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한국문학이 사랑하는 작가 박경리그가 『토지』를 만들어낸 창작의 비밀을 파헤치다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창작방법론의 관점에서 논의하고 분석한 책. 박경리의 소설 『토지』는 26년의 집필기간, 600명에 가까운 등장인물, 50년에 달하는 시간적 배경이 담겨 있는, 말 그대로 대하소설이다. 한국사회의 비극적 역사와 일제강점기 민중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토지』는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TV드라마, 만화 등으로 만들어지며 많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공간, 인물, 역사 등 다양한 측면에서 『토지』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토지』를 집필한 박경리 소설가의 서사창작법에 주목하여 『토지』를 분석해 나간다. 먼저, 박경리 소설가가 지닌 생명관, 소설관 등을 서술하여 사상적 측면에서 작품을 바라보고, 인칭 변화, 인물 관계, 서사의 패턴 등을 분석하며 작가가 선택한 방법으로 인해 소설이 얻게 되는 효과 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다. 『새롭게 읽는 『토지』』는 대하소설이 가진 전반적인 특징이 아니라 『토지』만의 개성을 찾아나가며 박경리 소설가가 『토지』를 만들어낸 창작의 비밀을 파헤친다. 더보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머리말서론 『토지』를 읽기 전에1. 서사를 위한 선택2. 『토지』를 바라보는 시선들3. 새로운 관점들1장 박경리의 생명관과 창작관-‘생명’을 바라보는 시선1. 대립되는 존재들의 비정한 균형2. 억압과 절멸, 공존을 위한 평등2장 인물 형상화 방법1. 선택적 자유간접화법 ―인칭 변화와 인물의 생동감2. 선택적 초점화 ―렌즈의 선택과 균형 있는 인물의 등장3. 인물의 다각 관계 ―성격과 인물의 관계3장 서사를 만드는 방법-공간 중심 서사와 위계 없는 서사 진행1. 말 돌리기 ―서사 진행 양상2. 사건의 역순행성 ―사건 삽입 방식3. 소설의 개성을 만드는 세부사항4장 서사의 패턴과 리듬-서사의 아름다움 찾기1. 치맛자락 패턴 ―균형과 패턴2. 다성부 음악적 특성과 교향악적 리듬색결론 『토지』를 읽는 방법참고문헌찾아보기 더보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인물들 앞에 놓인 비정한 운명과 흔들리는 생1장에서는 박경리 작가가 가진 생명관에 대해 분석하고 해석한다. 박경리는 생명의 특성을 능동성이라 규정하고 생명이 수평 관계에서 모두 평등하게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선악 모두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을 지속한다. 『토지』의 세계에서 ‘착한 사람에게 복이 온다’는 속담은 통용되지 않는다. 인물의 성품과 관계없이 닥쳐오는 시련은 그들을 현실의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다. 운명 속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은 자기 몫의 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거나 죽음으로 으스러질 뿐이다. 선인이 기구한 인생을 살다 잔혹하게 살해되기도, 악인이 천수를 누리다 조용히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주어진 신분이 흔들리고 뒤엎어지는 시대에 『토지』의 인물들 앞에 놓인 현실은 비정한 운명이다. 저자는 이러한 박경리의 생명관을 『토지』의 기저에 깔려 있는 토대로 설명하며 작품에 대한 분석을 시작한다.2장에서는 『토지』 속에서 어떻게 인물을 균형 있게 서술하고 형성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한다. 인물의 성격이 형성되는 요인으로는 내적 유인과 외적 유인이 존재한다. 이는 쉽게 말하자면 선천적인 성격인지 후천적인 성격인지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각 요인에 대한 근거를 작품 속에서 찾아내고 인물들의 성격 형성 요인을 분석한다. 그리고 해당 성격이 주요 사건 특히 애정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드는지 확인한다. 또한, 서술자가 인물을 초점화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며 『토지』가 하나의 중심인물로 사건을 전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힌다. 『토지』의 서술자는 다양한 인물을 들여다보며 중심인물과 부수적 인물에 대해 구분을 흩뜨린다. 이는 곧 위계 없는 서사 진행으로 이어지고 『토지』 서사가 인물을 구성하고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논의로 이어진다.▶ 위계 없는 서사와 미학을 형성하는 패턴3장에서는 『토지』 서사를 만들어내는 특징적인 구조와 표현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가 꼽은 『토지』 서사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 중심의 위계 없는 서사 질서라고 볼 수 있다. 『토지』는 한 명의 중심인물이 홀로 이끄는 소설이 아니다. 저자는 박경리가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는 서사 전환을 위해 ‘말 돌리기’ 기법을 선택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인물들의 현재와 과거 등을 함께 표현할 수 있게 되었음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또한, 전사의 중간 삽입, 회상, 대화 등을 언급하며 사건의 역순행성을 입증하고 그 효과에 대해 설명한다. 서사의 진행과 더불어 시대 배경, 민속신앙, 복장 서술 등의 세부사항을 더하며 『토지』는 자신만의 개성을 쌓아올린다.4장에서는 토지의 아름다움을 형성하는 패턴과 리듬에 대해 분석한다.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비평가인 E. M. 포스터에 따르면 소설이 리듬의 형태로 미(美)를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은 플롯에 있다. 포스터의 주장을 매개로 저자는 『토지』 서사의 전개에서 치맛자락 패턴과 교향악적 리듬을 발견한다. 치맛자락 패턴은 균형 있는 사건 전개와 공간, 인물의 평등한 등장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토지』 서사는 중심 서사와 주변 서사의 경계 없이 평등하게 서술된다. 그러나 치마의 폭에 해당하는 각각의 사건들은 병렬적으로 덧대어져 개별적으로 이어질 뿐 유기적인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다만 이 패턴은 동시에 움직이는 특성을 지닌다. 근대의 굵직한 사건들은 이 치마 끝자락을 쥐고 민중들의 삶을 흔들고, 개별 서사를 가진 인물들은 동시에 흔들리게 된다. 각각의 개별 서사가 더해지면서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선율과 각 서사 전개의 속도감은 변형된 교향곡 같은 리듬을 만들어낸다. 『토지』의 경우 일반적인 교향악의 구성이 아닌 변형된 악장 형식으로 구성되어 소설적 미학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