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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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로마의 가장 위대한 적수

리뷰 총점 9.5 (2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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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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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로마의 가장 위대한 적수 평점9점 | a******9 | 2023.04.12 리뷰제목
한니발이라는 이름은 롤랑처럼 어린 시절에 읽던 어린이 대상 잡지에서 처음 만났다. 그 옛날, 나폴레옹에 앞서 코끼리까지 동반한 군대를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로 쳐들어갔던 카르타고 사람이라는 내용으로 기억에 남았다. 그때에는 한니발이 왕 정도 되는 줄 알았다. 그 뒤로 한니발이란 이름을 몇 차례 더 만나게 되었다. 학교의 세계사 시간에도 만났고 사회에서 리더십
리뷰제목

한니발이라는 이름은 롤랑처럼 어린 시절에 읽던 어린이 대상 잡지에서 처음 만났다. 그 옛날, 나폴레옹에 앞서 코끼리까지 동반한 군대를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로 쳐들어갔던 카르타고 사람이라는 내용으로 기억에 남았다. 그때에는 한니발이 왕 정도 되는 줄 알았다.

그 뒤로 한니발이란 이름을 몇 차례 더 만나게 되었다. 학교의 세계사 시간에도 만났고 사회에서 리더십 공부할 때에도 만났다. 특히 리더십 공부할 때 사용했던 자료들에 나오던 한니발에게서는 어린 시절의 짧은 기억을 훌쩍 뛰어넘는 거인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삶의 궤적을 전체적,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텍스트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온다는 정보를 접했을 때 기뻤다. 드디어 한니발의 여러 면모를 종합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므로.

 

한니발 바르카(B.C.247~B.C.184)는 카르타고의 장군이었다. 그는 로마가 유럽과 지중해의 패권국가-책에서는 로마를 제국, 제국주의라는 용어로 표현하는데 이때의 로마는 공화정이었으므로 제국이라 하기 어렵고 제국주의도 근대 이후에 등장한 개념이므로 차라리 패권국가라는 표현이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로 자리매김하던 시기에 그런 로마에 맞서 주도권을 가지고 전투를 벌이면서 로마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최후의 승자가 되지는 못했다.

필립 프리먼은 책의 처음에서 고대 세계 강대한 제국의 압도적 힘에 저항했던 한 지도자의 실제 모습을 그려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P.12)고 책을 쓴 의도를 밝힌다. 즉 로마인인 리비우스나 폴리비오스가 남긴 초창기의 기록에 근거해 로마 중심의 관점에서 한니발을 폄하하여 평가하던 시각을 벗어나 새롭게 한니발을 바라보려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카르타고는 로마에 의해 멸망하였고 승자인 로마의 입장에서 남긴 기록만 남은 한계를 넘어보려 한 셈이다.

그런데 이런 프리먼의 글쓰기 방향을 보면서 약간의 의문이 생겼다. 수 천년 동안 한니발에 대한 평가는 한 방향으로만 고착되어있었던 건가? 단편적이지만 이전에 보았던 자료들이나 도서 등에서 로마 중심의 평가만을 본 것은 아니라서 든 의문이었다. 글의 전개 방향이 궁금해졌다.

 

프리먼은 논픽션의 기반 위에 픽션을 가미한 글쓰기를 통해 기록 중심의 건조한 전달을 넘어선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러 전투의 전개 과정은 논픽션의 모습을 띠지만 한니발의 인간성과 리더십 등 개인의 모습을 그릴 때에는 픽션을 가미한 글쓰기가 보인다. 그럼으로써 이야기가 풍부한 소설을 읽는 듯한 즐거움이 가미된다. 책은 카르타고의 탄생 설화에서 시작하여 1차 포에니 전쟁을 포함하는 한니발 탄생 이전의 카르타고와 로마의 관계에서부터 그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포에니 전쟁은 총 3차에 걸쳐 일어났다. 포에니는 페니키아를 로마식으로 읽은 것으로 로마 입장에서 페니키아의 한 부류인 카르타고와 치른 전쟁을 표현하는 말이다. 한니발은 1차 포에니 전쟁 후에 태어나 2차 포에니 전쟁을 온전히 감당했다. 3차 포에니 전쟁은 그의 사후에 발생했다. 그런 한니발은 태어날 때부터 로마인들에게 깊은 적개심을 품고 자랐(P.10)다. 1차 포에니 전쟁의 패배로 카르타고는 로마에 많은 영토를 빼앗겼고 엄청난 배상금을 물어야 했으며 영향력을 크게 상실하면서 고통을 겪었다.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서 카르타고에는 로마에 반감을 품은 사람들이 있었다. 한니발의 아버지인 하밀카르 같은 이들이었다. 카르타고의 유력 가문 출신인 하밀카르는 한니발을 포함한 세 아들들을 데리고 스페인 정벌에 나섰다. 상업국가였던 카르타고의 부를 확충하고 갈리아를 넘어 이베리아 반도로 넘어오려는 로마를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이때 한니발은 9살이었다.

로마는 팽창하고 있었고 적어도 군사력으로 이들과 맞설 수 있는 세력은, 적어도 당시의 유럽 지역에서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로마는 그 힘으로 주변의 국가들을 굴복시키고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로 끌어들여 훗날의 제국주의 국가들처럼 그들을 수탈했다. 로마의 관점에서 보면 카르타고 역시 그런 주변 국가들 중 하나였을지 모른다. 가진 게 훨씬 많은.

하밀카르는 스페인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충했지만 로마 역시 스페인 쪽으로 발을 뻗고 있었다. 두 세력의 충돌은 이미 오래 전에 예견된 사태였다. 이 와중에 한니발이 18살이 되던 해에 하밀카르가 스페인에서 전사하고 그 자리를 이은 한니발의 자형 하스드루발 역시 7년 뒤에 동맹국들에 의해 살해 당하자 한니발은 드디어 지휘관이 된다.

한니발은 로마를 약화시키지 않으면 카르타고의 미래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는 로마를 공격하기 위한 전력을 확보한 후 로마군이 주둔 중인 스페인 지역의 사군툼을 공격하여 점령한다. 사군툼 전투의 의미가 적지 않은데 책에서 분명히 언급하지 않는 사안 중 하나는 한니발이 공성전으로 벌어진 이 전투에서 상당히 고전했다는 점이다. 나중에 그가 로마를 공략하지 않은 점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비판과 아쉬움이 따랐는데 그 배경에는 로마인들과 공성전을 펼치면 엄청난 희생이 따른다는 점을 고려한 바도 있었다고 추측하게 된다.

  한니발이 사군툼 전투 이후 알프스를 넘고 이탈리아 반도로 들어가 트라시메노 전투나 역사에 그 이름이 크게 남은 칸나이 전투 등의 대첩을 이루면서 로마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과정은 여기에서 언급하지는 않겠다. 로마에게는 고통스럽고 치욕스러웠지만 한니발에게는 길고도 찬란했을 그 과정은 책을 통해 모두 직접 만나야 할 모습이라고 보는 까닭이다. 전투의 장면뿐 아니라 전투를 기획하고 전쟁의 큰 틀을 움직이는 전략가, 리더의 모습까지 보게 되리라.

그러나 한니발은 결국 로마를 직접 공략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12년 동안 누볐던 이탈리아 반도에서 물러나 카르타고로 돌아가는 결과를 맞이한다. 결국 이 후퇴는 수십 년 후 카르타고의 멸망으로까지 연결되고.

 

한니발은 용장勇將이었고 지장智將이었으며 덕장德將이었다. 전투에 나서서는 용감히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에 앞서서는 어떻게 승리를 쟁취할지 계획하고 승리의 조건을 철저히 준비했다. 아울러 전장에 나가는 병사들의 마음을 헤아려 그들의 필요를 미리 충족시켜주고 그들과의 약속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충성을 이끌어냈다. 거의 모든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군사 지휘관으로서 한판 승부만이 아니라 남의 본거지에서의 긴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리더였다.

게다가 한니발은 위대한 장군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노련한 정치인이자 능숙한 외교관이었고, 자기 가족과 나라에 진심으로 헌신한 애국자였다.(P.11) 자신의 군사력이 로마의 그것에 비해 뒤쳐짐을 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군사 전술을 개발하고 궁극의 승리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했다. 로마라는 강력한 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 먼저 그들의 동맹 구조를 파훼하고자 했고 상당 수준 그 목표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는 운장運將은 아니었다. 로마는 너무 강력했고 그의 조국은 멍청했다.

카르타고에 남아있던 세력들은 한니발을 적극 지원하는 것과 같은, 로마에 대해 그들이 진정으로 취했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미 1차 포에니 전쟁을 통해 로마의 성향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들의 정세 판단은 서툴렀다. 이들은 한니발을 시기하고 견제하려는 욕심이 앞서 필요한 때에 지원하지 않음으로써 그가 어쩔 수 없이 카르타고로 귀환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전장은 이탈리아 반도 내였다. 병참 라인이 확보되지 않는 적지에서 전투를 계속함과 동시에 군대의 양식을 조달하고 거주할 곳을 찾으며 기존의 동맹을 유지하면서 로마의 동맹을 깨트리기도 해야 했다. 거기에 스페인에서 한니발을 지원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진군했어야 할 동생들이 알프스에 도달하기도 전에 스키피오에게 패배하면서 로마를 최종적으로 패퇴시킬 동력을 상실하기도 했다. 전투가 계속 되면서 로마가 그의 전술을 잘 파악하고 대응함으로써 전투의 효율은 떨어졌다. 하늘은 그를 마지막 순간에 선택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한니발이 로마를 멸망의 문턱에까지 몰고 갔다는 사실이 기적일지도 모른다.

한니발의 마지막은 슬프다. 잃어버린 힘을 다시는 되찾지 못하고 로마에 쫓겨 다녔다. 로마는 여전히 그를 두려워했지만 그와 손을 잡으려는 세력은 어디에도 없었다. 비유하자면 이제 한니발은 50살 먹은 메시가 된 셈이었다. 아직 뛰어나지만 크게 활용되기는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로마의 지독한 추격을 벗어났다.

 

카르타고가 로마에 패한 가장 큰 원인은 국가 정체성에 있었다고 본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전사가 아닌 상인이고 국가 방위를 용병에 의존(P.33)했기 때문에 카르타고를 직접 정복하거나 그들이 구축한 해외의 경제 거점 중 일부라도 차지하게 되면 상당한 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자신들의 이런 위치를 잘 파악해서 로마가 패권국가로서 보이던 모습을 조금이라도 벤치마크하여 방위력을 증강했다면 로마와의 경쟁에서 어떤 결과를 빚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우리의 상황을 카르타고의 상황에 대입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당장 중국이나 일본처럼 경제 총량과 국방 총량, 인구 수 등에서 앞선 주변 국가와 전쟁을 벌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때 우리에게 한니발과 같은 불세출의 전사가 있다면 그를 믿고 전쟁에 뛰어들어도 될까? 시대가 다르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쟁은 총력전이고 개략 그려보아도 우리가 그들보다 힘의 총량에서 떨어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전투가 아니라 전쟁은 국가 시스템으로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기록 상으로 한니발 자신이 패배한 큰 전투는 마지막의 자마 전투뿐이었다. 하지만 2차 포에니 전쟁이라는 큰 틀은 로마의 승리, 카르타고의 패배로 결말이 났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에도 한니발의 실패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끊임없이 살피고 지속적으로 힘을 키워 누구라도 우리를 쉽게 건드리지 못하도록 자리매김하기가 우리가 취해야 할 기본 자세라고 혼자 생각해본다.

 

책을 통해 한니발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래 전의 이야기지만 지금 돌아봐도 가질 수 있는 시사점도 있고. 프리먼의 방향이 내게 통했다.

 

 

P.S.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내용이 온통 텍스트로만 되어있다는 데 있다. 책의 첫 부분에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한니발이 이동한 경로를 나타내는 지도 하나가 나오지만 많이 부족하다. 특히 전투를 위해 한니발이 이동하는 경우나 개별 전투에서 진법을 운용한 경우 모두 글만으로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가 남는다.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도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픽 자료가 추가되었다면 그런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듯하다.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1
종이책 한니발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g********r | 2022.10.25 리뷰제목
그는 대담했지만 절대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성벽이 무척 튼튼해서 직접적인 공격으로는 전혀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휘하 병력과 전초 기지로 그 도시를 포위하고 내부에서 탈출하거나 외부에서 도움을 주지 못하게 철저히 차단했다. (p.75)    대부분 사람은 '한니발'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이코패스 살인마, 한니발 렉터를 떠올린다. 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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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담했지만 절대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성벽이 무척 튼튼해서 직접적인 공격으로는 전혀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래서 휘하 병력과 전초 기지로 그 도시를 포위하고 내부에서 탈출하거나 외부에서 도움을 주지 못하게 철저히 차단했다. (p.75) 

 

대부분 사람은 '한니발'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이코패스 살인마, 한니발 렉터를 떠올린다. 간이 작아 공포영화를 못 보지만 나 역시, 어린 시절 사촌오빠가 보고 있어 몇 장면 보게 되었던 '양들의 침묵'을 기억한다. (내가 울음을 터트렸던 기억과 함께) 그러나 사실 진짜 '악명높은' 한니발은 따로 있다. 알프스산맥을 넘어 진격한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 본디 역사는 승자의 시각에서 기록되기 때문인지 한니발 장군은 늘 괴물이나 악마 등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그를 카르타고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희생된 국민을 위해 설욕전을 펼쳐준 '영웅'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시각에서 만난 첫 번째 책이었기에 한니발에 대한 나의 이미지와 로마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수많은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카르타고가 건국되는 과정부터, 그들이 겪는 학살과정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어쩌면 한니발은 어린 시절부터 침략의 과정을 봐왔기에, 로마에 그 대가를 물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성장했을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알프스산맥을 넘어 로마의 턱 앞까지 가는 과정을 매우 세세히 다루고 있어, 그의 상황이나 여건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때때로 상대방의 덤덤한 말은 오히려 나의 감정을 자극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의 진행이 너무 덤덤하여 오히려 나는 감정선을 발휘하여 그의 마음을 가늠해보게 되기도 했던 것. 조금 더 다정한 문체였다면 이야기는 한결 풍성했겠지만, 사실을 들여다보는 기회는 적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작가는 한니발을 괴물로 묘사하는 데 열을 올렸던 리비우스 같은 로마 역사가의 설명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찾아서 좀 더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할 방법은 없는지, 한니발의 생애를 통해 제국주의를 원동력으로 삼았던 로마를 '정복자'로 바라볼 필요도 있지 않은지(p.12)의 고민에서 이 책을 썼다. 아무래도 로마 시각의 한니발은 (많이 출간되기도 했고), 한층 더 극적이기에 그에 비하면 이 책의 재미는 부족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가지지 못했던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엄청난 시간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분명 재미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남겼다. 코끼리를 타고 알프스를 넘은 전쟁광 장수에서, 가정이나 사회적으로 그렇게 키워진, 그럼에도 강인함으로 자신을 수없이 단련해온 육체보다, 정신이 더욱 건강했던 이로 인식을 바꾸게 한다.

 

책을 읽고 나서는 사실 연민이 들기도 했다. 만약 한니발의 아버지가 한니발의 앞에서 로마를 증오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카르타고 내부적 상황이 반쪽으로 갈려 혼란스럽지 않았더라면? 지중해 그 어디라도 로마의 편에 서지 않은 나라가 있었더라면? 어쩌면 그의 모든 상황이 그를 전쟁할 수 밖에 없도록 몰아간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우리는 그를 전쟁광으로 믿어온 것은 아닌지 하는 후회의 마음도 들었고. 

 

이 책은 새로운 시각의 역사를, 매우 사실적으로 이야기하는 엄청난 매력도 지니고 있지만, 반쪽짜리 시각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시간도 선물한다. 그래서 읽는 과정이 꽤 걸리더라도, 이 책을 덮고 나서는 '그럼에도 읽기를 잘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처음 역사서를 읽을 때만 해도 나 역시 흥미 위주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 세계적 영웅, 세계적 사건들에 열광했다. 어쩌면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여러 시각에서 역사를 만나고자 하는 나로 변화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 전쟁 괴물 한니발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오늘 이 책의 한니발이 얼마나 새로운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이 책이 당신에게도 닿아, 역사라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 물론 당신에게 앞면이 흥미로울지 뒷면이 흥미로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과정을 통해 역사가 한층 깊게 재미있어질 것은 분명하다. 리비우스 로마사를 분명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제야 그 반쪽이 제대로 맞춰진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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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실패했지만 역사에 가장 큰 이름을 남긴 인물, 한니발 평점10점 | g*****2 | 2023.01.24 리뷰제목
실패자를 역사는 잘 기억,기록해 두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실패하고도 이름을 크게 남긴 한 남자가 있다.2천여 년 전,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눈덮인 알프스산맥을 넘어 로마 심장부를 겨누고, 로마의 운명을 손아귀에 바꿀 뻔했던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 바르카. 그는 실패했지만 큰 이름을 남겼다. 역설적이게도 그의 상대가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로마 역사가 폴리
리뷰제목
실패자를 역사는 잘 기억,기록해 두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실패하고도 이름을 크게 남긴 한 남자가 있다.
2천여 년 전,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눈덮인 알프스산맥을 넘어 로마 심장부를 겨누고, 로마의 운명을 손아귀에 바꿀 뻔했던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 바르카.
그는 실패했지만 큰 이름을 남겼다. 역설적이게도 그의 상대가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로마 역사가 폴리비오스는 한니발의 알프스 횡단에 대한 역사적 의의를 추켜세우는 역사가들을 비판했으며, 리비우스는 한니발이 잔혹한 야만인에 탐욕스러운 인물이라며 폄하했다.

또한 칸나이 전투의 대승 이후 로마로 진격하지 않은 그의 선택이 패착이었다는 평가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배적이다.
그의 부하 마하르발이 로마 진격을 반대한 한니발에 대해 “싸워 이기는 법은 알지만, 승리를 활용할 줄은 모른다”고 탄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그것은 온당한 평가인지 지은이 필립 프리먼은 묻고 있다.
로마 역사가들의 폄하와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을 길어올려 로마를 상대로 한 한니발의 투쟁을 이 책에서 재현했다.

아프리카인으로 도박과도 같은 무모함이 담긴 작전이었던 알프스 횡단을 감행해야 했던 국내외적 상황, 칸나이 전투 이후 로마로 진격할 수 없었던 혹은 하지 않은 필연적 이유를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병사들과 고통을 같이 나눈 헌신적이고 인간적인 면모 등을 유려하게 펼쳐낸 이 전기를 읽다 보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잣대로 그를 평가하게 될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만약 한니발이 승리했다면 세계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에 관한 어찌보면 엉뚱한 상상도 곁들이고 있다.

고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한니발의 군사적 경력에 대한 철저한 설명을 프리먼은 위대하지만 불운했던 카르타고 장군 한니발에 대해서 마치 멋진 영화 한 편을 보여주듯이 생동감 있게 되살리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연구되는 그의 전술 및 전략적 탁월함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장점에 로마사를 더 깊게 주변부까지 같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필독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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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군사작전의 천재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6 | 2024.04.15 리뷰제목
한니발에 관해서는 시오노나나미의 책 (로마인이야기)가 거의 전부인데 이번 기회에제대로 좀 배워볼 수 있게 되었다.한니발은 어릴적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군시운용에 따르는 무수한 결정을현장에서 직접 참여하며 공손하게 보고들었다.군사들에겐 사기가 가장 중요하고 백성들에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두마리 토끼를 다잡은 한니발은 진정한 명장이다.읽으면 읽을수록 감탄이디ㅡ
리뷰제목
한니발에 관해서는 시오노나나미의 책 (로마인이야기)가 거의 전부인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좀 배워볼 수 있게 되었다.

한니발은 어릴적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군시운용에 따르는 무수한 결정을

현장에서 직접 참여하며 공손하게 보고들었다.

군사들에겐 사기가 가장 중요하고 백성들에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두마리 토끼를 다잡은 한니발은 진정한 명장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감탄이디ㅡ.♡♡





사람들은 왜 한니발이 로마르 곧바로 진격해 멸망시키지 않았을까를 따지지만

난 반대로 상업이 흥한 나라가 강대국이 되는건 필연인데 조선은 반대로 상업을 억제하고

문치에 역점을 두었지만 임진왜란때만 보더라도 장군은 많았다.

그런데 카르타고는 한니발 달랑 하나다 로마는 장군이 죽거나 잡혀도 장군이 계속 나오는데

전쟁이 필연인 시대에 왜 장교를 양성하지 않고 군대를 키울 수 있는 힘이 있었는데도 

등한시했었는지가 궁금하다.

한니발은 로마에 전쟁기술을 가르친 사람 가운데 가장 뛰어난 스승이었다.

이 책은 현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외교지침서다.☆☆

봄에 자미원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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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한니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9***d | 2022.11.17 리뷰제목
Hannibal ad portas   로마시민에게 이 문장만큼 공포를 일으키는 말이 없었습니다. 카르타고, 이베리아, 켈트, 그리스 등 다양한 국적의 용병,  수만명을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건너서  고대 세계 최강이라는 로마군단을 상대로 수없이 격렬한 전투를 벌여 승리하여  로마라는 국가 자체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 넣은 명장이었습니다.    로마가 이탈리아를 제패하고 그 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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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nibal ad portas

 

로마시민에게 이 문장만큼 공포를 일으키는 말이 없었습니다.
카르타고, 이베리아, 켈트, 그리스 등 다양한 국적의 용병, 
수만명을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건너서 
고대 세계 최강이라는 로마군단을 상대로 수없이 격렬한 전투를 벌여 승리하여 
로마라는 국가 자체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 넣은 명장이었습니다. 

 

로마가 이탈리아를 제패하고 그 넘치는 힘으로 사방 팔방을 뻗어 나갈때
오직 카르타고 만이 그 힘에 정면으로 충돌하여 맞섰습니다.

 

정확히는 카르타고를 이끌었던 바르카 가문이
로마에 맞써서 가장 처절하게 항전했다고 할수 있습니다.

 

이 바르카 가문에서 가장 뛰어났던 장군이 바로 한니발입니다.
 

한니발의 인생을 읽노라면 탄식할수 밖에 없습니다.
하늘이 내린 재주와 처절한 노력으로 경천동지할만한 업적을 이뤘건만
끝내 하늘은 한니발을 돕지 않았습니다.

 

로마제국이 이후에 세우게 될 수많은 업적이 있음에도
한니발에 대해서 비감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카르타고는 온 국력을 기울여서 한니발을 도와야 했습니다.
그랬다면 전혀 다른 역사가 펼쳐 졌을 것입니다.

 

3차 포에니 전쟁에서 처절한 항전끝에 불타버린 카르타고의 운명을 피할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너무도 늦게 자신들에게 지워진 운명을 깨달았습니다.

 

             Carthago delenda est

 

국내에는 시오노 작가의 편파적인 관점이 너무도 많이 알려져서 다른 시야의 해석이 좀 알려져야 합니다.

 

이런 책이 너무 늦게 나왔다고 생각이 드네요.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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