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미리보기 공유하기

반 고흐

오베르쉬르우아즈 들판에서 만난 지상의 유배자

리뷰 총점 9.5 (35건)
분야
예술 대중문화 > 미술
파일정보
EPUB(DRM) 121.04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1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구매 밤하늘의 별을 사랑했던 화가 반 고흐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6 | 2023.12.31 리뷰제목
아직도 잊지 못하는 밤하늘의 별에 대한 기억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의 외가인 충청남도 어느 시골마을에 1박 2일로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한낮에는 무더위를 피하려고 강가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밤에는 친구 손에 이끌려 수박밭에 가서 난생 처음 서리도 해봤습니다. 서리에 성공한 후 수박 한 통을 들고 시골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리뷰제목


 

 아직도 잊지 못하는 밤하늘의 별에 대한 기억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의 외가인 충청남도 어느 시골마을에 1박 2일로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한낮에는 무더위를 피하려고 강가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밤에는 친구 손에 이끌려 수박밭에 가서 난생 처음 서리도 해봤습니다. 서리에 성공한 후 수박 한 통을 들고 시골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밤하늘에 무수히 펼쳐진 별빛들을 지금도 잊지 못하는데요. 도시에서 나고 자라 별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서리에 성공하고 나서도 떨리던 마음이 밤하늘의 별들과 어울려 더욱 인상깊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수박 서리를 한 곳은 친구 외가집에서 하는 수박밭으로 도시에서 자란 저희들에게 수박 서리의 추억을 쌓게 해 주려던 친구의 속깊은 생각이었습니다).

 

 제게 고등학교 시절 바라본 밤하늘의 별을 떠올리게 한 책은 생전에 밤하늘의 별을 많이 그렸던 열정의 화가 반 고흐의 생애를 다룬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반 고흐>입니다. 국내 대표 인문 기행 시리즈인 클래식 클라우드는 제가 좋아하는 시리즈 중 하나인데요. 이번에도 시리즈의 장점답게 반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저자인 유경희 작가가 시각예술과 정신분석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라 반 고흐라는 인물을 정신분석학적으로도 잘 다루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p.132>

 

 반 고흐 하면 평생 수많은 작품 중 한 개만 팔렸고 아를 시절 화가 공동체를 꿈꾸며 함께 했던 화가 고갱과의 불화로 자신의 귀를 잘랐을 뿐만아니라 정신병원인 생폴드모솔요양원에 입원할 정도로 광기로 얼룩진 삶을 살다가 자살한 비운의 화가로 기억하지만 그가 온전한 정신으로 살고 싶어도 세상은 반 고흐의 꿈과 작품세계를 이해하지 못 했고 반 고흐의 집안 내력과 어린 시절의 기억은 평생 반 고흐를 괴롭혔다고 봐야합니다.

 반 고흐는 1853년 3월 30일 목사인 아버지 테오도뤼스 반 고흐와 어머니 아나 카르벤튀스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으나, 반 고흐가 태어나기 바로 1년 전 태어난 아들이 사망한 후 태어났기에 반 고흐는 죽은 형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 받았습니다. 장남을 잃은 슬픔을 지우지 못한 어머니는 마치 장남의 죽음이 반 고흐의 탓인양 가혹하게 대했습니다. 반 고흐의 기억 속에 어머니의 냉대와 죽은 형을 애도하느라 어머니가 입고 있었던 검은 상복은 반 고흐의 여성상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남편을 잃고 힘들어했던 사촌누이나 아이를 임신한 창녀 시엔 등 슬픔을 안고 도움을 청하는 여성들에게 끌리게 된 것은 어머니에게 느끼지 못한 모성애를 다른 방법으로 강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던 열한 살 반 고흐를 그의 부모는 쥔데르크 집에서 약 25킬로미터 떨어진 제벤베르헨에 있는 기숙학교에 집어넣었고, 자신을 낯선 곳에 혼자 놔두고 떠나는 부모가 탄 노란마차를 보며 반 고흐는 자신이 버려졌다는 외로움과 고독함을 평생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반 고흐가 찬란하고 강렬한 노란색에 그토록 집착하지 않았을까요? 대표작인 해바라기별이 빛나는 밤 등에서 보여주었던 강렬한 노란색은 평생을 따라다녔던 외로움과 고독감을 떨치기 위한 구원의 붓질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물론 알콜 중독에 빠질 정도로 즐겨 마셨던 압생트라는 술이 색맹이라는 색채 이상을 초래했는데, 연구에 의하면 반 고흐가 시각 장애를 일으키는 황시증에 걸려서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노란색을 표현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반 고흐의 가족 내력을 보면 정신 질환이 반 고흐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형제 중 유일하게 반 고흐에게 전폭적인 신뢰와 애정을 보여주었던 동생 테오가 반 고흐가 죽은 후 매독후유증과 정신 질환(우울증)으로 6개월만에 사망한 것을 비롯해 또다른 동생 코르가 열병을 앓다가 서른두 살에 총으로 자살, 여동생 빌레미나가 40여 년간 정신병원에서 수용되었다가 사망, 큰 아버지인 헨드릭은 간질로 사망, 큰아버지 얀도도 마흔 살에 수많은 발작을 일으키는 등 가족 내력을 보면 정신 질환이 유전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 p.212~213>

 

 저자는 반 고흐의 일생 중 마지막 3년을 보낸 남프랑스의 아를부터 생레미, 오베르쉬르우아즈에 집중합니다. 아무래도 반 고흐가 태어나고 자란 네덜란드나 전도사로 일했던 벨기에의 탄광촌, 화가로서 눈을 뜨게 한 구필화랑이나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던 프랑스보다는 예술가 부락을 꿈꾸었고 정신병원을 오가는 상태에서도 300여 점이나 되는 불후의 명작들을 남긴 마지막 3년간의 루트를 따라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반 고흐가 이상적 공동체를 꿈꾸었으나 실패로 끝난 노란 집은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되어 현재는 노란 집 표지판만 남아 있지만, 고갱과 불화 끝에 자신의 왼쪽 귀 일부를 잘라 버린 후 입원했던 아를시립병원은 반 고흐가 그린 <아를 병원의 정원> 속 모습으로 여전히 남아있고 그가 머물렀던 생폴드모졸요양원 인근에 있는 올리브나무밭도 <올리브 나무> 등으로 남아 있습니다.

 


<노란 집, p162 ~ 163>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서른 번째 책 <반 고흐>는 역시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리뷰에 모두 다루지 않았지만 반 고흐의 일생은 물론이고 그가 꿈꾸었던 이상과 작품 세계를 저자 유경희의 여정과 어우러지며 살아 숨쉬는 듯 제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책장을 다 덮기 전 만나게 되는 "반 고흐 예술의 키워드"와  "반 고흐 생애의 결정적 장면"은 독서의 여운을 에프레소의 진한 향처럼 오랫동안 제 머리 속에 남게 해 주었습니다. 밤하늘의 별을 사랑했던 반 고흐는 비록 지금 이 세상에는 없지만 그가 그린 별이 빛나는 밤 이나 론강 위의 별이 빛나는 밤 속 역동적인 노란 별들처럼 독자들 마음 속에서 영원히 빛나고 있을 것입니다. 

 

2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0 댓글 8
종이책 반고흐 : 오베르쉬르우아즈 들판에서 만나 지상의 유배자 평점10점 | s******4 | 2023.09.17 리뷰제목
『반 고흐 : 오베르쉬르우아즈 들판에서 만나 지상의 유배자』 저자 유경희, 아르테, 2022년       이 책은 서양미술사의 거장이자 가장 사랑받는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반 고흐의 유년기부터 파리, 아를, 오베르쉬르우아즈 등 그가 거쳐간 곳을 따라가며 그의 작품과 편지를 통해 그의 정신세계와 예술적 비전을 분석한다. 반 고
리뷰제목

반 고흐 : 오베르쉬르우아즈 들판에서 만나 지상의 유배자

저자 유경희, 아르테, 2022

 

 

 

이 책은 서양미술사의 거장이자 가장 사랑받는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반 고흐의 유년기부터 파리, 아를, 오베르쉬르우아즈 등 그가 거쳐간 곳을 따라가며 그의 작품과 편지를 통해 그의 정신세계와 예술적 비전을 분석한다. 반 고흐의 광기와 자살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오해를 바로잡으며, 그가 남긴 예술적 유산과 영향력에 대해 강조한다.

 

 

 

 

책 속으로

 

# 빈센트에 대한 세간의 가장 큰 오해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광기에 치달아 죽어 버렸다는 것, 그러니 너무나 불행한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그가 불행한 인간이었을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불행한 화가는 아니었다고. 죽어서라도 인정을 받았으니 불행한 화가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 여타 예술과는 달리 조형예술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볼 때, 그림을 그리는 일이 절대로 불행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는 뜻이다. 즉 시각과 촉각과 같은 감각을 사용함으로써 파생되는 쾌감은 인간에게 잃어버린 원초적인 생명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뇌 과학적인 연구에서 그림은 인간의 감각을 시각화하는 쾌락과 관련된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그러니 그림을 그리는 빈센트는 단연코 행복했던 인이다. 우울하기만 했다면 그는 그렇게 많은 작품을 그려 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마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생명력을 오롯이 활기 잇게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홀린 사람처럼 작업 하던 그의 집중과 몰입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상처받은 그를 받아준 것은 자연과 그림뿐이라고 믿었다. 그는 화가는 행복하다. 왜냐하면 내가 본 것은 조금이라도 표현하고자 할 대 자연과 나는 조화되고 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그는 자연을 무한의 계시로 여겼고, 자연은 그를 신비로운 여정으로 이끌었다. 그래서 자신 안에 자연을 흡수하려 했고, 또 자신의 생명과 피를 아낌없이 자연에 던지는 기분으로 그림을 그렸다.

 

#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대해 냉혹할 정도로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스물여섯 살 대 그는 나는 정열의 인간이고, 다소 무분별하고 지나친 행동에 빠지기 쉽고, 그래서 종종 후회하기도 해. 더욱 참고 기다리는 편이 좋았을 때도 바로 말을 뱉거나 행동하는 경우도 자주 있어.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경솔한 행동을 하지라고 했다.

# 흔히 천재성을 일정한 훈련 없이도 생산적인 결과를 산출해 내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면 빈센트에게 이 말은 일부만 옳다. 사실 처내라고 일컬어진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천재성이 단지 성실과 노고에서 비롯된다고 고백했다. 폴 발레리는 천재! 오 긴 인내여라고 했고, 샤를 보들레르 역시 연감은 일상적인 훈련에 대한 보상일 뿐이라고 했다. 이렇듯 천재들은 영감보다 끊임 없는 훈련을 강조하고는 한다. 창조성고 영감은 비합리적인 신비하나 어떤 힘이 아니라는 말이다. 빈센트 역시 테오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재능은 오랜 인내의 선물이고, 독창성은 강한 의지와 예리한 관찰을 통한 노력에 의해 얻어진다라는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말을 인용한 적이 있다. 그야말로 빈센트의 천재성은 다니 인내의 소질일 뿐이다. 그 스스로도 자신은 아주 성실하고자 하는 인간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 그간 모욕과 조롱을 받아 온 그에게는 성서가 아닌 스케치북을 들고 나가 방해받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림 그리기는 사람을 두려워하면서도 우정에 굶주려 있는 그에게 조용히 타인을 관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뿐만 아니라 마음과 손을 바쁘게 움직여 몰두할 수 있는 일이며, 자기 문제에 집착하지 않고 세상과 다시 연결해주는 매개체였다. 결국 빈센트는 화가를 전도사와 동일시하게 되었다. 조욕적 믿음이 미술에 대한 믿음과 뒤섞이기 시작햇던 것이다. 그는 위대한 화가들의 걸작에서 신을 발견했고, 그림 그리기를 숭고한 선교 행위라고 믿게 되었다. 둘 다 모두 화해와 구원의 이미지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였다. 목사를 등에 업은 화가 빈세트 반 고흐!

 

# 나 역시 오랫동안 남프랑스를 꿈꾸었다. 그곳이 무슨 유토피아라도 되는 양 동경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빈센트라는 유명 화각 아를을 이상향으로 낙점한 것처럼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남프랑스의 여러 도시로 향하는 낭만적인 여행을 상상하고는 한다. 이렇듯 욕망은 스스로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무엇인가에 의해 매개되기 마련이다.

 

 

이 책은 반 고흐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와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저자는 반 고흐의 작품과 편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비교하며, 그의 예술적 성장과 변화를 잘 보여준다. 또한 반 고흐이 인간적인 면모와 감정적인 고뇌를 섬세하게 드러내며 독자들의 공감과 이해를 이끈다. 이 책은 반 고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뜨리고, 그가 추구했던 예술의 본질과 가치를 재조명한다.

 

이 전에 클래식 글라우드 시리즈 중 마키아벨리 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짚어들었다.

반 고흐하면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아몬드 꽃등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맥클린 노래 빈센트(별이 빛나는 밤) 떠오른다. 아름다고 환상적인 이미지로 반 고흐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삶이 너무 고되보여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한 인간에 대한 경외감도 느끼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삶과 예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하며, 어려움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빛과 색채를 찾아낸 인간이었다. 그의 작품은 그의 정열과 감성, 꿈과 희망을 담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반 고흐의 예술과 인생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안내서이다. ! 다른 분들도 읽어보시라 권해본다.

1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8 댓글 4
종이책 반 고흐 x 유경희 (클래식 클라우드) 평점10점 | g*****3 | 2022.11.26 리뷰제목
도 서: 반 고흐 (클래식 클라우드 30) / 저 자: 유경희 / 출판사: 아르테   자신이 부분적이든 전면적이든 동일시한 이들에게 집착했으며, 그로 인해 괴로워하고 혼란스러워했다. 그에게는 자신을 투사할 대상이 필요했다. 평생을 그랬다. -본문 중-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 반 고흐 그러나 살아생전 친부모에게 조차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해바라기, 별이 빛나
리뷰제목


 

도 서: 반 고흐 (클래식 클라우드 30) / 저 자: 유경희 / 출판사: 아르테

 

자신이 부분적이든 전면적이든 동일시한 이들에게 집착했으며, 그로 인해 괴로워하고 혼란스러워했다. 그에게는 자신을 투사할 대상이 필요했다. 평생을 그랬다.

-본문 중-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 반 고흐 그러나 살아생전 친부모에게 조차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등 감성을 건드리는 작품들을 주로 보다보니 오늘 만난 클래식 클라우드 <반 고흐>에서 만난 다른 작품들은 마음에 어둠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고흐 역시 그랬다는 것이 아닐까? 워낙 알려진 화가이다 보니 기대를 하지 않고 여러 작품을 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는 데 그 안에서 내가 만난 고흐는 새로운 화가였고, 불행해도 그럼에도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준 인물이었다. 그렇다보니 난 <반 고흐> 책을 읽은 후 총 세가지 분류로 고흐를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1) 고흐의 질환은 어디서 왔는가? 다음으로는2) 고흐가 원하는 예술 공동체의 소망, 마지막으로 3)고흐의 죽음이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데 고흐 작품을 소개하기 보단 난 삶을 위주로 적고 싶었다.

 

고흐 하면 자신의 귀를 자르는 사건,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그곳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는 것을 단편으로만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에게 이런 걷잡을 수 없는 행동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이를 소개 하기 앞서 먼저 고흐의 부모님을 알아야 한다. 아버지는 목사 어머니는 왕실 제본사의 딸로 소묘와 수채화를 그렸고, 청소나 뜨개질, 피아노 등 쉴새 없이 몸을 움직였다. 부지런하지만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정이었다는 것이다. 고흐는 친모의 유전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여기에 가족력인 질병 역시 고흐에게 이어졌다는 점이다. 동생하면 테오가 먼저 떠오르지만 남동생 코르는 전쟁에서 총으로 자살,여동생 빌레미나는 40년 동안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는 데 역시 자살, 테오도 그러했고 고흐도 그랬다. 질환에 대해 친모의 가문까지 올라가게 되는 데 독립 전쟁(1567~1648)으로 대혼란을 겪은 시기에 고흐의 외가 가문인 카르벤튀스는 정신병에 취약할 정도로 위태로웠고 이 시기에 외조부는 간질과 정신병으로 사망, 외숙부는 자살, 친모의 아홉 형제 중 간질병으로 또 자살로 생을 마감했었다. 여기서 조상들이 경험한 흔적인 '집단 무의식' 단어가 등장하는 데 이를 본 순간 그 상황에서 온전하게 살아간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음을 ... 경악하면서 느꼈다.

 

고흐의 친모는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았지만 첫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었으니 그 마음이 오죽할까. 그러나, 그 뒤 태어난 고흐에게 사랑을 주었다면 빈센트 역시 다른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어릴 적 부터 검은 상복을 입은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랐고, 친모의 불안을 고스란히 받게 되었다는 점만 봐도 불안한 모습을 고흐가 떠오른다. 장남이지만 부모에게 인정을 받지 못했고, 전도사로 화상으로 직업을 바꾸기도 했지만 한 곳에 정착하기 어려웠다. 어릴 적 부터 학교 수업을 빼먹기 일수였던 고흐에게 부모가 강제로 기숙사에 놓았던 일이 평생 상처와 상실감을 갖게 한 사건이었다. 심지어 고흐가 죽었을 때 조차도 친모는 오지 않았다. 타인과 어울리는 것 쉽지 않았고 쉽게 변하는 성정으로 주위 사람들고 부딧치곤 했었다. 고갱과의 불화 역시 서로 다른 성정이 결국 파국을 부른 일이었다. 하지만, 동생 테오에겐 의지하면서 동시에 그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 직접 병원으로 들어가기도 했었다.

 

 


 

 

그러나 고흐는 이런 모든 고통을 그림으로 이겨내려고 했다. 노동자의 삶을 그린 밀레를 좋아하던 고흐는 평신도로 보리나주에 갔을 때 그곳에서 가난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고 자신에게 주어진 집과 빵 등을 거부했다. 오로지 이들과 같은 곳에 서고 공감하고 싶었다. 종교 영향이 강했기에 가능했던 것인데 가난의 실체를 알리려고 그린 그림을 본 한 목사가 그림을 그리라는 조언에 그때부터 그림이 시작되었다. 어릴 적 부터 틈틈히 소묘나 그림을 그렸기에 이제서야 자신의 길을 깨닫게 되면서 27살에 시작해서 37살까지 많은 작품을 남기게 되었다. 10년 이지만 그 중 마지막 3년에 남긴 작품수는 300여 점이었다. 1852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고흐는 1885년 네덜란드를 영원히 떠나 프랑스, 영구,벨기에 의 여러 도시에서 살았다. 저자는 빈센트 고흐가 거주했던 모든 도시를 가지 못하고 생애 마지막 3년에 머물렀던 세 곳을 둘러봤다. 고향을 떠나 파리에 도착했지만 모델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화가로 살기로 했지만 주위에 비참하게 사는 여인을 보면 어떤 의무감에 상대방의 고통을 떠안으려고 했었다. 창녀 시엔과의 짧은 생활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반대로 고흐에게 위로를 해준 인물도 있었는 데 화방을 운영하는 탕기 영감이었다. 더 나아가 아를 시절에 우체부 조제프 룰랭과 지누 부인 역시 고흐에게 중요한 사람들이다. 귀를 자른 사건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그를 그들이 보살폈다는 점이다. 어디에도 쉽게 섞이지 못한 고흐는 그래도 예술 공동체 라는 희망이 있었다. 당시, 이런 공통제가 유행을 하듯 해서 여러 화가들은 시골이나 어느 지역을 삼아 그곳으로 가 그림을 그리곤 했었다. 빈센트 역시 이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 여러 화가들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유일하게 답장이 온 건 고갱 뿐이었다. 그것도 흔쾌한 답변이 아닌 것으로 말이다. 마지막으로 정착한 아를에서 고갱과 같이 이상적인 꿈을 상상한 빈센트 반 고흐 그러나 그곳이 실상은 파국이 될 것란 것을 알 지 못했다. 고갱은 경제적 즉, 테오의 화랑으로 통해 더 큰 사업을 할 생각으로 고흐의 편지에 수락을 했었다. 반 고흐와 달리 거칠고 자기 주장이 강한 고갱, 반대 였던 고흐...두 성정만 봐도 오래가지 못하는 걸 알 수 있다. 문득, '가족'이 낯설었던 그에게 공동체는 가족를 투영한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자연과 상상.

빈세트와 고갱은 이 두 모티브에서 언제나 상반되는 의견을 보였다. 빈센트는 아무것도 상상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자연을 보고 느낀대로 그렸다. 반면 고갱은 먼저 사물을 보고 그것을 작업실에 와서 상상하면서 그리는 상징적인 수법을 중요시했다.

-본문 중-

 

 


 


 

 

고흐의 마지막 3년은 가장 할 수 있는 많은 작품을 남기기 위해 열정을 쏟은 거 같다. 직접 찾아 들어간 정신병원에서도 그림을 멈추지 않았다. 때론, 심각해 미술 도구를 압수하기도 했었지만 도저히 죽음을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작품들은 정말 생을 마감하려고 했던 인물인가 싶었다. 생레미를 떠나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오게 되었는 데 그건 정신과 의사인 가세를 소개 해 주었기 때문이다. 의사이면서 아마추어 화가 겸 수집가였기에 고흐에겐 더할 나위 없이 긍정적 상황이었다. 초반 서로의 모습은 실망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각자의 진가를 알게 되었지만 이 인연 또한 오래가지 못했다. 아무래도, 가세의 딸과 고흐가 어떤 관계(연인 또는 집착...정확하지 않다)가 있었기에 사이가 멀어졌다는 점이다. 매번 여성에게 퇴짜를 맞는 고흐에게 있어 마지막 사랑(?) 일 수도 있었는 데 결국 결별이 되었고 이로 인해 다른 일도 겹치면서 가셰와 멀어지게 되었다. 즉, 너무나 익숙한 거절과 배반이 다시 감정을 휘몰아쳤다.

 

그러던 어느 날, 1890년 7월 27일 일요일, 빈세트는 그림을 그리러 나가던 그는 빈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숙소로 돌어왔다. 이를 이상하게 본 주인으로 인해 총을 맞은 것을 확인했고, 의사 가셰를 불렀지만 누구도 총알을 제거 할 수 없었다. 가셰는 정신과 의사였기 때문이다. 테오에게 급하게 연락을 취해 사고 이튿날에 도착한 동생은 형의 모습을 보고 살아있지만 정말 살 수 있는 것인지..복잡한 심정이었을 테다. 그리고 그렇게 빈센트 반 고흐는 동생 품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죽고 싶구나"라고 말하면서. 그런데, 당시 사건기록을 보면 자해한 총은 발견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마을에서 유일하게 사라진 총을 소지한 인물이 부유층의 한 소년임을 알려준다. 훗날, 고흐가 그 총을 훔쳤다고 하는 데 그건 알 수 없는 일....고흐는 어디서? 왜?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절대 말하지 않았기에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살을 할 사람이 몇 일 전 미술 도구를 다량으로 구입했다는 점에서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는 데 저자가 말한...힘겨운 날이 많았던 고흐에게 이 사건(총을 맞은 사건)은 그 순간조차 운명처럼 받아들인게 아니었나 라고 했다. 여기서 또 하나 당시 총을 맞고 있는 고흐를 외과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던 가셰는 비난을 받았다는 데 왜 데려가지 않았고, 심지어 동생 테오 역시...왜 그랬을까?

 

이렇게 세상을 떠난 반 고흐...살아생전 명성을 얻지 못했다지만 오리에 라는 젊은 비평가로 인해 명성이 알려지는 기쁜 순간도 있었고, 비록 한 점이나 작품도 팔렸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끝은 미스터리지만...그가 남기고 간 작품들은 여전히 사랑받고, 감명을 준다는 점을 보면 열정적인면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자연에 대해 그러했듯이 예술에 대해서도 연신 감탄한 빈센트는 자주 흔들렸고, 자극받았고, 위로받았다. 그는 예술가야말로 어떤 순간에도 진정으로 감동할 줄 아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본문 중-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2
종이책 열정과 헌신의 마음을 그림에 담은 화가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l*****6 | 2022.12.02 리뷰제목
죽기 전 딱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고 정신질환을 앓았으나 미술에 대한 열정만은 멈추지 않았고 죽은 뒤 서양미술사상 가장 찬란한 명성을 누린 빈센트 반 고흐. 누구보다 클래식 클라우드를 통해 반 고흐의 인생 여정을 함께 하기를 기다렸기에 이번 『반 고흐』의 출간은 너무나 기쁜 소식이었다.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 작은 마을 쥔데르트에서 장남으로 태어났으나 그
리뷰제목


죽기 전 딱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고 정신질환을 앓았으나 미술에 대한 열정만은 멈추지 않았고 죽은 뒤 서양미술사상 가장 찬란한 명성을 누린 빈센트 반 고흐. 누구보다 클래식 클라우드를 통해 반 고흐의 인생 여정을 함께 하기를 기다렸기에 이번 반 고흐의 출간은 너무나 기쁜 소식이었다.

 

1853330일 네덜란드 작은 마을 쥔데르트에서 장남으로 태어났으나 그가 태어나기 정확히 1년 전에 죽은 형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하지만 이름만 같을 뿐 형의 대체아였기에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늘 애정 결핍에 시달렸다. 화상 생활을 하다 목회자가 되려고 했으나 그는 결국 예술가의 길로 들어선다. 파리에서 인상주의 영향을 받고 남프랑스 아를에서 화가 공동체를 꾸리고자 했다. 하지만 고갱과 갈등 끝에 자신의 귀를 자르며 정신 착란 증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스스로 요양원에 들어간다. 1년간의 요양원 생활 후 1890년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의문의 총상으로 숨을 거둔다.

 

빈센트가 어머니에게 거부당한 경험, 즉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의 인생에 결정적인 트라우마로 작용한다. 어머니 대신 테오가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해 주었지만, 그렇다고 빈센트의 내면에 자리한 모성결핍이 근원적으로 해소될 수는 없었다. (p.278)

 

반 고흐의 예술적 기질과 빠른 속도로 그림을 완성하는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 컸음에도 그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고흐가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까지 아들을 외면하고 사후에도 아들을 인정하지 않았던 어머니에게 반 고흐는 어떤 존재였을까? 결국 아들에게 애정을 베풀지 않았던 어머니로 인해 그가 품었던 여성상과 소외된 자들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은 창녀들과 무모하리만큼 깊은 관계를 맺기도 했다.

 

빈센트에게 '예술가'라는 의미는? 그것은 바로 '나는 탐구한다. 나는 분투한다. 나는 열중한다'는 뜻이다. 빈센트는 자신이 목표하는 바가 생기면 몰입의 강도가 막강한 존재였다. 호기심과 사명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가 들러붙으면 무슨 일이든 지나치게 열심히 했다. (p.43)

 

누구보다 열정적이던 반 고흐가 만약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단순히 정신적인 문제만 안고 살아간 인물로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지 않았을까? 이렇게 그가 열정을 담아 예술 작품을 남겼기에 사후에라도 거장으로 칭송받을 수 있고 오히려 후세가 더 감사해야 할 인물인 것 같다.

 

반 고흐의 정신적인 문제, 그림에 대한 열정, 미술관, 소외된 자들에 대한 애정, 가족관계 등을 클래식 클라우드를 통해 좀 더 깊이 있게 다각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역시 클래식 클라우드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예술가의 삶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는 자극적인 이야기보다는 좀 더 객관적으로 전달해 준다. 사람들이 왜 반 고흐의 삶과 작품에 열광하는지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빈센트가 사로잡힌 것은 초상화였다. 그는 '인간이야말로 모든 것의 뿌리다. 인간의 얼굴이야말로 내 안에 있는 최고의 것, 가장 진지한 것의 표출이다"라고 말했다. 평생을 모델을 찾는 데 열중했던 그에게 초상화란 유일하게 사람을 소유하는 경험을 해 주는 장르였다. (p.164)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댓글 0
종이책 반 고흐의 자취를 찾아서 떠나는 예술 여행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4 | 2022.12.02 리뷰제목
"반 고흐의 자취를 찾아서 떠나는 예술 여행"   유경희의 < 반 고흐>를 읽고      -오베르쉬르우아즈 들판에서 만난 지상의 유배자인 반 고흐의 흔적을 따라가다-   2022년 한해는 반 고흐와 함께 했던 해였다. 반 고흐의 작품들이 수록된 캘린더와 함께 2022년 한해흫 계획하고 일정을 관리해왔다. 미술에 대해 문외한인 나에게도 반 고흐는 너무나 친숙한 화가였고, 그의
리뷰제목

 

"반 고흐 자취 찾아서 떠나는 예술 여행"

 

유경희의 < 반 고흐>를 읽고 

 


 

-오베르쉬르우아즈 들판에서 만난 지상의 유배자인 반 고흐의 흔적을 따라가다-

 

2022년 한해는 반 고흐와 함께 했던 해였다. 반 고흐의 작품들이 수록된 캘린더와 함께 2022년 한해흫 계획하고 일정을 관리해왔다. 미술에 대해 문외한인 나에게도 반 고흐는 너무나 친숙한 화가였고, 그의 작품은 너무나 유명해서 몇몇 작품은 그림만 보고도 그 작품의 이름을 알아맞힐 정도이다. 그런데 반 고흐가 살아생전에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고, 평생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고 불협 화음을 만들어 외톨이로 떠돌면서 지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지금은 서양사를 수놓은 화가들 중에서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화가 중의 한 명이지만, 살아생전엔 미치광이, 광인, 정신병자 취급을 받아왔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는가.

 

이 책  『반 고흐』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서른 번째 책이다. 지금까지 문학, 사상, 예술의 위대한 거장을 찾아가는 국내 대표적 인문 기행 프로젝트인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서 30번째 거장으로 '반 고흐'의 생애와 그의 작품 세계를 다루고 있다. 지금까지 반 고흐의 인생과 작품을 다룬 책들은 많았지만,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인  『반 고흐』가 여타의 책들과 구별되는 이유는 반 고흐의 고향에서부터 그가 마지막 생을 보낸 오베르쉬르우아즈까지 직접 저자가 그 고흐의 자쥐를 따라 이동하면서 고흐의 생애, 작품, 예술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였기 때문이다. 저자가 직접 그 고흐의 자취를 쫓아 들려주는 그의 생애는  마치 과거 속으로 들어가 반 고흐를 만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보통 미술 작품 속에서는 화가 자신의 인생도 반영되어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고흐의 생애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는 고흐의 작품 세계를 논할 수 없다. 어떤 배경에서 이런 작품을 그렸는지, 그때 고흐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이 작품을 통해 고흐는 무엇을 전달하고 표현하고 싶어했는지 등 고흐의 작품은 고흐 자신의 인생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

 

반 고흐의 인생은 주로 네덜란드, 벨기에에서 보낸 전기, 예술의 중심인 프랑스의 파리, 아를, 생레미드프로방스,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보낸 후기, 이렇게 2개의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처음부터 고흐는 화가가 되는 것을 꿈꾸지 않았다. 큰 아버지가 운영하는 구필화랑 덴하흐 지점의 화상으로 시작하였다. 이 때 유명 화가들과 작품들을 풍부하게 접하게 되었다. 그러나 고흐는 목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고 싶고 그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종교적 포부를 안고 목사가 되기를 원하였다. 아마 그의 뜻대로 목사가 되었다면 우리는 위대한 화가 반 고흐의 탄생을 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탄생조차 축복받지 못했고, 평생 가족들의 멸시와 무관심 속에서 살아왔다. 

 

그의 외롭고 고독한 인생을 보면서 '왜 그렇게 힘들고 고립된 삶을 살아야만 했을까' 생각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화가로서 첫 발을 내디딘 후 10년의 작품 활동 동안, 2/3 이상은 정신병에 시달리면서 정신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가 너무 천재였기에 평생 그렇게 광기와 정신적인 질병에 시달린 것일까. 가족, 친구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과는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해서 고립되고 외로움에 시달리는 힘든 삶을 살았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과 진심은 그 모든 불행과 고독을 잊어버릴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림만이 어쩌면 고흐가 그의 삶을 살아가는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빈센트를 안정되고 살 만한 삶으로 이끌었던 것은 그림 그리기였다. 그림은 불안을 차단하는 장막이 되어 주었다,

-p. 26

 

누구보다 건강하고 성실했으며,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던 반 고흐, 그런데 왜 그는 어느 누구에게도 사랑받지도 인정받지도 못했을까. 왜 끝내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일까. 고흐 생전에는 단 하나의 작품만 팔릴 정도로 그의 작품들은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고 팔린 적도 없지만, 그가 죽고 난 후, 10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되었다. 아마 고흐가 '죽고 난 후 유명해진 화가 순위'에 있어서 1등을 차지할 것 같다. 

 

그래도 반 고흐는 간질적 발작과 같은 정신적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가운데서도 그의 작품 활동 10년동안 2000여 점의 작품들을 남긴 것은 가히 놀랄 만한 성과이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그 작품들 중에서 발작과 불안과 같은 정신 질환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남긴 <별이 빛나는 밤>, <꽃핀 아몬드 나무>, <올리브 나무>, <사이프러스 나무> 등은 지금도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개인적으로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과 '꽃핀 아몬드 나무'를 좋아한다.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  이 책 212-213>

 

이 작품을 그릴 당시 고흐는 뇌전증을 앓았다고 한다. 그리고 뇌전증 환자들은 발작 바로 전에는 아우라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때 환자들에게 그 모양을 그려 보라고 하면 미로 같은 둥근 원으로 화면을 채운다고 한다. 이 작품 속에서 보이는 소용돌이 모양의 별의 모습이 그 뇌전증 증상의 증거이다. 처음 이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았을 땐 그저 몽환적이고 아우라 같은 신비로운 빛을 뿜어내는 밤하늘의 별을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 속에 고흐의 아픔과 고통이 숨겨져 있고, 이 작품이 고통 속에서 완성한 작품이라는 사실에 충격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래도 고흐의 고통스럽고 외로운 삶 속에서도 끝까지 그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끝까지 고흐의 든든한 지지자이자 그의 응원군인 고흐의 동생 테오가 없었다면 고흐는 10년의 기간 동안 작품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수많은 위대한 걸작들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연을 사랑한 화가! 빈 센트 반 고흐! 그가 생전에 한 말처럼 그의 작품의 가치는 너무나 크고 높다. 이제는 '빈 센트 반 고흐' 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고흐는 서양 미술사의 큰 획을 긋는 대표적인 화가이다. 그가 지상에서 보여준 탈주의 파노라마는 이제 영원으로 이어지는 위대한 예술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살아생전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도와주려는 그의 바램처럼 그가 남긴 작품들이 고통을 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희망을 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내 작품이 팔리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 그렇지만 언젠가는 사람들도 내 인생보다 더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반 고흐 '자화상'  책에서 발췌>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한줄평 (14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0점 9.0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