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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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

리뷰 총점 9.0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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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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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을 만들고 삶을 이어가는 평점8점 | r*********s | 2022.10.21 리뷰제목
평범했던 일상을 의심하는 순간은 사소함에서 시작된다. 누군가 거드는 한 마디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싹튼다. 과거와 달리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라면 파급력은 크다. 반대로 지금보다 과학이 발전된 미래라면 의심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관리할지도 모른다. 조지오웰의 『1984』 속 빅 브라더 같은 존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거대한 시스템이 사회를 통제하고 있다면 어떨까
리뷰제목

평범했던 일상을 의심하는 순간은 사소함에서 시작된다. 누군가 거드는 한 마디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싹튼다. 과거와 달리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라면 파급력은 크다. 반대로 지금보다 과학이 발전된 미래라면 의심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관리할지도 모른다. 조지오웰의 『1984』 속 빅 브라더 같은 존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거대한 시스템이 사회를 통제하고 있다면 어떨까?

 

한요나의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에 등장하는 세상이 그렇다. 그러니까 인구 부족으로 국가가 인구 출생을 계획하고 관리한다. 1월에 임신해 10월에 태어난 아이는 국가가 부모인 셈이다. 일반적인 가정이 아닌 기관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온다. 기상관측소 분석실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김도브도 10월의 아이들 2세대다. 도브는 자신이 10월의 아이라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 생물학적 아버지가 자신의 임종을 지켜달라고 부탁하면서 마음이 달라졌다. 아버지라는 존재, 아버지가 보고 싶어 하는 파트너, 가족이 아니지만 존재의 시작인 그들이 등장하며 도브의 일상은 예전과 다르게 흘러간다. 도브에게 아버지는 의심이자 궁금증이었다.

 

아버지가 남긴 숫자와 알파벳을 여러 방법으로 추리를 시작하다 찾은 곳이 술집 ‘NO-LITER’였다. 도브와 다르게 그곳을 단골 술집으로 여긴 이들이 많았다. 아버지의 파트너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 노리터에 갔지만 도브는 그곳에서 점점 그들과 어울리게 된다. 연인이 떠나고 혼자 아들을 키웠지만 아들마저 떠나버린 사장, 정상 가족을 원했던 엄마의 인형이 아닌 자신의 삶을 찾아 가출한 소미,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는 방랑자, 맥주를 마시러 온 노년의 부부 파와 엠, 기계처럼 대화하는 지지를 통해 도브는 인간이 무엇이며 가족은 무엇인가 진지하게 고민한다.

 

도브는 특히 방랑자에게 아버지 같은 느낌을 받는다. 기억을 잃은 방랑자도 도브에게 비슷한 감정을 느꼈는데 방랑자가 10월의 아이들 1세대였기 때문이다. 도브는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는 사장과 한 번도 부모를 그리워하지 않는 소미를 통해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무엇이며 자신과 다른 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게 된다. 거기다 지지와 방랑자의 대화를 통해 10월의 아이들인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항상 정보를 수집하고 기록하던 방랑자가 김이고 박사라는 걸 알려주면서 잃어버렸던 기억을 하나씩 되찾을 때 사장의 아들 노원이 돌아온다. 노원이 돌아오고 소미는 사라진다. 노원은 아버지가 소미를 자신을 대신해 돌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국가의 유전자 공학으로 태어난 10월의 아이들, 국가가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배치하여 살아간다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는 세상에서 가족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이고 박사의 외침처럼 DNA 같은 건 이제 인간에게 정복당한 나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어떨까? DNA를 통해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이루려는 노력은 결국 허사가 되는 것일까.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한 마음이다.

 

인간은 너무 멍청해요. 왜 자신이 태어났는지 알 수 없잖아요. 누가 알려 준다고 해도, 그게 진실인지는 알 수 없고요. 믿을 수 있을까요? 끝까지 믿을 수 있는 게 있을까요? 나는 당신에게 무언가를 묻기엔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었어요. 조금만 더 일찍 찾거나 아예 날 찾지 말았어야 했어요. (124쪽)

 

도브는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지만 지금껏 잘 살아왔기에 가족이 무슨 의미일까 싶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이들과 시간을 보낼수록 아버지의 흔적을 찾는 일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도브는 노리터에서 자신이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가족을 경험한다. 그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대접하고 연락이 끊긴 소미에게 소식을 전하고 세상을 떠난 파를 애도하고 남겨진 엠을 걱정한다. 어쩌면 노리터를 중심으로 연결되는 이들의 모습이야말로 미래의 가족상은 아닐는지.

 

노리터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버지에 대한 생각은 줄어든다. 사람들과 엮일수록 내가 그 사람에 대해 더 알 필요가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그러니까 아버지의 파트너를 찾을 필요도 없는 게 아닐까. 노리터 사람들과 친해질수록 아버지도, 아버지의 파트너 찾기도 점점 잊게 된다. 가족. 가족이라는 단어는 어디에서 왔을까? (127쪽)

 

이런 상황속에서 10월의 아이들 1세대인 이고는 자신이 찾으려는 게 무엇인지 도브에게 설명한다. 국가나 정부가 숨기고 있는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 했던 것이다. 도브는 이고를 돕기로 결정한다. 신분증을 복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이고가 일했던 곳으로 향한다. 돌아온 이고의 기억이 찾아낸 곳에는 사람이 아닌 거대한 시스템만이 존재했다. 국가 권력은 결국 시스템에 불과했던 것일까.

 

나는 시스템 오보에. 인간의 목소리를 닮은 악기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이제 나는 파괴합니다. 인간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인간 같은 것은 없습니다. (246쪽)

 

누가 누구에게 미안해야 하는 걸까. 사과해야 할 대상도 없고, 사과해야 할 사람도 없는 곳에 우리는 누구에게 미안해하고 있는 걸까. 시스템은 누구에게 미안해하고, 또 왜 미안한 걸까. (246쪽)

 

이고가 그토록 밝히고 싶었던 10월의 아이들 1세대의 진실, 그로 인해 상처를 받고 피해를 당한 자신과 같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인간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하는 시스템 오보에. 어쩌면 미래엔 시스템의 일부로 인간은 사라지고 인간과 같은 존재들만 남는 건 아닐까. 유전자 덩어리로 만들어진 인간이라면 가족의 돌봄이나 사랑은 배제된 채 양육되는 사회라면 그럴지도 모른다.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는 얼핏 기상 이변에 대한 두려운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멋진 트릭으로 시작해 정상가족이라는 범주에서 탈피한 미래의 다양한 가족 구성원과 형태를 제시한다. 인간이라는 존재,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한요나가 그려낸 소설은 허구가 아닌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유전 공학 기술이 우리 앞에 도래할지 모르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을 만들고 삶을 이어가는 이들의 단호함이 숭고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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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래의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길 희망한다면... 평점9점 | q*****2 | 2023.01.07 리뷰제목
매년 최저치를 기록한다는 출생아수에 대해서는 아마 다들 한 번씩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젊은층이 이기적이라는 말도 있긴 하지만, 자 하나 살아남기도 힘든 경쟁 속에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게 쉽지 않으리라는 점에는 분명 누구나 공감 가능할 것이다. 지자체마다 인구 증대를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효과가 미비하다. 경제적 인센티브에 국한된 지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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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최저치를 기록한다는 출생아수에 대해서는 아마 다들 한 번씩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젊은층이 이기적이라는 말도 있긴 하지만, 자 하나 살아남기도 힘든 경쟁 속에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게 쉽지 않으리라는 점에는 분명 누구나 공감 가능할 것이다. 지자체마다 인구 증대를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효과가 미비하다. 경제적 인센티브에 국한된 지원으로는 문제의 근본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만이 명확해지고 있을 뿐이다.

추세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는 2150년대 인류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었다. ‘인류’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되려나 싶은 이야기 앞에서 나는 한동안 할 말을 잃었다.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책으로 일정 연령대에 도달한 사람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국가에 제공해야만 한다. 국가는 이를 이용해 매해 필요한 수의 아이를 생산한다. 생산 과정은 획일적이다. 1월에 고안된 아이들은 10월에 태어나 ‘김씨’ 성을 부여받는다. 시설에서, 유전적 공여자 등으로부터 양육을 받는데, 지지고 볶는 오늘날과 같은 가족의 모습은 아니다.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연령대가 되면 독립하는 그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가족은 존재 않는다. 조금은 이상한 듯도 하나, 제 주변의 모두가 자신과 비슷하므로 그들은 정(情) 따위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유전자 공여로 태어난 경우가 아닌 아이들도 존재한다. 부모가 사랑해서 혹은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에 아이를 가진 경우다. 등장 인물 중에는 ‘윤소미’가 그러한데, 오히려 그는 가족이 없는 이들을 부러워한다.

국가에 의해 양산된 인물인 김도브, 김이고, 지지만 보아도 서로 처지가 다르다. 그들의 태생은 동일함에도 서로의 성장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시설이라는 곳에서 사람이 성장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누군가는 경악을 한다. 아니, 이들은 서로를 알지 말았어야 하는 운명이었다. 아버지도 아닌, 아버지의 여자를 궁금해하며 노리터에까지 닿은 김도브, 어딘가로부터 도망쳐 나온 김이고 등이 서로를 낯설어하는 건 그래서다. 늘 같은 자리에 앉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며 그들은 거리를 좁힌다. 어떠한 관계도 형성이 어려울 것만 같은 이들 사이에 대화가 오가고, 여전히 상대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뢰감이 싹튼다. 반면 세상은 척박하다. 계속해서 예보는 어긋나며, 급기야 모래바람이 불어 닥치기까지 한다.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싸매도 입안에 가끌거리는 모래알이 들어오는 걸 막기가 어렵다. 완벽해야만 할 거 같은 세상의 오점과도 같은 예보는 시작에 불과하다. 세상이 숨기고 있는 더욱 악랄한 진실이 있다는 걸 저자는 조심스레 알린다.

각자의 이야기로부터 마냥 불행하지는 않지만 어딘가 공허한 삶들을 엿볼 수 있었다. 한때 모든 아이들이 외워야만 했다는 국민교육헌장이 떠오르기도 했다. 현생 인류가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면 2150년대 인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각종 연구소에서 우수한 두뇌를 뽐내는 이들, 범죄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들이 모두 거대한 유전자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게 뜻하는 바가 무얼지, 세상은 결코 말해주지 않는다. 이 위험한 진실에 인물들이 얼마만큼 다가서느냐가 본 작품의 관건인 셈이다.

노리터는 느슨한 공동체다. 이 안에는 아버지와 아들(이노원)도 있지만, 그 외의 인물들은 제각각이다. 이들은 오로지 물리적 공간 공유에만 머물 수도 있었지만 그리하지 않는다. 서로를 향해 말문이 트이고, 예고 없이 사라졌다가 재등장하는 과정 속에서 그들은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 결코 서로의 존재를 잊지 않지만, 그렇다 하여 집착도 아니하는 형태. 가만히 놔두고, 때론 다가서는, 무심한 듯하면서도 세심한 그들의 모습은 아무것도 아니면서 동시에 이상적이었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단란한 가정, 모든 폭력과 소외의 온상인 가정. 극과 극이 공존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건 노리터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배우는 거처럼 우리 자신 또한 오롯이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도록 인간다움을 학습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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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 평점10점 | y****7 | 2022.10.23 리뷰제목
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4.3% 감소한 26만600명에 그쳤다. 이 수치는 출생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래 최저치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들 중 꼴찌 수준인 것이다. 더 심각한 점은 전체 회원국들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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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4.3% 감소한 26600명에 그쳤다. 이 수치는 출생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래 최저치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들 중 꼴찌 수준인 것이다. 더 심각한 점은 전체 회원국들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애가 타는 입장을 보여준 쪽은 중앙 정부와 지자체이다. 최근 들어서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여러 정책을 펼치겠다고 선언하고, 언론은 대한민국 소멸이라는 위기의식을 국민들에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요나 작가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은 바로 그런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한 미래 사회의 새로운 시스템을 그려내고 있다. 다시 말해서, 낮은 신생아 출산으로 인한 사회 붕괴를 막기 위해 국가가 직접 나서서 아이들을 생산하는 개념이다. 이들은 1월에 생산이 시작해서 10월에 완성이 되었기 때문에 10월의 아이들이라고 불린다. 소설의 문을 여는 김도브라는 인물은 그런 진짜 유전자 덩어리였고 성장하면서 뿌리에 대한 갈망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가 남긴 물건들 속에서 자신의 뿌리를 설명해줄 아버지 파트너에 대한 몇 가지 실마리를 찾게 되고, 그렇게 해서 찾아오게 된 곳이 바로 <NO-LITER>였다.

 

 

 놀이터를 영어식으로 재밌게 바꾼 이름을 내건 이 술집은 책 결말 부분에 등장하는 중앙 연구소와 더불어 이 책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신의 술집으로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환대하는 사장과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윤소미, 10월의 아이들 1세대 방랑자 김이고와 2세대 김도브, 결혼한 지 57년이 된 노년 부부 파와 엠이라는 여러 인물들이 이곳에 모인다. 성별, 나이, 성격도 제각각인 이들이 가진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가족과 관련된 사연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에 의해 만들어져 전통적인 가족의 부재라는 트라우마를 가진 10월 아이들 김이고와 김도브는 물론이고 그 외에 인물들조차 보편적인 가족을 형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낳은 자녀들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아버지 파와 오로지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 옆이 지켰던 어머니 엠, 나쁘지도 그렇다고 좋지도 않은 부자 관계를 유지 중인 사장과 아들 이노원,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만을 바라는 이기적인 엄마 밑에 자란 윤소미까지 이들의 마음속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덧씌워진 응어리가 숨겨져 있었다.

 

 

 차가운 금속 냄새가 풍기는 SF 장르와 따뜻한 밥이 연상되는 가족이라는 주제가 이렇게 연결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가족에 대한 갈망과 자신의 뿌리에 대한 의구심을 가진 10월의 아이들 그리고 그들과 다르게 전통적인 가족을 가지고 있음에도 상처를 가진 이들이 <NO-LITER>에서 만나 새로운 식구가 되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 이 책의 결말에서 10월의 아이들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고, 김도브가 그토록 원했던 소원이 현실화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더 걸리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도브는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위한 한 걸음을 용기 있게 내딛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버지의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NO-LITER>의 사람들을 만났고 누군가를 망치기 위해 사는 종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있어도 제대로 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윤소미가 자신의 부모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아이를 키우게 될 것이라는 확신 역시 들었다. 결국 이 책을 통해 가족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진 규칙대로 탄생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와 연결 지어 오늘날 저출산 문제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불안에도 젊은 세대가 크게 반응하지 않는 이유 역시 알 수 있었다.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국민으로서의 책임과 돈 몇 푼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움직일 수 없다. 특정한 목적이나 현상 유지를 위한 도구나 수단으로서의 결혼과 임신 그리고 출산은 인간에게 무가치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결혼이나 출산보다 더 필요한 것은 바로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이다.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삶을 계속 이어나가게 만드는 연대와 협력 또한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모여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들어 줄 것이고, 사회의 부족한 면들을 채워줄 것이다. 관심, 배려, 연대, 협력 이런 것들이 힘을 얻지 못하는 세상에서 그저 생산 가능 인구만 억지로 만들어내려는 누군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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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 평점10점 | f*******f | 2022.10.05 리뷰제목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천개의 파랑, 노랜드 천선란 작가 추천10월에 태어난 김씨 성을 가진 아이를 가진 사람이 서평단에 뽑힌 이유를 책을 읽으면 알게 된다.손자가 10월에 태어날 예정이고 김씨 성을 가지고 있기에 선정되었지만 응급상황으로 인해 조금 일찍 태어나 9월생이라 조금은 출판사분께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전해야 할 거 같다.10월에 태어나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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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천개의 파랑, 노랜드 천선란 작가 추천

10월에 태어난 김씨 성을 가진 아이를 가진 사람이 서평단에 뽑힌 이유를 책을 읽으면 알게 된다.
손자가 10월에 태어날 예정이고 김씨 성을 가지고 있기에 선정되었지만 응급상황으로 인해 조금 일찍 태어나 9월생이라 조금은 출판사분께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전해야 할 거 같다.
10월에 태어나지 않았지만 건강하게 태어났기에 감사하고 책을 읽으며 사랑이란 의미와 가족의 탄생과정을 깊이있게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저출산 1위에 속하기에 어쩌면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생긴다. 인구 부족을 채우기 위해 1월에 임신하고 10월에 태어나는 DNA 덩어리로 만들어진 아이가 10월에 태어난 아이다. 주인공 김도브도 국가기관에서 자라다 아버지의 임종이 가까운 시점에서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버지 단지 유전자를 제공한 사람에 불과하고 어머니가 아닌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 아버지의 노트에 적힌 흔적을 찾아 나서게 된다. 10월에 태어난 2세대 김도브는 기상청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사람이다.아버지의 파트너를 찾아 나서는데 갑자기 비가 내려서 노리터라는 곳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즐거움을 느껴서 아버지란 존재도 잊고 인간의 즐거움을 맛봄으로써 파트너를 찾겠다는 생각조차 잊게 되고 노리터에서 만남 사람들을 통해서 살아오는 동안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낀다.노리터에서 만난 윤소미,사장님, 사장님 아들 노원, 그리고 3번 테이블 방랑자 김이고 박사 10월에 태어난 1세대, 파와 엠 다양한 형태의 가족관계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모습으로 김도브 자신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아닌 진짜 사람임을 느끼게 되고 모습도 변해간다.
우리 사회가 점점 가족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상황에서 볼때 이 책은 다시금 가족관계 의미를 사랑을 주고 받음을 되새기게 한다.

책속으로

9로 시작되는 아이들은 '10월의 아이들'이다. 그중에서도 9가 한자리인 아이들은 공여자의 정보가 있는 자발적 생산의 경우다. 하지만 99로 시작되는 아이들은 국가에서 만들어 낸,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진 '진짜 유전자 덩어리'라는 것이다.

저에겐 가족 같은 건 없고, DNA관계 같은 것도 없습니다. 있어도 찾고 싶지 않고요. 아시지 않습니까! DNA 같은 건 이제 인간에게 정복당헌 나사에 불과합니다. 고리에 불과하고요. 톱니바퀴에 불과해요.51

애초에 내가 평생을 물어 온 질문을 가족이 없는 사람에게 묻는다는 게 잘못되었다. 나도 하지 못할 답을 가족이 없는 사람에게 묻는다는 건 내가 원하는 답이 있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가족이란 더 이상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었다.P177

나는 시스템 오보에. 인간의 목소리를 닮은 악기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이제 나는 파괴합니다. 인간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인간 같은 것은 없습니다.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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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제목이 주는 기대감 평점8점 | r*********s | 2022.10.10 리뷰제목
넥서스 경장판 작가상 수상의 한요나의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는 제목에 특이해서 끌린 소설이다. 천선란의 추천지만 오보라는 게 어떤 오보일까, 궁금했고 사과하지 앟는 주체가 어떤 권력이나 정부가 아닐까 짐작하게 되었다.   얼핏 표지만 보면 기상예보에 대한 이야기 정도로 상상하기 쉬운데 그건 아닐 것 같다. 하여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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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경장판 작가상 수상의 한요나의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는 제목에 특이해서 끌린 소설이다. 천선란의 추천지만 오보라는 게 어떤 오보일까, 궁금했고 사과하지 앟는 주체가 어떤 권력이나 정부가 아닐까 짐작하게 되었다.

 

얼핏 표지만 보면 기상예보에 대한 이야기 정도로 상상하기 쉬운데 그건 아닐 것 같다. 하여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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