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 죽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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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죽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릅니다

자살 사별자,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김설 | 위고 | 2022년 12월 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10.0 (6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파일정보
EPUB(DRM) 40.0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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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직 이 죽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릅니다 - 완독 평점10점 | m********8 | 2023.01.19 리뷰제목
* 이 포스팅은 서평 이벤트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포스팅입니다나는 보통 책을 읽으면 읽은 그 날, 혹은 적어도 (새벽에 다 읽은 날이라면) 다음 날에 독후 기록을 블로그에 남긴다. 내가 읽은 후에 생긴 생생한 감정과 생각들을 여과없이 글로 남기기를 바라서이다그러나 이 책은 마지막장을 다 읽고 거의 일주일이 되어서야 완독 후기를 남긴다. 보통은 무언가를 배우면 그
리뷰제목
* 이 포스팅은 서평 이벤트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나는 보통 책을 읽으면 읽은 그 날, 혹은 적어도 (새벽에 다 읽은 날이라면) 다음 날에 독후 기록을 블로그에 남긴다. 내가 읽은 후에 생긴 생생한 감정과 생각들을 여과없이 글로 남기기를 바라서이다

그러나 이 책은 마지막장을 다 읽고 거의 일주일이 되어서야 완독 후기를 남긴다. 보통은 무언가를 배우면 그 직후부터 망각이 시작된다고 한다. 일주일이 지난 시간은 그 내용의 70퍼센트가 넘는 것을 망각한 시기이다. 아마도 나는, 책 후기를 쓰기 전에 어느정도 내가 받은 감정을 망각할 시간이 필요했나보다

이 책은 에세이다. 저자가 겪은 아픈 기억을 그대로 기록한 기억이다. 저자는 엄마와 함께한 여행길(순례길)에서 급작스러운 친오빠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이 책은 저자가 갑작스럽게 친오빠의 자살 소식을 듣고, 그 직후부터 겪은 힘겨운 생존 투쟁기에 가깝다

'자살 생존자'. 자살 시도 후 살아남은 이가 아니다.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을 자살로 잃고 남겨진 이를 자살 생존자라고 한다. - 김설, 아직 이 죽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릅니다, 28p

그렇다. 저자는 생존을 위해 투쟁했다. 매일같이 되돌아오는 오빠의 죽음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해서. 그 원인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해서. 그 죄책감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해서. 저자는 글을 읽었고, 글을 썼고, 글을 나누었다

가까스로 용기를 내 오빠에게 다가갔지만 허리춤에 멈춰 서서 끝끝내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는 내가 보였다. 왜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을까. 두려움 때문이었다. 마음에 결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을까 두려워하는,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지극히 인간적인 본능이었다. - 김설, 아직 이 죽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릅니다, 6p


저자에게 죽음은 두려움이다. 죽음은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나는 그 마음에 깊이 공감했다

?

내게도 죽음은 두려움이다. 나는 아직 상실을 겪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가 너무나 행복하기에 죽음에 대해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두렵다. 이따금 두려움은 아침에도, 밥을 먹다가도, 문득문득 찾아온다. 지금 너무 행복한데, 이 행복이 깨지면 어쩌지? 안타깝게도 저자는 정말로 그 행복이 깨졌기에, 직면하는 것이 더 두려웠을 것이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는 부고를 들은 저자가 가족들과 함께 장례를 치르고 유품을 정리하고, 무엇보다 저자가 죽음 직후에 겪게된 절절한 감정들이 녹아있다

2부는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엄마를 걱정하는 가족들의 불안과, 먼저 아들을 떠나보낸 엄마의 애도의 편지들이 적혀있다. 저자가 일기에 감정을 토해냈다면, 엄마는 아들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낸다. 왜 그랬을까,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엄마의 시간은 계속 되돌아간다. 내가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내가 그 말을 들어주었다면. 후회와 미안함, 그리고 의문이 가득 적혀있는 장이다

3부는 아빠의 이야기이다. 아빠는 먼저간 아들의 이유로 자신을 탓한다. 나 때문에, 내 탓으로, 내가 정신을 차리지 않아서. 절절한 후회로 점철된 저자의 아빠는 남은 가족은 자신이 지키리라 다짐한다

4부는 오빠의 이야기이다. 오빠가 살았던 방, 오빠의 회사, 취미와 동료에 대한 이야기. 그 곳에서 저자는 오빠가 왜 떠나야만 했는지, 오빠는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낸 것인지 그 이유를 더듬어본다

마지막 5부는 시간이 흘러 저자가 회복되는 이야기이다. 직장에서, 모임에서. 오빠의 이야기를 눈물 없이 할 수 있을 때까지. 조금은 무덤덤해지기까지. 그리고 약간의 행복을 기원하기까지

이 책은 서평 이벤트로 받은 책인데, 맨 앞에 저자의 손편지가 적혀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감정과, 저자의 가족들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정말 저자가 보내준 이 손편지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건강하게 함께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구나. 내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소중한 사람이었구나

감사 일기를 쓰면서 항상 되새기는 소중함이었지만, 이 책을 한 번 읽는 것만 못했다. 정말로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내 가족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니

그냥 옆에만 함께해줘도 고마운 사람들. 같이 있어주어 행복한 사람들. 그 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족의 정의다

책을 읽는 순간순간, 불쑥 남편에게 사랑고백을 하고, 아이들을 듬뿍 안아주었다. 누군가의 비극으로 더 사무치게 배웠다는 점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내 가족들이 건강하게 함께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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