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의 건축
공유하기

木의 건축

콘크리트에서 목재로

리뷰 총점 10.0 (8건)
분야
예술 대중문화 > 건축
파일정보
EPUB(DRM) 142.60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4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木의 건축 평점10점 | t*****1 | 2021.07.17 리뷰제목
처음 서울 올라와서 10여년을 살았던 곳이 재건축 예정 아파트였습니다. 짐가방 끌고 아파트 입구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안전진단 통과 안내 현수막의 경축이라는 글자가 많이 생소했습니다. 사는 집이 안전하지 않다는데 축하할 일인가 궁금했습니다. 재건축 예정이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느낌이 있었고 제가 살던 동 현관 옆 지하층과 1층 사이의 벽에 길게 간 금이 점점 커지고
리뷰제목


처음 서울 올라와서 10여년을 살았던 곳이 재건축 예정 아파트였습니다. 짐가방 끌고 아파트 입구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안전진단 통과 안내 현수막의 경축이라는 글자가 많이 생소했습니다. 사는 집이 안전하지 않다는데 축하할 일인가 궁금했습니다. 재건축 예정이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느낌이 있었고 제가 살던 동 현관 옆 지하층과 1층 사이의 벽에 길게 간 금이 점점 커지고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가끔 무서웠습니다. 나보다 물리적 나이가 10살은 더 젊은데 이렇게 허약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20대에 한동안 머물렀던 프랑스에서는 몇 백년 된 건축물들도 주변에서 볼 수 있었고, 제가 살던 곳도 100년이 훌쩍 넘은 건물이었던 점을 떠올리면서, 콘크리트 건축물이 그리 단단한 게 아닌가 싶어서 의아했습니다. 이런 제 경험과 의아함을, 책 소개 페이지에서 다른 이의 글로 보게 되니 이 책이 궁금해졌습니다. 건축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하고 해법을 제시할까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콘크리트에 관한 저의 궁금함은 첫번째 장, “콘크리트,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먼저 다루어지기 시작합니다. 콘크리트 아파트 일색인 도시의 양적 팽창에만 치중해서 어떤 아파트가 필요한지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지적하고, 외국의 다양한 건축물과 친환경 도시 계획 사례를 보여주며, 집, 건축, 마을의 정체성에 관해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습니다. 집이란 제가 거주하는 일정 평수의 건축물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과 그 건축물이 있는 마을/도시의 모습까지 아우르는 넓은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다음 글은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주거와 건축 그리고 도시 문제를 깊게 인식하지 못했다. 편리함과 경제성만을 쫓은 결과 도시에는 아파트만 남았다. 빨리 지어지기를 원했고, 빨리 집값이 오르기를 원했다. 마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집이 가져야 할 정주성은 안중에도 없었다. 집이 곧 자신의 정체성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한옥은 불편하고 구식이지만, 아파트는 편리하고 신식이라 생각한 결과이다. 나무는 비틀어지고 썩지만 콘크리트는 만능일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 것을 하루 빨리 벗어 던지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 생각했던 농촌의 새마을 운동처럼, 오늘의 우리도 콘크리트 아파트에 매달리고 있다. 그런 우리 생각들이 현재의 아파트 공화국을 만든 것이다. 그 배경에는 일반 시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위 아파트 전문가라는 건축 집단도 이 문제에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도시나 아파트가 사회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행동과 생각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만 한다.

024

 

첫 번째 장 이후, 본격적으로 나무/목재와 그 이용에 관한 편견을 지적하고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정보들을 제시하며, 도시 목조 건축의 출현, 현재 목조 건축의 세계적 동향, 목조 건축의 구조 시스템과 구조적 특징, 목조 건축의 미래 등이 펼쳐집니다.

다양한 사례 사진들과 풍부한 주석이 있어서 읽고 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건축에 문외한이다 보니 건축 시공과 관련된 전문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는 책의 후반부는 많이 어려웠습니다.

 

책의 제목이 <木의 건축>이지만, 나무로만 건축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재료의 특성과 사용에 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연구하고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정말 타당한가 돌아보고, 환경을 고려하며, “윤리적인 건축 소비와 생활 방식”을 고민하면서 더 나은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책을 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간과했던 목재에 대한 재료적 특성과 목재 가공 기술의 발달, 목재를 활용한 다양한 건축물들, 우리 고유의 건축에서 볼 수 있는 목재의 사용법 등을 다루며, 다른 건축 재료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도록 돕는다고 여겨집니다..

 

다음은 목재, 목조 건축 관련해서 흥미로웠던 부분들입니다.

 

목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재료이다. 건축 재료를 만들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목재보다 알루미늄은 790배, 철강은 190배, 콘크리트는 3.5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알루미늄이나 철강, 콘크리트 등은 비순환형 무기 재료이지만, 목재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자란 지속적인 순환 자원인 나무로부터 생산된다.

067

 

“건축물의 주요 구조부를 불연성 재료로 감싸 화재 시에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재료”인

내화 피복이라는 용어 설명이 있는 주석(왼쪽 하단)과

목재의 탄화층에 관한 설명 그림(오른쪽 상단).

“불이 붙은 나무는 표면이 숯 상태가 돼도 구조적 강도를 잃지 않는다”고 한다.

079. 081, 082-083

 

나무도 유년기와 노년기가 있다. 노령 단계에 들어선 나무는 더 이상의 새로운 탄소를 흡수하기보다는 고정하게 되므로, 오래된 나무를 벌목하고 그 자리에 어린 나무를 심어야 더 건강한 산림을 유지할 수 있다.

098-099

 

목조 건축이 지진에 잘 견디는 안정적인 구조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112

 

“미에스토르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복합 용도의 목조 건축물”이며,

이 건축물이 위치한  노르웨이의 브루문달은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를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産地消 건축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다.

135, 136

 

목재는 건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진보적인 건축 자재이며, 에펠탑이 그러했듯 높이에 자유로운 고층 목조 건축이 출현할 것을 예고했다. 그(마이클 그린)의 말처럼 빈에 24층 목조 건축이 완성됐고, 세계 곳곳에서 고층 목조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마이클 그린 Michael Green의 <왜 우리는 고층 목조 건축을 지어야 하는가 Why we should build wooden skyscrapers> Ted 강연 언급에서)

171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4평 오두막과 르코르뷔지에가 생애를 마친 오두막

182

 

현대 목조 건축에 사용되는 나무는 과거의 나무와 다르다. 시멘트가 콘크리트와 다르듯이, 나무wood와 목재timber는 완전히 다르다. (중략) 오늘날에는 구조적 강도를 높인 공학 목재Engineering Wood를 사용하는데, 기존 원목이나 제재목과 다르게 거의 변형되거나 수축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빼놓고 건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04

 

재료 밀도가 높을수록 물질의 파동과 진동이 강하게 일어나고 소리도 잘 전달된다. 즉 나무보다 금속이 밀도가 높으니 소리 전달도 빠르다. 콘크리트도 소리 전달에 유리할 것이 없다. 나무의 경우, 무른 나무보다 딱딱한 나무가 소리를 더 전달한다. 재료의 밀도 측면에서 보면 목조 건축은 소음 성능도 다른 재료의 건축보다 뛰어나야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이다. 유난히 목조 건축에서 소음 성능에 민감한 이유는 무엇인가. 목재의 소리 투과성이 문제이다.

362-363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기숙사인 브룩 커먼스는

“프리패브로 단 9명의 건설 인력이 10주만에 18층을 건립했다”고 한다.

376

 

 

오늘날 목재의 미는 바로 혁신성에 있다. 나무의 유연함과 수려함은 물론이고, 프리패브리케이션에 의한 구축성이 목재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직접 나무를 고르고 기둥을 세우는 목수의 순수성을 넘어 이제는 공장에서 벽, 바닥, 지붕을 만들고 현장에서 조립하여 완성하는 혁신적 건축으로 가야 한다.

401

 

아파트가 편리한 점도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이 길어지면서 답답하다는 느낌이 커지고, 마당에는 나무와 잔디가 있으며 벽과 천정에도 나무가 많이 사용된 고향집이 자주 생각나는 건 자연이 더욱 그립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가 사는 공간 안으로 자연을 적극 담을 수 있는 목조 건축에 관해 새로운 지식과 주거에 관한 시선을 넓힐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건축 관련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아 일반인으로서 읽기가 어려웠고,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건축과 관련한 이상과 실제 상황, 여러 고민과 시도가 이루어지는 건축 현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제가 머리 속에 그려보곤 하는 제가 살고 싶은 집에 관한 선택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6
종이책 책리뷰#9 [木의 건축 by 배기철,이도형] 건축 재료의 반란 콘크리트에서 목재로 평점10점 | k*****1 | 2021.07.20 리뷰제목
2008년 3월 에버랜드에 국내 최초로 나무로 만든 우든 롤러코스터 T 익스프레스가 오픈했다. 세계 최대의 낙하 각도라고 하여 당시 많은 홍보가 있었고 나 역시 그 해 에버랜드를 방문해서 재미있게 탔던 기억이 있다. T-익스프레스는 레일을 제외하고 모든 부분이 나무로 만들어진 놀이기구다. 타는 동안 나무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처음엔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가 매우 생소
리뷰제목

2008년 3월 에버랜드에 국내 최초로 나무로 만든 우든 롤러코스터 T 익스프레스가 오픈했다.
세계 최대의 낙하 각도라고 하여 당시 많은 홍보가 있었고 나 역시 그 해 에버랜드를 방문해서 재미있게 탔던 기억이 있다.
T-익스프레스는 레일을 제외하고 모든 부분이 나무로 만들어진 놀이기구다.
타는 동안 나무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처음엔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가 매우 생소해서 부서지는 게 아닌가 걱정되었는데 몇 번 연속으로 타다 보니 자연과 하나 되는 기분 좋은 소리가 느껴졌다.
10년이 지났지만 나무 롤러코스터를 처음 탔던 경험은 여전히 신나고 생생하다.
재료가 주는 신선함이 있다.



 

"木의 건축" 책의 부재는 "콘크리트에서 목재로"이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부재에 정확히 나타나있다.
나는 건축학도도 아니고 관련 업계에서 일해본 적도 없다.
어릴 적부터 과학 상자나 레고 조립을 좋아해서 잠시 동안 건축학과 진학의 꿈을 꿨던 정도다.
처음 다소 읽기 버겁게 느껴지는 400여 페이지의 논문과 같은 목차로 구성된 책이지만 나 같은 일반인이 읽기에도 크게 무리가 없었다.
고급 종이 재질에 선명하게 인쇄된 그림이 많아서 좋다. 
또한 전문용어들도 최대한 일반인의 시각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하려고 배려한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



 

도입부는 일반적으로 건축하면 떠올리는 재료인 콘크리트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환경, 미관, 저렴하고 간단하지만 수리가 어렵고 수명이 짧다.
그다음은 나무에 대한 편견과 나무 건축에 대한 장점이 나온다.
나무는 생각보다 강하고 환경적이며 그 자체로 아름답고 노후화되면 교체하면 되니 수리가 쉽고 수명이 길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비싸고 건축주가 원하지 않는 재료다. 
나무로 지은 아파트와 콘크리트로 지은 아파트 어디에 살고 싶니?라고 물으면 대부분 콘크리트로 지은 아파트라고 대답할 것이다.
나무로 만든 고층 건물 구조물은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많지 않다.
목조 건축의 연구가 많이 필요할듯하다.




 

 

중반부에는 목조 건축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미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무리한다.
깔끔한 순서의 목차다.
목차만 보고도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 분명히 이해가 된다.
나무는 강하다는 근거로 숭례문과 9.11테러의 붕괴 정도를 비교하는 부분이 과연 어울리는 비교인지 아주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잘 쓰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생각해 보면 나무 건물과 콘크리트 건물의 대표성으로 따질 때 그 정도로 적합한 비유는 없을 것 같긴 하다.


나무가 완벽하다고는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도 좋았다.
무조건 나무가 답이 아니다.
나무 건축은 몇 층까지 가능할까?
현재 기술로는 40층까지 가능하지만 경제성을 고려하면 12~20층 정도가 적합하다고 한다. (p217)
또한 모든 재료를 나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콘크리트를 활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를 제시한다.
탄소 배출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난리다.
콘크리트 대신 나무를 사용하면 탄소 배출이 줄어든다.
개인적으로는 탄소배출권에 대해 공감하는 입장이 아니라서 이 부분은 다음에 심도 있게 이야기해보겠다.

 


 


생소한 건축 분야의 많이 소외된 나무라는 재료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을 읽으면서 예전 우든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신나는 경험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건축가조차 건물 하면 당연히 콘크리트로 짓는 것이고 마감재 정도로 나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관리도 까다롭다.
콘크리트에 비해 습도, 자외선, 벌레까지도 신경 써야 한다.
가격도 비싸다.
하지만 앞으로 인구 구조상 우리나라에도 빈집이 늘어나고 재택근무의 활성화와 교통의 발달로 도시 면적과 인구 밀집도에 여유가 생긴다면 어떨까?
인구가 집중된 서울에서 벗어나 좀 더 환경적인 저층 목재 가옥 구조가 선호된다면, 
수십 년 뒤에는 콘크리트보다 나무라는 건축 재료가 더욱 당연하고 매력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 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https://blog.naver.com/kyoyo21/222437768775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2
종이책 건축에서 고려해야 모든 것들에 대해... 평점10점 | b*****0 | 2021.07.21 리뷰제목
다함께 20억 아파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한 형국이지만, 각자 로망으로 가지고 있는 삶의 터전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정말 강남 한가운데 떡하니 있는 50억이 될 30억짜리 아파트에 살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살고 싶은 집"이라고 하면 다양한 형태의 집을 묘사한다. 관리가 편리한 아파트일수도 있고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전원주택일수도 있고, 한국의 미를 살린 한옥
리뷰제목

다함께 20억 아파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한 형국이지만, 각자 로망으로 가지고 있는 삶의 터전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정말 강남 한가운데 떡하니 있는 50억이 될 30억짜리 아파트에 살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살고 싶은 집"이라고 하면 다양한 형태의 집을 묘사한다. 관리가 편리한 아파트일수도 있고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전원주택일수도 있고, 한국의 미를 살린 한옥일수도 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어떤 아파트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양적 개발에 급급했던 과거처럼, 도시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질적 논의는 없다. 미래 환경에 맞는 '도시 삶'에 관한 고민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안전성과 효용을 이유로, 콘크리트와 철근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 한다. 나무로 지어진 집은 로망이지만 단점으로 화재의 위험성을 언급한다. 불이 나면 내부가 손 쓸 수 없을만큼 손상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목재로 된 집에 대해서는, 구조가 내려앉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저자는 그런 목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풀어보고자 이 책을 쓴다고 밝힌다.

 

 

예를 들어 화재의 경우, 철근은 높은 온도에서 녹아 휘어버리기 때문에 그 역시 붕괴의 위험이 있다. 반면 목재는 겉이 어느정도 타들어가 숯이 되면 내부는 오히려 보호되어 골격이 유지되는 시간이 더 길다고 한다. 화재의 위험에서 벗어나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이 더 긴 것은 의외로 목재 건물인 것이다.

 

잘 건조된 목재는 변형이 적고 짜임에 따라 높은 건물도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목재 고층 빌딩을 자유로운 디자인으로 건설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주거공간이 아파트 위주이기 때문에 목재라고 하면 인테리어 적인 면에서 활용하여 외부로 들어나게 하는 설계가 대부분이다. 목재를 활용한 다양한 외국의 사례를 사진과 함께 보여주고 있는데, 외관상으로는 잘 꾸며진 콘크리트 건물처럼 보이는 건축물도 있었다.

 

목재를 철근처럼 구조재로 사용하고 단열재와 불활성 마감재를 사용하면 철근 콘크리트 건물 못지 않게 튼튼하면서도, 철거 시에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등 다방면으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소재로서의 목재의 특징 외에도 인간에게 건축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건축가가 고심해야 할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에서 목재는, 좋은 건축을 위해 여러사항을 고려하다보면 귀결되는 좋은 소재의 하나이며, 그런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함에 안타까워 한다. 콘크리트와 철근만이 건물의 재료로 못 박혀, 구조와 설계를 그것을 기준으로 발전시켜 온 탓에, 목재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가능성이 상실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역사상, 잦은 전쟁과 침략으로 목조건물이 유실되고 전문가들이 납치 되어 기술이 전수되지 못 한 탓도 적지는 않다.

 

 

 

나무의 친환경성 또한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캐나다 목재 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살펴보면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목조 건축의 온실가스 및 대기 오염에 대한 지수는 콘크리트 건축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으며, 건설 폐기물도 확실히 적다. 특히 목구조 선진국에서는 조립 과정부터 폐기할 때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해체를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목조 건축의 건설 폐기물은 시간이 갈수록 더 큰 차이로 줄어들 것이다.

 

 

나무로 건축을 하게 되면 부분적으로 간편하게 수리가 가능하며 40년 정도의 수명을 가진 콘크리트 아파트보다 수명이 더 길다고 한다. 천년 넘은 목재 유적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소재도 한정된 자원이 아니라 끊임없이 길러낼 수 있고, 철거한 건물에서 나온 구조목도 대부분 재활용 가능하다고 하니, 환경이나 건축 비용 면에서 목재란 참으로 우수한 소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외에도 목조 건축에 대해 전문적인 기초 지식을 제공한다. 비전공자가 읽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로 깊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건축에 관심이 있고 목재 건축물이라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건물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소재로서의 목재의 특성만이 아니라 목조 건축에 대한 전반적인 기초지식을 담고 있으며, 아울러 사람이 지향해야 할 건축의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집이 거주자의 생활 모습보다는 얼마나 가치가 상승할 것이냐가 중점이 되어 투자의 대상으로서만 존재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요즘이다. 25평 같은 32평짜리 아파트도 청약만 되면 몇 천만원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통장이 몰려든다. 정말 그 집에서의 자신의 삶의 모습을 그려보고 매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적은 것 같다. 오로지 입지와 브랜드만이 전부가 된 듯한 세상에 본디 건축이란 무엇인지, 건물의 설계에서부터 폐기까지 고려해야 할 모든 것에 대해 담담히 알려준다.

 

 

어떤 소재를 사용하여 어떤 곳에서 어떤 형태의 공간에서 생활 할 것인가, 그리고 그 건물이 남기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려가 의도적으로 필요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YES24 리뷰어클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종이책 木의건축 평점10점 | k********1 | 2021.07.20 리뷰제목
#1   평소 인테리어나 건축물의 사진을 보는걸 좋아한다. 잘 정돈되고 꾸며진 집에 살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 때문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전공분야들이 그렇듯, 전공자가 아닌 내가 접하기에 건축이라는 분야는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최근 미디어에 자주 출연하시는 유현준 교수의 인터뷰들은 자주 보게되었는데 건축과 도시를 공학적 접근이 아닌 문화적 시각으로
리뷰제목

 

#1

 

평소 인테리어나 건축물의 사진을 보는걸 좋아한다. 잘 정돈되고 꾸며진 집에 살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 때문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전공분야들이 그렇듯, 전공자가 아닌 내가 접하기에 건축이라는 분야는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최근 미디어에 자주 출연하시는 유현준 교수의 인터뷰들은 자주 보게되었는데 건축과 도시를 공학적 접근이 아닌 문화적 시각으로 이야기 해주는 그의 이야기들이 흥미로워 책까지 구입해보게 되었다. 그 책의 주된 내용중 하나는 동,서양 건축 양식의 차이점과 특징들에 대한 설명인데, 동양에서 목조건축이 발달한 이유와 설명들을 읽다보니 나무로 된 집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2

 

하지만 목조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쓴 책을 마주치기 쉽지 않았는데, 「木의 건축」이라는 책을 발견하였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히길, 일반 대중을 위한 교양서적과 전공자들을 위한 전문서적의 중간정도의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책 중간 중간 이해를 돕기 위한 건축물들의 사진이 많아 책장이 잘 넘어가는 그런 책이었다. 

 

#3

 

책의 내용은 콘크리트 일변도인 현대건축의 문제점, 건축재료로써 목재에 대해 대중이 갖고 있는 편견, 현대건축 문제점의 해결책으로 목조건축이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 우리가 목조건축의 저변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와 같은 것들이다.

 

#4

 

다른 부분들보다 조금 인상깊었던 점은 저자가 지적했던 건축자재로써의 목재에 대해 대중이 갖는 편견들인데, 나 역시 편견을 가진 이들 중 한명이었다. 간단히 요약해보면,

1. 목재는 화재에 약하다 : 오히려 철골보다 화재에 강하다.

2. 한국의 목재는 작고 곧지 않아 건축자재로써 적합하지 않다. : 목재 가공 기술의 발달로 나무 자체의 형태가 중요하지 않다. 여러 단위의 목재를 하나로 이어 사용할 수 있다.

3. 나무는 베면 안된다. : 나무도 인간처럼 수명이 있고, 탄소를 가장 많이 저장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 따라서 늙은 나무는 베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주어야 지속적인 산림 개발이 가능하다. 또한 나무를 베어 펄프 등으로 사용하면 효과가 없고, 건축자재로 사용했을 경우 탄소를 저장한채로 건축물이 되기 때문에 건축물과 도시 자체가 효과적으로 탄소를 저장하고 저감하는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오래 전 받은 교육으로 인해 갖고 있던 편견이다. 특히 나무를 베면 안된다는 인식은 이 책을 읽기 직전까지 너무 당연시 했던 생각이다. 아마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라 생각이 든다. 어느 분야든 보정없는 오래된 사고는 편견의 시작점이 된다. 꾸준히 공부하고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목조건축에 대한 책에서 조금은 더 근본적인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6

 

이 외에도 저명한 건축가의 목조건축물, 해외의 유명한 목조건축물, 한국에서 목조건축의 저변을 어떤 식으로 확대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제법 많이 실려 있는 건축물들의 사진을 보는 재미도 적지 않다. 콘크리트 일색인 도시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오히려 목조건축에서 힙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건축, 특히 목조건축에 흥미가 있는 분들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독자라 하더라도 문화의 한 트렌드에 대한 교양 지식을 쌓는다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책인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4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