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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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워크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

리뷰 총점 9.5 (3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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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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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풋 워크 평점10점 | s*****a | 2022.09.11 리뷰제목
나에게 신발은 그저 편한 게 최고다. 패션의 완성 그런 거 아니다. 예전에 구두 잘못 신었다가 발뒤꿈치가 다 까져서 밴드 붙이고 돌아다니기도 했고, 그러니 이제는 아예 운동화 한 켤레로 잘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신발에 관한 것이라고 알고 읽었지만, 한정판 신발에 대한 것이거나 신발 마니아들이 들려주는 모르던 세상 정도라고 생각하고 집어 들었던 것이다.
리뷰제목

나에게 신발은 그저 편한 게 최고다. 패션의 완성 그런 거 아니다. 예전에 구두 잘못 신었다가 발뒤꿈치가 다 까져서 밴드 붙이고 돌아다니기도 했고, 그러니 이제는 아예 운동화 한 켤레로 잘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신발에 관한 것이라고 알고 읽었지만, 한정판 신발에 대한 것이거나 신발 마니아들이 들려주는 모르던 세상 정도라고 생각하고 집어 들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치게 될지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세상의 모습은 더 복잡하다. 서문을 읽다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의 습격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신발 생산은 거의 40억 켤레 수준으로 추락했으며, 코로나19라는 위기는 패션 산업에서 이미 착취당하고 있던 사람들을 급속히 덮쳤다는 것이다.

생산 라인 전역에서 노동자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비좁은 공장에서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수천 노동자들이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한다.

자본주의는 평등을 위해 만들어진 구조가 아니라, 극소수에게 은하계 수준의 부를 안겨주면서 수십억 명의 인구를 가난에 두는데, 위기가 닥치면 꼭대기의 사람들은 보호받고, 가장 큰 타격은 노동자들에게 가도록 만들어진 체제(11쪽)라는 것이다.

서문만 읽어보아도 엄청 충격적이다. 개인적으로 신발의 소비가 많든 적든, 이런 것은 상관이 없었다. 내가 신발을 더 소비하든 덜 소비하든 그런 것보다는 그저 시스템 자체의 문제 때문에 극빈 노동자층에게는 이래저래 타격이 큰 것이었다.

저자는 신발이라는 단순해 보이는 생필품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의 공장과 재택 노동, 고삐 풀린 소비주의, 산더미 같은 폐기물, 자본주의의 속임수, 난민, 생태계 파괴, 무력하거나 무관심한 정부 같은 세계화의 해악을 낱낱이 까발린다. 저자는 그저 현 상황의 절박함을 폭로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억압과 파괴가 있는 곳에 저항 또한 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권리 침해에 맞서 저항하며 초국적기업, 억압적인 공장 소유주, 환경 파괴와 불공정한 정부에 도전하는 용감한 사람들을 우리 눈앞에 들이민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나아갈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고 함께 가자고 권한다. (336~337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책에서 알려줄 충격적인 진실 앞에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본격적으로 『풋 워크』를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탠시 E.호스킨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사회운동가. 방직 및 의류와 제화 산업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방글라데시, 케냐, 마케도니아 등지를 방문하고 영국 버밍엄의 위성도시인 솔리헐의 톱숍 창고에도 다녀왔다. (책날개 발췌)

매년 수백억 켤레의 신발은 어디에서 생산되어 누가 소비할까? 우리는 왜 그동안 날마다 신고 다니면서도 신발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한 번도 귀기울이지 않았을까?

이 책은 세계화라는 산업의 정복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 중에서 상호 의존과 불평등을 담고 있는 '신발'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강박적인 열망에 사로잡힌 수집가들이 말하는 신발의 매력, 저임금 노동과 부당한 착취와 성차별로 점철된 신발 생산 과정, 브랜딩을 통한 다국적기업의 이윤 창출 전략과 무책임한 회피, 그리고 지구 환경의 파괴로 이미 도래한 기후 붕괴까지 이 책은 신발의 생산과 소비 욕망 뒤에 숨겨진 문제를 끄집어내어 개인적·정치적·시스템의 변화를 통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서문과 머리말 '신발이 월 어쨌기에?'를 시작으로, 1장 '발로 차', 2장 '공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3장 '신발 끈에 매달린 삶', 4장 '브랜딩', 5장 '난민들의 신발', 5장 '지옥과 맞바꾼 가죽', 7장 '폐기물이 되다', 8장 '로봇들이 몰려온다', 9장 '신발이 발에 맞으면', 10장 '반격하라'로 이어지며, 맺음말,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등으로 마무리된다.

2019년에는 전 세계에서 매일 6,660만 켤레의 신발이 만들어졌다. 이는 연간 총 243억 켤레에 이른다. 이처럼 신발 가격이 저렴한 적은 없었고, 그로 인해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이처럼 큰 적도 없었다. 잘사는 나라들의 과잉소비에 따른 과잉생산은 우리가 일회용 세상에 살고 있는 양 착각하게 만든다. 혁신과 진보는 오로지 높이 쌓아놓고 헐값에 팔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로 쏠렸다. (18~19쪽)

그러고 보니 신발은 다른 옷가지들과는 다르다.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것은 그야말로 고문이니, 생각보다 많이 생산되고 수많은 신발들이 폐기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한 짝만 있으면 멀쩡하더라도 신을 수 없으니 폐기되어야 한다.

외짝 신발은 어떻게 처리될까. 이 책에 의하면 마커로 '외짝 신발'이라고 쓰인 흰색 자루에 담아 외짝 신발 처리를 부업으로 하는 회사에 수거되고, 런던 북부의 버밍엄이나 하트포드셔로 간 후 동쪽으로, 아마 폴란드나 파키스탄으로 가는데, 그곳에는 외짝 신발의 짝을 다시 맞춰주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창고들이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외짝 신발이 이 창고들로 몰려들고, 그 후 짝을 다시 찾아주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는데, 때로는 정확한 짝이 발견되고, 그럭저럭 비슷한 반대쪽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는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팔린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구나!'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알아간다.

이 책의 저자는 인류가 진 빚의 진정한 대가를 가장 예리하게, 가장 열정적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다. 이 책은 우리가 신는 신발과 그 공급 사슬이 우리, 특히 그 시스템에 속한 노동자들을 어떻게 더 한층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로 몰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세심하고 때로는 공포스러운, 내려놓기 힘든 책. 이 책을 읽으면 모든 패션과, 나아가 모든 소비재 상품에 관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_루시 시글(영국 작가, 저널리스트)

이 책에서는 신발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구체화시켜주고 있는데, 실제 사례와 각종 자료를 통해 낱낱이 드러낸다. 정말 생각보다 열악한 현실에 치를 떨며 읽어나간다.

세상이 불평등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고, 심각한 차별도 예상 밖의 일이어서 이 책에서 조목조목 언급하는 문제들에 놀랄 따름이다.

특히 이 말은 기억하고 실천해야겠다.

오늘날 경제는 모두에게 존엄성 있는 삶을 제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윤으로 굴러가는 과잉 생산과 과잉소비를 위주로 설계되어 있다. 이런 우선순위를 바꾸기 위해 경제를 재설계하려면 자본주의의 최악의 실천들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 관심사가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진다. (324쪽)

함께 상상하고 보다 나은 미래로 향해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우리의 신발은 4만 년간 우리 곁에 있었다. 신발은 시대를 관통하는 우리의 여정을 목격하고 추진했다. 인류의 최고와 최악을 보았다. 어쩌면 신발은 그 어떤 사물 못지않게 우리를 더 밝고 더 공정한 미래로 이끌어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신발을 통해 그 안에 담긴 세계에 대해 눈을 떠야 한다. (326쪽)

신발을 통해 이렇게 세상의 현실을 짚어본 책은 이 책이 처음인 듯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세상을 접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 책으로 알게 된 세상이 엄청 충격적이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대안이 있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변화의 시작점에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많은 것을 알게 된 책이니 함께 읽기를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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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풋 워크]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 평점10점 | c*****0 | 2022.11.05 리뷰제목
신발, 특히 운동화에 대한 독자의 기억은 슬픔과 기쁨 두 가지가 다 있다. 지금이야 운동화가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물론 명품이라는 또다른 비싼 운동화가 있긴 하지만)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이른바 브랜드 운동화가 유행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사실 당시 물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비쌌다. 그러나 그걸 신고 싶어 부모님을 졸라도 사주지 못한다고 해서 싼 운동화를 신고 다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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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특히 운동화에 대한 독자의 기억은 슬픔과 기쁨 두 가지가 다 있다. 지금이야 운동화가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물론 명품이라는 또다른 비싼 운동화가 있긴 하지만)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이른바 브랜드 운동화가 유행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사실 당시 물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비쌌다. 그러나 그걸 신고 싶어 부모님을 졸라도 사주지 못한다고 해서 싼 운동화를 신고 다녔던 기억이 슬프다. 그러나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 비싼 신발을 사주다 보니 기쁘기 그지 없다. 그때 우리 부모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슬퍼지기도 한다. 지금은 우리가 선진국에 돌입할 정도로 경제적 부를 이뤘으니 신발쯤이야 조금 바싸다 해도 그리 부담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독자만 해도 5~6켤레를 갖고 있다. 가격이 싸서 사놓았다가 아직 한 번도 안 신은 등산화도 있다.

이 책 『풋 워크』는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이라는 부제에서 보여지듯이 '신발'에 얽힌 발전 과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값싼 노동력과 자원을 찾아 글로벌 사우스로 몰려가는 다국적기업의 무분별한 사냥, 사람들보다 금전적 이익을 앞세우는 정치적 결정, 열악한 노동 환경과 부의 불평등, 자연자원과 환경 파괴, 통제를 벗어난 과잉소비주의 등을 생생하게 파헤친다. 지금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억 켤레의 신발이 생산되는 시대다. 작은 공동체 안에서 인간의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지던 신발이 전 지구적 교역과 세계화, 그리고 자동화 방식이 확산되면서 고유의 발 보호 역할에서 벗어나 소비재 상품의 상징이 되었다. 저자 탠시 E. 호스킨스는 신발 산업의 다양한 측면에서 그 이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각종 통계와 자료를 면밀히 조사하고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을 통해 평범한 일상용품인 신발이 한 세계 안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세계로서 불합리하고 위태로운 현실이 낱낱이 드러나고 모두가 더 밝고 공정한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떼는 외침이기도 하다. 책에 따르면 21세기로 접어든 지 20년이 지난 지금, 일반적인 영국 여성은 신발 스물네 켤레를 갖고 있으며 그중 몇 켤레는 한 번도 신은 적이 없다고 한다.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들의 신발 수집 규모는 수천 켤레에 이르기도 하는데, 실제로 신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신발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편 열대 아프리카 지역의 농민과 어린아이들은 신발을 살 돈이 없어서 여러 질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242억 켤레의 신발이 만들어져도 세계 인구 77억 명에게 평등하게 분배되지는 않는다.

지구상에서 추위와 위험한 땅바닥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착용하는 생물은 인간뿐이다. 신발은 인류가 이족 보행으로 이행하면서 착용하기 시작했다. 선사시대에는 식물섬유와 썩기 쉬운 원료로, 이후에는 가죽을 비롯한 좀 더 튼튼한 원료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많은 부분이 기계화·분업화되면서 대량 생산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신발의 값이 싸고, 그만큼 지구에 가장 높은 대가를 요구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잘사는 나라들의 과잉소비에 따른 과잉생산은 우리가 일회용 세상에 살고 있는 양 착각하게 만든다. 혁신과 진보는 오로지 높이 쌓아놓고 헐값에 팔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로 쏠렸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의 과잉생산은 전례가 없는,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소비주의에 탐닉할 돈이 있는 이들에게 세계화는 선택지와 풍족함을 놀라우리만치 끌어올렸다. 이에 응답하여, 소비주의는 세계화 체제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뒷받침한다. 상품은 한 번에 수십억 톤씩 팔려나가고, 이윤은 쌓이고 또 쌓인다. 자본주의가 기능할 수 있는 건 오직 상품 생산과 판매를 통해서이며, 그토록 많은 이들이 과잉소비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낮은 임금과, 그보다도 더 낮은 규제를 추구하는 세계화된 자본주의를 통해서이다. 우리가 신고 있는 신발은 세계화의 추동력인 동시에 그 결과물이다. 신발은 생산의 세계화를 최초로 경험한 물품 중 하나이며 우리 세계를 조형하는 상호 의존과 불평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통신 및 운송 기술의 변화와 저임금 노동자의 세계적 분포 덕분에 신발 제조 공정은 전 세계로 분산되었다.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로 의류와 신발 관련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평범한 일상용품인 신발을 통해 지금 우리가 직면한 복잡하고 불합리한 문제를 깊이 있게 파헤친다. ‘스니커광’이 모인 행사장을 찾아가 직접 인터뷰하면서 그들이 느끼는 신발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귀담아듣고, 지구상의 신발 공장들을 탐사한다. 임시 난민 수용소의 절박한 실상을 상세히 기록하고 파키스탄의 재택 노동자, 관련 기관의 담당자를 만나기도 한다. 다국적기업의 무책임한 관행과 제품 가격을 높이는 대신 노동을 쥐어짜는 것을 이윤 창출 전략으로 삼는 유명 브랜드의 행태도 비판한다. 브랜딩과 상표를 만들어내는 신화의 거미줄 뒤에 철저히 숨겨진 고통스런 진실은 때로 충격적이고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그 외에도 소들의 산업적 살해라는 일상화된 참상과 아마존 강 유역의 파괴 등은 현실로 다가온 기후 붕괴와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가늠케 한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이처럼 심각하고도 중대한 문제 제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행동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신발 산업이 수작업의 축소와 글로벌 사우스의 노동 및 성 불평등으로 인해 저항하기 힘든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국가와 비정부기구, 환경 단체, 인권 단체 등의 더욱 엄격한 규제와 감시를 촉구한다. 신발이 왜 그토록 많은 아수라장을 초래했는지에 대해 저자는 신발 산업이 규제 완화와 하도급이 일어나는 자본주의, 즉 글로벌 사우스의 사람들과 지구에 대한 착취를 토대로 하는 과잉생산을 수단으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자본주의에 속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신발은 글로벌 사우스의 공장과 재택 노동자들에 의한 생산, 걷잡을 수 없는 소비주의, 그것이 낳는 산더미 같은 폐기물, 자본주의가 마술처럼 만들어내는 환영, 이주의 흐름과 장벽, 생물권 착취, 법적 보호 부재와 첨단기술 미래의 시작 같은 세계화의 특성을 살펴보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신발 공급 사슬을 추적하다 보면 오늘날 우리가 어쩌다 이런 위기를 맞닥뜨리게 되었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저자는 신발 산업의 험난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인적 변화, 정치적 변화, 그리고 시스템의 변화를 강조하면서 개인의 실천 지침까지 덧붙여놓았다.

연간 242억 켤레 생산, 미국에서 디자인되고 동남아시아에서 제조되고 유럽에서 구매되는 운동화는 제조 과정에서 독성 폐수를 쏟아내고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무두질 공장의 노동자, 50시간의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나이키 운동화를 사려면 월급의 절반을 바쳐야 하는 중국인 노동자, 최저임금의 20~25%밖에 벌지 못하는 파키스탄의 재택 노동자, 거대한 쓰레기장을 뒤지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의 목적은 신발이 만들어져 소비되고, 폐기되기까지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따라가면서, 그 과정에 관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세계화라는 시스템이 야기하는 문제에 조명을 비추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각 장별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 「발로 차」에서는 소비의 아찔한 세계를 탐사하면서 그 세계가 가진 게 너무 많은 사람과 너무 적은 사람들을 어떻게 나누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강박적인 신발 수집가들을 만나 신발의 매력을 탐구한다. 제2장 「공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는 중국에서 발칸 반도에 이르는 지구상의 신발 공장들을 탐사한다. 이 과정에서 공장 노동자와 공장주를 만나고, 우리가 어쩌다 매년 242억 켤레의 신발을 만들게 되었는지 알아본다. 제3장 「신발 끈에 매달린 삶」은 1차 하청 공장 밑으로 이어지는 공급 사슬을 따라가 세계화를 떠받치는 비밀의 기둥, 즉 재택 노동자들을 만난다.

이 가려진 사람들은 누구이고, 수많은 가정을 공장으로 바꾸는 시장자본주의는 어떤 결과를 낳고 있으며, 도대체 우리 신발은 얼마나 유해한가? 기업이 신발 생산의 현실을 숨기는 능력은 제4장 「브랜딩」에서 다룬다. 브랜딩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기업들은 왜 신발을 우리의 감정과 연결 짓고 싶어 하는지, 우리 신발에 붙은 상표를 믿어도 되는지, 그리고 짝퉁 스니커즈는 세상에 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지. 제5장 「난민들의 신발」은 임시 난민 수용소에서 시작해 비에 젖고 낡아빠진 신발을 신은 사람들의 사연을 들여다본다. 왜 돈과 상품은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데 인간은 그러지 못하는가? 튀르키예(구 터키)의 지하실에서 신발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수천만 명의 중국 아이들은 어쩌다 부모와 떨어져 살게 되었는가?

 


 

제6장 「지옥과 맞바꾼 가죽」은 가죽 생산에 관해, 수십억 마리의 동물이 희생되는 도살 산업에 관해, 열대우림 파괴에 관해, 노동자의 평균 기대수명이 50세에 불과한 방글라데시의 무두질 공장에 관해 폭로한다. 정치적 폭력에서 노예제와 기후 대재앙에 이르기까지, 가죽 산업은 자신의 손이 닿는 모든 대상에 벌을 내린다. 제7장 「폐기물이 되다」에서는 그 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묻는다. 신발이 구매된 후,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이 자원집약적이고 복잡한 물품이 폐기될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이 242억 켤레의 신발은 버려지면 과연 어디로 가는가? 구두 수선소로부터 중고품 창고와 재활용 공장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회용 세계에 살면서 치러야 하는 비용을 따져본다. 제8장 「로봇들이 몰려온다」는 현재의 쓰레기장을 뒤로하고 미래의 공장으로 떠난다. 로봇으로 인해 신발 산업은 어떻게 달라졌으며 자동화가 더 확산되면 또 어떻게 달라질까? 여성 노동자 수백만 명이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이야기다. 제9장 「신발이 발에 맞으면」에서는 신발 같은 일상용품이 도대체 어떻게 이처럼 엄청난 파국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묻는다. 기업은 어떻게 이토록 오랫동안 그 많은 책임을 회피해왔으며, 인류와 지구를 지켜주어야 할 법률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기업 프로그램과 그린워싱이 어떻게 사회 진보를 막아왔는지를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제10장 「반격하라」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우리는 그간 자본주의의 세계화를 시도해왔다. 지금은 아래로부터 출발하는 세계화라는, 새로운 체제를 맞이할 시기일까? 좀 더 평등한 방식으로 재배치된 세계는 어떤 모습이며, 그렇게 되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 : 탠시 E. 호스킨스(Tansy E. Hoskins)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사회운동가. <가디언>, 알 자지라, 와 지에 방직 및 의류와 제화 산업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방글라데시, 케냐, 마케도니아 등지를 방문하고 영국 버밍엄의 위성도시인 솔리헐의 톱숍 창고에도 다녀왔다. 첫 책인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는 엠마 왓슨의 ‘궁극의 책 목록’에 올랐다.

 

역자 : 김지선

 

서강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출판사 편집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품위 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 『대담하고 역동적인 바이킹』, 『기사도와 테러리즘』,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북유럽 문화사』와 『살인자의 사랑법』, 『애프터 쉬즈 곤』, 『출구는 없다』, 『폴른: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등 다양한 서스펜스 소설과 더불어 『엠마』, 『오만과 편견』 등의 고전소설을 한국어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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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의 소비를 점검하고 세계화 자본주의의 눈가림에 속지마라 평점10점 | m****8 | 2022.10.05 리뷰제목
걷기 위해 발을 보호해주는 것, 멋내기의 마무리 단계 정도로 생각했던 신발에게 숨겨져(?) 있는 어마어마한 세계화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문득 무서워졌다. 그간 나는 얼마나 많은 진실은 모르고 살아왔던걸까? 모르고가 맞을까? 모른채, 모른척이 맞을까? 우리는 이 수십억 켤레의 신발이 어디서 오며 우리엑 무엇을 말해주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이야기가 펼쳐지는 과정에서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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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위해 발을 보호해주는 것, 멋내기의 마무리 단계 정도로 생각했던 신발에게 숨겨져(?) 있는 어마어마한 세계화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문득 무서워졌다. 그간 나는 얼마나 많은 진실은 모르고 살아왔던걸까? 모르고가 맞을까? 모른채, 모른척이 맞을까?


우리는 이 수십억 켤레의 신발이 어디서 오며 우리엑 무엇을 말해주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이야기가 펼쳐지는 과정에서 지구화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그 속내를 드러내고, 거기에 따라붙는 모든 복잡성과 논란을 보여줄 것이다.

세계화(핵심은 무엇보다도 인간과 원료의 공급이었다)는 우리 시대의 최우선적인 현실이라고...이 변화는 생산, 소비, 생물권, 그리고 심지어 인간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까지 급격히 바꿔놓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 세계화'를 산업의 급속한 정복과정에 이정표를 세우는 데 유용한 용어로 사용한다.

세계화는 정치적 권력을 휘두르는 정치적 행위자들이 어떤 행위를 의도적으로 하거나, 혹은 하지 않은 결과다, 우리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는데, 그것은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과정이 아니라 이념이 초래한 과정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금전적 이익을 앞세우는 정치적 결정이 불러온 세계에 살고 있다.

세계화는 변화의 이야기이지만 그 과정은 평등하지도 유익하지도 못했다. 기업의 영향력이 확산되고 생산수준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과 수준이 추락했다.

세계화, 그러니까 자본주의의 세계화가 불러온 결과로 우리는 기업이 자연을 약탈하고, 노동자의 권리가 악랄하게 침해당하고, 기후가 파괴되고, 겨우 소형 버스 한 대분의 인원이 전 인류의 절반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할 정도로 불평등한 세상에 살고 있다. 세계화는 약속했던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지 않았고, 그렇다고 안전을 확보하지도 못했다. 그것은 그저 다국적기업의 필요를 따를 뿐이다.

우리가 신고 있는 신발은 세계화의 추동력인 동시에 그 결과물이다. 신발은 생산의 세계화를 최초로 경험한 물품 중 하나이며 우리 세계를 조형하는 상호 의존과 불평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신발 생산의 현실이 흐릿하게 가려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이 세상의 모든 신발은 인간 노동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항상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현실을 잊는다면 뭔가 멋진 것 또한 함꼐 잊히고 말기 때문인다....중략...모든 부와 마법의 근원이 결국 지구와 인간의 노동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우리는 이 상황을 바로잡고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며 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우리 수중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 말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의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억압과 파괴가 있는 곳에 저항 또한 있다는 것이다.

찾을 수 있다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며 모두가 필요를 공급받는 사회를 만들 수단이 우리 손에 들어오는 것이다. 기후 붕괴의 경우처럼, 해법은 우리 손에 있다. 그러려면 에너지 시스템, 식량 지스템, 주고 시스템, 토지권과 천연자원 소유권을 재검토해야 한다. 지구를 살리려면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그것은 동시에 공정한 세계의 기반이기도 하다.

여러분의 옷장이 중심인 수준을 넘어서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 신발을 사야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도 그 결정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여러분의 통장 잔고이겠지만 가죽, 환경 파괴, 스웨트숍 노동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작은 신발 브랜드를 스스로 찾아보고 사실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 작은 브랜드 중 다수는 신발이 죽음과 파괴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만들어지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한다. 그들에게 여러분의 신발을 맡기고 싶다면 그렇게 하자.

이미 가지고 있는 모든 신발을 수선해서 신거나, 1년간 쇼핑을 끊겠다고 서약하거나, 아니면 업사이클링 세계로 뛰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중고품을 사겠다고 서약할 수도 있다.

단순히 신발은 닳고 헤지면 새로 사야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수선해서 신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 해 보았다. 이전에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브랜드 구두업체 중 기성품을 주로 생산하지만, 개인 맞춤까지도 해주는 업체가 있었다. 당시로 내게 거금을 들여서 부츠를 맞춰 신고 이 맞춤부츠를 권해준 언니의 조언에 따라 매년 신발장에 넣기 전에 구두업체에 잔수선을 맡기면 새것처럼 되어 몇 년간을 줄기차게 신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후 몸도 변했고(살찌니 발사이즈도 커진다) 유행에 밀려 더는 신지 않게 되었던 내 부츠가 떠 올랐다. 수선해서 신으면 되는 것을, 잘 관리하면 몇 년 이상 신을 수 있는데 요즘 나는 너무 헐값의 것을 사고 딱 그 값어치 만큼 밖에(아니 그만큼도) 못 쓰고 버리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 소비패턴이 그렇다. 그러면서 나는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쳤고, 노동착취 당하는 여성노동자들을 더 힘들게 했으며, 부자들이 더 부자가되게 했다. 자본주의는 원래 그런거라고 당연한듯 여기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경제시스템과 착취, 불평등은 생각하지 못했다. 정당한 댓가, 정당한 값어치 지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고, 좋은 소비재를 저렴하게 사고 싶은 것이 소비자라고 생각했다. 소비자이자 노동자인 나는 한편으로 내 노동의 가치가 헐값에 매겨질 때의 억울함, 속상함을 안다. 기업은 어떻게든 더 많은 이윤을 가지고자 하기 때문에, 나의 노동가치를 헐값으로 측정한만큼 더 많은 이윤을 가져갈 수 있으니 그렇게 하려는거다. 내가 하는 일도 노동집약적인 일로 맨파워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는 경영성과로 더 많은 이윤을 얻었다고 하면서 그것을 직원에게 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할게 많단다. 건물도 지어야하고, 장비도 사야하고..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에 임금을 올리는 비율도 높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기득권, 윗분들(?) 성과금은 더 준다는 소문이 나서 반발이 거세졌다. 신발만드는 공장이 아니고, 노조가 있는 우리회사도 이럴진데 시스템적으로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는 곳이 보다 평등하고 공정하고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으려면 우리모두의 눈뜸과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사회자체가 과잉생산과 과잉소비를 줄여 모두에게 존엄성 있는 삶을 제공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지금 나의 불편한 감정을 모른척하거나 잊지말고 내가 관계 속에, 사회 속에 머무는 존재임을 자각하고 시스템변화를 주시해야 겠다. 아울러 나의 잘못된 소비습관도 점검하고 변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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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풋 워크 평점10점 | r*******n | 2022.09.23 리뷰제목
당신의 신발이 들려주는, 신발에 숨겨진 불평등과 위태로운 삶과 우리 모두의 이야기   소소의책에서 출판한 탠시 E. 호스킨스의 <풋워크>는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탠시 E. 호스킨스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이다. <가디언>, 알 자지라, <i-D>와 <i>지에 방직 및 의류와 제화 산업에 관한 글을 기
리뷰제목

 

당신의 신발이 들려주는, 신발에 숨겨진 불평등과 위태로운 삶과 우리 모두의 이야기

 

소소의책에서 출판한 탠시 E. 호스킨스의 풋워크‘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탠시 E. 호스킨스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이다. <가디언>, 알 자지라, <i-D><i>지에 방직 및 의류와 제화 산업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방글라데시, 케냐, 마케도니아 등지를 방문하고 영국 버밍엄의 위성도시인 솔리헐의 톱숍 창고에도 다녀왔다. 첫 책인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는 엠마 왓슨의 궁극의 책 목록에 올랐다.

[ 풋워크 책날개 중 ]

 

                  Photo by REVOLT on Unsplash

저자는 패션 아이템과 자본주의의 상관관계에 정밀한 연구를 수행했다. 신발 이전의 품목은 의류였다. 우리는 지금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옷을 입고 버리고 있다.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에 이어 신발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인간이 신고 버리는 신발에 관한 메커니즘을 밝히는 저자의 노력은 광범위하고 충격적이다.

 

2019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는 매일 6,600만 켤레의 신발을 만들었다.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242억 켤레라는 무지막지한 신발이 만들어지고 또한 상당 부분은 버려졌다.

 

지금 나의 신발장을 열어보아도 과거와는 달리 많은 수의 신발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신발을 닿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새롭게 마음에 드는 신발을 사게 되면 이전의 신발을 버려서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Photo by Nicola Styles on Unsplash
   

짐작할 수 있듯이 지구촌 수많은 사람은 제대로 된 신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시리아, 튀르키예의 난민들과 빈민들의 실상을 고발한다. 누군가는 한정판 신발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에 오픈런을 하고, 누군가는 한 켤레 신발을 구하기 위해 맨발로 쓰레기장을 뒤지고 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누군가는 생산의 일선에 매달려야 하고, 누군가는 소비에 열중하게 만든다.

 

패션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은 2019년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25,000억 달러라는 수익을 오려 세계 최대의 산업 중 하나로 등극했다. 나이키를 필두로 판매점인 월마트의 GDP는 중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의 GDP를 넘어선다. 이들은 국가라면 가질 수 있는 규제를 피하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생산설비를 효과적으로 갖출 수 있는 지역을 찾아 이동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내가 사는 도시도 신발 산업으로 흥망성쇠를 맛보았다. 나이키의 OEM 업체가 되어 매출액을 늘리면 비즈니스에 순풍이 달린 것처럼 여겨졌던 때도 있었지만, 공장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곳이 나타나면 옮겨버렸다.

 

               Photo by Jason Briscoe on Unsplash

저자는 242억 켤레가 만들어지는 생산시스템을 분석하고 디자인이 있는 원청회사에서 하도급으로 내려가다 보면 결국 공급 사슬을 떠받치고 있는 비밀의 기둥, 즉 재택 노동자들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공장 노동자에서 밀려나면 온 가족이 신발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해야 하는 재택 노동자는 유해한 환경에서 장시간의 노동을 제공하고 있다.

 

지구촌에서 신발을 제대로 사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살펴보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신발을 만들기 위한 가죽을 생산하기 위해 수십억 마리의 동물이 희생되고 있으며, 노동자의 평균 수명이 50세에 불과한 방글라데시의 무두질 공장에 관한 이야기도 충격적이다. 신발을 만드는 역사에서 여성이 겪어야 했던 차별을 서술한 점도 기억에 남는다.

 

너무나 당연하게 구매하고 사용한 신발의 이면에는 이토록 놀라운 생산의 그물망을 채우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의 땀이 있었다.

 

빈곤과의 투쟁에서 나온 아사드 레흐만은 말한다.

우리는 한 시스템 안에 있습니다. 유색인종과 가난한 사람들은 이윤을 위해 희생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경제 시스템이죠. 우리는 기업과 거대 기업의 이익이 보통 사람들의 이익보다 우선시되는 시스템 안에 살고 있습니다.” (274)

 

자동화, 기계화된 공장에서 신발이 만들어지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나에게 풋워크는 신발에 관한 총체적인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했다.

 

신발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풋워크로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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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풋 워크 평점10점 | p********o | 2022.09.19 리뷰제목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우리가 매일 신고 다니는 신발. 바로 그 신발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신발이라는 눈에 보이는 물건에만 관심을 가진다. 저자는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일상용품 신발에 얽힌 인간의 소비욕망과 신발의 공급 사슬에서 벌어지는 브랜드의 횡포, 노동 착취, 성차별, 과잉소비, 환경파괴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룬다. 신발은 보통 저개발국가에서 생산된다.
리뷰제목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우리가 매일 신고 다니는 신발. 바로 그 신발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신발이라는 눈에 보이는 물건에만 관심을 가진다. 저자는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일상용품 신발에 얽힌 인간의 소비욕망과 신발의 공급 사슬에서 벌어지는 브랜드의 횡포, 노동 착취, 성차별, 과잉소비, 환경파괴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룬다.


신발은 보통 저개발국가에서 생산된다. 지금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주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생산된다. 불과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도 신발 생산 공장이 많았었다. 지금은 대부분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공장에서 생산된다.


신발에 얽힌 다양한 실태와 주장들이 제기되는데 저자의 주장이 강하게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이 객관적인 사건과 데이터에 기반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견해와 너무나도 다른 주장이 대부분이다. 약간은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실제 상황이 그렇다면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의 신발 공급 사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착취와 횡포, 차별 문제 등이 1990년대 토니 블레어와 빌 클린턴에 의해 밀어붙여진 세계화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세계화는 다분히 각국의 금전적 이익을 앞세운 정치적 권력 투쟁의 결정체로 보는 것 같다.


다양한 물건이 있겠지만 우리가 신고 있는 신발은 바로 그 세계화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세계화로 인해 저개발 국가의 노동자들이 고위험 저임금의 생산 라인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신고 다니는 비싸고 화려한 신발 뒤에 숨겨진 열악한 작업장, 쓰레기장, 임시 난민센터 등 세계화의 후미로 안내한다.


사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나 뮤지컬 등도 사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화려한 신발 뒤에는 상표나 브랜드에 가려진 것들이 많다. 신발이 생산되는 과정과 현실은 수천 킬로미터 길이로 뻗어 있는 공급 사슬을 타고 오면서 상표 뒤에 숨겨지게 된다.


신발 생산과 관련된 전쟁, 환경 파괴, 빈곤 등은 철저하게 숨겨진다. 세계화로 이어진 사회는 자본의 흐름을 끊임없이 부추기면서도 절박한 사람들은 철저하게 외면한다. 신발을 생산하는 대기업들은 신발 생산 노동자들의 복지에는 관심이 없고 세계화를 통한 브랜딩에만 열을 올린 결과다.


새 신발을 살 때마다 기분이 좋다. 이제는 좋은 기분과 함께 신발 이면에 들어있는 세계 노동자들의 아픔과 세계화로 인한 다양한 이슈들을 생각해야할 때이다. 신발처럼 우리 사회 이면에 숨겨져 있는 아픔들을 공감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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