적일까, 긍정적일까, 아니면 새로운 뭔가를 소리 없이 외치는 것일까? 소음보다 더 시끄러운 침묵….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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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침묵은 다성적이다 평점10점 | z***a | 2022.05.19 리뷰제목
"침묵을 듣는다는 것은 당신이 없는 세상을 듣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종교학자 마크 C. 테일러는 부모님의 유품을 정리하다 몇 개나 되는 사진 상자를 찾게 된다. 상자에는 아버지가 찍은 사진들이 다 들어 있었는데, 가족의 스냅사진, 제법 격식을 차린 인물 사진, 가족의 휴일이나 여행을 담은 슬라이드 등 매우 다양했다. 게다가 부모님이 태어나기 전에 누군가가 찍은 출처불명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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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듣는다는 것은 당신이 없는 세상을 듣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종교학자 마크 C. 테일러는 부모님의 유품을 정리하다 몇 개나 되는 사진 상자를 찾게 된다. 상자에는 아버지가 찍은 사진들이 다 들어 있었는데, 가족의 스냅사진, 제법 격식을 차린 인물 사진, 가족의 휴일이나 여행을 담은 슬라이드 등 매우 다양했다. 게다가 부모님이 태어나기 전에 누군가가 찍은 출처불명의 사진들도 제법 있었는데, 저자는 그런 오래된 흑백 사진들 속에서 지금은 완전히 잊혀진 과거의 침묵과 "모든 것의 기원이자 종말인 침묵 너머의 침묵"을 보게 된다. 뭐랄까, '사진예술의 현상학' 혹은 '침묵의 현상학'이라고 부를 만한 그런 각성 체험을 한 셈이다.

 

"사진이 매력적인 이유는 어떤 하나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시간을 고정시키는 능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미지들을 만드는 점진적인 과정에 있다. 기억에 남을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을 활기차고, 피할 수 없는 미스터리로 만들어 버리는 많은 우연과 모순, 역설이 필요하다. 빛과 어둠, 양과 음, 존재와 부재, 개방과 폐쇄, 근접성과 거리감, 고정성과 유동성, 형태 있음과 형태 없음 사이의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28쪽)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발화의 취지는 철학의 언어가 야기한 오염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상학적 측면에서 본다면 침묵마저도 보거나 듣거나 만지거나 맛볼 수 있는 그런 객체가 된다. 저자는 침묵이 단순한 무음이나 무성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다성적'이라고 강조한다. 발터 벤야민, 롤랑 바르트, 수전 손택 같은 사상가들이 사진을 통해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전개한 이유도 사진이 가진 우연과 모순과 역설을 포함한 '침묵의 현상학'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특히 저자는 침묵의 두 양식으로 프로이트가 인간의 삶의 근간이라고 생각했던 두 기본적인 욕망인 타나토스(죽음의 본능)와 에로스(삶의 본능)를 강조한다. 이합 하산이 말한 침묵의 긍정적인 형식과 부정적인 형식도, 수전 손택이 말한 시끄러운 침묵과 부드러운 침묵도 바로 삶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 구분과 서로 맞물린다. 침묵의 두 양식이 타나토스와 에로스라는 점도 의미있는 분석이지만, 나는 일차적으로 소음은 네크로필리아적이고 침묵은 바이오필리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네크로필리아가 파괴성과 죽음의 충동이라면, 바이오필리아는 생명애와 삶의 충동이다.

 

저자는 철학과 예술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침묵을 분석한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 하나가 바로 소음 중독이다. 현대인의 일상은 하루종일 무수한 소음에 노출되어 있다. 그런 소음 중독을 치유해 줄 유일한 치료약이 바로 침묵의 힘이다. 디지털 기술과 소셜 미디어 그리고 스마트폰은 소음이 디폴트 상태라, 오히려 사용자로 하여금 침묵을 불편해하고 침묵이 말하는 소리를 듣는 기본 능력을 상실케한다. 소음은 네크로필리아적이다. 다시 말해서, 소음은 삶에 대한 사랑과 살아있는 것에 끌리는 마음을 고사시킨다. 반면에 침묵은 바이오필리아적이다. 다시 말해서, 침묵은 파괴적인 것과 죽은 것에 대한 사랑을 해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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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침묵을 보다 - 예술을 통해 침묵에 접근하다. 평점10점 | c********0 | 2022.05.24 리뷰제목
------ Seeing Silence ----- ('침묵을 보다' 표지 일부) <침묵을 보다>에서 저자 마크 C. 테일러는 '침묵'을 주제로 철학, 종교, 예술 전반을 넘나드는 성찰을 보여준다. 주로 미국 회화 작품들을 분석하고 이해를 돕고 있다. 미술 전공자이거나 미학, 예술 철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정말 흥미로운 신간 소식이다. 왜 예술을 통해 침묵에 접근하는가? 좀 더 구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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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eing Silence -----

('침묵을 보다' 표지 일부)

<침묵을 보다>에서 저자 마크 C. 테일러는 '침묵'을 주제로 철학, 종교, 예술 전반을 넘나드는 성찰을 보여준다.

주로 미국 회화 작품들을 분석하고 이해를 돕고 있다.

미술 전공자이거나 미학, 예술 철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정말 흥미로운 신간 소식이다.

왜 예술을 통해 침묵에 접근하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 왜 시각예술을 통해 침묵에 접근할까?

침묵을 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을 듣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침묵을 보다' p42)

지은이 - 마크 C. 테일러

 

('침묵을 보다' 표지)

저자의 철학과 종교에 대한 깊은 사고가 <침묵을 보다>를 깊이 있게 만들었다.

이력을 보면 종교철학자이면서 문화 비평자이고 포스트모던 신학자, 대학 출판부 편집자이기도 하다.

종교와 예술이라는 두 축이 저자의 가장 큰 관심인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차례 - 특이한 차례의 소제목들

책의 차례가 정말 시적이다. " 없이, 전에,부터, ..., 너머, 맞서, 내부에 등등"

저자의 침묵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창의적인 표현이 신선하다.

(아래 참조)

('침묵을 보다' 차례 일부)

예술을 통한 '침묵을 보다' - 내용 일부분만 ......

저자가 '침묵을 보는'방법으로 예술을 택한 이유는

"모호성과 어둠으로 점철된 침묵은 예술을 통해서만 또렷한 모습을 표현하거나 예술로 쪼갤 수 있다"

고 보기 때문이다.

(책 p43에서 )

<침묵을 표현하는 마크 C. 테일러의 글쓰기>

저자가 침묵을 표현하는 말들이 멋지다. 종교적이고 철학적이고 모호하면서도 본질에 가깝게 표현하려는 저자가 보인다. 평소 철학과 예술, 회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마크는 풍부한 지식들(철학, 종교, 인문, 예술 등의 지식들)을 재료로 삼아서, 한 주제를 두고 여기저기서 지식을 꺼내어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어간다.

즉, 우리가 신변잡기로 대화를 이어가듯이 마크는 철학, 지식과 성찰로 <침묵을 보다>를 완성한다.

저자의 그런 노하우와 학식이 정말 대단하다.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으면 어렵게만 느껴지는 헤겔, 칸트, 키에르케고르,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니체 ... 등 철학자들을 자유자재로 꺼내서 쓰고 있다.

 

 

('침묵을 보다' 표지 일부들)

<침묵에 주목하게 된 계기>

어느 날 정리하게 된 부모님의 흑백 사진들을 보며, '침묵'을 떠올렸다고 한다.

책의 처음은 그렇게 시작된다. 사진들이 '푼크툼'을 경험하게 했다.

<1. 없이>

진짜 흥미 있게 읽었던 장이다.

현대 사회는 소음의 시대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술가로 루솔로를 소개하고 있다. 정말 재미있는 음악가이다.

루솔로라는 아방가르드 음악가가 음악으로 이용한 소리는 '금속 긁는 소리, 울부짖는 소리, 천둥소리, 중얼거림....'이다. 이런 소리를 음악으로 분류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다양한 기계제품들과 문명의 이기들로 현대 사회는 엄청난 소음의 시대가 되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소리가 안 들리는 공간을 찾기 쉽지 않다. 다양한 '백색 소음'에 둘러 싸여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다. 빠른 음악에 식사 시간도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드디어 기업가들은 '침묵을 상품화하는 방법(책 p74)'을 찾았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침묵은 소수의 사람이나 누릴 수 있는 사치품이' (책 p74) 되었다.

디지털화, 개인 요구에 맞춘 앱, 등 소셜 미디어는 오히려 인류를 유아론적 사고에 갇히게 만든다. 왜? 모두 자기 말만 하고 듣지를 않으니까. 수많은 목소리들은 있지만 의사소통이 안되는 이런 소리들은 소음이고 결국 '역설적으로 '침묵의 소리'가 되고 만다'(책 84) 왜 그것이 침묵의 소리일까?

극작가 해롤드 핀터가 말했다. 끊임없이 말함으로써 말하지 않는 전략 중 하나이기에 오히려 침묵이라고. 일상에서 이런 경우 가끔씩 있다. 뭔가 숨기려고 일부러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말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다. 그 순간 진짜 해야 할 말은 '침묵'했던 것이다.

<'빛의 침묵을 듣는 방법' - 제임스 터렐> (책 p89)

이런 말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빛이 침묵한다니! 빛이 침묵하다면 ... 어둠?

'제임스 터렐'은 빛을 탐구하면서 '완전한 침묵과 완벽한 어둠을 결합하는 방법'(책 p90)을 찾아 나갔다.

미국의 유명한 예술가인 제임스 터렐의 예술 작업들을 '빛의 침묵'으로 안내하는 과정들은 과학적이고 종교적이다.

<뉴먼, 라인하르트, 로스코>

미국 화가들이고 우리나라에는 색면 추상화가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세 사람 모두 '검정'이 가지는 정신적, 종교적 느낌을 표현했다. 책은 각 장을 따로 할애해서 세 사람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해석하고 있다.

<반복 강박>

"수전 손택은 현대 미술의 기본 원리 중 하나가 반복이라고 주장했다. "(책 p199)

프로이트가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엄마의 부재를 물건을 숨기고 찾기를 반복하는 손주를 바라보며 "욕망의 좌절이 주체의 개인화라는 결과"(책 p207)를 가져온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욕망을 욕망하는,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 그것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반복 강박'이라는 것이다.

떠올린 생각이라면, 미술가나 음악가 문학가들이 힘들다고 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반복하는 이유는 바로 그 행위 자체가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침묵의 공간 ; 사막>

"하이드와 저드는 미국만의 고유한 예술을 창조하고 싶어 했고 그런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로

미국 서부의 사막"(책 p347)을 꼽았다.

이들 예술가가 사막을 예술의 공간으로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고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침묵을 보다' 내용 일부분)

<엘스워스 켈리>

로스코의 침묵과 켈리의 침묵을 비교하는 내용이 흥미 있었다.

로스코는 키에르케고르에서 의심과 공포 체념을 읽었다면 켈리는 삶을 긍정하는 희망을 읽었다.

색으로 침묵을 표현했는데 켈리의 작품을 보면 다양한 색면이 자유롭고 화려하다. ( 책에도 나오지만 앙리 마티스를 떠올리게 한다.)

침묵이 꼭 검은색일 필요는 없지 않나?

"흔한 것의 숭고, 평범함의 아름다움, 세속적인 것의 성스러움, 어둠 속의 빛, 이것이 켈리의 교회가 드러내는 바다." (책 p412)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철학자 니체가 그림을 산다면... 로스코 회화를 샀을까? 켈리 회화를 샀을까?

침묵은 신의 영역이라고들 한다. 예술가가 가진 창조성은 신적인 영역이라고들 한다.

그럼 예술가는 신이다. 세계는 예술 작품이고. "이 창의성에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성스러운 삶의 순간이다"

(책 p416)

디오니소스가 가진 '혼돈과 불안'의 에너지를 창조성의 원천이라고 니체는 보고 있다.

-혼돈을 품고 춤을 추는 것 -

그 긍정의 침묵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아마 켈리의 회화를 사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 생각)

<돌담>

옛날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그 작은 마을 모두는 돌담으로 둘러싸인 집들이었다.

마지막 장에서 마크는 스스로 돌담을 만들고 사진도 실었다. 어릴 적 흔하게 보았던 돌담에 이런 예술적 가치가 있었나? 만약 그 마을이 아직도 있어서 저자가 둘러봤다면 어땠을까?

그런데 왜 돌인가? 마이클 하이저의 대지 미술에도 커다란 바위 덩어리가 나온다.

우리 지구 환경은 어디서 왔을까? 우주에서 온 암석들이 그 기원이라고 한다. 모든 것은 암석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생명 즉, 물고기도 나뭇잎도 고양이도 강아지도.....

"결국 모든 것이 돌덩이의 문제라면, 우리는 돌덩이의 말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책 p461)

고대 암석에는 고대의 깊은 침묵이 숨어 있는 것이다. 그 침묵은 생명 탄생의 비밀 아닐까?

예술가가 이런 생각을 하려면 깊은 과학 지식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예술가들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어떻게 예술 영역으로 끌어들였는지도 알 수 있었다.

<불행한 사람>

현존하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다고 한다. 자신으로부터 부재한 사람은 불행하다고. 자신으로부터 불행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아마도 흔히 말하는 '나답게'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동의한 나로 살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다. "언제나 다른 곳에 있는 가장 불행한 사람은 이 세계 어디에서도 편안할 수 없다."(책 p224)

침묵이 현존하는 나를 일깨우는 시간이 되어 지금 여기 내가 행복할 수 있게 예술 작품들이 자꾸 시비를 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침묵을 보다' 표지)

예술가들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해 볼까?

침묵은 신적인 것이면서 일상의 것이고, 선일 수도 있고 악일 수도 있고, 이성의 한계 그 끝에 있는 것이다.

침묵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말할 수 없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예술은 진정한 침묵의 상태를 체험하게 하고 침묵의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수다나 노동이 침묵이 되기도 한다.

<침묵을 보다>를 읽으면서,

마크와 함께 예술을 통해 침묵을 보는 시간들을 보냈다.

역시! 예술가들이란 정말 놀라운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우리 인류의 한 부분이라서 다행이다.

예술가들이 아니면 이런 생각들을 어떻게 해 볼 수 있을까?

해봤다고 해도 그냥 지나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못했을 것이다. 먹고살기 바빠서.

예술가들이 시도한 다양한 표현방식을 살펴보는 일은 다양한 사고방식을 가져 보는 일이다. 안 하던 생각을 해보는 경험도 중요하다. 평소 못했던 생각들을 따라가보는 낯설지만 호기심이 가득한 체험을 <침묵을 보다>는 제공한다.

낯설고 용어가 생소하더라도 쉽게 그만두지 말고 그냥저냥 읽어 나가면 좋겠다.

예술과 회화를 통한 명상의 시간이 될 것이다.

('침묵을 보다' 표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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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침묵을 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m****d | 2022.05.23 리뷰제목
올해 초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며 북한산으로 매일 산책을 하게 되었다. 하루 세 번의 산책 후 마무리는 항상 해먹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것으로 한다. 반려견은 조용히 숲의 소리를 듣고 나는 무언의 침묵, 또는 숲의 소리를 벗삼아 책을 읽는다. 『침묵을 보다』는 소음보다 침묵을 좋아하는 내가 그 시간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된 책이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리뷰제목

올해 초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며 북한산으로 매일 산책을 하게 되었다. 하루 세 번의 산책 후 마무리는 항상 해먹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것으로 한다. 반려견은 조용히 숲의 소리를 듣고 나는 무언의 침묵, 또는 숲의 소리를 벗삼아 책을 읽는다. 『침묵을 보다』는 소음보다 침묵을 좋아하는 내가 그 시간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된 책이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숲의 청량한 기운을 마음으로, 몸으로 느끼며 그 정적을 즐길때 이 책과 함께라면 그 침묵의 시간이 더욱 값질 것 같았다. 

 

보통 책을 고를때 책의 소개글을 참고 하는 편인데 이 책은 책의 표지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예쁜 초록빛의 색과 빛나는 제목과 그림, 책의 표지만 보고있어도 마음이 평온해졌다.

 

평소에도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 사람이 많은 북적북적한 곳은 피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소래포구나 시장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북적북적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렸을때부터 난 한적한 곳을 찾아 다녔다. 물론 부모님의 영향이지만 어려서부터 산을 즐겨 찾았고 지금도 집에 있으면 TV를 틀지 않는다. 오히려 반려견에게 소음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 클래식채널을 가끔 틀어줬을 뿐이다. 오랜 회사 생활을 하며 아침에 울리는 핸드폰 알람부터 시작해서 저녁까지 온갖 소음으로 가득 찬 곳에서 하루 하루를 지냈다. 스트레스와 피로는 결국 저주파성난청 진단을 받게 하기도 하였다. 무언가 계속 불안하고 초조했다. 회사를 관두자 바로 침묵이 주가되는 삶이 찾아왔다. 반려견 입양으로 시끄러운 도심에서 벗어나 하루에도 몇 번씩 숲을 만나게 되었다. 침묵이 내 안의 불안을 다스리고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침묵을 보다』를 통해 그간 내가 느껴왔던 침묵을 눈으로 이해할 수 있길 바라며 책장을 넘겼다. 

 

책의 처음을 시작하는 것은 '0'이다. 첫 번째 장이 아닌 숫자 '0', 무,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문장이 갖는 운율에 가슴이 뛰었다. 첫 문장을 읽기 시작하며 두번째 페이지까지 계속 같은 장을 반복해서 읽었다. 읽고 지시대로 눈을 감고 책이 지시하는대로 따르길 여러 번 그렇게 책의 한 장을 넘기기 힘들었다. 항상 빠르게 읽고 넘어갔던 독서 습관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같은 페이지에서 그렇게 한참을 머물렀다.

 

p.56 스톤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침묵은 가을의 침묵이다. 북쪽에 자리 잡은 이곳에서는 8월에서 9월로 넘어가는 시기에 들판은 황금빛 국화로 덮이고, 나뭇잎들도 색이 바래기 시작한다. 이미 몇 달 전 남쪽으로 여행을 시작한 태양은 하늘 낮게 떠서, 그 빛을 담은 형형색색의 들판과 잎들에 그윽한 색을 드리운다. 느지막한 오후가 되면 윙윙거리던 곤충 소리가 잦아들면서, 다른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특별한 침묵의 소리가 뒤를 잇는다. 마치 빛이 지각할 수 있는 물건이 되어 고막을 내리누르며 공명을 만들어 내고, 그 공명이 어둠이 내린 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되는 느낌이다. 이 가을빛이 만든 침묵의 소리는 언제나 이미 사라져버린 것에 대한 달콤한 애수의 색채를 띠고 있다. 이 빛을 보는 것이야말로 진정 훌륭한 침묵을 듣는 것이다. 

 

대게의 철학서가 그러하듯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시간을 갖고 음미하듯 천천히 한 문장 한 문장을 가슴으로 느낀다면 침묵의 의미를 서서히 묵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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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침묵을 보다 평점10점 | d******n | 2022.05.19 리뷰제목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우선 목차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Without, Before, Beyond, Within, Between, Around, In… ‘없이, 전에, 너머, 사이에, 함께, 주변에, 안에’ 같은 이런 말들은 생각에 잠시 틈을 두고 일련의 상념에 빠지게 한다. 그런가 하면 사물이건 사람이건 감정이건 어떤 대상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말들이기도 하다. 즉, ‘OO없이, OO너머, OO와 함께’라는 말의 개념
리뷰제목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우선 목차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Without, Before, Beyond, Within, Between, Around, In

없이, 전에, 너머, 사이에, 함께, 주변에, 안에같은 이런 말들은 생각에 잠시 틈을 두고 일련의 상념에 빠지게 한다. 그런가 하면 사물이건 사람이건 감정이건 어떤 대상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말들이기도 하다. , ‘OO없이, OO너머, OO와 함께라는 말의 개념에는 대상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이런 심오하고 철학적인 목차라니...

나이가 들수록 침묵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현대를 사는 우리로서는 가만히 있어도 온갖 소리와 소음에 노출되는 게 현실이다. 소음을 피해 자연을 찾아갈 때도 우리는 전화 통화를 하거나 음악을 틀어놓는 등 청각적 자극을 멈추지 않는다. 소리나 소음은 일상생활을 유지해주는 중요한 요소지만, 청각적 자극에 늘 노출되어 있다 보면 본래의 모습을 바라보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은 점점 사라지고 만다.

 

 

 

이 책은 우리가 자의반 타의반 잊고 지냈던 침묵의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종교철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저자는 부모님의 죽음 뒤에 집안과 유품을 정리하며 발견한 사진을 시작으로 암실(빛과 어둠), 죽음에서 탄생, 침묵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그는 다락방에서 발견한 옛날 사진에서 시작해 언어, 철학, 음악, 미술, 건축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하며 다양한 형태의 침묵에 대해 이야기한다.

 

형식이 없는 것에서 형식이 등장하고, 분화되지 않던 것이 분화되고, 불분명했던 것이 명확해진다. 바로 이 순간, 말은 결국 침묵할 수 없는 침묵(의 바다)을 깬다. 이것이 바로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다락방에 숨겨져 있었던 사진에서 보았던 침묵이다.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이 침묵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울 수만 있다면, 새로운 말(세계)을 들을 수 있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p.28)

 

할 말이 없으면 침묵을 지키는 편이 현명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침묵을 말하게 하고 침묵을 듣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케이지의 주장에 따라 계속해서 말하는 게 필요하다. 그는 말할 수 없는 것은 언어의 실패 안에서, 실패를 통해서 말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어떤 것무에 관한 헛소동으로 판명된다. (p.47)

 

 

 

이 책은 읽기에 쉽지 않다. 빠르고 쉽게 읽히는 책도 아니다. 하지만 침묵=고요=내면의 중요성을 알고, 침묵의 철학적, 예술적 의미를 이해하고 싶고, 침묵의 바다에 제대로 빠져들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관심 깊게 읽을 책이다. 자기만의 예술 작품,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척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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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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