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시곱집으로 퇴근합니다.>
지난달 블로그 서평을 올리고 받은 5,000 포인트를 보태어, 최근 관심이 생긴 작가님의 책을 구매하는데 사용했다. 참 좋은 순환이다.^^ 다음달에는 어떤 책을 사볼까 기대도 된다.
이 책은 인스타에서 추천해 주었는지, 어떻게 하다가 작가님의 계정을 보게 되었고, 보다보니 자연을 담은 사진들이 너무 좋았다. 특히나, 사진에 담긴 시골 풍경은 시골향수를 갖고 있는 나를 사로 잡았다.
작가님의 계정을 살펴보다, 2주에 한번씩 발행하는 '수풀집사이로'라는 구독 편지가 궁금해졌다. 3개월간의 구독료가 3,000원으로 너무 저렴했는데, 또 이 구독료는 고양이들을 보살피는데 사용된다고 하니 구독은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2주에 한번씩, 시골 소식이라고 해도 좋고 계절 소식이라도 해도 좋은데, 누군가 나에게 이메일이지만 편지를 보내고 안부를 물어봐 주는 일이, 스팸광고로 늘 받은편지함이 꽉 차 있는 나의 메일함에 따듯함을 선사해주었다.
편지 속 사진이나 글은 계절의 아름다움과 그 계절을 기록하는 아룸다움 모두를 안겨주었다. 이렇게 작가님의 글을 접하면서, 최근 발간한 책인,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에 관심이 갔다.
책 표지에 실린 시골집은 단정하고 정갈하니 마음에 쏙 들었다. 이런집을 사신건지, 리모델링한건지 궁금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열었다.
책의 내용은 10여년간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며 느끼는 무력감과 우울감들로 힘들어 하던 때, 인터넷에서 시골집매매라는 것을 보다가 덜컥 시골집을 사면서부터 생기게 되는 작가의 실제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모든 것에서부터 멀어지고 싶었던 나를, 살피고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는 작가님의 말에, 2년여전 나도 같은 생각으로 직장을 그만두었던 때가 생각났다.
그리고 행복은 열심히 레이더를 세우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모호하게 다가와서 잠깐 머무르고 가버리니까, 열심히 레이더를 세워야 한다는 말에서는 맞아, 맞아, 행복은 내 주변에서 잘 찾아야 한다는 평소 나의 생각과도 많이 맞닿아 있었다.
글 중간중간에는 계절에 따라 담은 시골집 주변의 자연풍경과 시골집 텃밭에서 길러낸 작물들의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흡사 나는 나의 휴대폰 사진첩을 보는 기분이었다. 올해 나도 아파트 텃밭을 분양받아, 토마토, 고추, 오이 그리고 바질 등을 기르면서 사진첩에 온통 작물들의 싱싱한 모습들을 담아냈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앞집 할머니와의 소통 부분이었다.
'공통점이 하나 없는 할머니와의 대화가 즐거운 이유는 서로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대화에는 항상 물음표가 많다. 서로의 다름을 궁금해 하고 신기해하며 던지는 물음표다. 어떤 이야기가 이어지든 맞고 틀린 게 없다. 그땐 그랬고, 지금은 이렇고..'
사람간의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서로의 다름을 인식하고 인정 하는 것인데, 우리는 나이가 같거나, 같은 지역, 동네 그리고 같은 분야에 있다고 한다면, 그도 그럴것이라는 착각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 선짐작은 인간관계에 편견을 낳고 내식대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마련이다. 이것이 공감이라는 좋은 연결이 될 수도 있지만, 상대방을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작가님이 앞집 할머니와 대화하면서는, 살아 온 배경이나 나이가 다르니 물리적으로 완전히 다름을 인식하고 이로 인해, 사람간에 서로를 알아간다는 즐거움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정말 중요한 사실인 거 같다. 나도 사람을 알아갈 때에는 이점을 한번씩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 그렇다면, 많은 부분들이 '왜 저러지'에서 '그럴 수 있지'로 바뀔 수 있을 거 같다.
오래간만에,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하고, 나의 선택으로 책을 구매하고 읽는 즐거움까지 느낀 아주 좋은 기회였다. 한달에 한번이지만 이렇게 리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내 안에서 빙빙 도는 생각을 글로라도 쏟아낼 수 있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