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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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생활

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리뷰 총점 9.6 (5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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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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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이토록 멋진 만남이라니...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o | 2022.11.22 리뷰제목
책을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읽는 생활이라는 것은 얼마나 멋진 로망인가?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자체가 생활이 되지는 못하는 나는 설렘으로 책을 선택했다. 동글동글한 그림들도 친근하게 다가왔다. 읽는 것이 생활이 된 그녀의 생활 속으로 무임승차라도 한 듯 기쁜 마음을 멈출 수 없다. 누가 내리라고 하지는 않겠지?   저자 임진아는 읽고 그리는 삽화가이다
리뷰제목

책을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읽는 생활이라는 것은 얼마나 멋진 로망인가?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자체가 생활이 되지는 못하는 나는 설렘으로 책을 선택했다. 동글동글한 그림들도 친근하게 다가왔다. 읽는 것이 생활이 된 그녀의 생활 속으로 무임승차라도 한 듯 기쁜 마음을 멈출 수 없다. 누가 내리라고 하지는 않겠지?

 

저자 임진아는 읽고 그리는 삽화가이다. 생활하며 쓰는 에세이스트, 만화와 닮은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다. 종이 위에 표현하는 일과 책을 만드는 일을 좋아한다. 저서로는 <빵 고르듯 살고 싶다>, <아직, 도쿄>, <오늘의 단어>등이 있다. 어린이라는 세계와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에 삽화와 표지를 그렸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시작의 큰 제목은 접어둔 페이지다. 책을 읽다가 접어둔다는 것은 중요하거나 다시 보고 싶거나, 생각해 봐야 할 때 접어둔다. 저자는 어떤 책을 접어 두는 것일까? 사소한 들숨과 날숨에도 집중하게 되는 마음이다. 그녀가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 짝사랑 책 읽기를 그녀에게 공감이라도 받는 것처럼 마음이 한없이 너그러워진다. 둥그런 책벌레라는 제목은 왠지 그녀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책으로 스트레칭은 나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된다. 한발 더 나아가 어제의 마음과 내일의 생각으로까지 펼쳐지는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미소를 장착한다. 그녀와 나 오늘 만난다.

 

쉬워 보이는 것에서 느껴지는 특별한 온기는 가만히 있는 개인을 움직이게 한다. 내 글의 모양은 평범한 구군가의 마음처럼 아주 흔했으면 좋겠다. 잠깐씩 피어났다 사라지는 그 쉬운 마음을 분명히 다 잡아 표현해낸다면, 어쩌면 선생님의 리코더 소리처럼 찰나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글이 되지 않을까. (p23)

어린 시절 갈 곳 없어서 시간 때우기 식의 방과 후 수업 시간에 몰래 빠져나와서 듣던 리코더 소리를 아름답게 기억하는 저자는 말한다. 흔하디흔한 리코더로 아름다운 연주를 하고 공간을 아름답게 물들이던 오빠의 담임선생님. 지루한 방과 후 수업 시간에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빈 교실을 어슬렁거리던 저자의 귀와 마음을 온통 채웠던 연주. 그때 저자는 깨달았다고 한다. 리코더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어떤 악기는 악기 자체가 주는 무게감과 아름다움이 있다. 가령 큰 몸집과 짙은 검은색으로 건반을 누르기 전에 먼저 말하는 피아노라던가. 어릴 적 실물로 한번 보기도 힘들었던 플롯이나, 드라마 속 부잣집 딸아이가 꼭 배우던 바이올린. 그런 악기들은 그냥 그 자체로 연주가 되고, 이미 아름다움이 된다. 하지만 흔하디흔한 리코더가 그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연주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쉬워 보이고 흔해 보이는 것에서 느껴지는 특별한 온기는 가만히 있는 개인을 움직이게 한다고. 그 움직임을 몸으로 경험한 저자는 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 그렇게 읽히기를 소망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멋진 생각, 문장은 쉽지 않다. 다만 잠깐씩 피어났다 사라지는 그 쉬운 마음들을 멋진 문장으로 잡아내는 것이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고. 찰나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글을 생각할 때 어린 시절의 곤충 채집이 생각난다. 목표를 정하고 타이밍을 적당히 맞춰서 채 안에 잠자기를 가두는 일. 그 일처럼 문장도 그렇게 길어내야 하는 것일까? 그럼 어린 시절처럼 온 마음을 목표에 두고 집중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언제 멋진 녀석이 걸릴지 알 수 없으므로. 저자도 그런 마음으로 찰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오늘도 집중하고 있겠지. 그녀가 눈앞에 보이는 것 같다.

 

만화책은 “읽다”라는 동사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끼다”가 붙어야 한다.(p98)

그녀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찰나를 떠다니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듯 풀어간다. 서점에 대한 이야기, 서점에서 자신의 책을 보는 느낌 등이 솔직하게 이어진다. 문득문득 바쁜 그녀의 생활들이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문장. 이 문장을 읽고는 그녀가 더 좋아지고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같은 느낌이 된다. 그래. 만화책은 그렇다. 읽다는 동사로는 부족하다. 아끼다가 붙어야만 한다. 고등학생 때 처음 만화의 매력에 빠졌다. 고전 같은 순정만화를 모두 섭렵하며 그림체와 내용을 분류하기도 하고 작가별로 나름의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김혜린 작가의 불의 검을 보고는 가슴이 오래 아팠다. 마치 내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양. 연재가 되던 만화 잡지가 나오는 날을 손을 꼽아 기다렸고, 동생이랑 용돈을 합쳐 격 주간지를 사 모았다. 만화 잡지를 통해 작가들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그러면 만화방으로 가서 그 작가의 작품을 모두 빌려 보았다. 용돈이라고 할 수도 없을 용돈으로 만화책을 빌려 무겁게 메고 오면서도 행복했다. 그때 그 많은 시간과 용돈, 정성을 쏟아도 아깝지 않던 만화다. 내가 자라서 다른 관심 꺼리가 생긴 것처럼 그 만화 잡지들도 어느새 사라졌다. 그렇지만 만화는 이후로도 피난처이자 힘이 되어 주었다. 힘겹고 지루한 일상 가운데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처럼 만화방을 찾았고, 다 가져올 수 없을 정도로 빌려 오던 만화를 비 오는 날 따뜻한 아랫목에서 읽는 기분은 새로운 힘을 주었다. 글쎄 그런 추억 때문인지 인터넷 만화는 왠지 만화의 느낌이 적다. 만화는 종이로 된 것을 손으로 넘기며 그 특유의 인쇄 냄새를 맡아야 하는 것이다. 그녀가 아끼는 만화책이 내가 아는 것 같지는 않지만 만화를 아낀다고 표현한 그녀로 인해 잊고 있던 추억들이 둥실둥실 떠오른다. 이제는 없어진 만화방이 그리운 날이다.

 

지금은 무언가를 쓸 때 생각한다. 모르는 누군가가 보는 게 아니라, 적어도 내가 이걸 다시 본다고. 나중에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이다.(p143)

에세이를 쓰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누군가는 말한다. 개나 소나 쓰는 에세이라고. 그렇게 책을 내는 일이 아주 많이 쉬워졌고, 방법도 다양해졌다. 최소한 나무에 부끄럽지 않은 책과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하는 그녀. 크게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세기의 문장을 쓰겠다는 포부를 말하지 않는다. 나무에 부끄럽지 않는 글이란 자신이 부끄러워하지 않는 글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 것은 좋지만 서평을 남기는 일은 쉽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써야만 하니 그때의 그때의 감정과 느낌으로 후다닥 쓰고는 과제를 제출하듯 올린다. 그러고는 읽어보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을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으므로. 하지만 지난번에 읽은 <어른의 문장력>이라는 책에서는 최소한 2번은 퇴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린이의 문장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오늘 쓴 이 글은 몇 번을 읽어 볼지 모르겠다. 전처럼 한 번만 대충 읽고 제출하고 싶은 욕구가 올라온다. 하지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만을 읽는 것이 아니다. <문장과 순간>에서 박웅현 작가는 말한다. 문장을 삶에서 살아내야 한다고. 문장을 살아낼 수밖에 없는 것이 독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라도 부끄럽지 않은 글보다는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글이 되기를 그녀처럼 바라본다. 가능할까?

 

책을 읽으면서 참 행복하고 기뻤다. 오랜 짝사랑 같은 책 읽기를 공감받은 느낌이라서. 그녀의 마음이 나도 그랬는 데라는 공감과 위로로 다가왔다. 책방에서 하루 종일 서성 거려도 지루하지 않고, 만화책을 애지중지하면서 귀하게 보관한다. 도서관에 가서 빌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 고민을 하고 무거워진 가방을 메고 금세 후회를 한다. 오늘 잡은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피곤하지만 밤잠을 미루게 된다. 고민하고 있던 일들의 정답을 찾기도 하고, 누군가의 문장에 심쿵 하듯 멈춰 서기도 한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이런 느낌을 쓸 수가 있을까 감탄하면서 오래 무언가를 쓰는 것을 시도하지 못한다. 책 읽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누군가는 말했다. “책 읽는다고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차라리 청소를 해라!” 그때마다 속으로 울면서 얼마나 다짐했던가? 보여줄 것이라고. 책 읽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삶을 얼마나 깊이 있게 바꾸고 만들어 가는 것인지를... 이런 나의 마음들이 그녀와 함께 따라가며 치유받는다. 물론 내 책 읽기는 그녀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마음만은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면서.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위로를 받는다. 책을 사랑하고 만화를 아끼며, 책방을 여행의 목적지로 삼는 사람이. 그녀가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오래 목소리를 내기를 응원한다. 그래야 나도 일상에서 읽는 생활들을 이어가며 힘을 낼 테니까. 마치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고 일상에서 힘을 내는 것처럼 그녀로 인해 내 생활들이 의미를 갖고 예쁜 옷을 입는다. 그녀의 책장이 너무 궁금하다. 내가 아는 책이 있을까? 이사를 갈 때마다 가장 먼저 챙긴다는 만화책은 무엇일까? 스트레칭을 하면서 읽으려다 모두 읽어 버린 책은 무엇이었을까?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이라던 말을 체험한다. 그녀를 만남으로 책을 더 새롭게 깊이 만났다. 이렇게 멋진 만남이라니. 감사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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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명료하고 빠른 세상 속 알듯말듯하고 느린 [읽는 생활] 평점8점 | l**********h | 2022.11.30 리뷰제목
한 번 스르르 읽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책이 있다. 내겐 이 책이 딱 그랬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꼼꼼히 읽는 노력을 들여야지만 그제야 온전히 읽어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달까. 책의 표지엔 땅바닥에 배를 붙이고 엎드려서 평온하게 책을 읽는 인물이 그려져 있다. 나는 마치 그 사람처럼 샤락샤락 책장을 넘겨 가며 태평하고 편히 책을 읽고 싶었다. 그렇게 기대를 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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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스르르 읽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책이 있다. 내겐 이 책이 딱 그랬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꼼꼼히 읽는 노력을 들여야지만 그제야 온전히 읽어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달까. 책의 표지엔 땅바닥에 배를 붙이고 엎드려서 평온하게 책을 읽는 인물이 그려져 있다. 나는 마치 그 사람처럼 샤락샤락 책장을 넘겨 가며 태평하고 편히 책을 읽고 싶었다. 그렇게 기대를 했던 탓이다. 나는 단숨에 읽히지 않고 자주 턱턱 막혀서 결국 내내 집중을 요하는 책 속 문장들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별로인 책 처음이라며 지인에게 욕을 하기도 했다. 책과 독서에 관한 저자만의 사색과 사연을 가득 담아 엮은 책이면서, 어째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겐 책이 술술 읽히는 기쁨을 주지 않은 것일까 생각했다. 부지런히도 읽는 생활을 해온 저자는 턱턱 막히는 문장들이 정녕 좋은 걸까.

 

   밥을 먹다 턱턱 막힐 때가 생각난다. 가령 밥 속에 있으면 안 될 무언가를 씹어서 소름이 돋았거나, 식감이 거칠었다거나, 예상 밖의 맛이 났던 상황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무언가 분명히 이상하지만, 갸우뚱거릴지언정 뱉지는 않고 결국 삼키는 때가 있다. 한 번 막히긴 했어도 계속 먹게 될 만한 매력이 있었다는 뜻일 거다. 읽는 생활이 정말 그렇다. 막히는 감이 있어 매번 공들여 읽는 게 수고스럽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읽게 되긴 한다. 저자가 이렇게 기묘한 문장들을 가져다가 궁극적으로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궁금해진다. 참 요상한 이 매력을 뭐라 말할 수 있을까. 익숙지 않은 문체라 언뜻 비문 같아 보이는데 결코 비문이 아니라 어이없다는 느낌이 들었고, 어째서 문장 내의 단어들을 이런 식으로 배치한 건지 당최 알 수 없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떤 책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이었다.

 

   문장만 알쏭달쏭한 것도 아니었다. 뻔히 최단 경로가 있는데도 둘레둘레 둘레길을 걷듯 한참을 돌아 걸어 정말 이상한 경로로 이야기의 끝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겹겹이 접힌 종이는 몇 번이나 펼치고 또 펼쳐야 그 안에 적힌 내용을 발견할 수 있듯, 한 편의 이야기가 과연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기 위해선 종이를 한 번, 두 번 계속 펼쳐야 했다. 우리 어른들은 가장 소중한 걸 가장 잘 보이게끔 과시할 때가 있는데, 어린아이들은 아무도 못 찾는 비밀 장소에 애장품들을 꼭꼭 숨겨 놓곤 한다. 억지로 한 번 엮어보자면, 저자가 어린이라는 세계의 삽화가여서일까? 저자는 어린이처럼 핵심을 꼭꼭 감췄다. 독자인 나는 뒤적뒤적 끝까지 살펴봐야 했다.

 

   자기소개서는 두괄식으로 핵심부터 먼저 말해야 좋다고 평가받는다. 그런 자기소개서를 일주일에 몇 편씩이나 쓰는 취준생들이 이 책을 읽으면 참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질 것 같다. 끝에나 가서야 핵심이 나와서 어리둥절 거리겠지만, 핵심까지 가는 길이 여기저기 볼 게 많은 둘레길을 걷는 기분이 드는 글이라면, 신기하게도 그 글이 끝까지 읽히는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두괄식도 결국은 명료한 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터. 단어도 명료하고, 글의 구성도 명료하기를 추구하는 취준생들이 이런 글도 좀 읽어야 비로소 불명확하고 불확실하기 그지없는, 그래서 무척 사람다운 사고 활동을 하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어디 그런 게 취준생뿐인가. 짧디짧은 유튜브 영상도 핵심부터 때려줘야 하는 요즘을 사는 우리. 그런 우리라면 아마 인내심이 부족해서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 읽어야 하는 것 같다. 길을 잃는 것 같은데, 어째선지 이야기의 끝에 도달하게 되는 경험을 해보자. 지체 없이 최단 경로로만 가는 삶은 우리 이미 풍부히 경험하고 있으니, 어이없도록 턱턱 막히는 이 책에 몸을 맡겨보자.

 

   시쳇말로다가 참으로 킹 받는책이라 말해볼까. 킹 받는다는 말은... 과연 칭찬인지 욕인지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엔 오묘한 구석이 있지만, 긍정적인 뜻에 가까운 편이다. ‘열 받는다라는 말에서, '열' 대신  대단하다는 뜻을 가진 접두사 이 붙어 결국 최고로 열 받는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자꾸 찾게 되고 끊어낼 수 없는 대상을 향해 쓰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읽는 생활, 이 책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인 명료함, 그리고 빠름과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말도 알쏭달쏭하게 해놨고, 이야기도 참 느릿하고 이상한 걸음으로 풀어간다그래서 읽는 내내  참 적잖이 킹 받지만, 누구나 한 번쯤 이 킹 받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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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y*******2 | 2023.06.07 리뷰제목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얼마나 멋진 삶인지.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책을 곧잘 읽곤 했다. 꾸준히 오래오래 읽었다기보다 좋아하는 책을 조금씩 읽어가다보니 지금의 내가 되어있었다. 책을 많이 읽었다고해서 대단한 사람이 되어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흔들리고 한치앞도 모르겠고 부족한 것 투성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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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얼마나 멋진 삶인지.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책을 곧잘 읽곤 했다. 꾸준히 오래오래 읽었다기보다 좋아하는 책을 조금씩 읽어가다보니 지금의 내가 되어있었다. 책을 많이 읽었다고해서 대단한 사람이 되어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흔들리고 한치앞도 모르겠고 부족한 것 투성인 사람이라는 사실이 씁쓸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놓지 못하는 것은 책이 나를 살리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이 곳이 현실이 아니게 된다. 어쩌면 책으로 도망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물으면 늘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책에서 본 좋은 구절들을 쓰고 보여주며 내 마음이 이렇다고 조심스레 그러나 어저면 대놓고 알렸던 거 같다.

 

이제는 사람들이 읽지 않는 시대라고 했다. 하지만 읽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다. 책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오롯이 즐거움이 아니더라고 괴로움과 슬픔이 있더라도 읽는 생활을 놓고 싶지 않다. 나를 부지런히 키우지는 못해서 천천히 조금은 키우고 있다고 믿고 싶다.

 

책을 읽으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걸까? 나를 알아가고 나를 표현하고 나를 다독이는 그런 쓰기를 하고 싶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선뜩 답하지 못한다면, 어떤 책을 닮고 싶으냐고 조금 고쳐보자. 어쩌면 그리고 싶은 내 모습이 책으로는 금방 떠오를지도 모른다. 나는 서점의 작은 코너에서, 누구나의 생활을 응원하는 한 권의 책으로 언제까지나 꽂혀 있고 싶다. 그런 책을 닮은 나를 꿈꾼다.

책을 닮은 사람중에서

 

책을 알아가는 건 재미있는데, 아무래도 나를 알아가는 데에는 큰 재미를 느끼기가 어렵다. 나를 이렇게 보면 어떨까. 책을 대하듯이 나를 대하면 어떨까. 나는 왜 책 앞에서만 이토록 아무렇지 않게 내가 되는 걸까. 나 스스로를 앞에 두고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선은 매일 아침 새로이 만나는 나를 느리고 낯설게 읽어나가면 어떨까.

오늘의 단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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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읽는 생활 - 임진아 평점10점 | h*****6 | 2022.11.26 리뷰제목
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은 에세이다. 제목 그대로 임진아 작가님의 책을 읽는 생활에서 마음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다섯 개 큰제목 아래 작은 제목이 6~8개씩 있다. 단편 소설집을 보는 것 같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결국 한 가지 방향으로 좁혀진다. 임진아 작가님이 책을 얼마나 사랑하고 책이 그의 삶 속에 얼마나 녹아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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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은 에세이다.

제목 그대로 임진아 작가님의 책을 읽는 생활에서 마음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다섯 개 큰제목 아래 작은 제목이 6~8개씩 있다. 단편 소설집을 보는 것 같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결국 한 가지 방향으로 좁혀진다.

임진아 작가님이 책을 얼마나 사랑하고 책이 그의 삶 속에 얼마나 녹아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이 크게 공감이 갈 것이다.

책싸개의 일러스트를 보면 책 모양의 창문이 있고 책싸개를 벗겨보면 책 표지엔 누워서 책을 보다 잠든 것 같은 사람이 있다. 책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내 생각과 같은 의도로 제작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평소 내가 책을 대하는 마음과 닮아 있어 마음에 들었다.

책싸개와 내부 표지의 디테일이 이 책을 만들 때 세세한 부분까지 애정을 들여 만들었다는 느낌도 좋았다.

 

책의 문체가 서정적이고 몽글몽글하다. 다르게 표현하면 추상적인 비유가 많다. 그 비유를 생각하며 읽는 재미도 있다. 되도록 짧은 문장으로 쓰려고 한 것처럼 하나같이 긴 문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머리가 복잡할 때 읽고 싶은 술술 읽히는 술술템으로 으뜸이다.

좋아함에서 시작된 감정으로 일상이 묘하게 멍든 것처럼 되었을 때 다소 기뻐하는 의미를 담아 '망가졌다'라고 쓴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 보고, 계속 듣고, 계속 즐기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상태를 뜻한다. 가끔 창피함을 동반하는 취향이 고개를 내밀 때가 있지. 그것도 나다.

읽는 생활, 가끔 망가진 기분이 든다, P93-94 <임진아> 중

작가님은 만화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이런 말을 했다. 하지만 꼭 대상이 만화책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본인이 좋아하는 대상이 어딘가 내놓기 부끄러운 경험을 드물지 않게 해봤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다른 장르의 음악은 거의 듣지 않을 정도로 락 장르를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을 차에 태우면 플레이 리스트를 재생하기 부끄러워 대외용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어 놓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러한 취향까지 모두 있는 그대로 나다.

 

띠지에 누군가의 추천사가 짧게 발췌되어 쓰여 있는 경우라면 곧장 추천사 전문을 확인해 본다. 추천사가 없는 책도 많지만 있는 경우라면 독자로서 반갑다. 모르는 책과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추천사는 친절한 요소이다. 뒤표지에 책으로 통하는 작은 문 하나가 더 달린 것이다.

읽는 생활, 책으로 통하는 작은 문, P106-107 <임진아> 중

책의 표지뿐만 아니라 띠지의 추천사, 온라인 서점 상세 페이지의 추천사 전문, 뒤표지까지 모두 책을 이루는 요소로 여기고 하나라도 빠질세라 꼼꼼히 읽는 점에 공감이 간다.

책을 읽기 전에 추천사나 뒤표지를 읽어보고 책을 읽을지 말지 정하고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추천사나 뒤표지를 읽어보면 책을 다 읽기 전과 다르게 다가오기도 하고, 그래서 그렇게 말했구나 하며 그제야 이해가 되기도 한다. 작가님도 나와 같은 생각과 경험을 했다는 점이 반가웠다.

만약 책의 표지나 추천사, 뒤표지를 지금까지 신경 쓰지 않거나 특별히 읽어보려고 시도하지 않았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출판사의 판촉행위라고 생각하거나 굳이 읽을 필요성을 느껴보지 못했더라도 책을 다 읽고 다시 읽어보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과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후기 읽기라는 위험한 취미>에서 작가님의 책 후기를 찾아보다가 비판하는 후기를 봤다는 글이 있다. 이 부분은 일부러 인용을 하지 않겠다. 내가 다시 옮기는 것도 옮긴 걸 누군가 보는 것도 싫기 때문에.

사람 마음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 좋은 건 금방 잊고 나쁜 건 오래오래 가슴속에 박힌다. 자식 같은 책을 그렇게 취급하는 글을 마주하면 그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찡하게 아팠다.

후기라는 게 기본적으로 자신이 읽어보고 그에 대한 주관적인 감상을 말하는 거라지만 너무 심했다.

최근 읽은 '서평 쓰는 법'이라는 책에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일독을 만류할 정도의 책이라면 비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그런 강한 비평은 자주 남긴다는 건 자신의 일그러진 내면을 드러내는 것뿐이라 하였다.

건강한 비평이 아닌 자신의 일그러진 내면을 주체하지 못하고 세상에 꺼내도는 무뢰한 때문에 여느 작가님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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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읽는 생활 평점10점 | e******l | 2022.11.26 리뷰제목
누군가의 일상과 생각을 함께 읽고 공유한다는 것은참 특별한 활동이다.작가 임진아의 에세이를 읽으며 그의 생각과 일상을 함께 겪은 듯 바라보고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꾸밈없고 거추장스럽지 않은 표지다.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표지와 책 중간중간을 채운다.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읽는 생활)-임진아 에세이임진아는읽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며 생활속에서의 일들을 기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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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일상과 생각을 함께 읽고 공유한다는 것은
참 특별한 활동이다.
작가 임진아의 에세이를 읽으며 그의 생각과 일상을 함께 겪은 듯 바라보고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꾸밈없고 거추장스럽지 않은 표지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표지와 책 중간중간을 채운다.

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읽는 생활)-임진아 에세이

임진아는
읽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며
생활속에서의 일들을 기록하는 사람이다.

내가 사랑하는 책 중의 하나인
(어린이라는 세계)의 삽화와 표지도 그렸다.

애써 잘보이려고 용쓰지 않는 느낌..
가질 수 없는 것까지 다 담아보려 욕심내지 않는 느낌..
작가의 책과 그가 참여했던 작품들을 향한 나의 느낌은 이렇다.

_책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책을 보며 쉽니다-

책의 처음을 여는 말이 참 좋다.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그 안에서 또한 쉼을 누린다니...

큰 제목을 살펴본다

-접어둔 페이지
-둥그런 책벌레
-마음의 절취선
-책으로 스트레칭
-어제의 마음과 내일의 생각

기억 한 편에 고이 접어둔 페이지를 연다.
어린시절 친척 언니와 함께 갔던 속독 수업으로부터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네에서 가장 큰 집에 살던 사촌 언니.
조용히 기울어진 집안 형편으로
더는 언니의 2층집 공주같은 방에서
함께할 추억은 사라졌지만....
그 시절 바랜듯 아름다웠던 시간들이 겹쳐진다.
사촌 언니는 요즘도 속독을 할까...
어떤 책을 읽을까...

"내 한 시절 가장 밝던 -언니-라는 말풍선."-18페이지

유독 어느 순간은 그림같이 선명히 기억되는 일이 있다.
작가에게 언니와 함께한 밝음이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은 것처럼...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며 유독
책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가 많은 것을 본다.
기도 그럴 것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
모든 곳에서 사람과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아가고 있으니
사람이야기와 그로인한 관계들은
삶의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공감가는 이야기
좋았던 부분을 옮겨본다.

-후기 읽는 걸 좋아하지만 좋아만 할 수 없는 게 후기 세계의 현실이다-140페이지

-기어이 나는 나를 바라본다.
나는 왜 나를 내보이며 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늘 해야 할 일 앞에서 작아진다.
딱 책 한 권짜리의 분량의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내 모습이
초라하게 납작해진다-141페이지

작가이기에 들어야하는 수많은 후기와 평가들...
그 속에서 딱 책 한권짜리 분량이 된 것만 같았다던
작가의 말이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꼭 작가가 아니라도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의 말에 상처받고 때로는 힘을 얻으며 살아간다.
특별히 평가를 받을만한 상황과 자리에 있는 이들은
그 무게비중이 훨씬 클 것 같다.
우리는 독자로서 한 권의 책을 만나지만
때때로 독자 자신의 평가 기준으로 마음대로
한 권의 책과 더불어
작가까지도 저울질 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나 또한 책을 대함에 있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서평을 남기고 말해야함을 깨닫는다.

"요즘 에세이 너무 많지 않아?"
"나는 에세이 진짜 안 읽게 되더라.일기던데 그냥?"
"나도 쓰겠더라." -143페이지

작가와 독자 모두가 생각할 부분인 것 같다.
단지 개인의 일기로 끝나는 글은 독자로하여금 쉽게 말하고
판단할 근거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쉬워 보이는 글이라도 정작
써보지 않은 자는 쉽게 판단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독자가 명심해야할 부분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임진아 작가의 책을 향한 마음은 진심이다.
읽는 이의 입장에서 그 마음은 이렇다.

"첫 장을 읽는데 첫 문장부터 좋다.
-좋다-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표지를 지탱하던 왼손이 벌벌 떨린다.
다음을 모르는 이야기를 한 글자씩 밟아갈
힘이 생기는 좋은 문장은 때때로 찾아온다.
독자의 입장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인데 ,
책을 중심으로 여러 형태의 직업인이 되는 나는
이런 순간에 제각각의 두근거림을 느낀다."

너무 좋은 책을 만났을 때
설레고 두근거리는 기분...
한 문장 한 문장이 소중해서 어느새
마지막 장을 남겨 두었을 때에는
조금 슬퍼지기까지했던 순간들...
그 순간을 글로 표현해준 작가의 말들이 공감이 된다.

그 설렘의 순간을 아는 이는 또다른 책을 찾게 된다.
진정 책을 사랑하게 된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읽음의 순간을 사랑하고
그 순간을 글로 담아내며 살아가는 한 사람.
그 이야기에 공감하며
한 장 한 장을 소중히 넘기는 독자 한 사람...
같은 결을 느끼며
나또한 내 삶 속에서 읽음을 사랑하고
부지런히 나를 키우며 살아가고 싶다.

오늘 어딘가에서
읽음을 사랑함으로
책 앞에 있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두근거리기를 바래본다.

*이 책은 YES24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지극히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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