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이란 이런 거야.
작은 친절이 물결처럼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지
본문 중
'친절한 행동' 이라는 제목만 처음 들었을 때는
어떤 행동이 친절한 행동일까? 생각해보고
다양한 친절한 행동에 대해
알려주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출판사의 책 소개글과
먼저 읽으신 분들이 올려주신 서평을 보면서
이 책,,, 어떤 무게감이 느껴진다,,,는 느낌과 함께
내용을 머릿속으로 마구 추측해 보면서
얼른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었다.
그리고 받아든 '친절한 행동'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림체와는 정반대로
덤덤하게 읽어나가는 서늘한 진실을 담고 있었다.
인간의 생존 본능에서 기인한 것일까?
우리는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새로움' 그리고 '다름'에 대해
호기심과 불편함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언젠가 교육심리학 연수를 들으면서
'다름'에 대한 거부와 불편함이
아기 때부터 이미 보인다는 실험 영상을 본 적이 있는 것도 같다.
무수한 영화와 책에서도 등장하는
전학생과 기존 학생들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폭력.
'친절한 행동' 그림책에서도
새로 전학온 '마야'는 인간의 생존본능이라는 명분을 쓰고
아주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잔인한 따돌림과 괴롭힘에
결국 학교를 떠나게 된다.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작은 친절이
조금씩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단다.
본문 중
한때는 아이들에게 '친절함'을 가르쳐도 될까?
회의에 빠진 시절이 있었다.
친절하게 대해주면 대해줄수록
그 사람을 편하고 만만하게 생각해서
오히려 상처받게 될 것을 경계했던 것 같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 라는 속담처럼
친절함은 상처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많은 부분에서
삶에 환하고 따뜻한 온기를 전해줄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다.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친절한 행동을 할 때마다 세상은 조금씩 더 나아진다!!”
그림이 아니라
실사 같은 그림은 아웃 포커스로 찍은 사진을 보는 듯했고,
다양한 카메라 앵글 구도로 그려진 그림은 영화를 보는 듯했다.
매우 독특한 구성의 그림책은 그 결말 독특했는데
보통의 그림책과는 달리, 기-승-전에서 끝난듯한 전개였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쉬이 책장을 못 덮는 긴 여운이 남았다.
클로이가 다니는 학교로 전학 온 마야,
클로이와 그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지만
입고 온 낡은 옷에 아이들은 가까이하기를 꺼린다.
시간이 지나도 따돌림이 지속되자
이제는 마야도 포기하고 혼자 줄넘기만 할 뿐이다.
다음 날 마야는 결석을 하고
선생님은 물이 가득 든 커다란 그릇과 돌멩이를 가지고 오신다.
돌멩이가 빠진 자리에 작은 물결이 퍼져 나가고
작은 친절이 이와 같다고, 물결이 퍼지듯 세상으로 퍼져 나간다고 말한다.
그제야 클로이는 마야에게 친절하지 못했던 행동을 후회한다.
마야에게 환한 미소를 전하겠다고 다짐하는 클로이,
하지만 마야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버리고
마야에게 하지 못한 말들을, 친절한 행동을 대신하여
호수에 돌을 던지고, 던진다. 표지 속 모습으로.
한편의 옴니버스 영화 같은 그림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세요.’
‘친구들의 다양한 점을 인정하세요’
‘차이를 차별하지 마세요.’라는 나의 백 마디 말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 듯했다.
아이들은 마야의 외로움에 함께 분노하며 공감했고,
마야와 관계를 개선할 기회,
친절을 전할 기회를 영영 놓친 클로이에게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서 나는 희망을, 퍼져 나가는 친절을 보았다.
‘그림책은 힘이 세다!’
그 힘을 다시금 발견하게 한 책이었다.
수업TIP
내가 행한 친절한 행동 발표하기
질문만들기-모둠별 질문만들고 답하기
친절한 행동 다짐쓰기
친절한 행동!
보자마자 그림책 제목에 먼저 꽂혔습니다.
언제부턴가 친절한 행동을 자연스레 베풀어도 되는 상황에서도 먼저 생각부터 하게 되더군요. 내 행동이 과연 내 의도대로 상대방에게 친절하게 받아들일지, 아니면 그냥 오지랖으로 받아들이거나 오히려 불편하게 받아들일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드니 말이에요.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친절한 행동을 자연스레 하기 있다기보다는 이성적이라는 명목하에 이런저런 잡생각들이 오히려 더 많이 떠오른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친절한 행동의 '친절한'이란 단어가 조금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림책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게 묘한 슬픈 모습으로 서있는 아이의 모습이 때문에 오히려 더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림책 [친절한 행동]의 이야기는 한겨울 미국 변두리의 시골 학교처럼 보이는 곳에 마야라는 여학생이 전학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삭막한 도시의 배경도 아니고 여유롭고 순수한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의 모습 때문일까요? 그곳에서의 아이들은 무조건 순수할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클로이와 반 친구들은 전학생 마야에게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아니, 관심이 없다고 하기엔 좀 차갑고 냉냉하네요. 마야의 낡고 해진 옷들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기존의 다른 친구들의 시선 때문이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어디나 텃새는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이유든 저런 이유든, 이런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해보고자 고분군투하는 마야의 모습이 엄마의 마음으로 너무나 짠하게 느껴지더군요.
과연 클로이는 클로이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야의 마음을 잘 알아봐 주었을까요?
그림책의 제목이 [친절한 행동]이니 말이에요.
......
그런데 조금 쓸쓸하고 우울해 보이는 그림책 표지가 자꾸 걸리는 건 왜일까요?
클로이의 모습을 보니 유치원 때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그 녀석 까만 얼굴과 그 얼굴에 있는 까만 점,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그 녀석이 싫었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답니다. 저를 특별히 괴롭힌 친구도 아닌데 말이지요. 그 아이는 그저 제가 짝꿍이었기 때문에 잘 지내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그 아이 얼굴에 있는 까만 점이 유독 보기 싫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요. 그래서 그랬는지 소풍 갈 때 손잡는 것도 거부하고 그와 하는 모든 활동을 거부하며 짜증을 냈던 감정들이 희미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유치원을 졸업하여 그와 헤어질 때까지 단 한 번도 그 아이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제 기억 속에 남아있어 저를 부끄럽게 부끄럽게 만듭니다. 너무 어려서 그럴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귀가 살짝 빨개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클로이의 모습과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니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큰 이유 없이 싫다고 느껴지는 친구들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친구의 외모에서, 클로이처럼 친구의 옷차림이나 혹은 주변 분위기가 그러하니 그냥 외면해 버리는 암묵적 동조로 인해서 등, 해당 그 순간에는 여러 이유들을 댈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 비겁하고 부끄러운 행동과 그에 대한 찝찝한 마음은 가슴 한편에 여전히 남아 있고, 나아가 용기가 없다면 사소하더라도 친절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리고 말 것입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요. 이런저런 사소한 변명들이 작은 친절을 베푸는 데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저희 아이들은 저보다는 빨리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순간입니다.
"친절이란 이런 거란다. 작은 친절이 물결처럼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지."
......
"작은 친절이 조금씩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단다."
[친절한 행동 中]
그림책 [친절한 행동]으로 인해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클로이와 그녀의 친구들이 마야를 대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직접적인 부정적 감정이 들지 않더라도 혹여나 집단의 암묵적 동조와 침묵으로 용기 내지 못하는 상황에 속해 있는 건 아닌지 세밀하게 제 주변을 둘러보게 되네요.
그림책의 여운이 깊어 재클린 우드슨 작가님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답니다. 사실 저는 처음 작가님의 이름을 처음 접했거든요. 찾아보니 이미 미국 청소년 문학계에서는 유명하신 작가님이시더군요. 또한 작가님이 흑인이시라는 점도 눈길이 갑니다. 그림책을 보는 내내 클로이는 흑인 아이로, 마야는 백인 아이로 나온다는 점이 흥미로웠거든요. 클로이의 친구들도 백인뿐만 아니라 동양인도 섞여 그려져 있는 부분 역시 참 인상적이었답니다. 이제는 정말 인종과 피부색을 넘어 보다 더 넓은 관점으로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네요 (여전히 인종차별도 존재하지만 말이지요)
재클린 우드슨 작가님의 책들을 더 살펴보고 싶어졌습니다. 아마도 더 찾아 살펴보게 될 것 같네요.
[친절한 행동]을 만나게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