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출간된 칼 필레머 작가의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이 10주년을 맞아 '리커버 에디션' 버전으로 독자들을 다시금 찾아왔다. 출간 당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글로벌 언론과 석학들의 강력한 추천을 받으면서 화제였던 책. 10년만에 돌아온 책은 여전히 독자들에게 '인생의 길'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인 '칼 필레머' 교수가 30년간 70대 이상의 인생을 산 천여명의 노인(책에서는 현자라고 표현한다)들을 만나 "지금껏 살면서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대답을 듣고 기록한 책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은 그들의 삶의 총 합이 8만년이나 달했고, 그들의 결혼생활은 3만년이나 되었다. 그들이 키워낸 아이의 숫자는 3천명이었다.
"인류 유산 프로젝트"
저자가 자신의 연구에 붙인 이름이다. '인생의 모든 길을 직접 걸어본 사람들의 경험과 조언이야말로 우리가 물려받아야 할 그리고 전해주어야할 인류의 빛나는 유산' 이라는 뜻이다. 그가 했던 프로젝트의 진수가 담겨있는 책이 바로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이다.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40년을 살아온 내 인생이 길면 길다고 할 수 있고 아직도 살아갈 날이 많다면 더 많다고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솔직히 지금 내가 잘 걸어가고 있는지 늘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나를 현실적으로 조언해줄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노인'이라는 세대가 전달해주는 '지혜'라는 사회적 시스템이 무너진지 오래된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물론, 아닐 수도 있다)
여튼, 주춤거리고 있는 나에게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은 여전히 나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많이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준 책이다. 70대 이상에서의 그들의 눈으로 보면 나는 아직도 아이에 불가할 테니까...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의 첫번째 조언은 '결혼'에 대해서다.
현자들의 조언 5가지
1.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라
2. 설렘보다 우정을 믿어라
3. 결혼은 반반씩 내놓는 것이 아니다
4. 대화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길이다
5. 배우자와만이 아니라 결혼과도 결혼한 것이다
사실, 책을 읽기 얼마전 사귀고 있던 이성친구와 헤어졌다. 결혼까지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가진 슬픔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헤어진 이유를 곱씹으면서 '절망감'과 다시는 연애를 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다행히 책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얻을 수 있었는데 '결혼'에 대한 생각과 '가족'에 대한 생각을 한번 정립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현자'들이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었던 단순한 이유.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주는것에 대한 행복 그리고 화가 났을 때 풀어나가는 그들만의 방식. 인 것 같다. 음...나부터 무언가를 바꿔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조언은 '직업'에 대한 조언이다.,
현자들의 조언 5가지
1. 내적인 보상을 주는 직업을 찾아라
2. 포기하지 마라! 평생 해야 할 일이다
3. 나쁜 직업도 최대한 활용하라
4. 인간관계가 전부다
5. 자율성을 추구하라
공교롭게도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연인과의 이별뿐만 아니라 '실직' 상태에 있다. 그래서 일까. 이 조언도 많은 공감을 얻고 용기를 받을 수 있었는데, 전에 다니고 있던 직장을 나왔을 때의 자신감이 지금은 많이 떨어져 있다. 나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도 내가 한 선택에는 여전히 후회가 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한다것에 대한 신념은 변함이 없다. 현자들도 이런 나의 선택에 '잘했다'라고 칭찬을 해주실 것 같다. 직접 만나지도 못한 분들이지만 감사함을 느낀다.
세번째 조언은 '육아'에 대한 조언이다
현자들의 조언 5가지
1.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
2. 깨물면 유독 아픈 손가락, 드러내지는 마라
3. 몸의 멍은 지워지지만 가슴의 멍은 평생 남는다
4.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계의 균열만은 피하라
5. 자녀와의 관계는 평생의 관점에서 보라
'육아'에 대해서는 아직 자식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체감은 할 수 없지만, 나에게도 두명의 조카가 있다. 시간이 많은 요즘 조카들과 함께 많이 놀고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공감을 했다고 해야할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내가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삶속에서 부모라는 사람과의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 말이 너무 와닿았다. 혹시라도 나에게도 아이가 생긴다면,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육아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키워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네번째 조언은 '죽음'에 대한 조언이다.
현자들의 조언 5가지
1. 나이 먹는 것은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다
2. 100년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몸을 아껴라
3. 아직 오지도 않은 죽음을 미리 걱정하지 마라
4. 관계의 끈을 놓지 마라
5. 노후의 거처를 계획해두라
'죽음'에 대한 생각은 요즘 참 많이 하는 생각이다. 내가 이대로 죽겠된다면? 이라는 가정아래 참 많은 생각을 한다. 그런데! 현자들은 그것이야 말로 참으로 쓸데 없는 생각이라고 한다. 노인이 되면 오히려 '죽음'에 대한 생각을 안하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은 젊었을 때에나 했던 생각이라고 한다. 정말로 그럴까? 모르겠지만,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걱정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냥 '죽음' 에 대한 궁금증이긴 한데...이렇게 글을 구구절절 쓸 정도로 생각이 많은 것 맞나보다. 여튼, 현자들은 '플렉스'해라! 라고만 주장하지 않는다. 건강하게 늙고 죽음을 대비하는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젊었을 때 건강관리도 하고 노후자금도 적절하게 준비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나는 솔직히 이런부분이 제일 어렵다고 느껴졌는데 조언을 듣고도 어떤 준비를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이제부터 조금씩 준비해야겠다.
마지막 조언은 '후회'에 대한 조언이다. 인생을 살면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현자들의 조언 5가지
1. 정직하라
2. 기회가 묻거든 '네!'하고 대답하라
3. 더 많이 여행하라
4. 배우자를 고르 때는 신중 또 신중하라
5.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로 지금 하라
이번 조언은 책을 정리하는 조언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해야할 것들에 대한 조언이다. 삶의 정직함과 긍정적인 삶의 태도 그리고 많은 경험을 하라는 현자들의 이야기. 이번 조언들을 들으면서 책을 잠시 놓고 근처 박물관이라도 가볼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뭔가 들떠 버렸다. 나는 '시간'이라는 것을 그냥 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과 말이다.
가장 뜨끔한 조언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로 지금 하라"였는데, 사랑한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라는 3가지의 단어는 늘 해야하는 말 같다. 그것이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마법일테니까!
저자의 마지막 말이 참으로 인상깊었다. 1890년에 태어난 현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 현자가 어렸을 때 1700년대 후반에 태어난 어른의 이야기를 듣고 전해주는 것이 그 인생의 경험치가 얼마나 크겠냐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어쩌면 노인세대를 그저 늙은이라고만 치부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른들에 전해주는 삶의 지혜를 놓치지 말자, 지금 당장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하고 조언을 얻도록 해보자. 그것이 "꼰대'라는 단어에 가려지지 않게 말이다.
책을 읽는 시간, 정말 좋은 시간이었고 내 인생에 있어서 잊지 못할 한 순간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