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많이 먹는 사람을 딱히 부러워해 본 적은 없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읽는 재미만 느끼고 말았는데 이 만화 작가만큼은 남다르다. 이 정도면 먹는 일도 재능이 된다. 오로지 자신이 먹은 음식으로 만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그것도 전혀 지겹지 않고 신기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면서. 하기야 요즘은 유투브로도 잘 먹는 모습을 보여 주는 세상이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기는 하다. 나만 뒤늦게 감탄하고 있는 모양이다.
혼자서도 꿋꿋이 여행하며 먹으며 마라톤도 하면서 자신의 삶을 귀여운 만화로 보여 주던 작가가 몇 년 전 40이 넘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이 만화는 가족이 된 사람들과 함께 먹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앞 부분은 남편과 먹는 이야기, 뒷 부분은 아이와 같이 먹는 이야기. 내 경험으로는 아주 오래 전 사정이라 풋풋하고 즐거운 마음마저 들었다. 그래, 내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 괜찮았지, 애썼지, 그렇게 지나왔지,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라 보기 좋구나......
상상의 세계 이야기도 현실의 이야기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이 재미가 있고 없음의 경계가 항상 걸리기는 하지만 내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작품은 어쨌든 있다. 그래서 고맙다. 작가가 고맙고 작가가 작품을 낼 수 있도록 해 주는 배경이 고맙고 재미있는 작품을 한껏 누릴 수 있는 내 처지가 고맙고.
작가에게는 비교할 바가 못되지만 어제 오늘 좀 챙겨 먹어 보았다. 먹는 즐거움, 나도 제대로 알게 되는 날이 올까? 안 와도 어쩔 수 없지만.
잔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인데 만화가의 자취시절부터 결혼후 육아의 시간까지 쭉 훑어서 따라가는 느낌으로 작가분의 책을 보고있습니다. 그림체 귀엽고 음식얘기라 구미가 당기기도하고 작가의 미니미버전 딸의 모습이 귀엽네요. 전에 자취생일때의 얘기들을 좋아했는데 가정을 이룬 후의 만화도 이것대로 재밌고 그러네요 앞으로도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다카기 나오코 작가님의 식탐 만세 한 그릇 더 리뷰입니다. 작가님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 먹고 사는 이야기, 혼자 또는 같이 떠나는 여행 이야기, 마라톤이라는 새로운 도전 등 작가님의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 작가님의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펼쳐진 이야기가 힐링이 되어주더라고요. 이제 세 가족이 된 작가님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반갑고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