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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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

리뷰 총점 9.4 (8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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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SF/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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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지우는 사람이 아닌 더하는 사람, 딜리터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6 | 2022.12.27 리뷰제목
어린 시절부터 연필, 지우개 등 학용품이나 부모님이 주신 용돈(동전들)들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고장내는 장난감들이 많아서 덤벙거리는 성격과 형편없는 손재주 탓만 했는데 김중혁 작가의 장편소설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를 읽고나서 혹시 나도 딜리터가 아닌가?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됐다.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의 주인공 강치우는 인기 소설가로서
리뷰제목


 

 어린 시절부터 연필, 지우개 등 학용품이나 부모님이 주신 용돈(동전들)들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고장내는 장난감들이 많아서 덤벙거리는 성격과 형편없는 손재주 탓만 했는데 김중혁 작가의 장편소설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를 읽고나서 혹시 나도 딜리터가 아닌가?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됐다.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의 주인공 강치우는 인기 소설가로서 물건뿐 아니라 사람까지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최상급의 딜리터로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소설로 발표한다. 강치우는 여자친구인 소하윤의 실종 사건으로 경찰서에서 오재도 형사에게 조사를 받으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주인공인 강치우를 중심으로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1. 강치우를 돕는 사람들(레이어를 볼 수 있는 픽토르 조이수, 강치우가 요청하는 일을 봐주는 프리랜서 딜리터 이기동, 출판사 사장이자 의뢰인을 소개해 주는 양자인 대표) 

2. 강치우를 쫓는 사람들(소하윤의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강치우를 의심하고 있는 오재도 형사, 강치우를 의심하며 쫓는 실종자 모임의 대표인 배수현과 회원 이기동) 

3. 강치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사업에 방해되는 아들을 사라지게 하고 싶어 강치우를 찾는 그룹 오너 함훈 회장, 아버지에게 인정을 못 받고 끊임없이 사고를 치는 함훈 회장의 아들 함동수, 범죄자의 뒷정리를 해주며 업계에서 유명해진 딜리터 더스트맨)

이 외 실종된 강치우의 여자친구 소하윤

 이렇게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행동이 명확해서 등장인물로 인해 소설의 내용이 헷갈리지 않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 여기에 스토리가 신선하고 판타지와 미스터리를 넘나들어서 가독성 또한 좋은 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다.

 

 실종사건의 당사자인 강치우의 여자친구 소하윤은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이 아니라 최상급 딜리터인 강치우에게 부탁을 해서 다른 세상인 레이어로 사라진 것이었다. 소하윤은 왜 간절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을까? 그 이유는 자신이 여행을 가자고 졸라서 떠난 가족여행에서 가족들이 교통사고로 사망을 하고 정작 자신은 바쁜 회사 일로 가족여행을 떠나지 못해서 화를 면했기 때문이었다.

소설은 최상급 딜리터인 강치우에게 자신의 사고뭉치 아들 함동수를 사라지게 해달라는 함훈 회장의 의뢰로 벌어지는 이야기와 강치우가 레이어로 사라지게 한 여자친구 소하윤을 찾기 위해 픽토르(레이어에서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조이수의 도움을 받아 레이어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뒤엉켜 가다가 마지막에 실타래처럼 풀어진다.

 레이어로 사라지기를 원했던 소하윤이 경험했던 가족의 사고사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다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사라지게 하고 싶은 기억이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작가 김중혁은 물건이나 기억, 사람을 사라지게 만드는 딜리터가 결국 지우는 사람이 아니라 더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며 고되고 지친 삶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려고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닥친 불운만큼 앞으로는 행복만 찾아올 거라는 행복 총량의 법칙처럼 말이다.

 

 소설은 물건이나 기억, 사람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딜리터, 세상 밖 여분의 레이어를 볼 수 있고 사라진 것을 찾을 수 있는 픽토르, 그리고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하는 의뢰인의 이야기를 통해 한 번 쯤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저자는 주인공이 소설가라서 자전적 소설이라고 오해하지 말라고 하지만 소설 속 강치우가 이야기하는 대화나 일을 하는 사무실은 작가의 평소 생각과 꿈꾸는 공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늘 새롭고 신선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레이어를 넘나들며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은 김중혁 작가가 맞지만 말이다(작가의 말에서 "지금도 다른 레이어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며 마무리 한다.").

 

 "흔히 하는 오해죠. 소설 속 주인공과 작가를 동일시하거나 소설 속 모든 이야기들이 작가의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만약 제 경험만으로만 소설을 썼다면 제 방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 묘사를 하는 데만 백 페이지를 넘겼을 겁니다(중략)." - 44쪽

 

 강치우는 자신의 집보다 사무실에 더 큰 공을 들였다. 시내 한복판에 삼층짜리 건물을 사서 일층은 카페에 세를 주고, 이층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삼층은 집필실로 꾸몄다. 이층은 책으로만 가득 채웠다. 도서관처럼 책을 분류해서 꽂아두었고, 책장과 책장 사이를 미로처럼 만들었다(중략). - 91쪽

 

 물건이나 사람을 사라지게 만드는 딜리터와 함께 또다른 세상인 레이어를 찾아가는 미스터리하면서도 판타지한 모험을 하고 싶은 사람이나 그동안 미처 느끼지 못 했지만 은연 중에 딜리터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독자라면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를 읽어보기를 추천해 본다.

 내가 그동안 잃어버린 수많은 물건들은 어느 레이어에서 떠돌고 있을까?

 

딜리터는 지우는 사람이 아니라 더하는 사람이다. 지움으로써 더하고, 더하면서 지우는 사람이다. 우주의 단위에서 보면 더하기와 지우기가 똑같음을 알려주는 존재다. 딜리터는 우주의 저울이다. - 딜리터 묵시룩 중에서, - 73쪽

 

 

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6 댓글 14
종이책 구매 딜리터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k*****3 | 2022.10.17 리뷰제목
다양한 책을 읽다 보면 상상하곤 한다. 나에게 대단한 능력이 있어서, 이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인생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 하고. 아님, 우리는 죽는다고 표현하지만, 죽음 이후의 삶. 그런 삶이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 그래서 죽음은 또 다른 삶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살면서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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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책을 읽다 보면 상상하곤 한다. 나에게 대단한 능력이 있어서, 이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인생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 하고. 아님, 우리는 죽는다고 표현하지만, 죽음 이후의 삶. 그런 삶이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 그래서 죽음은 또 다른 삶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살면서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는 그 표현을 죽음으로 표현할 수 있고, 누군가는 사라진다.’라는 표현을 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다른 세상으로의 통로가 있으니 그곳에서 다시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주인공은 소설가 강치우다. 그는 실종 사건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다. 반년째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의 지인인 강치우는 사람이 사라졌는데 지나치게 태연하고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다. 심지어 그가 최근 발표한 소설이 실종자의 삶과 비슷하다. 형사는 그들 조사하지만 이렇다 할 뭔가를 알아내지 못한다. 강치우는 백만 명 중 한 명꼴로 태어난다는 딜리터로 물건이나 사람을 사라지게 한다. 딜리터 중에서도 최상급(?)의 딜리터. 사라진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옮겨가는 것. 이 세상은 여러 겹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고 딜리팅 된 존재는 우리가 사는 레이어가 아닌 다른 곳의 레이어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엔 사라지고 싶은 사람들이 많고, 강치우는 그런 의뢰인들을 돕니다. 그 댓가는 바로 이야기. 의뢰인이 알려준 삶의 이야기를 소설로 발표하고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 그런 강치우에게 간절히 되찾고 싶은 것이 생기게 되는데...

 

딜리터가 있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을까? 예전에는, 20대의 나는 아마 그런 기회가 있다면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지키고 싶고 곁에 있고 싶은 사람이 있다. 오래 사는 걸 바라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잘 자라는 모습을, 그래서 이 사회에서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걸 보고 싶다. 사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는 지키고 싶은 것도 없었고 바라는 것도 별로 없었다. 지금은 지키고 싶은 게 있기에 어제보다 나은, 어제보다는 행복한 오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 딜리팅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 하지만 되찾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서 강치우의 삶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딜리팅해서 이 세상에 없는 그 사람. 그 사람이 사는 레이어에 들어가 그를 되찾으려는 강치우는 지금이 더 행복할까? 평범하게 살고 있는 나지만, 그 평범함이 누군가에게는 지독히도 바라는 삶이라는 걸 이젠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누구든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면 책 한 권쯤은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오늘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있고, 어떤 심리적 변화를 겪었으며, 어떤 포인트에서 웃었고, 어떤 지점에서 슬펐는지.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 아닐까? 매일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딜리팅할 만한 것도 없다는 것에 감사하며 오늘을 살고 싶다. 매력적인 소재의 소설. 나의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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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김중혁 『딜리터 : 사라지게 해드립니다』 평점10점 | p******w | 2022.08.17 리뷰제목
딜리터deleter들이 마음만 먹으면 천지창조도 없었던 걸로 할 수 있다. 작가, 판매순위, 입소문, 유명인의 추천, 광고 등 한 권의 책을 선택하여 읽기 시작하기까지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은 무수히 많다. 그런 의미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와 편견 없이 출간 전 블라인드 가제본을 온전한 나만의 시각으로 보고 마치 셜록 홈즈처럼 작가를 추리해보는 이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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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터deleter들이 마음만 먹으면 천지창조도 없었던 걸로 할 수 있다.

작가, 판매순위, 입소문, 유명인의 추천, 광고 등 한 권의 책을 선택하여 읽기 시작하기까지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은 무수히 많다. 그런 의미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와 편견 없이 출간 전 블라인드 가제본을 온전한 나만의 시각으로 보고 마치 셜록 홈즈처럼 작가를 추리해보는 이벤트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자주 접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라 더 귀하게 느끼고 있다. 2022년 여름 자이언트북스 출판사에서 작가의 정체를 비밀로 한 블라인드 가제본 『딜리터 : 사라지게 해드립니다』(이하 『딜리터』)의 서평단을 모집했고 이토록 귀한 행사에 막강한 자이언트북스 출판사 조합은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실로 오랜만에 서평단 신청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얼마후 나에게 『딜리터』 블라인드 가제본과 이 세상 최고의 딜리터 강치우의 명함, 딜리터 의뢰서가 도착했다. 독서 시작도 전부터 감동의 도가니탕이다.

 

 "옷장 안에는 시체가 있어요."

 "네?"

 "삼 년 전에 제가 죽인 사람이 들어 있어요. 아니에요, 미안해요. 거짓말이에요."

 "놀리는 겁니까?" 

 "아뇨. 저도 모르게 거짓말을 할 때가 있어요. 반사신경 같은 거예요."

 "신기하네요. 거짓말을 하고 바로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하시네요."

 "그게 차이죠. 제 거짓말에는 목적이 없어요." p.60-61

 

딜리터는 지우는 사람이 아니라 더하는 사람이다. 지움으로써 더하고, 더하면서 지우는 사람이다.

의뢰인이 사라지게 하고 싶은 물건이나 사람을 이 세상에서 지워주는 딜리터. 소설가이자 딜리터인 강치우, 육 개월 전 실종된 강치우의 여자친구 소하윤.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찾는 M&F(Missing & Fining) '배수연 국가 공인 탐정 사무소'가 실종(혹은 증발)된 소하윤을 찾느라 강치우의 뒤를 쫓고 강치우는 출판사 사장 양자인 대표의 소개로 의뢰인의 딜리터 의뢰를 받는다. 그리고 여분의 레이어를 볼 수 있는 픽토르 조이수가 있다. 

 


 

진실하지 않은 대답으로는 딜리팅이 불가능하다.

신선하고 흥미로운 소재의 이야기에 속도감이 더해져 『딜리터』는 빠른 전개와 흡인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290여 페이지를 단숨에 읽어내고선 빠른 속도로 읽어내느라 놓친 레이어는 없는지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그러니까 『딜리터』의 독서는 290여 페이지로 끝날 수가 없다. 이건 최소 580여 페이지의 소설이다. 익명의 작가는 매력적인 소재와 인물들의 이야기, 짜임새 있는 구조, 빠른 속도감의 완급조절에 그야말로 능수능란하다. 『딜리터』는 요즘 말로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는)' 소설이다. 가제본엔 수록되지 않은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다.

 

 "궁금하지 않나? 자신하고 같은 능력을 지닌 사람."

 "글쎄요. 어쩐지 만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달까요. 만나면 둘 중 하나는 사라져야 할 것 같은……"

 "두려운가?"

 "아뇨, 두렵긴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부럽긴 하죠." p.235

 


 

 

딜리터 자신을 딜리팅하는 일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책에 대한 정보라곤 『딜리터』라는 제목과 자이언트북스에서 출간 예정될 작품이라는 점밖에 없지만 이제 셜록 홈즈가 되어 작가에 대한 추리를 해 볼 시간이다. 아마 남성 작가일 것이고 신인 작가보다는 기성 작가 쪽에 더 무게가 쏠린다. 짜임새 있는 구조에 빠른 전개와 흡인력으로 독자를 사로잡지만 마지막엔 독자 몫의 여운을 남겨두는 이런 능수능란함은 아무리 봐도 신인 작가의 것은 아니다. 딜리터, 픽토르, 더스트맨, 여분 레이어 등 흥미로운 소재와 뷰욕의 Hidden Place, 티렉스의 코스믹 댄서 등 『딜리터』 속 플레이리스트의 떡밥은 ㄱㅈㅎ작가를 합리적으로 의심(?)하게 만든다. 마침 얼마 전 장편을 완성했다는 소식을 들려주기도 하셨으니 나의 예상은 ㄱㅈㅎ작가님이다.

 

흔한 기회가 아닌 블라인드 가제본 서평단에 출판사에서 전해준 정성 가득한 명함과 의뢰서, 전단지 거기에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켜줬던 만족도 높은 독서까지 『딜리터』의 독서 과정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단순 독서를 넘어 하나의 체험과도 같은 경험이었는데 『딜리터』 가제본 서평단 활동과 관련해 가지고 있는 기분 좋은 경험들은 조금도 딜리팅되지 않았으면 한다. 빨리 작가의 존재를 알고 싶고 작가의 말이 너무나 궁금하다. 

 

 

+

2022년 8월 16일 『딜리터』 예약구매와 함께 드디어 작가의 정체가 공개됐고 다행히(?) 내가 예상하고 바랐던 김중혁 작가님이 맞았다. 세상에나, 작가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가제본 서평단 활동 3번째 경험만에 드디어 작가를 맞혔다! 최애 작가님을 바로 알아봐서 기쁘다. 『스마일』에 이어 『딜리터』까지 2계절 연속으로 김중혁 작가님의 신간을 만나게 되어 특별히 반갑고 이번 가을은 작가님을 뵐 수 있는 행사도 많았으면 하는 사심 가득한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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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딜리터-김중혁 평점10점 | s*****m | 2023.06.05 리뷰제목
죽어보지 않아서.   인간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다. 그럴 수만 있다면 죽고 나서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남은 이들에게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죽으면 이렇게 된다, 다들. 혹시 모르겠다. 죽은 이들이 자신의 상태를 끊임없이 말해주고 있는데도 듣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귀가 가려운 건 그 이유일까.    계속 살아보고 싶어서.   치과를 예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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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보지 않아서.

 

인간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다. 그럴 수만 있다면 죽고 나서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남은 이들에게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죽으면 이렇게 된다, 다들. 혹시 모르겠다. 죽은 이들이 자신의 상태를 끊임없이 말해주고 있는데도 듣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귀가 가려운 건 그 이유일까. 

 

계속 살아보고 싶어서.

 

치과를 예약하고 한 달 예산을 짠다. 처음으로 카드 이용내역을 다운로드해 보았다. 5월 한 달 우아한 형제들에게 갖다 받친 돈이 어찌나 많은지. 한심. 주말에 요리를 해보겠다는 의욕으로 금요일에 식재료를 사지만 힘이 없어 누운 채 배민을 켠다. 이런 나의 게으름을 지워주세요. 

 

김중혁의 장편 소설 『딜리터』에는 사물, 사람을 이 세계에서 지워주는 사람들이 나온다. 어렸을 때부터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부르는 손만 대면 물건을 고장 내던 기동과 치우는 그것이 딜리터의 능력이라는 걸 깨닫는다. 눈을 감고 물건을 생각하면 자신이 가질 수 있다. 이건 기동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능력. 눈을 감고 물건과 사람을 만지면 사라진다. 이건 놀라운 치우의 능력. 

 

사라진 물건과 사람이 어디로 가는지 치우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어딘가로 이동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짐작을 할 뿐이다. 조이수가 나타나기 전까지. 이수는 다른 세계 즉 레이어를 볼 수 있는 픽토르이다. 치우의 옛 여자친구 하윤은 지금 실종 상태이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경찰은 치우를 의심하고 실종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단체 M&F에서도 그를 주목한다. 

 

요즘 유행하는 세계관 멀티버스 즉 이곳이 아닌 세계에서 나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 『딜리터』는 레이어 즉 다른 막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고 있다는 가정을 한다.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람들은 딜리터에 의해서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계에서 과거의 기억을 지운 채 살고 있다, 자발적으로. 이런 상상으로 소설은 나아간다. 각각의 레이어 안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레이어를 볼 수 있는 이수가 그걸 증명해 준다. 

 

죽는다는 건 다른 세계로 건너가 편히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춘다는 의미라고 『딜리터』는 이야기한다. 그러니 슬프지도 아프지도 말라는 조언을 해주는 셈이다. 하나씩 지우다 보면 결국엔 남지 않겠지만 괜찮다. 지워진 건 레이어 안으로 들어가 있으니. 이삿짐센터를 부르는 대신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물건을 옮기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최종은 나 자신. 

 

게으름 먼저 옮겨주세요. 딜리터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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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라지게 해 드립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b******g | 2023.02.17 리뷰제목
#사라지게해드립니다 부제가 마음에 든다. 힘들고 지친 날에 먼지처럼 사라지고 싶은 그 마음을 대변해준다. 부제를 달리보면 무섭게도 다가온다. 마음에 안드는 대상을 이세상에서 저세상으로 보낸다는 표현같기도 하다. 이야기 속 딜리터는 내 눈 앞에 물건을 사라지게 만들어 준다. 백만명 중 하나 있을까 하는 존재, #딜리터 가상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어릴때 자신이 손만 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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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게해드립니다 부제가 마음에 든다. 힘들고 지친 날에 먼지처럼 사라지고 싶은 그 마음을 대변해준다. 부제를 달리보면 무섭게도 다가온다. 마음에 안드는 대상을 이세상에서 저세상으로 보낸다는 표현같기도 하다. 이야기 속 딜리터는 내 눈 앞에 물건을 사라지게 만들어 준다. 백만명 중 하나 있을까 하는 존재, #딜리터 가상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어릴때 자신이 손만 대면 망가뜨리거나 물건을 잘 잃어버린 적 있었던 이들은 스스로를 원망했을 것이다. 이야기 속 딜리터 중에는 이런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다가 어떤 계기로 #딜리터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 물론 #딜리터 정체성이 특별한 건 사실이지만 없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생산성 측면과는 결이 반대라서 오히려 스스로 저주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 존재 중에는 다른 능력의 소유자도 있는데 사라지게 하는 능력 중 인간을 사라지게도 한다. 증거 인멸, 증오 대상 제거 등 부정적인 사용처가 떠오르는듯 #딜리터 중에서는 이런 일을 하기도 한다.

등장인물 강치우는 #딜리터 이면서 소설가다. 인간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는 그 상대를 온전히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러기위해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 획득이 가능한 직업으로 소설가는 최적이었다. #딜리터 정체를 위해 소설가를 택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강치우는 사랑하는 사람을 딜리팅 했다. 그의 소원이었지만 그가 사라지고나서 사랑한다면 이 현실 속에서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이 더해져야 됐다며 자책한다. #딜리터묵시록 - 딜리팅 등에 관련된 성서 같은 책이다. 묵시록에는 딜리팅이 단순히 사라지는게 아닌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바로 다른 차원 - 소설 속 개념인 여분의 레이어로 차원 이동을 하는 것이다. 평행이론과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다른 차원에서는 이곳의 기억, 정체성 등이 소거되어서 힘들고 지우고 싶은 상황 없이 지낼 수 있게 된다. 강치우는 단순한 #딜리터 이기에 이것을 확인하고자 이 능력을 가진 #픽토르 조이수다. 우리가 아는 에벤저스와 같은 판타지가 떠오를 것이다. 강치우와 조이수는 특별한 존재이지만 평범한 일상과 행복을 바라고 이들의 능력을 악용하는 악당의 존재도 등장한다. 이야기 속도가 빠르고 판타지 소설이 가지는 신선하고 독특한 사건 전개 등이 재밌고 쉽게 읽힌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매트릭스와 같은 가상 공간이 그려지고 #딜리터 인물마다 화려한 인물이 보여질 것으로 기대된다.

☆ 추천
- 판타지 소설 좋아
- 복잡한 건 싫은데 너무 단순하지 않는게 좋아
- 에벤저스는 좋은데 서사도 있어야지
- 등장인물은 매력적이어야지
- 기존에 없는 신선한 소재, 줄거리 좋아
- 영화처럼 머릿속에 그려지며 속도감 있는 이야기가 좋아

■ 오늘은 배니싱 마술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딜리팅'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해요. -33쪽

■ 딜리터는 지우는 사람이 아니라 더하는 사람이다. 지움으로써 더하고, 더하면서 지우는 사람이다. 딜리터는 우주의 저울이다. - 73쪽

■ 어미의 주머니에서 한번 떨어진 새끼는 돌아갈 수 없어요. / 뭐? / 캥거루의 습성이 그래요. 주머니에서 떨어지면 어미는 더이상 돌봐주지 않아요. -102쪽

■ 대부분의 딜리터들은 자기가 딜리터인 줄도 모르고 죽어요. 그냥 '난 왜 이렇게 만지는 것마다 고장나고 없어지고 그러는지 모르겠네' 이런 하소연만 하다가요. - 127쪽

■ 벼랑 끝에 몰렸을 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골라야 할 때 쓰는 방법입니다. - 170쪽

■ 소설가는 관찰하는 사람이에요. 관찰의 핵심이 뭔지 알아요? 자신을 사라지게 하는 겁니다. - 176-177쪽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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