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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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리뷰 총점 9.0 (8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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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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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위어드(WEIRD)는 왜 위어드해졌는가?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m | 2023.01.17 리뷰제목
조지프 헨릭은 WEIRD란 말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그는 심리학을 비롯한 많은 설문이라든가, 행동 조사를 통한 연구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특정 계층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란 것을 밝혀냈다. 그와 그의 공저자들은 심리와 행동 실험에서 가장 흔하게 활용되는 인구 집단에 WEIRD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단어가 된, 이 말은 “서구의(Western),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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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헨릭은 WEIRD란 말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그는 심리학을 비롯한 많은 설문이라든가, 행동 조사를 통한 연구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특정 계층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란 것을 밝혀냈다. 그와 그의 공저자들은 심리와 행동 실험에서 가장 흔하게 활용되는 인구 집단에 WEIRD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단어가 된, 이 말은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의 약자다. 저자가 이 말을 만들 때는 이 단어의 원래 뜻도 고려했다. 바로 기이한, 기묘한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WEIRD 사회 자체가 보편적인 게 아니라 오히려 유별난 사회이며, WEIRD한 심리도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그런데 저자가 이 책에서 밝히고자 한 것은 WEIRD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얼마나 유별난 것인지 등에 관한 게 아니다. 그는 WEIRD 사회가 왜 WEIRD해졌는지를 밝히고자 했다. 무슨 말인고 하니, WEIRD 사회, 즉 현재 발달된 국가, 사회가 왜 지금과 같이 발달해졌는지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시도는 무척 많다. 1000~1200년 정도만 하더라도 나중에 지구를 지배하는 사회가 유럽 쪽이 될 것이라고 예상할 만한 근거는 거의 없었다. 대신 중국이나 아랍 쪽이 될 게 거의 뻔해 보였다. 그럼에도 1500년대 이후의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래도 유럽이 지구를 지배하는 역사로 흘러갔다. 많은 책들이 왜 그런지를 밝히고 제시한다. 어쩌면 좀 대가란 소리를 듣게 되면 시도하는 게 그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 , 이다. 조지프 헨릭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성과를 무시하거나 비판하는 대신 약간 시점을 달리 하고 있다. 그는 바로 유럽이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시점인 1500년의 부흥이 어떤 심리적 기원을 가지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일단 WEIRD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이야기한다.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만,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개인주의, 분석 지향, 순종에 대한 거부,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 같은 것들이다. 이와 같은 성향은 여러 심리 실험 등을 통해서, 혹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확인되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향은 인류 역사에서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WEIRD 사회에서만 기묘하게 성장해온 성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향이 경제 발달을 가져오게 되었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성향은 어떤 계기로 촉발될 것일까 

 

저자는 교회를 들고 있다. 막스 베버가 얘기하듯 프로테스탄티즘이 아니라(조지프 헨리도 프로테스탄티즘을 거론하지만, 이는 이미 서구 사회가 WEIRD해진 이후 그 성향을 촉발하고 제도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중세의 기독교 교회를 말한다. 교회는 종교적인 이유와 비종교적인 이유로 결혼 가족 강령을 신도들에게 강요한다. , 근친상간 금지, 친족 결혼 금지, 일부일처제 등과 같은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금도 친족 결혼과 같은 경우도 흔하게 벌어지며, 일부다처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유럽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교회가 이 결혼 가족 강령을 강요하면서 집약적 친족 제도가 해체되었고, 이것이 사회적 변동과 심리적 변화를 촉발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는 여러 데이터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기독교회의 힘이 크게 미치는 곳과의 거리, 혹은 시기적으로 그런 제도가 정착된 지 기간 등과 여러 WEIRD의 특징이 어떤 연관 관계를 갖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수많은 그래프들이 이 연관 관계를 증명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 변동과 심리적 변화가 가져온 것은 바로 수도원, 도시, 길드, 대학, 비개인적 시장과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앞에서 얘기한 개인주의, 분석 지향, 순종에 대한 거부,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 같은 것들이 생겼다. 그리고 이런 제도와 성향이 유럽의 경제 발달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다시 요약하자면, “중세시대 동안 문화적 진화(결혼 가족 강령과 같은)가 유럽의 친족 기반 제도를 파괴했고, 이것이 비개인적 시장을 확대했으며, 자발적으로 형성된 집단 간의 경쟁을 고조시켰고, 도시의 분업 확대를 가져오면서, 지속적으로 심리적 변화를 일으켰다.” 이런 심리적 변화는 인류의 보편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파편화된 공동체 속에서 WEIRD 심리는 특정한 종류의 사고와 법률, 규칙, 정책, 믿음, 관행, 주장을 만들어냈고, 이것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걸러지면서 경제 발달을 가져왔다.

 


 

 

저자의 주장은 이런데, 나는 이 주장을 증명하거나 반박할 만한, 어떤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의 주장을 일단 읽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든 생각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는 것. 저자의 연구 그룹에서 한 일도 있고, 다른 연구자들이 한 일도 있지만, 이러한 방대한 자료를 모으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둘째는 약간의 반감이다. 저자는 자주 WEIRD 사회라든가 심리가 비-WEIRD 사회, 심리에 대해 우위에 있다는 걸 얘기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WEIRD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은 차고 넘친다. 그런데 대놓고 부정할 수 없는 건 WEIRD란 말 그래도 그쪽이 지금 우위에 있는 것은 맞기 때문이다.

셋째는 의구심이다. 저자는 600쪽이 넘는 본문을 중세시대 교회의 결혼 가족 강령이 가져온 파급을 설명하는 데 쏟아붓고 있다. 아무리 풍부한 자료와 다양한 측면에서 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단 하나의 방아쇠를 상정하는 것이 분명하다. 내 의구심은 정말 그럴까, 하는 것이다. 그런 것도 있지만 다른 건 없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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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총균쇠가 인생책이라 그보다 재밌다길래 구매했는데... 평점2점 | 1*******i | 2022.11.29 리뷰제목
절반정도 읽었는데 솔직히 재미없고 지루하다. 남은 절반은 별 기대없이 읽어야겠다. 혹시 반전이 숨겨져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총균쇠 생각 하며 기대를 안고 읽기엔 낚였다는 생각이 든다.내가 문화에 대해서 무지한가? 왜 지루하고 재미 없지? 생각해 봤다. 문제는 도서의 글톤이 논문처럼 묵직하다. 작가가 도서를 출판 한다는건 대중에게 작가의 의도를 전달 하려는 이유다. 글 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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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정도 읽었는데 솔직히 재미없고 지루하다. 남은 절반은 별 기대없이 읽어야겠다. 혹시 반전이 숨겨져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총균쇠 생각 하며 기대를 안고 읽기엔 낚였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문화에 대해서 무지한가? 왜 지루하고 재미 없지? 생각해 봤다. 문제는 도서의 글톤이 논문처럼 묵직하다. 작가가 도서를 출판 한다는건 대중에게 작가의 의도를 전달 하려는 이유다. 글 난이도를 낮춰 흥미 유발과 쉬운 이해도를 바탕으로 대중에 전달 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두꺼운 책일수록 이해도가 높아야 쉽게 읽힌다. 글을 잘 쓴다는건 모두가 좋아하는 글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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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인류 심리 진화의 안내서 평점10점 | r*********s | 2022.10.27 리뷰제목
‘놀라운 책이다’란 최재천 교수의 추천으로 시작하는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조지프 헨릭의 『위어드』는 현재의 우리가 있기까지의 인류 역사에 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1만 2000년 전부터 인간 사회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생물 지리적으로 추적한다. 하여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관심 있게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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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책이다’란 최재천 교수의 추천으로 시작하는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조지프 헨릭의 『위어드』는 현재의 우리가 있기까지의 인류 역사에 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1만 2000년 전부터 인간 사회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생물 지리적으로 추적한다. 하여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관심 있게 읽은 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인류의 역사와 문화가 어떤 과정으로 변화하고 발전했는지 알려주는 안내서로 충분하다.

 

저자가 말하는 ‘WEIRD’(위어드)는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을 말한다. 현재 국제사회를 이끄는 이들(강대국의 모습), 아마도 현대인이 추구하는 대표적 모습이라고 하면 맞겠다. 하지만 인류가 이렇게 변화하기까지 결정적 역할을 한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대답할 수 있을까? 아마 산업혁명과 전쟁 정도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보다 더 구체적이고 세밀한 변화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워어드 심리 시작점이 어디인지 알게 된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할 때 부족과 씨족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족장과 대표의 권한이 가장 컸고 그들은 대부분 연장자였고 남성이었다. 부족 내 결혼을 통해 인구를 확장시켰고 부족 내의 결속을 중시했다. 그러나 집단 형태의 삶은 어느 순간 개인으로 바뀌었고 그에 따라 심리적 변화도 일어났다. WEIRD(위어드) 심리의 핵심 요소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로 알 수 있다. 개인주의와 개인적 동시가 발생하여 자기중심, 자존감, 자기 고양의 태도가 생겼고 전통과 연장자에 대한 순응과 복종은 낮아졌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인내심과 자제력을 기르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것은 전체론적 사고보다는 분석적 사고를 키우게 만들었고 단체가 아닌 개인의 소유를 중요하게 여겼다. 집단에서 벗어나니 자유의지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누구가 당연한 일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그렇지만 개인이 아닌 부족사회로 돌아가 보면 놀랍고 대단한 일이다.

 

 

집단에서 개인으로 바뀌는 일, 그것은 친족 간의 결혼을 금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저자는 강력한 동기로 종교를 언급한다. 성경을 읽는 것으로 문해율을 높이고 결혼과 가족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을 내세운 '결혼 가족 강령'을 통해 집단적 친족 기반 조직을 해체하고 파괴한다. 기독교의 이러한 관행은 기독교 제도의 확산을 촉진하기 위한 방한이기도 했다.

 

기독교의 방침들은 설득, 배척, 초자연적 위험, 세속적 처벌과 결합되며 점차 의례로 포장되어 가능한 모든 곳에 전파되었다. 이 관행이 서서히 기독교인들의 내면에 자리 잡고 이후 세대들에게 상식적인 사회규범으로 전달되는 가운데 사람들의 삶과 심리가 크게 바뀌었다. 이 방침들은 보통 사람들에게 집약적인 친족 기반 제도가 없는 세계에 적응하고, 이 세계를 중심으로 사회 관습을 재편하도록 강제하면서 그들의 경험을 서서히 변형시켰다. (220쪽)

 

친족이라는 이유로 어떤 일이나 범죄가 발생했을 때 집단적으로 보였던 도덕적 심리적 기준이 개인의 몫으로 바뀐 것이다. 대표자를 선출하거나 경제적 활동을 하거나 모든 분야에서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표와 그림도 사촌 간의 결혼의 비율에 따라 다양한 관계에 대한 것으로 그만큼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이 책에는 많은 그림과 표, 그리고 그래프가 등장한다. 하여 어렵고 힘들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도 많았다.

 

 

종교에 대한 인간의 의존적 심리를 전쟁과 연결한 부분도 흥미롭다. 알다시피 전쟁이 인간 심리에 작용하는 부분은 크다. 사회적 유대와 공동체에 대한 결속력이 커지고 그 분야에 투자한다. 사회 규범은 집단의 생존을 증진하도록 문화적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전쟁을 비롯한 충격적 사건은 심리적으로 이런 규범 및 관련된 믿음에 대한 헌신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상호 의존으로 집단을 단결시키고 전쟁, 지진, 그 밖의 재난을 통해 종교에 더 헌신하고 참여하게 된다고.

 

전쟁은 사람들의 상호의존적 심리를 부추김으로써 도시 중심지의 시민 전체를 포함한 자발적 결사체 성원들 사이의 결속을 강화했을 것이다. 전쟁은 또한 자발적 결사체의 성원을 늘렸을 것이다. (431쪽)

 

이처럼 친족 기반 제도의 중요성이 줄어들면서 고된 노동과 효율, 자제력, 인내심, 시간 엄수에 대한 개인의 평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앞에서 언급한 WEIRD(위어드) 심리의 핵심 요소다. 이러한 것들은 도시가 성장하고, 시장이 확대되고 친족이 아닌 자발적 결사체가 늘어남에 따라 자신의 특성에 맞는 사회 분야와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이 과정은 인성의 구조를 새롭게 정식화하여 맥락이나 관계보다 개인적 성향의 중심성을 공고하게 만들었다.

 

 

집약적 친족이 해제되면서 유럽에서 도시화가 가속화했을 뿐만 아니라, 이 새로운 도시인들의 심리가 세계 곳곳의 다른 인구 집단들과 구별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개인주의의 증대, 비개인적 신뢰, 관계의 유동성 덕분에 개인들이 사회적 연결망에 묶이지 않은 사람들과 관계를 추구하고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았다. 공정성, 정직성, 협동에 관한 비개인적인 사회 규범은 이런 상호작용을 위한 틀을 제공했고, 공식적 접촉은 온갖 종류의 안정장치를 단단하게 해주었다. 이 모든 심리적, 사회적 변화는 인구 집단의 상호 연결을 증대시키고 더 많은 혁신을 재촉했다. (567~568쪽)

 

혁신이라는 것은 결국 집단 지성으로 이끌어 낸 법률, 과학, 사회 전반의 규범 같은 것들이다. WEIRD(위어드)의 심리가 더 나은 사회로의 진화를 이끌어내고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라는 걸 저자는 말한다. 최재천 교수의 말대로 놀라운 책이며 방대한 자료에 감탄한다. 무려 10년 동안의 시간을 들여 이 책을 썼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연구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저자가 고백한 대로 편향된 인구 집단을 표본으로 했다고 하지만 아시아(특히 한국)의 경우는 많이 부족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책 전체를 다 이해하는 일은 무척 어렵지만 인류 심리 진화와 문화를 조금이나마 배우고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인류학을 공부하거나 관심이 있다면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이며 인문 교양서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오늘날의 세계 전반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며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것이 무엇인가 조금 더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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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위어드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g********r | 2022.10.27 리뷰제목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주목할만한 책'에 선정되었으며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잇는 대작, 최재천 교수님의 특별 추천사가 수록! 이 모든 문장이 조합된 이기에 기대감이 매우 컸다. 혹시 벽돌책이라 섣불리 표지를 열지 못한다면 부디 그 두려움을 넘어서길. 책 속에 담긴 놀라운 세상이 '두께'가 '깊이'로 변하는 경험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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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뉴욕타임스 주목할만한 책'에 선정되었으며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잇는 대작, 최재천 교수님의 특별 추천사가 수록! 이 모든 문장이 조합된 이기에 기대감이 매우 컸다. 혹시 벽돌책이라 섣불리 표지를 열지 못한다면 부디 그 두려움을 넘어서길. 책 속에 담긴 놀라운 세상이 '두께'가 '깊이'로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될 테니. 

 

란, '서구의 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 Educated, 산업화된 Industrialized, 부유하고 Rich, 민주적인 Democratic 사회에서 자란 사람(...). 개인주의적이고,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며, 통제 지향적이고, 일반적인 관행을 따르지 않으며, 분석적(p.45)'인 사람들을 의미한다. 작가는 대부분의 심리학실험이 특정인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음에 그들과 '비위어드'사이의 차이를 찾다가, 이것을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생각을 펼쳐나간다. 방대한 자료와 시각에 결코 쉬운 읽기는 아니지만,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을 펼칠 수 있는지 놀라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었다.

 

 

종교는 우리의 행동과 심리가 형성되는 데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회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더 놓은 수준의 정치. 경제 제도의 형성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p.208)

교회의 믿음과 관행은 유럽인들의 마음과 생각과 영혼을 놓고 다른 많은 신들과 혼령, 의례, 제도 등에서 경쟁했다. (p.218) 

 

사실 나는 날 때부터 종교를 가진 터라 오히려 깊은 고민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종교가 의사결정이나 심리, 나아가 사회의 형태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가족의 형태를 변화하게 하고, 이것이 나아가 상업혁명에 영향을 끼치게 됨을 읽으면서 그 어떠한 현상도 단독적으로 발생하지는 않음을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전쟁은 사람들의 상호의존적 심리를 부추김으로써 도시 중심지의 시민 전체를 포함한 자발적 결사체 성원들 사이의 결속을 강화했을 것이다. 전쟁은 또한 자발적 결사체의 성원을 늘렸을 것이다. (p.431) 

 

심리학적 발전이 전쟁을 이끌어오는 과정도 매우 흥미로웠다. 작가는 돈에 관한 생각, 노동이나 사유재산 등을 중요시하는 과정, 또 '길드'를 형성하고 집단과 집단의 결합 혹은 경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촘촘히 엮어낸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까지 매우 상세히 풀어주기에 독자도 생각을 확장해나갈 수 있다. 나는 위어드가 아니지만, 위어드의 입장도 비위어드의 입장도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지식의 공적 공유를 치켜세우는 한편, 자신의 지식을 남에게 비밀로 하거나 증거를 날조하거나 다른 사람의 발상을 훔치는 이들을 제재하는 규범이 발달했다. (p.570) 

 

책 끝에는 이들로 인해 생겨난 법률이나 과학, 집단 지성을 위한 여러 기반을 이야기한다. 이들의 분석적 사고와 내적 속성이 사회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되었는지, 또 그들의 독립성이나 비순응성이 '진화'를 끌어내게 된 것 등을 매우 흥미롭게 풀어간다. 

 

물론 작가도 전쟁이나 '지배'가 원인이 된 현실적인 결과들은 강조하지 않았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그의 견해처럼 인간의 심리가 변화하고, 문화적으로 적응하여 필연적인 변화를 끌어낸다는 것은 틀림이 없음을 느낄 수 있다. 비록 우리가 직접 그 변화를 발견하는 눈은 갖지 못하더라도 양서를 통해 조금이라도 눈 뜰 수 있다면, 우리의 생각도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서구의 독특한 심리와 문화 등이 세상을 지배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사례를, 오늘날을 조금 더 깊이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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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인문] '나'는 누구인가(1부)_위어드(WEIRD)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4 | 2022.11.10 리뷰제목
필요에 의해서 꼬여버린 관계... 닦이지 않은 유리문... 풀리지 않는 관계도 있다. 혹은 풀려서는 안되는 경우도 있다. 문뜩 일과 시간에 바라 본 창에는 꼬여 있는 전선줄이 보였다. 상당히 복잡하게 꼬여 있지만, 저것들은 모두 필요에 의해 꼬여 있을테다. 멍하니 봤다. 저걸 풀었다고 나아지는 건 무엇일까. 상념에 든다. 꼬여있는 관계를 풀었다고 나아지는 건 없다는 결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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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에 의해서 꼬여버린 관계...

닦이지 않은 유리문...

풀리지 않는 관계도 있다. 혹은 풀려서는 안되는 경우도 있다. 문뜩 일과 시간에 바라 본 창에는 꼬여 있는 전선줄이 보였다. 상당히 복잡하게 꼬여 있지만, 저것들은 모두 필요에 의해 꼬여 있을테다. 멍하니 봤다. 저걸 풀었다고 나아지는 건 무엇일까. 상념에 든다. 꼬여있는 관계를 풀었다고 나아지는 건 없다는 결론에 닿는다. 그저 조금 정리됐다는 안도만 남을 뿐이다. 왜 저것들은 꼬여 있을까. 각자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고로 저걸 풀었다고 그들의 역할이 달라지진 않는다. 사람은 본래 태어나면 딱 하나의 자아를 갖는다.

'나'

시간이 지나면 다른 자아도 받아 들인다.

'아들'

빈 얼굴 위에 하나, 둘 씌웠던 페르소나가 쌓인다. 학교를 간다. '아들', '친구', '제자'. 최근 읽고 있는 위어드(weird)라는 책을 보니, 동양인들은 자아를 사회의 요구에 따라 나눠 갖는단다. 공감된다. '서양'보다 사회가 기대하는 다른 자아가 많다. 문화는 그 곳에 정착하면서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바꾼다. 그것은 유전자처럼 전해지며 자연선택처럼 선택받는다. 더 환경에 적합한 것들이 살아남는다. 동양인들은 '자아'를 잃으면 잃을수록, '사회가 내린 정답'에 자신을 맞추면 맞출수록 살아남는다.

가정에서는 어떤 아들, 학교에서는 어떤 학생, 친구에게는 어떤 친구.

서양인들은 대게 '나'로 살아간다. '선배', '후배', '선생님'도 없다.

모두 이름이다. 처음 보는 사람도 '통성명'을 하면 이름을 부른다.

서로가 온전히 하나의 자아로 받아 들여준다.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자아를 쪼갠다. 자아가 쪼개면 쪼개 질수록 '정체성'은 혼란하다. 페르소나를 돌려가며 스스로를 잃는다. 대게 자아를 상실하면 우울에 빠진다. 자신이 누구인가. 사회가 정한 기대치에 자신을 숨기다 보면 진짜 자아는 사라진다. 그 상태로 사회가 복잡해지니, 혼자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 자신을 인지 생각할 시간이 줄어든다. 학교, 직장에서 8시간을 지내고 가족, 친구와 나머지 시간을 지낸다. 다른 이름에만 집중하다보니 자신을 잃는다. 마치 몰입한 캐릭터를 빠져 나오지 못하는 대배우의 착각과 같다.

가면에 쌓여진 진짜 자신을 상실한다. 여러 가면만 돌려쓴다. 생을 마감한다. 동양인이 우울한 이유다.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은 '호칭'도 한 몫이다. 사회는 '호칭'을 남기고 '이름'을 지운다. 한국인은 점차 이름을 잃어간다. 본디 이름도 온전히 자아를 담지 못한다. 그것이 자아를 담을 시간도 없이 빠르게 삭제된다. '오빠', '형', '사장님', '선생님', '아빠'로 순식간에 쪼개진다. 사회는 '호칭' 속에 '표준모델'을 심어 놓는다. 표준모델에서 벗어나면 '독특하다'고 표현한다. 자신다워 지는 것보다 '표준 모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질랜드에서 버스를 탄 적 있다. 버스 기사 님께 목적지를 물었다. 목적지는 'New Lynn'이라는 곳이다. 기사는 몇 번을 되물었다. 내 입에서 나오는 'L' 발음이 듣기 힘든 모양이었다. 기사는 퉁명스럽게 "영어 공부 좀 해"라고 야단하고 문을 닫았다. 인종차별적인 경험. 이 경험을 다른 이에게 말했더니, 대부분은 '버스기사'를 콧수염 난 백인 아저씨로 떠올렸다. 내 이야기의 대상은 마오리 아주머니셨다.

그렇다. 사회는 '표준 모델'을 제시한다. 거기서 벗어나지 않길 기대한다. 다만 사회가 만들어낸 '표준모델'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모델을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자신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을 동양은 쉽게 잊어 버린다. '공자'는 말했다.'군군신신부부자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 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이 말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정리하는 명언이지만, '사회가 만들어낸 표준모델'에 충실하라고 주문한다. '온전히 자신다워 지라'는 말은 없다. 공자가 바라는 세상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 안정된 질서의 사회다. 그 유교사회의 교육을 받으며 우린 '행복'을 버리고 '사회 안정'을 택했다. 이 질서는 아주 오랜 기간 동양이 서양 문명보다 우수하도록 만들었다.

해외에서는 껌을 씹으며 서빙하는 직원을 가끔 만난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더 쉽게 본다. 공무원이나 은행원들은 기다리는 '고객'을 두고도 자신들끼리 수다를 떤다. 특별하게 유니폼을 입었다고 자신을 잃어버리진 않는다. 우린 조금 다르다. '손님'이라는 페르소나만 걸치면 '갑'이 된다. '자신'은 없고 '갑'과 '을'만 존재한다. 손님은 손님답고 종업원은 종업원답다고 여긴다. 손님이 '왕'이라는 이상한 '표준모델'이 생기면 다수의 자아는 굉장히 괴상망측한 방식으로 바뀐다. 군복만 입으면 죄다 삐딱해지는 민방위대원처럼 사회가 만들어낸 모델로 자신을 쏙하니 집어 넣는다.

꼬여버린 관계, 그것은 풀어내도 달라지지 않는다. 잃어버린 관계는 반드시 잃어버려야만 한다.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규칙이다. 확실히 단절되고 잊혀져야 한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그래야한다. 사장에게는 충성을 다해야하고, 후임에게는 위신을 세워야 한다. '자신'은 없다. 그냥 그래야 한다고 '사회'가 규정했다. 그것에 자신을 끼워 넣는다. 얼마 전, 군부대의 부조리에 관한 영상을 봤다. 사회에서는 평범한 또래 대학생 친구들이 그곳에만 가면 괴롭히고 군기잡는다. 사회의 압력에 무릎을 꿇는 일이 많아지면 원치 않는 방향대로 삶은 흘러간다. 닦이지 않은 유리창으로 꼬여 있는 관계를 살피니, 더 갑갑하다. 꼬여 있는 관계를 살피는 일 같아 보인다. 조용히 혼자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짧아지면 질수록 '내'가 아닌 '표준'처럼 살아갈 것 같다. 어쩐지 일상에서도 이런 망상이 잦아지는 걸 보니 MBTI가 어느정도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직 완독 전 생각입니다. 완독 후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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