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미리보기 공유하기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리뷰 총점 9.8 (159건)
분야
예술 대중문화 > 예술일반/예술사
파일정보
EPUB(DRM) 50.86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31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미술작품으로 역사를 배우다 평점8점 | y*****2 | 2023.06.28 리뷰제목
조금 늦은 감이 있습니다만 <무서운 그림; https://blog.yes24.com/document/7903777>으로 만났던 나가노 교코 교수가 쓴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의 역사>를 읽었습니다. 연초에 국립박물관에서 열렸던 ;합스부르크 600년 전시회‘를 관람하기 전에 읽었더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독일문학을 전공한 교코 교수는 독문학과 서양문화사를 강의하면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
리뷰제목

조금 늦은 감이 있습니다만 무서운 그림; https://blog.yes24.com/document/7903777으로 만났던 나가노 교코 교수가 쓴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의 역사를 읽었습니다. 연초에 국립박물관에서 열렸던 ;합스부르크 600년 전시회를 관람하기 전에 읽었더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독일문학을 전공한 교코 교수는 독문학과 서양문화사를 강의하면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합스부르크 왕조는 중세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느낌을 받는 한편 혼인으로 엮인 관계가 너무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합스부르크 왕조는 중세부터 20세기 초까지 약 650년에 걸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를 독점하는 한편 스페인 왕국, 포르투갈, 롬바르디아-베네치아, 달마티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왕국의 왕을 배출했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의 황금기에 합스부르크왕조가 왕위를 이었기 때문에 카를5세는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70개 이상의 나라를 지배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와 같은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광은 복잡한 혼맥으로 일구어낸 것입니다. 이런 결과를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합스부르크 가문의 가훈은 전쟁은 다른 이들에게 맡겨라. 너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결혼하라!”였다고 합니다.

 

교코 교수는 합스부르크 왕조의 인물들이 여러 나라에서 왕을 지냈기 때문에 수많은 예술작품의 대상이 되었던 것에 착안하여 합스부르크 왕조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합스부르크 왕조의 역사를 다루어보는 기획을 했다고 합니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7세기 무렵 알자스 일대에 자리 잡았던 대귀족 에티호넨 가문의 방계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브라이스가우 백작 가문의 라트보트가 1020년 오늘날 스위스 아르가우 지방에 있는 하비히츠부르크에 성을 쌓고 백작령을 세우면서 합스부르크 가문이 시작되었습니다. 라트보트는 클레트가우 백작이었지만 그의 손자인 오투가 합스부르크 백작을 칭했던 것입니다. 합스부르크의 5대 백작 루돌프4세가 우여곡절 끝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루돌프1세가 되면서 가문의 영광이 시작되었습니다.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의 역사에서는 15세기 말 독일 왕 겸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된 막시밀리안 1세의 초상을 그린 알브레히트 뒤러의 작품을 시작으로 19세기 말에 나폴레옹3세의 사주로 멕시코 황제가 되었다가 프랑스의 간섭에 반기를 들었던 베니토 후아레스에게 체포되어 처형당한 막시밀리아노 1세의 처형장면을 그린 에두아르 마네의 막시밀리안의 처형에 이르기까지 12명의 합스부르크 왕조의 인물을 대상으로 11명의 화가가 그린 12작품을 중심으로 한 인물사로 정리했습니다. 교코 교수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인물사에 머물지 않고 작품을 그린 화가에 관련된 이야기는 물론 작품의 주인공과 관련된 다른 예술작품도 함께 소개하였습니다.

 

합스부르크 왕가 사람들이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탓인지, 아니면 합스부르크 왕가가 소장한 작품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까닭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람들을 그린 미술작품 12개 가운데 알브레히트 뒤러의 막시밀리안 1를 비롯하여 프란시스코 프라디야의 광녀 후아나>, 베첼리오티치아노의 황제 카를5세의 기마상군복 모습의 펠리페 황태자>, 엘 그레코의 오르가즈 백작의 매장>,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프란츠 사버 빈츠할터의 엘리자베트 황후7작품은 이미 만나 본 듯합니다. 아돌프 폰 멘첼의 프리드리히 대왕의 플루트 연주회는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그림의 무대가 된 상수시 궁전은 한번 가보았기 때문에 익숙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사를 정리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를 해석하는데 일본 자료를 인용한 점은 일본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저로서는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0
종이책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22.11.22 리뷰제목
세계사나 미술사 책을 읽을때면 불쑥 불쑥 등장하는 '합스부르크가'. 그만큼 세계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다른 나라들과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있기도 하고, 도대체 이 집안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도 알 수 없는 어려움이 느껴져서 제대로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조차 갖지못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이었다고나 해야할까? 그런데,
리뷰제목

 

 

 세계사나 미술사 책을 읽을때면 불쑥 불쑥 등장하는 '합스부르크가'. 그만큼 세계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다른 나라들과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있기도 하고, 도대체 이 집안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도 알 수 없는 어려움이 느껴져서 제대로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조차 갖지못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이었다고나 해야할까? 그런데, 좋아하는 명화와 함께 합스부르크 역사를 알 수 있다고 하니 흥미가 일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회를 좀 더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욕심이 컸다. 합스부르크가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흥망성쇠를 대략적으로 알아갈 수 있는 책이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합스부르크 가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된다는 것이었는데,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 리뷰에서도 그렇게 쓴 걸 보면, 내가 가장 답답해했던 부분이 합스부르크가의 복잡한 가계였나보다. 가계도를 알고나니 그들의 역사도 더 쉽게 다가왔다. (전시회를 관람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었다.)

 

10세기말쯤 스위스 북동부의 시골구석에서 등장한 약소 호족으로 11세기 초 '합스부르크성 하비히츠 부르크'를 세웠다. 12세기 이 성을 본거지로 삼은 후손이 합스부르크 백작를 칭했는데, 이를 합스부르크가의 시작으로 본다고 했다. 13세기 초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선제후들이 그들의 꼭두각시로 삼을 사람을 골랐다. 합스부르크 백작 루돌프가 신성로마 황제 루돌프 1세가 되면서 합스부르크왕조는 시작되었고, 선제후들의 예상과는 달리 루돌프 1세는 신성로마 황제의 자리를 합스부르크가가 세습할 수 있도록 확고한 기틀을 마련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무척 궁금했는데, 왜 지금까지 알아볼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비로소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뺏기고 되찾기를 계속하다가 15세기 말 막시밀리안 1세가 독일왕겸 신성로마 황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노련한 정치가였던 막시밀리안 1세는 예술을 프로파간다로 이용할 줄 알았고, 알브레이트 뒤러에게 <막시밀리안 1세>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다. 막시밀리안 1세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찬란한 시작을 알린 인물 (합스부루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 이라고 했는데, 알브레히트 뒤러의 초상화로 만날 수 있어서 확실히 기억할 수 있을것같다. 막시밀리안 1세는 혼인 외교를 통해 막대한 부와 영토를 차지했다고 한다. "전쟁은 다른 이들에게 맡겨라. 너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결혼하라!"는 유명한 가훈이 이를 계기로 탄생했다고 한다. 합스부르크 왕조가 지속되는 650여년의 기간동안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다. 근친혼인은 예상을 뛰어넘었는데, 주걱턱등 유전병은 그 부산물이었다. 

 


 

 

프란시스코 프라디야의 <광녀 후아나>는 막스밀리안 1세의 아들 펠리페의 아내 후아나를 그린 그림이다. 후아나가 왜 그림 속에 저런 모습으로 남게 되었는지 알게되면서 합스부르크 역사에도 한 발 가까워졌다. 여러 황제들 중에 카를 5세를 기억해두고 싶었다. 카를 5세가 아들 펠리페 2세에게 에스파냐 관련 지위와 영토를, 신성로마제국을 포함한 오스트리아 관련지위와 영토는 남동생인 페르디난트 1세에게 물려줌으로써  합스부르크가가 에스파냐계와 오스트리아계로 나뉘었기 때문이다. 펠리페 2세는 네 번의 결혼등 그다지 호감가는 인물은 아니었는데, 치세동안 에스파냐는 '해가지지 않는 나라'였다고 한다. 그런 펠리페를 베첼리오 티치아노의 <군복 모습의 펠리페 황태자>로 만날 수 있었다. 

 


 


 

 

10월에 봤던 뮤지컬 <엘리자벳>의 주인공은 프란츠 요제프의 아내 시시였는데 책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시시는 그림에서 보듯 아름다운 외모가 큰 힘이 되기도 했지만, 고부갈등의 피해자이기도 했으며 행복한 인생을 살지는 못했다. 마리 앙트와네트를 정치적인 이유로 프랑스에 시집보냈던 마리아 테레지아. 제국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그녀의 고뇌도 느껴졌다. 

 


 

 

에두아르 마네의 <막시밀리안의 처형>으로 남아있는 막시밀리안은 마지막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동생으로 합스부크가의 사람이었다. 합스부르크가의 사람이 왜 머나먼 멕시코의 황제로 갔어야만 했는지, 왜 처형당해야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알게 되었다. 비슷한 구도의 고야의 그림과의 비교등 마네의 그림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저자는 이렇듯 명화를 통해 당시 시대상, 역사를 이야기하고, 화가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합스부르크 왕조는 중세부터 20세기 초까지 약 650년에 걸쳐 유례없이 긴 명맥을 유지했습니다.그 시간동안 신성로마제국 황제 자리를 독점하다시피 하며 유럽 중심부에 자리를 잡고서 주변 국가들과 적극적인 혼인 관계를 맺으면서 그물 모양으로 양토를 확장해나갔습니다. 합스부르크왕조야말로 유럽사의 핵심이자 기반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토록 폭넓은 역사를 지닌 만큼, 인물과 사건이 웬만한 장편소설 못지않게 파란만장한 것이 당연합니다. -들어가며

 

저자도 말했듯, 1916년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죽음으로 합스부르크가 사실상 붕괴되기까지 만난 모든 등장인물들과 사건들이 흥미로웠는데 그 중 몇몇 인물들을 정리해두고싶었다. 나카노 교코는 합스부르크 제국를 배경으로 한 12점의 명화를 해설하면서 역사를 들여다보고자했다. 평소 명화를 매개로 하는 책은 명화에 시선이 강하게 머물렀는데, 이 책은 달랐다. 명화와 화가에 대해서는 익숙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몰입해서 읽었다. 합스부르크가 여행 정말 잘했다. 저자의 책은 <무서운 그림> 시리즈를 포함하여 국내에 많이 출간되었고, 여러 권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명화를 통해 유럽 왕조의 역사를 들려주는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시리즈 중 첫 권으로 총 5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부르봉, 로마노프, 잉글랜드, 프로이센. 앞서 말했듯 합스부르크가의 가계가 정리가 되는 것이 좋았던 부분이었는데, 한 가지 더 꼽자면 합스부르크가가 유럽사에서 얼마나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했는지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거였다. 합스부르크왕조 역사를 읽고 있는데 프랑스, 독일, 영국등 다른 나라들의 역사가 함께 정리가 되고 있었다. 유럽의 역사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 5권의 책을 읽는다면 유럽 역사의 큰 그림은 그릴 수 있을 것같아 기대가 된다.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2
종이책 그림에 담긴 유럽 최고의 가문, 합스부르크의 명멸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3.06.08 리뷰제목
마틴 레디의 두꺼운 책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을 읽고 기본적인 것(사실 기본적인 것이라는 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합스부르크家의 역사였다)이 내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그림을 통해서 부드럽게 접근하고 있어서 그런가 나카노 교코의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가 있었다.       그림, 특히 권력에 가까운 이들의 인
리뷰제목

마틴 레디의 두꺼운 책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을 읽고 기본적인 것(사실 기본적인 것이라는 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합스부르크의 역사였다)이 내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그림을 통해서 부드럽게 접근하고 있어서 그런가 나카노 교코의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가 있었다.

 


 

 

그림, 특히 권력에 가까운 이들의 인물화를 보면, 그 그림의 대상이 된, 그리고 그림을 그린 이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마치 지금의 포토샵 처리를 한 듯 모습을 미화한 그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린 그림도, 그렇게 미화할 필요도 없이 그대로 그렸음에도 예쁘고 잘 생긴 인물화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알브레히트 뒤러가 그린 막시밀리안 1세에서 에두아르 마네가 그린 (멕시코 허수아비 황제가 되었다 공화파에 의해 처형당한) 막시밀리안에 이르기까지(이러고 보니 막시밀리안에서 시작해서 막시밀리안에서 끝난다) 모든 인물의 그림이, 그림 자체로 의미심장하다. 그림을 통해 화가들은, 더 중요하게는 그 인물은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를 나카노 교코는 딱 적절한 만큼 짚어주고 있다.

 

그럼에도 역시 나카노 교코의 책은 그림 이야기라기보다는, 그래도 역사 이야기다. 유럽, 아니 세계를 수백 년 동안 거의지배했던 합스부르크가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그 역사의 지점을 특정한 인물로 끊고 있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합스부르크를 명실상부한 지배자의 위치에 올려놓은 인물, 광녀 취급을 받으며 유폐되었던 여왕, 정말 괴상하고, 볼품없던 인물 등등. 당연히 합스부르크하면 딱 떠오르는 턱과 부푼 아랫입술 얘기도 빠질 수 없는데, 이것들이 그림에서 도드라지거나 혹은 교묘하게 감추어진 흔적을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나카노 교코는 책을 쓰면서 펠리페 2세에 매료되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나는 오히려 합스부르크가에서 외면받았던 인물들, 로마왕, 라이히슈타트 공작으로 불렸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아들(나폴레옹이 자식을 낳지 못하는 조세핀과 이혼하고 대신 합스부르크가의 왕녀 마리 루이즈 사이에서 난 자식이다)과 실질적인 합스부르크 제국의 마지막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아내, 시시 즉 엘리자베트 황후가 가장 인상 깊다. 가문의 사람들 가운데 비극적인 생애를 산 인물을 많지만, 이 둘은 특히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도, 그리고 합스부르크가의 정통 일원이 아니면서도(그렇다고 인정하길 꺼린), 그렇다고 내치지도 못하고 결국은 비극적인 삶을 살다간 인물이다. 솔직히 말해서 시시 황후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었지만(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더더욱), “‘혁명의 아들고귀한 순혈사이에서 태어난 작은 나폴레옹이라는 나폴레옹의 아들에 대해서는 그 존재도 잘 몰랐다. 더욱 인상 깊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들의 생김새다. 기록으로나 남아 있는 사진을 통해서 그들을 그린 그림이 보정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단다. 그들의 수려한 외모가 비극적인 생애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0
종이책 구매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23.01.10 리뷰제목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보게 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이라는 광고판. 잊어버릴까 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꼭 관람해야지 하는 마음. 그러다 생각했다. 기왕 관람할 거라면, 공부하고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도록도 있지만, 그것보다 합스부르크의 역사를 알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알게 된 책.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명화
리뷰제목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보게 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이라는 광고판. 잊어버릴까 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꼭 관람해야지 하는 마음. 그러다 생각했다. 기왕 관람할 거라면, 공부하고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도록도 있지만, 그것보다 합스부르크의 역사를 알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알게 된 책.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명화와 함께 합스부르크 역사를 알려 준다는 것.

 

책은 12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걸 읽기 전 합스부르크 가계도가 있어, 책을 읽으며 왔다 갔다 하며 읽었다. 합스부르크가는 루돌프 1세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고, 이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와 에스파냐 합스부르크가로 나뉘게 된다. 역사적인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역사 이면의 다른 에피소드. 이게 더 재미있어서 책 읽을 맛이 났다. ^^

 

알브레히트 뒤러는 막시밀리안 1세의 초상화를 그렸는데, 크기는 작지만, 모델의 높은 품격을 잘 드러낸 수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보다 재미있는 것. 뒤러는 막시밀리안 1세의 모자 끝에 연노란색으로 AD라는 이니셜을 표시한 것. 뒤러는 독일 최고의 화가답게 자신의 완성작에 이 모노그램을 그려 넣었다. 그런데 이 모노그램이 유명해지자 서명보다 쉽게 흉내 낼 수 있어 위작이 성행했다는 사실. 역사나 그림보다 역시 뒷이야기가 재미있는 법. ^^

 

베첼리오 티치아노는 황제 카를 5세의 기마상을 그렸다. 카를 5세는 유럽 역사상 가장 많은 직함을 가진 왕으로도 유명하다. 황제 카를 5세의 기마상은 1547년 뮐베르크 전투에서 압승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완성한 그림으로 높이가 3미터가 넘는다고 한다. 당시 47세인 카를은 눈가에 주름이 있지만 용맹하고 위엄 넘치는 모습으로 그려졌고, 우수에 찬 눈빛은 철학적이고 초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베첼리오 티치아노는 아마도 모델을 미화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카를 5세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이런 완성작을 그려낸 것은 아닐까? 초상화 대상의 특징을 놓치는 일 없이 잘 그렸다는 티치아노. 그래서 후대에까지 이름을 날린 것이겠지.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그림. 당시 무명 화가가 그린 그림이 있는데 바로 막시밀리안 1세와 가족이다. 이 그림에는 막시밀리안 1세와 미남왕 펠리페, 막시밀리안의 아내 마리아와 페르디난트 1, 카를 5, 미상의 인물이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에 주목해야 하는 건 유전적 사례로 유명한 합스부르크가의 주걱턱과 아랫입술이다. 막시밀리안 1세의 옆모습은 메부리코와 부정교합이 눈에 띄고, 카를 5세 역시 아래턱이 위턱보다 극단적으로 튀어나와 부정교합이 심해 항상 입을 벌리고 있다. 이 우성유전은 혈족결혼을 거듭하는 동안 자손들에게 전해졌으며, 에스파냐 합스부르크에서 더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림이 역사를 말하는 게 맞구나. ^^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작품 시녀들작품도 좋았고, 당시에는 파격적이라 할 만한 그림을 그린 주세페 아르침볼도(베르툼누스의 모습을 한 루돌프 2)의 그림도 좋았다. 토머스 로런스가 그린 로마왕 (라이히슈타트 공작) 그림은 좋았지만, 그 사람의 생애는 아프고 안타까웠다. 나폴레옹 1세의 아들이었지만, 엄마의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한 비운의 공작. 어린 시절 모습을 보면 사랑받아 마땅한데 말이지. 그리고 또 하나. 역대 어느 나라 어느 왕가의 여성과 비교해도 1, 2위를 다툴 미녀라는 평가를 받는 여성 엘리자베트의 초상화. 프란츠 사버 빈터 할터가 그린 엘리자베트 황후. 이 당시 이미 카메라의 시대였기에 엘리자베트는 많은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과 견주어 결코, 미화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미모. 엘리자베트는 이목구비뿐 아니라 체형도 날씬하고 아름다웠다고 한다. 아이를 셋이나 낳았지만 키는 170센티미터, 몸무게 50킬로그램, 허리둘레 50센티미터를 유지했다고 하니. 대단하다. 이래서였을까? 황후가 아니라 여행자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게 되지만, 그래도 국민 사이에서는 인기가 굳건했고 왕비로서 헝가리에서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시간에 지고 만다. 젊음을 잃어가면서 사람들 앞에 얼굴을 드러내는 걸 극단적으로 싫어했다고 하니.. 여기서 또 인생을 생각하게 된다.

 

합스부르크 650년의 긴 시간을 한 권의 책으로 다 알 수 없다. 하지만 명화와 함께 하는 이야기는 모두 재미있었다.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시리즈가 있으니 찾아봐야겠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4
종이책 미술을 매개로 역사를 보는, 도서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평점10점 | 3*******a | 2022.11.02 리뷰제목
미술 작품에 관심이 간다면, 특히 유럽의 과거 미술 작품들을 알고 싶다면 필수적으로 지식이 수반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종교와 신화 그리고 역사다. 물론 르네상스 이후 유럽에서 기독교가 갖는 위상은 중세 시대에 비해 낮아지기는 했지만, 기독교라는 종교의 영향은 유럽 사회에 오래도록 뿌리내렸기에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신화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스
리뷰제목


 

미술 작품에 관심이 간다면, 특히 유럽의 과거 미술 작품들을 알고 싶다면 필수적으로 지식이 수반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종교와 신화 그리고 역사다. 물론 르네상스 이후 유럽에서 기독교가 갖는 위상은 중세 시대에 비해 낮아지기는 했지만, 기독교라는 종교의 영향은 유럽 사회에 오래도록 뿌리내렸기에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신화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안다면 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을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그런 차원에서 종교와 신화는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범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역사는 다르다.

우선 유럽의 역사는 너무나 방대하다. 개인적으로 한국사를 참 좋아하는데, 세계사는 공부하면서 막혔던 것이 유럽의 역사가 너무 복잡해서였다. 특히 그 중심에는 합스부르크가가 있다. 유럽을 제패했던 가문이었지만, 그들의 혼인관계는 너무나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한 인물이 각 국가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있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마치 인물의 이름과 애칭이 변화무쌍한 러시아 문학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합스부르크 가문은 나에게 유럽사를 이해하는 데에 가장 큰 산이었다.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에게 환영할 만한 소식이 있다. 출판사 한경arte에서 합스부르크 가를 미술 작품을 통해 이해해볼 수 있는, 도서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를 출판했다는 점이다. 유럽 왕조의 역사를, 미술 작품을 통해 살펴보게 되면 미술과 역사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도서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를 접할 수 있게 된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을 10월 25일부터 전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도 미리 합스부르크 가의 역사를 머릿속에 정리해보고 싶었다.

*

앞서서도 이미 말한 바 있지만, 유럽사가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이유는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을 외우기가 쉽지 않았고 그들의 가계도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서 신성로마제국 황제였던 카를 5세는 에스파냐 왕국의 왕으로서는 카를로스 1세였다. 한 명에 대해서 붙는 이름이 이렇게 달라지는 경우는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름 뒤에 붙는 몇 세라는 표현이 너무 귀찮게 느껴졌다. 그냥 독립적인 이름을 지어줬으면 안됐던 걸까? 왜 굳이 선조의 이름과 똑같게 만들어서 후세대들을 이렇게 피곤하게 만들었을까? 비단 나뿐만 아니라 유럽사를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본 문제일 것이다.

저자 나카노 교코도 이 부분에 동의했다. 그래서 그는 서문 다음에 바로 합스부르크 가계도부터 제시한 후에 내용을 풀어나가고자 했다. 한 페이지에 집약적으로 담고자 했기 때문에 모든 인물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에서 다루고자 한 인물들은 중점적으로 표기가 되어 있었다. 특히 에스파냐로 넘어간 합스부르크가의 후계들은 초록색으로 표기하여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가와 구별되도록 안배해두었다. 이를 통해 합스부르크가를 이제 알아가고자 하는 사람도, 책의 서두부터 이 가문이 유럽 전역에 영향을 미친 엄청난 가문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나카노 교코는 도서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속에서 총 12점의 작품, 11명의 작가(베첼리오 티치아노의 작품은 2점을 소개했다)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내가 알고 있었던 작가는 총 세 명이었다. 엘 그레코, 디에고 벨라스케스 그리고 에두아르 마네였다. 세 명의 화가라도 아는 사람이 있어서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12점의 작품 중에서 알아본 건 엘 그레코와 벨라스케스의 작품 밖에 없어서 아쉬웠지만, 인물이라도 알아본 게 어딘가 하고 생각해보았다.

내가 알아본 작가 엘 그레코의 작품으로 소개된 것은 바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르가즈 백작의 매장>이다. 이 작품을 그릴 시점에 엘 그레코는 이미 에스파냐 톨레도에 머물고 있었다. 그리스에서 에스파냐로 넘어갔을 때 그는 궁정화가가 될 의욕이 가득했지만, 엘 그레코가 그린 <성 마우리티우스의 순교도>가 펠리페 2세의 취향에 맞지 않아 기회가 좌절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엘 그레코는 수도 마드리드를 떠나 톨레도에 자리잡게 되었고, 거기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면서 명성을 얻었다.

바로 윗단락에서 언급한 내용에 대해서 나는 분명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정보 속의 그 펠리페 2세가 에스파냐 합스부르크 가계의 혈통이었다는 것을, 나카노 교코의 설명으로 비로소 이해했다면 믿기는가? 놀랍게도 내가 기억하는 정보가 이렇게 파편적이었던 것이다. 그만큼 나에게 합스부르크 가의 인물들은 썩 와닿지 않아서 머릿속에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렇지만 명확하게 기억하는 엘 그레코, 그가 톨레도로 떠나게 만들어 <오르가즈 백작의 매장>을 탄생하게 만든 계기를 제공한 펠리페 2세의 혈통이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를 읽음으로써 이제야 퍼즐조각이 맞춰지듯 온전히 조합되는 기분이 들었다.


 

벨라스케스 하면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시녀들(Las Meninas)>를 떠올릴 것이다. 나카노 교코 역시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여러 작품 중에서 <시녀들>을 통해 합스부르크 가문을 조명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디에고 벨라스케스는 에스파냐 합스부르크 가계에 속하는 펠리페 4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화가이기 때문이다. 화가로서는 아직 햇병아리였던 그를, 펠리페 4세가 뛰어난 예술감각으로 알아보고 그를 궁정화가로 위촉하여 극진한 대우를 했던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다. 비록 그가 정치적으로는 무능한 왕이었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데 나카노 교코가 소개하고 있는 내용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벨라스케스는 펠리페 4세의 지원을 더 많이 받았던 듯하다. 그를 궁정화가로 등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용 아틀리에를 만들어 준 데다가 궁정관리로 등용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특히 당시 왕궁 열쇠를 담당하는 최고 직책인 왕궁배실장까지 맡았다고 하니, 펠리페 4세가 벨라스케스를 얼마나 아꼈는지 볼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벨라스케스는 펠리페 4세가 그를 아끼며 선사한 수많은 일들에 파묻혀 끝내 과로사하고 말았지만, 펠리페 4세에게는 그가 놓칠 수 없는 인재였을 것이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은 작품 속의 그가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수수께끼 같은 작품이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작품 속 앙증맞은 마르가리타 왕녀의 후계자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한 목적의 작품이라는 주장을, 저자는 소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르가리타 왕녀는 펠리페 4세의 뒤를 잇지 못했고, 그의 남동생 카를로스 2세가 보위를 이었다. 다만 그는 근친혼으로 인해 후계자를 생산할 수 없는 몸이었기에, 카를로스 2세를 마지막으로 에스파냐 합스부르크 가계는 막을 내렸다. <시녀들>에서 이어지는 역사적인 맥락이 이렇게 뻗어지는 줄 미처 몰랐기에, 읽으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합스부르크 가문을 논할 때 개인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마리아 테레지아라고 생각한다. 유럽사에 수많은 호걸들 중에서, 뛰어난 정치가로 활약하며 국가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 중에 이만한 인물이 없다. 더군다나 그렇게 강력한 정치가였다면 낭만은 없었을 것도 같은데, 그는 첫사랑 프란츠 슈테판과 결혼하기까지 했다. 능력과 낭만을 모두 갖춘 호걸이라는 점에서, 합스부르크 가계에서도 이렇게 매력적인 인물은 드물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런데 얼핏 보면, 나카노 교코가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에서 이 마리아 테레지아를 정식으로 다루지 않는 듯해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생각할 법한 독자들의 허를 찌르고 있었다. 바로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이 담겨 있는 아돌프 폰 멘첼의 <프리드리히 대왕의 플루트 연주회>를 통해, 그의 호적수였던 마리아 테레지아를 조명하기 때문이다. 프리드리히 대왕이 선전포고 없이 슐레지엔을 침범하면서 발발한 오스트리아 왕위계승 전쟁으로 두 사람이 극명한 대립각을 세우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서로가 서로로 인해 더욱 빛나게 되었다.

비록 대립했다 한들, 냉철한 판단력은 프리드리히나 마리아 테레지아나 비슷하다고 저자는 보았다. 현대의 기준에서 비인간적인 실험을 지적 욕구를 위해 자행했던 프리드리히나, 수많은 자식들을 온전히 정치적 카드로 보고 결혼을 시켰던 마리아 테레지아나 보통의 인성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리아 테레지아가 마리아 안토니아, 프랑스식으로는 마리 앙투아네트라 불리는 그를 루이 16세와 결혼시키는 결정을 내렸기에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게 되었다. 역사 속에 일어나는 나비효과를 새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

긴가민가하게 머릿속에서 뒤엉켜 있었던 합스부르크 가의 역사와 유럽사를 조금씩 정리해가면서 미술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의 서두에 있는 합스부르크 가계도에 책갈피를 끼워놓고 중간 중간에 다시금 앞으로 돌아가서 책을 읽는 것이 재밌었다. 오래전에 수험서를 볼 때의 기분처럼, 머릿속에 정리하려고 하면서 책을 읽는 게 오랜만이었다. 물론 600여년 역사 전체의 가계도를 한 페이지 상에 담아낼 수는 없기 때문에 이번 책에 다뤄지는 주요 인물들 위주로 가계도가 나와있지만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저자 나카노 교코가 한 작품에서 파생되거나 연결되는 역사적 사실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이를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확장되는 기분이었다. 파편화되어 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억들이 미술 작품 하나를 매개로 연결되는 기분은 참 생경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새로움이었다. 조금이나마 가닥이 잡힌 상태로 국립중앙박물관의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를 보러 간다면 더욱 풍성하게 전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된다.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릴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를 갈 계획이 있다면, 그 전에 미리 한 번 합스부르크 가를 정리해보는 차원에서 도서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를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저자 나카노 교코가 짚어주는 합스부르크가의 인물과 그의 시대적 배경, 그리고 심지어 그를 작품 속에 그려낸 화가의 이야기들까지 모두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유럽사가 어렵다고만 느끼던 그 기분을 조금은 벗어던질 수 있게 될 것이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한줄평 (128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8점 9.8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