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소설가의 첫 번째 에세이다. 그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에세이를 읽고 보니 '소설보다는 에세이?' 라는, 작가가 들으면 섭섭해할지도 모르는 생각이 든다. 내용이 시종일관 잔잔하게 흔들리는 호수의 표면처럼 부드럽고 정답다. 마법사가 된 작가가 마법의 가마솥에서 예쁘고 귀한 말주머니들을 길어 올려 그걸 흩뿌려놓은 게 책이 된 것만 같다.
'루카치? 루카치가 누구지?'라는 의문을 안고 골라든 책.
책을 보면서 루카치를 필두로 너무도 생소한 작가와 음악가들이 넘쳐났다.
'난 그동안 무얼 보고 무얼 들었는가?'라는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
나름 열심히 보고 듣는 걸로는 확실한 한계점이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깊은 감성을 자극하는 글들도 있어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한줄평 : 더 다양한 분야의 책과 음악을 접해야겠다.
게오르크 루카치(Georg Lukacs, 1885∼1971) 헝가리 태생. 리얼리즘의 관점에서 마르크스주의 문예이론을 체계화한 미학자로, 그가 살던 시대의 광범위한 지적 영역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의 동시대 지식인들은 물론 1960년대 이후 등장한 새로운 세대의 지식인들 중에서도 크든 작든 간에 그의 지적 세례를 받지 않은 지식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루카치의 저술은 70년대를 거쳐 80년대 후반까지 사상 일반과 특히 문예이론 분야에서 폭넓게 수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