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비극적인 시간을 버티게 했던 연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217통의 편지가 긴 세월을 품고 깨어납니다. 아름답고도 슬픈 연서와 청춘의 기억. 오래된 편지와 함께 깨어난 그때 그 청춘들의 눈부신 이야기, 소설 『서촌의 기억』 만나보실까요.
서촌
자윤의 편지1
흑백사진
자윤의 편지2
방공호
자윤의 편지3
외출
여행1
여행2
너를 그리워한 시간들
귀로
마지막 편지
회고
서촌의 기억
작가의 말
_차례
『서촌의 기억』은 한 번 펼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절절한 사랑 편지가 가득 담겨 있어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편지의 주인공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얽기 설기 엮어진 인물들의 이야기가 풀어집니다. 과연 태인은 편지의 주인공들을 과연 만날 수 있을까요? 편지에 담긴 애틋함과 절절함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가슴 아픈 시대를 살아낸 청춘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성장과 치유를 그려내는 소설입니다.
서촌의 어느 낡은 한옥. 을씨년스러운 그 폐가는 온 동네의 골칫거리로 자리잡은지 오래였어요. 태인이 한옥을 사들여 리모델링을 하기 전까지는요. 첫사랑과 부모님을 불시에 떠나보낸 태인은 복잡하던 강남 생활을 접고, 서촌의 한옥으로 이사하기를 결심합니다. 언덕 끝, 지리적 요건이 좋지도 않고 거미줄이 뒤엉켜 있는 그 집에서 태인은 무엇을 느꼈던 걸까요?
리모델링이 끝나가던 어느 날 외양간 자리 아래에 뜻밖의 방공호를 발견합니다. 사람 하나가 겨우 누워 있을만한 크기의 방공호. 그 안에는 시를 전공한 연희대 학생 구자윤의 편지가 고이 보관되어 있었지요. 절절하게 사무치는 연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편지들을 끝까지 다 읽어내는데도 태인에게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이윽고 태인은 구자윤과 편지의 주인공을 찾으려 애써요. 그 과정에서 태인의 지난 날과 자윤의 주변 인물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 만나게 되는 얽히고설킨 인연들의 굴레가 삐걱대며 맞춰지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태인이 서촌의 한옥을 발견하게 된 건 다 하늘이 정한 필연이 아니었을까요.
서촌의 무너진 한옥에서
발견된 217통의 편지.
모든 것이 무너지고
사라져 갈 때도,
그는 그곳에 있었다.
서촌의 기억 중에서
'당신의 손에서 꽃피우고 열매도 맺어지는 그날을 사뭇 그려'보았을 자윤의 마음이 애달프고 안타까워서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 아름답고 애틋한 편지의 대상은 실상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보지 못한 여인, 한수희입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버스에서 읽으며 그토록 반짝반짝 빛나던 수희는 전혀 자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지요. 여대생이 되어 꿈을 펼치고 싶었던 그녀지만 현실은 막걸리와 전을 파는 부모님 가게에서 일손을 거들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하루하루가 버텨내야만 하는 우울한 날들이었으니까요. 그 때 그 시절, 자윤이 한 번이라도 마음을 표현했었더라면, 수희가 좀 더 주변을 살필 여유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요?
6년만에 편지는 주인을 찾았습니다. 아무리 떠올려봐도 수희는 자윤을 기억해낼 수 없었지만, 결국 사진전에서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제는 부치지 못할 편지지만 217통의 아름다운 편지에 대한 답장에 마음이 먹먹해져서 눈물을 쏟았습니다. 7년 전 울면서 쓰고, 다시 읽어도 여전히 눈물이 났다는 작가의 말에 십분 공감이 갔던 부분이었어요.
나의 젊은 날을 돌려주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의 방문으로 나는 다음 작품을 이어나갈 힘을 얻었습니다. 부디, 오늘의 여행이 당신의 인생에서도 큰 위로와 전환점이 되어주었기를 바랍니다. -정선우-
서촌의 기억_P299~300
가장 비극적인 시간을 버티게 했던 연모의 마음. 아름답고도 슬픈 연서와 청춘의 기억들은 현재를 살고 있는 태인의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마치 클래식이나 그 시절이 담긴 청춘 영화 한 편을 보고난 기분이랄까요. 책장을 덮은 뒤에도 자윤의 편지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그 시절 서울의 모습, 전쟁터에서 자신을 위해 뒤돌아서던 자윤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던 소설가 정선우의 이야기까지 본 것처럼 눈앞에 그려집니다. 소설속의 소설까지도 여운이 많이 남았던 소설이에요. 쏟아지는 장맛비처럼 마음을 후두둑 적셔주었습니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늘, 『서촌의 기억』을 펼쳐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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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세대를 오가는 청춘의 이야기.
서촌의 무너진 한옥을 수리하면서 발견된 217통의 오래된 편지.
책을 금새 몰입되어 순식간에 읽혀졌다.
217통의 오래된 편지와 함께 깨어난 1950년의 봄, 그 시절의 청춘들의 이야기.
이야기는 태인이라는 청년이 쓰러져가는 서촌의 한옥을 구입하고 수리해가는 과정에서 방공호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그 편지 속에는 1950년 전쟁통 속에서 짝사랑으로 절절한 고백을 이어가는 청년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다. 보내비도 못하고 매일매일 고백을 이어가는 사랑의 편지. 그는 그 편지를 써내려감으로 그 시절을 버텼는지도 모르겠다.
편지라는 수단이 너무 멀어져버린 요즘이다. 다른이의 연서를 몰래 훔쳐보는 듯한 긴장감과 설레임이 느껴졌다. 정작 받아야할 상대는 그 청년의 존재조차도 잘 몰랐는데 그녀는 오랜 세월을 돌아돌아 마주한 묵은 사랑의 고백 앞에서 어떤 기분이었을까.
오래묵은 기억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 오래 마음이 적셔지는 이야기다.
도서를 제공받아 정독후 진솔하게 올리는 후기입니다.
고풍스러운 제목과 책표지, 사진을 보자마자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두 가지 플롯이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1950년대를 살아간 구자윤의 이야기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박태인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결론으로 향한다.
서촌의 폐허가 된 한옥을 허물며 발견된 217통의 편지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217통의 편지는 구자윤의 연서로 한 여인에 대한 순애보를 절절하게 기록했다.
소설이지만 시집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책을 읽어나갔고 읽는 내내 박태인이 되어 구자윤의 편지에 빠져들었다.
눈길을 휘어잡는 시각적이고 자극적이며 직관적인 표현을 하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어 때로는 피로하다 느끼고 있었는데 안채윤 작가님은 구자윤의 연서를 차분하고 서정적이며 시인을 꿈꾸는 청년의 아름다운 문체로 남기셨다.
글씨를 쓰는 사람으로서 이 연서들을 작품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문장들로 가득하다.
상처를 가진 박태인이 서촌의 한옥에서 편지를 발견하고 편지의 주인공인 구자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상처를 회복해가는 과정 또한 운명적으로 이어져 작가의 탁월한 플롯이 돋보이는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에서 안채윤 작가님은 7년만에 소설을 다시 읽으며 미흡하고 서툰 문장으로 얼굴이 화끈하다 하셨지만 독자로서는 재출간을 결정하셔서 아름답고 서정적인 작품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P.46> 오늘날의 젊음은 당신의 가게 가장 안쪽 자리에 두고 나왔습니다.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우며 젊음은 오랫동안 그곳에 남아 있기를 바랐던 오래전 윤동주의 마음처럼 말입니다~ 나는 언제쯤 당신의 추억이 될 수 있을까요.
<P..291>어쩔수 없는 상황이 끝내 오더라도 우린 마지막임을 알면서 나누는 인사를 할 수 있잖니. 난 그거면 충분하다.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말으렴. 이건 우리가 살아온 시대에 비하면 그렇게 슬픈 일도 아니잖니.
<P.316> 늘상 마지막 순간은 마지막이 아닌 척 우릴 스쳐갑니다. 그 순간을 한참이나 놓치고 살고 나서야 뒤늦게, 그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이었구나 깨닫게 됩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로 따뜻한 마음의 여운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서촌의 기억을 권하고 싶다. 한 사람을 향한 숭고한 사랑이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줄 것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P.S 이 투명책갈피는 너무 예뻐 소장각입니다. 얇아서 책사이에 끼워넣기에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