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남자 아이. 그 남자아이의 마음이 어떤지 잘 모른다. 지독했던 작은 녀석의 사춘기가 지나 다행이고, 그때 작은 아이가 얼마나 지독히 자신의 내면과 싸웠을지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가끔 소설에서 만나는 남자아이들의 사춘기를 보면, 이 녀석들은 내 이해 범주를 벗어날 수 있기에 이해보다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사춘기 아이들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힘이 든다. 이 녀석들의 럭비공 같은 방향성(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싫고, 용암같이 끓어오르는 불구덩이도 싫다. 하지만 누구나 겪어야 하는 남자아이들의 고민, 우정, 그리고 정체성까지.
소설은 2015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남자아이 일곱 명을 죽인 연쇄살인마 색맨이 체포되면서 시작된다. 색맨의 변호사로 나선 나는 30년 전 색맨과 중학생 시절을 함께한 친구다. 과거 어떤 사건을 계기로 ‘나’는 변호사가 되었고 그는 색맨이 되었다. 색맨을 만나러 가는 길 1984년. 그 시절이 떠오른다. 사고로 형을 잃은 윈, 큰아들의 죽음으로 우울증에 빠진 윈의 엄마.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윈의 아버지는 미국행을 택하고 홀로 남겨진 윈은 아강과 다다 형제 집에서 살게 된다. 아강의 친구였던 제이와 윈이 친해지고 이들은 자연스레 어울리게 된다. 그러던 중 아강와 다다의 엄마가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형제를 데리고 새 남자의 집으로 떠나고 아강의 아버지는 괴로워한다. 아강은 망가지는 아버지를 보는 게 괴롭고, 윤택한 생활에 만족해하는 동생 다다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는 자신이 동성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하던 중, 제이와 어떤 남자가 키스하는 모습을 계부에게 들켜 죽도록 맞고 입원한다. 소년들은 제이의 계부를 죽이기 위해 살인을 공모하는데..
사춘기 아이들에게 정의는 무엇일까? 어른과 아이의 오묘한 경계. 아이도 어른도 아닌 그들은 그래서 그렇게 방황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사춘기가 있었고, 나름 다양한 방황을 했었다. 그때는 우정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친구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친구가 하면 같이 해야 하는, 근데 내가 하지 않으면 친구가 싫어할 것 같고, 은근히 은따를 할 것 같은 이상한 분위기. 그런 분위기와 상황 속에 내 중심을 갖고 내 생각대로 움직이는 세 쉽지는 않을 듯.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어떤 사건은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만 어떤 사건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왜 이렇게 시련이 많고,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은 걸까? 그냥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면 안 되는 것일까? 그래서 오늘 살아있는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말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나의 사춘기는 어떠했는지, 내 아이들은 그 사춘기를 지나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 것인지. 다양한 생각이 든다.
이 작가의 책이 새로 나왔다. 신작 ‘류’라는 책이 이 책의 전작이라고 하니 나는 나중에 나온 책을 먼저 읽은 샘이 된 것이다. ‘류’라는 책도 어떤 내용일지 읽어봐야겠다.
히가시야마 아키라 작가님의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를 읽었습니다. 이 작가님의 작품은 얼마전에 읽은 <류>라는 작품을 읽었었는데, 그 작품이 너무 재미있어서 바로 이어서 이번 작품도 읽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이 작품도 재미와 감동이 동시에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4명의 청년들의 얽히고 섥힌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어떻게 글을 이렇게 짜임새있게 쓰시는건지... 감탄하면서 읽게되네요. 최근에 읽은 작품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히가시야마 아키라 (Akira Higashiyama,ひがしやま あきら,東山 彰良,본명:王 震緖)저/민경욱 역eBook [대여]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을 90일 대여로 저렴한 가격에 읽어보게되었습니다. 그림자가 존재한다면 반드시 그 이면에는 빛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 작품이었습니다.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