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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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리뷰 총점 9.7 (4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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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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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시의 역사 평점10점 | g*****3 | 2022.07.18 리뷰제목
도 서:시의 역사 저 자: 존 캐리 / 옮김:김선형 출판사: 소소의 책   인간의 사랑을 진지한 시의 주제로 격상시키는 한편, 암묵적으로 한 인간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갈등에는 시인의 일생을 바칠 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본문 중-   시는 소설처럼 많은 문장이 필요치 않고 오로지 필요한 단어만 존재하니 쉽지 않을 뿐더러 그렇다보니 소설만큼 자주 읽지
리뷰제목


 

도 서:시의 역사

저 자: 존 캐리 / 옮김:김선형

출판사: 소소의 책

 

인간의 사랑을 진지한 시의 주제로 격상시키는 한편, 암묵적으로 한 인간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갈등에는 시인의 일생을 바칠 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본문 중-

 

시는 소설처럼 많은 문장이 필요치 않고 오로지 필요한 단어만 존재하니 쉽지 않을 뿐더러 그렇다보니 소설만큼 자주 읽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의 존재성의 어느 것보다 중요하게 보여주기도 하는 데 '시'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한국 역사의 아픔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워낙 유명한 시인이었고 역사의 아픔을 짧은 구절에 담았기에 그 문단을 풀면서 의미를 찾아가는 것은 앎의 기쁨 보다는 슬픔이 컸었다. 소설과 다르게 시는 그저 글자에만 집중을 할 수가 없고 깊이를 알아가야 하는 것이니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는 꾸준히 주위에서 자주 보는 문학으로 이제는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들이 있어 전보다는 조금은 수월하게 다가가는 거 같다.

 

오늘 만난 '역사 시리즈'에서 '시의 역사'를 만났다. 책의 고대 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로 시작을 하는 데 사실, 이 책을 최근에 읽었기에 낯설지가 않았다. 길가메시의 대략적인 내용은 여신의 여인에서 태어난 길가메시 왕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는 위대한 전사이나 폭군이기도 했다. 이를 저지 하기 위해 신들은 야생의 인간 엔키두를 만들고 여인과 몸을 섞은 다음에서야 엔키두는 인간이 되고 길가메시와 에로스를 나누고 더 나아가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길가메시는 그를 되살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그런데, 분명 고대 서사시 라고 했지만 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부분은 문화가 변하면서 시 역시 흐름을 따라 변하게 되면서 현재의 시의 모습으로 된 것이다. 하여튼, 최초 서사시라는 길가메시는 단순히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이 죽음을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들임으로 시는 인간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 주고 있다.

 


 

길가메시를 보면 시라는 마냥 아름다운 문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 현재까지 전해지는 최초의 전쟁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관심이 생기면서 오디세이아와 일리아드에 끌리게 되었다. 음, 그런데 딱히 시로 분류를 하지 않았는데 책을 통해 '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어 베오울프 역시 서사시의 종류였다. 아직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지만 영웅담을 소개하는 내용으로만 알고 있다. 저자는 시대별 시를 소개하는 게 아니라 시인에 대해 그리고 시를 통해 전달하려는 의미도 말하고 있다. 당연히, 단테의 [신곡]도 소개하는 데 천국과 지옥 그리고 연옥을 소개하는 신곡은 지옥의 잔인한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시란 결코 그러지 말아야 하는 내 생각을 과감히 무시해(?)버린 책이라는 점...여기서, 더 나아가 시인이라는 문학인 하면 뭔가 낭만적 인물로 생각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도 있었다. 사회규범에 반항하는 시인을 말하는 '포에테 모니'는 '저주받은 시인'이라는 의미로 프랑스와 비용이라는 시인도 있었다. 그의 시는 독설과 빈민층의 모습 등 인간사에 던지는 불쾌감 이었는 데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시는 계속해서 변천사를 겪으면서 종교와 민중시, 세계대전을 넘어 정치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20세기 정치에 희생당한 시인을 볼 때면 펜이 그 무엇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어느 쪽으로든)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책은 시대 별로 시를 소개하고 설명을 하는 데 이 책을 읽기 전 '시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시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 시가 인간사에 무엇을 남기고,영향을 주었는 지를 시인과 시를 통해 알려준다. 사랑을 노래하는 시가 있는 가 하면, 자신의 아픔을 담긴 시를 보여주기도 한다. 어쩌면 그냥 한 줄 쓱~하고 읽기만 한 그 한 줄이 시인에게는 많은 의미가 담긴 문체임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건 동양의 시는 중국 시와 일본 시만 소개를 했다는 점이다. 영어권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에 아서 웨일리라는 사람이 170편의 시를 묶어내면서 알려지게 되었다는데 뭐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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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시의 역사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g*****s | 2022.07.14 리뷰제목
문학의 한 장르의 시 역시 순수 창작의 영역으로서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시대 저항, 역사적 사명감, 그리고 창작자의 의견을 절실히 반영하기도 했다. 전자의 경우도 그 가치는 있을테지만 보통 후자의 경우 우리는 문학사에 있어서 많이 다루고 또 그속에서 창작자가 무엇을 담고자 했는지, 어떤 메시지를 사회와 대중에 던지고자 했는지를 분석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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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한 장르의 시 역시 순수 창작의 영역으로서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시대 저항, 역사적 사명감, 그리고 창작자의 의견을 절실히 반영하기도 했다. 전자의 경우도 그 가치는 있을테지만 보통 후자의 경우 우리는 문학사에 있어서 많이 다루고 또 그속에서 창작자가 무엇을 담고자 했는지, 어떤 메시지를 사회와 대중에 던지고자 했는지를 분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또한 시험 역시 이런 시들이 많이 등장했던것 같다. 

 

그럼에도 시는 각 시대별로 유명하다 여겨지는 시들 중 대표작들 몇몇을 배웠던게 사실이라 『시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하나의 단행본으로 만나본 적은 없었던것 같아 이 책이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 책은 제목에 걸맞게 고대 서사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중세, 근현대까지 오며 유럽, 미국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살펴보고 있다. 사실 문학작품을 감상을 넘어 분석을 한다는 것이 그 취지에 맞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알고보면 모르고 보는 것보단 그 시구의 선택, 문장이 담아내고자 했던 메시지를 제대로 알 수 있을거란 생각도 하기에 궁금한 분들에겐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 될거라 생각한다. 

 


특히 책 속에는 각 시대별 유명한 시들이나 그 시대의 시가 주로 담고자 했던 메시지와 관련한 시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의미있는데 이번 기회가 아니면 이런 시들을 어떻게 한 권으로 만나볼까 싶은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 속에는 시를 창작할 당시의 주요 사건을 만나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신문의 사설보다 더 냉철한 비판적 논조가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상당히 직접적인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풍자와 해학이 남겨져 있기도 하다. 시가 담고자 했던 의미면에서, 그리고 시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주제를 만나보고 그런 시를 창작했던 시인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시절 시집을 좀 읽어서인지 적어도 이름은 아는 시인들이 많아서 책을 읽는 묘미도 있었던것 같다.

 

하지만 그들의 시는 확실히 낯설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그래도 익숙한 세계적인 시인들이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 자신의 무기와도 같았던 시의 창작활동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알 수 있었던 기회여서 더욱 좋았던 책이다. 

 

설령 누군가에겐 이 책이 상당히 낯설게 느껴지는 시인들이 많다고 해도 시라는 것에 대한 이 책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시의 변천사, 시의 내용에 대한 해석, 그리고 시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어렵지 않으면서도 가볍지만은 않게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흥미를 갖고 읽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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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시의 역사 [인문] 평점10점 | s*****a | 2022.07.13 리뷰제목
요즘 하루에 한두 편씩 시를 감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의 역사'라는 이 책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상승한 데에는 책날개의 이 문장에서였다. 존 캐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무려 4,000년 전에 지어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부터 오늘날 쓰인 시까지를 아울러 다룬다. 존 캐리는 세계관을 형성한 시인들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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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에 한두 편씩 시를 감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의 역사'라는 이 책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상승한 데에는 책날개의 이 문장에서였다.

존 캐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무려 4,000년 전에 지어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부터 오늘날 쓰인 시까지를 아울러 다룬다. 존 캐리는 세계관을 형성한 시인들을 살펴본다. 단테, 초서, 셰익스피어, 휘트먼과 예이츠처럼 말이다. 그리고 데렉 윌코트, 메리앤 무어, 마야 안절루처럼 시가 '위대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자체를 회의하는 시인들도 다룬다. 이 책에서 간추린 시의 역사는 세계 시의 풍요로움과 다채로움을 조명하며, 시의 매혹을 이루는 잡히지 않는 자질을 생각한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을 펼쳐보면 '연대표로 보는 시의 역사'부터 시선을 자극한다. 기원전 20세기경부터 20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시의 역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한 표부터 이미 내 경험의 세계를 뛰어넘는 환희를 느끼게 해준다.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시의 역사』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존 캐리.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 비평가, 도서 평론가, 방송인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회고록 『뜻밖의 교수』는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100명의 시인들』을 집필했다. (책날개 발췌)

미학적 판단에는 옳고 그름이 없고 의견이 있을 뿐이다. 나는 여러분이 이 책에서 예전에 몰랐던 시들을 발견하고 그 시들을 나날의 생각 속에 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시들에 대한 여러분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길 바란다. (19쪽)

이 책은 총 40장으로 구성된다. 1장 '신과 영웅과 괴물 「길가메시 서사시」'를 시작으로, 40장 '경계를 넘는 시인들 | 히니, 월코트, 안젤루, 올리버, 머레이'로 마무리된다. 이 책으로 시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겠다.

시란 무엇일까? 시와 언어의 관계는 음악과 소음에 견줄 수 있다. 기억에 남고 가치를 부여받도록 특별히 지은 언어라는 뜻이다. 언제나 그 목적을 달성하는 건 아니다. 수 세기가 흐르는 사이 까맣게 잊힌 시가 수천수만 편에 달한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잊히지 않은 시들을 다루려 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다. 물경 4,000년 전에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지어진 시다. 누가 지었는지, 왜 지었는지, 어떤 독자나 청중을 염두에 두고 지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시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글자로 점토판에 새겨져 보존되었다. 이 글자는 갈대로 젖은 점토에 쐐기 모양의 홈을 새겨 글을 썼기 때문에 설형문자라고 불린다. (11쪽)

이 책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의 세계를 쫙 펼쳐 보여준다.

그 세계가 워낙 방대하고 다양해서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다.

그런데 중간중간 은근 시선을 끄는 이야기들이 보여서 '오오,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잖아!'라며 감탄하며 읽는다.

그러니까 거부감 없이 밋밋하고 뻔한 이야기만 담겨 있는 게 아니라, 통통 튀는 발언이 있어서 '이런 이야기를 하셔도 되나?'라는 생각에 살짝 혼자 걱정스러운 그런 느낌말이다. 그리고 그런 뒷이야기가 더 시선도 끌고 재미있는 양념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 '시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에 따를 수밖에 없다'라며 '나의 선호도는 독자 여러분과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까지 하는 것이다.

그 의견을 존중하며,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바라본 시와 역사를 들어본다. 이 책은 저자 존 캐리가 정리한 시의 역사다.

 


 

이 책의 역자는 말한다.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화권의 시들은 아니나, 수 세기의 시험을 통과한 걸작들은, 경이롭게도, 번역자의 손에 무너져 내렸다 재조립된 너덜너덜한 언어의 누더기 속에서도,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는 의미의 찬란한 빛을 발하기도 한다(509쪽)고 말이다.

이 책의 번역 작업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고뇌가 함께 했을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은 두고두고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요즘 시를 감상하고 있는데, 같은 시도 읽을 때마다 맛이 다르다. 그런데 여전히 좁고 한정된 세계에서 시를 접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내가 바라볼 수 있는 시의 세계를 확대시켜주는 의미에서 이 책을 만난 것이다.

이 책이 앎의 지평을 넓혀주고 다른 시의 세계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시의 역사를 알고 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이 책이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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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시의 변화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평점8점 | f***2 | 2022.07.19 리뷰제목
올해도 언제나처럼 생각한 것만큼 시집을 읽지 못하고 있다. 시에 대한 욕심을 내어 보지만 쉽게 손길이 나가지 않는다. 쌓여 있는 시집을 보면서 가끔 한두 편 읽지만 한 권을 읽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혹시 한 권을 다 읽게 되면 다시 시인의 시에서 내가 찾은 것보다 얼마나 많은 것을 놓쳤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어떤 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고, 이미지도 그려지지 않고, 글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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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언제나처럼 생각한 것만큼 시집을 읽지 못하고 있다. 시에 대한 욕심을 내어 보지만 쉽게 손길이 나가지 않는다. 쌓여 있는 시집을 보면서 가끔 한두 편 읽지만 한 권을 읽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혹시 한 권을 다 읽게 되면 다시 시인의 시에서 내가 찾은 것보다 얼마나 많은 것을 놓쳤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어떤 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고, 이미지도 그려지지 않고,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럴 때면 소리 내어 시를 읽는다. 집중력도 키우고, 내가 놓친 시의 소리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처럼 시인들이 운율에 신경을 덜 쓴다고 하지만 시를 소리 내어 읽는 것은 나의 작은 이해 방법 중 하나다.

 

거창한 제목에 먼저 끌렸다. 앞에 말한 시에 대한 관심과 이해 부족을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얕은 기대도 있었다. 목차를 보면서 낯익은 시인의 이름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 소설가로만 알고 있던 작가들의 이름도 올라와 있었다. 저자는 40개의 꼭지로 시인들을 나눈다.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시작해 최근에 알게 된 ‘알젤루’까지 서양의 시인들을 길게 늘어놓는다. 역자는 그 시대 시인들의 시를 번역하면서 원문을 같이 놓아두었는데 솔직히 말해 대부분 그냥 지나갔다. 나의 짧은 영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고어를 그대로 쓴 부분도 보였기 때문이다. 영어의 운율을 잘 모르니 그 묘미도 느끼지 못한다.

 

그리스 로마 시대를 거쳐 중세 유럽으로 넘어오면 정말 낯익은 이름들이 보인다. 하지만 모르는 시인들이 더 많다. 워즈워스 이후 시인들은 낯익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일과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인 두 사람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바로 괴테와 푸시킨이다. 아주 오래전 허영심에 들뜬 내가 <파우스트>를 그냥 읽은 적이 있었다. 그냥 글자만 읽었다. 당연히 그 매력은 하나도 몰랐다. 푸시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이 이 두 나라의 시인들에게 끼친 영향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언제 시간되면 집에 있는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은 정독해보고 싶다. 절판된 푸시킨 전집도 구할 수 있다면 사고 싶다.

 

윌트 휘트먼과 T. S. 엘리엇은 내가 몇 번이나 시도했다가 실패한 시인들이다. <풀잎>을 몇 편 읽고 이해하지 못해 그만 두었고, ‘4월은 잔인한 달’이란 시구 때문에 <황무지>도 시도했지만 역시 실패했었다. 파운드의 시집은 시작도 못했다. 그냥 고히 모셔두고만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전의를 불 태웠다고 하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그리고 소설 등을 읽으면서 알게 된 시인들의 이름을 다시 만나 반가웠다. 그들의 정치적 성향이, 성적 취향 등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놀라기도 했다. 예상하지 못한 동성애자들이 많았다. 인종차별주의자도 있지 않았던가. 저자는 시인들의 삶을 간결하게 녹여내고, 시들을 발취해 짧은 이해를 돕는다. 천천히 음미할 때 가슴에 와 닿았다.

 

휴즈의 시를 극찬하지만 그의 시집은 나의 취향도 맞지 않았고, 이해도 되지 않았다. 타고르 시에 대한 번역을 걱정하게 만드는 글을 보고 약간 주춤한다. 각 장에서 다루어지는 시인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집중하지 않으면 앞의 시인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생긴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가독성을 생각하면 높은 집중력은 필수적이다. 방대한 역사를 다루다 보니 한 시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이해가 부족하다. 하지만 대략적인 흐름이나 그 시인의 특징을 간략하게 알아보는 데는 아주 큰 도움을 준다. 읽다가 내가 착각한 시인들이 눈에 들어오고, 겉멋으로 읽었던 시집들을 다시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좀더 깊이 읽고 이해하는 독자라면 시의 변화하는 역사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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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시의역사 평점6점 | s******7 | 2022.07.16 리뷰제목
시란 무엇일까? 음악이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된 소리라면, 시는 언어를 조직하는 한 방식이다. 언어를 특별하게 빚어내면 시가 되고, 시가 되면 기억되고 가치를 부여받는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다. 이 서사시는 여신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길가메시라는 왕의 이야기다. 여러 신화와 종교에서 신들은 인간 영웅들을 총애하거나 박해하고,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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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무엇일까? 음악이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된 소리라면, 시는 언어를 조직하는 한 방식이다. 언어를 특별하게 빚어내면 시가 되고, 시가 되면 기억되고 가치를 부여받는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다. 이 서사시는 여신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길가메시라는 왕의 이야기다. 여러 신화와 종교에서 신들은 인간 영웅들을 총애하거나 박해하고, 인간 영웅들은 괴물과 싸우고 죽음의 영토인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산 자들의 세계로 돌아온다. 신들은 원래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했지만, 나중에 죽음을 만들어내어 대홍수를 일으키고 인류를 몰살한다. 죽음과 함께 사랑 또한 시의 영원한 주제며 사랑은 <길가메시>에서 핵심적인 화두로 드러나고 사랑은 문명화의 힘이며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이다.

 

<호메로스 서사시>는 최초의 전쟁 시다. 이 서사시는 10년에 걸친 트로이 포위전의 마지막 몇 주일에 걸쳐 그리이스군과 트로이군이 맞붙은 전투를 묘사하며 트로이군의 총지휘자인 헥토르가 그리스 전사 아킬레우스의 손에 죽음을 맞는 지점에서 막을 내린다. 이 시는 전쟁에 대해 상충적인 태도를 보인다. 전쟁은 영광이자 공포로 그려진다. 비겁함은 경멸을 받음이 마땅하다. 그러나 전쟁의 잔혹성과 무의미 역시 폭로된다. 이 모순은 전투 장면을 관통하는 두 가지의 다른 스타일에도 반영된다. 전사들은 서로 격식을 갖춘 수사적 언어로 웅변가처럼 대화하지만 죽을 때는 도살되는 가축과 다름없이 생을 마감한다.

 

제프리 초서는 중세의 위대한 영국 시인으로 런던 포도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궁정 기사이자 군인이자 외교관이자 공무원이었다. <새들의 의회> 시에는 초서 다운 특징이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웃긴다. 둘째, <캔터베리 이야기>처럼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그 계층의 상호작용을 그리고 있다. 셋째, 초서는 양측을 모두 보고 있다. 온화하면서도 관용적이다. 넷째, 새들이 사람처럼 말하게 함으로써 초서는 모든 삶 ? 인간, 새, 동물, 녹색 세계 ? 이 자연에 의해 하나로 묶여 있음을 암시한다. 초서는 자연 숭배자가 아니고 기독교인이었다. 그는 신이 세계를 다스리는 방식에 흥미를 느꼈고 ‘자연’은 그 섭리의 일부로 보았고 신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을 품었다.

 

존 밀턴은 셰익스피어 이후 가장 위대한 영국 시인으로 여겨진다. 그는 자유를 신봉했고 세습군주제는 터무니없는 헛소리이며 교회는 사기꾼이며 노동자들이 내는 ‘십일조’나 세금으로 먹고사는 주교들이 말도 안 되게 화려한 옷을 입고 살며 제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벌하는 특별한 교회 재판소를 운영하는 건 부조리라고 믿었다. 영국 내전이 발발했을 때 그는 왕당파가 아닌 의회파의 편을 들었다. 밀턴에게 재앙이 일어난 시기에 결국은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지만 기적이 일어나 ‘하늘에서 내려온 뮤즈’라고 부르는 초자연적인 여인이 밤마다 그에게 시를 들려주었고 잠에서 깨어난 후에 밀턴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불러주어 받아쓰게 해서 여러 해에 걸쳐서 위대한 걸작이 쌓였다. 시의 원천은 밀턴의 정신이었고 무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낙원>의 서두에서 밀턴은 자신에게 시를 불러준 뮤즈가 모세에게 창세기의 영감을 주었다고 썼다.

 

시의 역사는 시대를 품고 삶을 읊는다는 명제가 마음에 와닿는다. 국가들의 처한 사정에 따라 여러 시인이 나타났고 당시의 상황을 반영한 시가 만들어지고 전해져왔다. 고대문학, 중세문학, 현대문학의 여러 시들을 수능 언어영역 고득점을 위한 문제풀이를 위한 시 해석에만 익숙해져 시 감상에 전혀 흥미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학창 시절 이후로는 그 흔한 시집 한편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서양의 시에 대한 지식도 전무하다시피 했는데 서양의 서사시와 시 그리고 시인들에 대하여 단편적으로나마 알았던 것들이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될 때마다 두고두고 책을 반복해서 읽으며 영미문학과 그 속에 담긴 그들의 문화, 역사 등을 이해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는 데에도 활용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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