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40여 년간 학계에 몸담은 인문학자 가감 없는 내부비판을 통해 인문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다 인문학을 업으로 삼기 쉽지 않은 시대이다. 인문학의 중요성이 감소되고 대학의 입학정원이 축소되어 관련학과는 통폐합의 바람을 맞고 있으며, 인문학 전공 교수의 채용 기피와 학문 후속세대의 격감은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렇듯 위축하는 인문학의 현실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 하세봉 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이 물음에 대해 인문학 내부로부터의 진단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목소리는 늘 존재했지만, 다만 그것은 국가에 대한 요구가 주를 이뤘을 뿐이다. 내부 성찰이 결여된 채, 국가에 의해 실시되는 사업만으로는 그 근본적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 지난 40여 년간 학계에 몸담으며 인문학자로 살아온 저자는 인문학의 빠른 쇠락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당사자로 존재했고, 그렇기에 학계 내부의 성찰 부족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그런 저자가 한국학계와 대학사회를 보는 시선의 기록이자, 인문학자로서의 삶에 대한 자가진단이다. 더보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을 묶으며 1부: 인문학의 현장 1장. 지방 사학회의 현장 지방 사학회의 출범과 풍경 지적 유희의 장 70년대 학번(40대)론 ‘지역’과 ‘경계’의 패러다임을 향하여 2장. 한국인문학의 좌표와 중심/주변 연구 ‘인문학의 위기’와 그 이후 인문학의 변신 인문학에서 ‘주변’의 발견 새로운 출구를 찾아서-중심/주변 연구 연구소와 공동연구 3장. 인문한국(HK)사업, 갈 길은 어디인가-‘해항도시의 문화교섭학’을 예로 공개적인 내부비판을 위하여 첨삭되어야 할 어젠다 공동연구의 포장과 내실 공생을 위한 연구조직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2부: 역사학의 변모와 ‘코로나19’에의 인문학적 대응 1장. 한국에서 동양사의 유통과 소비 역사: ‘대중화’에서 ‘소비’로 제도적 유통과 소비 시장 속의 유통과 소비 역사의 소비를 위하여 시장의 유혹 2장. 우리들의 자화상-한국의 중국근현대사 연구 자화상의 스케치 반독재와 2세대 학자 급진주의 시대와 3세대 학자 ‘진보’의 위상 연구의 표준모델과 한국연구재단 인문정신의 역사학으로 3장. 새로운 상상의 가능성-해양사 연구 해양사에 대한 관심의 증대 어디에서 배를 탈 것인가 교차점으로서의 해양사 어디로 항해할 것인가 덧붙이는 글. 도대체 내 공부는 무엇이었던가-40년 연구생활을 접으며 열등감의 외톨이와 지식인 급진주의 사상으로의 경도 지방학자라는 정체성 잔학비재 독학자의 불운과 행운 제3의 길과 체념의 미학 유행을 따라서, 역사학자에서 인문학자로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지방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문학회와 공동연구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며, 1부에서는 크게 학회와 공동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이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존재이듯, 서울중심주의는 우리 생활 전반의 영역에서 드러나고 있는 문제이다. 학계 역시 이를 피해 갈 수 없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저자는 자신이 속한 ‘지방’학회를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1장에서 저자는 부산에서 연구활동을 펼친 지방학자의 시각에서 지방 사학회의 현장을 보고한다. 그가 몸소 느낀 지방학회의 실상과 바람직한 운영 방식에 대한 골몰은, 여전히 수도권과 지방의 이원화가 현재진행형인 현 학계의 현실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진다. 2장과 3장에서는 저자가 공동연구에 직접 참여하며 느낀 점을 바탕으로, 공동연구가 앞으로 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2장에서는 저자가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의 공동연구를 수행하던 당시의 시점에서, 한국 인문학의 위기가 어떻게 전개되어왔는지 그 과정을 소개한다. 또 동시에 공동연구의 정체성, 즉 무엇을 어떻게 공동으로 연구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드러낸다. 3장에서는 저자가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전임교수로서 공동연구에 참여했던 당시의 시점에서 인문한국(HK)사업에 관한 내부비판을 펼친다. 인문학에 대한 정부의 대표 지원사업인 HK사업은 방대한 규모의 조직과 성과의 산출로 인문 연구의 생산방식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하였는데, 저자는 과연 이 성과가 정말 의미 있는 것인지에 대해 내부의 시선으로 질문을 던진다. 사학의 현장에서 인문학을 반성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다 2부에서는 전공영역의 현실과 그 전망을 소개한다. 오랜 시간 사학자로서 살아온 저자는, 1장에서 한국의 역사학 가운데서도 동양사라는 분과학문의 연구성과가 얼마나 어떻게 유통되고 소비되고 있는가를 점검한다. 유통의 측면에서 비평의 기피와 부재를 문제로 지적하고, 소비의 측면에서 역사교육의 대안을 모색하는 저자의 서술을 통해 한국사학계의 큰 맥락을 짚어볼 수 있으며, 동시에 비단 사학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닐 ‘학문의 유통과 소비’ 과정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한다. 2장에서는 저자의 오랜 연구영역이었던 중국 근현대사 연구를 한국사회의 정치와 세대, 연구조건의 변화를 축으로 그 상호관계를 짚어낸다. 저자는 이를 통해 기득권자가 된 진보주의 학자들의 제도화된 안주를 읽어낸다. 3장에서는 새로운 문명사적 전환기의 지표가 된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인문학도 근본적 전환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저자의 고민과 함께, ‘해양사’라는 분야가 그 전환의 소재가 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다. 인문학은 앞으로 어떠한 길을 가야 할 것인가 저자는 40여 년의 연구생활을 되돌아보며 묻는다. 과연 내 공부는 무엇이었던가. 스스로의 공부를 되짚으며 자신이 몸담았던 학계 내부를 고찰하고 객관적으로 비판하는 저자의 태도는, 당사자이기에 더욱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내부의 문제를 읽는 이로 하여금 절감하게 한다. 현재 인문학계에 종사하고 있는 학인들은 물론 인문학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감할 만한 주제들을 언급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위축하는 인문학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저자가 내놓았던 열쇠, ‘내부로부터의 진단’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의 공부가 미래의 인문학을 위해 남긴 여러 시사점이 드러난다. 인문학의 위기를 세간이 언급해온 지도 한참이 지났지만 그 상황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코로나19로 모든 분야에서 ‘전환기’를 논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각 분야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때이다. 인문학 역시 마찬가지다. 선학이 남겼고 남기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되새기며 앞으로의 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태도가, 인문학의 미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자세 중 하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