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영화 '명량'을 관람하고는 이순신 장군에 매료되어 여러 다큐멘터리 영상 및 자료들을 찾아보며 푹 빠졌었습니다.
최근 프리퀄인 '한산'이 개봉되어 다시 한번 이순신 장군 덕질을 하며 이번엔 '난중일기'를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신간인 스타북스의 난중일기를 펼치게 되었는데 표지 그림부터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400년 전 바다에 떠 있는 외로운 판옥선에 타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일단 한장 한장 넘기는데, 제가 아는 내용이 나오지 않아 처음에는 몰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초반과 중반까지 일기의 내용은, 이순신 장군의 매일 활쏘기 연습, 매일의 어머님 생각, 철저한 군사들 관리, 무기 관리 등 소소한 사건들과 함께 루틴이 계속 됩니다. 저도 마음먹고 다이어리를 쓰려다가도 곧 흐지부지 되곤하는데 이렇게 거의 매일 기록 하는 '지속성'이 그저 감탄스러웠습니다.
그러다가 저의 상상력이 책과함께 발휘되며 어느 순간 제가 이순신 장군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마치 영화의 '빠르게 재생하기'처럼요.
책의 중반이 넘어갈 때까지도 제가 아는 '한산대첩'의 내용은 나오지 않아 의아해 하며 계속 읽어나갔는데, 알고보니 한산대첩 당시 기간이 통째로 빠져 있었습니다. 왜선 30척 섬멸, 60척 섬멸하는 등의 승전들은 너무 소소하게 담담하게 기록되어 있어서 읽으면서도 전투 이야기인지 눈치도 못채고 그냥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책의 말미인 정유년(1597년) 부분은 이순신 장군이 옥고를 치르고 나오는 부분부터 시작 됩니다. 권율 장군을 백의종군하며 적은 정유년의 일기들은 힘들고 슬픈 개인사와 나라의 사건이 하루하루 소상히 기록되어 있어 읽다보니 마음이 많이 미어졌습니다. 통제사의 업무를 보지않아 일기를 길게 적을 시간이 있었던 것일까요?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막내아들이 죽는 장면은 눈에 보이듯이 선명하게 묘사되서 더욱 눈물이 났습니다.
명량대첩의 기록은 정말 영화의 장면이랑 똑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와 상황들을 이순신 장군이 쓰신 글로 읽으니 더없이 신기했습니다. 다른 장수들이 모두 겁을 먹고 물러나 있는 동안 마인드 컨트롤이 된 이순신 장군은 오히려 속력을 높여 적 앞으로 바짝 다가가 공격을 퍼붓는 솔선 수범은 고금을 통틀어 보기 드문 장면일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을 힘들게 하고 방해하며 조선 수군을 궤멸시켜 나라를 일제 손아귀에 홀라당 넘길 뻔한 원균의 이야기가 때로 답답할 때도 있었지만, 마지막 일기가 노량해전 이틀 전이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펐지만, 이순신 장군의 삶에 접속하여 장군과 장군을 보유한 우리 나라에 깊이 사랑에 빠졌던 시간은 무척 뿌듯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의 일기를 훔쳐보는 느낌으로 난중일기 읽기를 즐겼다고 합니다. 독자분들도 '시간을 가지고 읽으시면 장군의 삶에 접속해볼 수 있다'고 '무척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이기에
뭔가 큰 기대감은 없었지만
그걸 해석하는 작가에 따라
이야기의 의미 전달이 다양해 질 수 있다는
신선한 느낌이 이 책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뭔가 지금의 세상과도 많이 겹쳐지는 부분도 보이고
그냥 역사서나 기록물이라기 보다는
그 시절로 들어가서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느낌도 들고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글을 읽으면서 곱씹어 생각해 보게 되는
그런 시간들이 하나하나 쌓이다보니
더 가슴에 와 닿지 싶다.
오늘의 책: 난중일기 -창작가무극 "순신"과 함께 보는 이순신의 이야기
해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질문 중의 하나가 "존경하는 위인은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다.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나온 위인이 바로 이순신이다.
"난중일기"는 조선 선조시대 충무공 이순신이 1592년부터 1598년까지 전쟁 중에 쓴 일기를 말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3개월 전부터 전사하기 이틀전까지 총 2539일간의 기록을 말한다.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 등재되었고, 국보 제 76호로 지정되었다.
"난중일기"는 그날의 기상과, 군무 내용, 군정 등의 내용과 본가에 대한 걱정, 가족에 대한 그리움, 절친인 류성룡, 원균에 대한 비판 등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이순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그의 감정 변화까지, 국사를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고, 백의 종군 이후로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귀하고 보니 원균이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수군의 모습을 보고 고민하는 모습까지 인간 이순신의 면모도 자세히 드러나는 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명장 이순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남녀노소 가장 존경하는 위인 중 한 분인 이순신의 이야기는 이미 영화와 드라마로 많이 상영되었다. 그런데 창작가무극 '순신'은 기존의 것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창작가무극으로 보는 새로운 이순신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이순신의 꿈을 재해석하여 인간 이순신의 삶과 고뇌를 그린다고 하니..
아이들과 함께 보면 더 뜻깊은 공연이 될 것 같다.
지방에 살고 있어서 멋진 공연을 볼 기회가 적은데 이번 "창작가무극 순신"은 꼭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뮤지컬과 판소리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순신"
전투장면은 판소리로, 서사는 현대음악으로 표현한다고 하니 완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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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난중일기는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읽어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예상했던 내용들은 전쟁 중 겪었던 전쟁에 대한 전략과 고민들이었는데, 일기에는 인간적인 면의 이순신 장군이 빼곡히 기록되어 있다.
한 나라를 구한 전쟁 영웅의 나라를 향한 사랑, 군법을 엄격하게 지키는 장군으로서의 면모 뿐 아니라 어머니를 향한 절절한 효성, 아들들을 향한 애틋한 사랑, 주변 많은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교류하는 따뜻한 면이 돋보인다.
몸이 아프다는 기록도 자주 보이는 중에 끊임없이 활쏘기를 연마하는 모습, 아내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미 생사가 결정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점을 쳐보는 모습, 피난가는 난민들을 보고 말에서 내려 위로하는 모습, 밤하늘을 바라보며 잠 못 들어 시를 읊는 모습, 모함으로 옥중 생활을 하고 나온 중에도 원망함없이 담담하게 사람들을 만나는 모습....
역사 시간에 배웠던, 혹은 많은 여행지에서 만났던 역사적인 기록들 외에 이순신 장군의 다양한 모습들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어 의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