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워 죽어갈때 수 많은 등장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고함과 분노는 3명의 시점에 의식의 흐름으로 더욱 복잡해진다.
집중을 놓치면 힘들지만 고함과 분노를 이해했을때의 성취감이란 말 할 수 없을정도이다.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작인 이유를 분명히 알것이다.
타 출판사의 작품이 유명하였으나 열린책들과의 차이는
의식의 흐름 경계를 알려주느냐 안 알려주느냐는 차이가 있다
경계를 알려주는 열린책들 번역본이 처음 접하는 독자도 어려운 작품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도와줘서
열린책들의 번역본을 추천한다. 또한 윌리엄 포크너에 관심이 있다면 그의 또다른 대표작
압살롬 압살롬을 추천한다.
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윌리엄 포크너는 194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나 본 『고함과 분노』는 그런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작이기도 한데 주된 내용은 미국 남부의 명문가인 콤슨 가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데 작품 속 핵심 인물들은 콤슨 가의 장녀인 캐디를 비롯해 장남인 퀜틴, 그리고 차남인 제이슨과 막내 벤지(벤저민)이다.
이야기는 독특하게도 각 장마다 시점이 달라지는데 초반에는 벤지의 시선으로 그려지고 벤지의 경우에는 지적 장애로 인해 주변을 인식하는 방식이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를 보면 벤지가 어렸을 때 그리고 서른이 넘은 나이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벤지의 지적 장애로 인해서 그의 곁에는 항상 누군가가 보살피고 있다.
게다가 중간에 개명을 하기도 해서인지 초반에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어떤 사건이 진행되는 중간 그와 관련된 사물이나 어떤 일을 계기로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데 이때 퀜틴이라는 인물의 등장은 초반 살짝 혼돈스럽게 하는 것이 콤슨 가의 자녀들이 어릴 때는 분명 퀜틴은 장남을 의미하지만 벤지가 서른이 넘은 시점의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퀜틴은 캐디의 사생아를 뜻한다. 그러니 이름이 동일한 것이다.
이런 점으로 인해 과연 캐디와 장남 퀜틴 사이는 어떤가 싶은 궁금증이 들기 시작하고 집안의 하인들의 대화를 통해서 이들 가족에게 불행한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장남인 퀜틴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아버지인 콤슨도 죽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점차 가문이 몰락해가고 있음도 알 수 있다. 과연 한때는 미국 남부의 명문가였던 콤슨가에는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되었을까?
이와 관련한 궁금증은 곧이어 풀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2장에서는 1장에서 자살한 것으로 나온 퀜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데 그가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날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3장은 아버지의 죽음과 장남이자 형이였던 퀜틴의 죽음 이후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 했던 제이슨의 입장이 그려지는데 그에게 있어서 최고의 가치는 돈이다. 1장에서 벤지의 입장에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갔다면 4장의 흥미로운 점은 콤슨 가에서 누구보다 콤슨 가족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던 하녀 딜지의 시선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콤슨 가문을 보면 뭔가 구심점 같은 존재가 없어 보인다. 집안에서 중심을 잡고 이끌어갈 강단있는 존재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장남은 장남대로 자신에게 지워진 장남에 대한 무게감, 캐디와의 관계, 집안의 재산을 팔아서까지 뒷바라지했던 학업에서의 부적응이 문제가 되고 캐디 역시 좋게 말하면 자유분방하지만 이탈에 가까워 보이며 셋째는 또 너무 돈에 치중하는 면모를 보인다는 점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가문의 어른인 어머니는 애초에도 그랬지만 심약한 모습으로 가족의 구심점이 되어주지 못하니 더 그런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애초에 넷씩이나 되는 자녀들에 대한 제대로된 가정 교육이 되지 않았던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게 한다.
가족 중 과연 행복한 이가 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콤슨가의 가족 구성원들은 몰락의 수순을 걸어가고 마지막 딜지가 이들의 삶을 현재와 과거까지 잘 담아내고 있다.
한 부유한 명문가의 몰락을 다뤘다는 상당히 단순한 스토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 속에 드리워진 인물들 하나하나가 겪은 감정 선과 사건들로 파고들어가면 단순할 수 없는 스토리이기도 해서 마냥 쉽게만 읽히지는 않은, 기존의 작품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던 표현방식의 작품이라 독특하지만 흥미롭게 느껴졌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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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부유했던 콤슨 가의 이야기와 현재의 그렇지 못한 상황이 교차하는 상황이 다소 지나치다 싶게 등장해 집중을 방해하는 면이 없진 않다. 물론 이 시간적 변화는 진한 글씨로 서술되는 순간을 기점으로 과거와 현재를 짐작할 순 있긴 하지만 초반 이런 부분에 다소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전개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이야기의 시점이 바뀌는 순간 등장하는 굵은 글씨의 내용에 대해서는 주석이 붙어 부연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벤지는 지속적으로 울고 있는데 그게 어떤 이유가 있어서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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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윌리엄 포크너 장편소설 |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한 가족상의 모습을 보면 그 나라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시대상의 분위기가 어떠한지를 가족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다니, 참 인간의 세상이란 묘하다는 생각이다. 때는 제 1차 세계대전 직후 산업혁명의 시기이다. 노예제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미국의 남부지방은 산업화를 기점으로 몰락하기 시작한다. 이 시점 발판 삼아 시대에 발 맞춰 재빠르게 변화한 사람은 성공이라는 기회를 움켜줬지만, 망연자실 흘러가는 세월만 붙잡으려고 한 사람은 시대의 망령에 사로잡혀서 쇠락의 길로 떠밀려갔다. 책 [고함과 분노]에 등장하는 콤슨 가문에 벌어진 일도 후자와 유사하다.
아이를 양육하기를 저버린 어머니, 장남에게 막대한 짐을 지우고서 나머지 가족들을 나몰라라한 아버지, 부모가 있어도 부재의 아픔을 느끼면서 캐디에 대한 감정의 혼란으로 끝내 잘못된 선택의 길로 내몰린 장남 퀜틴, 막내 벤지에게 살가운 어머니 역할을 대신하면서 정작 스스로는 돌보지 않았던 장녀 캐디, 오직 돈과 현실에만 집착하는 삶을 살게된 차남 제이슨, 선천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서 오로지 세상을 감각적으로 인지하게 된 막내 벤지, 그리고 그 집안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 하녀 딜지, 모두가 콤슨 가의 한 가운데서 살아온, 그 시대를 온 몸으로 느끼면서 지내온 이들이다.
책의 제목은 포크너가 멕베드의 한 장면에서 연상해서 차용해온 거라고 하는데, 여기서 의미하는 사운드가 막연한 의미가 있는 소리가 아닌 막연한 소음, 의미없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기에 어떤 책에서는 사운드를 소리로, 음향으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열린책들에서는 고함으로 번역해놓은 듯하다. 의미없는 메아리... 만약 나라면 어떻게 사운드의 의미를 해석했을까? 비명? 울부짐? 아... 역시 어렵다.
책은 전부 4부로 구성되어있는데, 첫 장에서는 벤지의 시선으로, 두번째 장은 장남인 퀜틴의 시선, 세번째는 차남인 제이슨의 시선, 마지막 장은 다른 장과는 달리 3인칭의 관점으로 쓰여진 딜지의 입장에서 콤슨 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첫 장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벤지의 입장으로 다시 생각해 보니 오히려 수월한 면이 있었다. 가장 괴로웠던 장은 아무래도 장남 퀜틴의 시선에서 씌인 둘째 장이었다. 콤슨 가의 사남매 중 유일하게 자신의 장을 갖지 못한 인물은 장녀 캐디인데, 그녀는 곳곳에서 그녀를 관찰한 이들이 캐디에 대해 묘사해주고 있었다. 벤지에게 캐디는 엄마와 같았고, 퀜틴에게 캐디는 연인이었으며, 제이슨에게 캐디는 타락한 누이였다.
소설에서 말하는 고함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모두가 어떤 것을 말하고자하지만 그것이 소리로 전달되지 못하고 각자의 가슴안에서만 우물거리는 느낌, 소리치는 느낌이 든다. 뭔가 답답하고 막연하고 억울하지만 그것의 정확한 의미를 못 잡는 것같은 것.... 여기 콤슨 가 가족의 비극의 원인은 무엇보다 어머니의 부재, 아버지의 부재였다. 아이들 역시 아이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그들 스스로 부모가 되려고 했다. 어머니의 자리, 아버지의 자리에 어린 자신들을 끼워맞춰야했으니 그 가족이 제대로 설 리가 없다. 고함이 제대로 된 소리로 울리고, 분노의 자리가 제 자리를 잘 찾아서 울릴때 소통이 가능하리라...... . 여기에 희망이 있을까? 어떤 웅얼거림이 제대로 된 소리로 울릴 수가 있을까? 비극은 기가막히게 되물림되지만, 그 비극을 끊는 길도 무척 간단하다. 가족 중 한사람이라도 제대로 된 자리를 지키고 있을때 가족이란 울타리는 그것만으로도 지켜진다. 한 사람, 단 한 사람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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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들었던 '윌리엄 포크너' 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해서 한껏 들떴던 마음. 몰락해 가는 미국 남부의 명문가 콤슨 가문에 벌어진 비극을 그렸다는 말에 엄청난 대작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음..그런데 생각보다 이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는 않다.
일단 선천적으로 지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막내 벤지가 서른 셋으로 등장한다. 글자의 폰트가 바뀔 때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아직 머리에 남는 것은 러스터가 벤지에게 '그만 좀 징징대'라는 대사가 전부라고 할 정도로 징징대지 말라는 말이 계속 등장한다.
어느 때는 현재인 것도 같고 어느 때는 과거인 것도 같은데, 과거 중에서도 시간이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라 머리속이 혼란스럽다. 내용이 명확하게 이해되는 느낌이 아니라 이 의식의 흐름들을 오가며 나의 의식도 흘러갔다 내려갔다 하는 기분. 좀 더 읽어야 이 작품의 매력을 알 수 있으려나! 일단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