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 예민한 엄마와 청소년 우울증 딸의 화해와 치유를 향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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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 예민한 엄마와 청소년 우울증 딸의 화해와 치유를 향한 여정

예민한 엄마와 청소년 우울증 딸의 화해와 치유를 향한 여정

리뷰 총점 9.8 (3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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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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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평점10점 | s********7 | 2022.05.10 리뷰제목
저에게는 내년에 중학생이 될 소중한 아이가 한명이 있습니다.  태아 때 '신우확장증' 진단을 받아 태어나자마자 중환아실로 옮겨져야 했고,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폐렴과 비염, 천식으로 병원을 자주 들락달락 했던 아이는, 이제는 병원 찾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이 건강해졌고, 엄마가 위로 올려다 볼 정도로 훌쩍 커버렸지요.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늘 건강하게만 자
리뷰제목


 

저에게는 내년에 중학생이 될 소중한 아이가 한명이 있습니다. 

태아 때 '신우확장증' 진단을 받아 태어나자마자 중환아실로 옮겨져야 했고,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폐렴과 비염, 천식으로 병원을 자주 들락달락 했던 아이는, 이제는 병원 찾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이 건강해졌고, 엄마가 위로 올려다 볼 정도로 훌쩍 커버렸지요.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늘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다른 소원이 없겠다 싶었는데, 아이가 점점 커갈수록 공부와 학교 문제로 인해 아이와 부딪히고, 이런저런 자잘한 문제들로 마찰을 빚곤 합니다.

이제 곧 사춘기 아이들의 통과의례라고 불리우는 중2병이 올 날이 머지 않아서 그런지 솔직히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부모인 내가 과연 이 과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 아이에게 상처 주는 부모가 아닌 보듬어주고 이해하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아이와 갈등이 생겼을 때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을까? 간혹 ‘욱’하고 터져버리는 나의 화를 잘 다스릴 수 있을까? 그리고 육아의 신 오은영 박사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관련 도서들을 보면 이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을까?

 

아마도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 같은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예민한 엄마와 청소년 우울증 딸의 화해와 치유를 향한 여정’이라는 책 표지 글귀를 통해 아마도 이 책에서도 나와 같은 고민을 담고 있지는 않을까, 어쩌면 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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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우울증 진단을 받은 딸 아이는 평소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슬퍼서 누구라도 붙잡고 말하고 싶다고, 살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꾸준히 엄마에게 신호를 보냈지만 엄마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타이레놀 열세 알. 안타까운 선택을 하고 마는 딸 하연이.

 

p.69

무기력한 아이는 엄마의 잔소리에도 움직이지 않는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고, 눈치를 보고, 더 우울해지는 감정에 반복적으로 빠져들면서 자기에 대한 믿음마저 잃고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엄마 역시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정서적 안정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성인 우울증 진단을 받아 딸과 함께 심리상담을 받았지만, 엄마도 아이도 감정 외줄타기는 계속되었고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p.61

나는 내가 화를 조절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했다. 나는 안 그런 척, 잘할 수 있다고 오만을 떠는 기만자였다. 결국 나의 오만은 아이 앞에서 그 민낯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자식의 머리채를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엄마라니, 최악이었다.

 

딸이 타이레놀을 먹고 응급실로 실려가는 과정을 그린 1장에서는 하연이 엄마의 모습에서 마치 제 모습을 보는 듯 했어요.

저희 아이가 10살 즈음, 그냥 학교 가기 싫고 공부가 싫다는 아이에게 또 맞벌이로 인해 엄마인 저는 출근 준비를 위해 바삐 서두르는데 한없이 느긋한 아이에게 순간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퍼부었던 말과 행동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순간을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큰 상처를 주었던 제 자신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을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p.106

아이를 키우고 사랑하는 건 엄청나게 두렵고 힘든 일이다.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여긴 선택과 행동들이 실상은 그렇지 모살 때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작은 행동, 사소한 반응, 무심코 던진 말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부모의 말 한마디, 보이는 행동 하나에 울고 웃으며 상처받고 기뻐한다.

 

2장에서는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온 엄마와 딸의 속깊은 대화 그리고 서로를 향해 이해하고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모습들이 담겨 있는데요.

딸의 속마음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장에서는 저자분이 서두에 말했던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들 즉 청소년기 딸의 생각과 입장을 엿볼 수 있어 참 의미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청소년기 아이들의 생각이 다 맞다는 말이 아닌, 내 자녀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 그렇다면 어른인 그리고 부모인 내가 어떻게 아이들을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많이 생각하게 한 부분이었지요.

 

또 우울하고 힘들어 마음의 병이 생겼던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는 하연 양이 엄마의 손을 잡아주고 꼬옥 안아주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 지기도 했어요.

엄마를 위한 아이의 위로.

 

저희 아이도 언젠가 외할아버지에게 혼났던 엄마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듣고는 “그때 엄마 속상했겠다~” 해주는데, 어디서도 받지 못했던 마음의 위로를 아이로부터 받았었죠. 저도 모르게 마음에 위안을 느꼈던 때입니다.

자식도 부모도 서로 솔직해지고 마음을 터놓을 때,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 나눌 때 비로서 마음을 가까이 나눌 수 있는 진솔한 사이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요.

 

p.139~140

내 말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어른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

자녀와 싸우고 나서 어설프게 대화를 시도하면 더 큰 싸움이 되기 일쑤라는 것. 대화 전에 꼭 해야 할 게 있다는 것.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와 자식 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화해다. 부모님들은 이 부분을 쉽게 간과한다.

엄마 아빠들은 불화가 생기면 대화부터 하려고 든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성 담긴 사과다.

(중략)

부모님들도 사과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 무의식 중에 자식을 동등하게 대우해줘야 할 사람이 아닌 제 밑에 잇는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다.

내게 먼저 사과의 말을 건네준 엄마가 정말 정말 고마웠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사과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 때문에 오늘 이 밤, 엄마와 내가 이토록 길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과의 한마디가, 그 용기가 부모와 자식 사이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

 

보통 어른들은 이미 청소년기를 겪어보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스스로 깨우쳐 알아가기 보다는 좀더 쉬운 길을 알려주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강요하고 따르지 않는다고 윽박지르고 존중하는 마음은 저버린 채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나 싶습니다.

어른들의 말에 반박한다는 것은 아이들이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봐주고 존중해 달라는 의미인데, 권위에 도전한다 혹은 반항을 한다 생각해 같이 싸우려 들었던 것은 아니 일방적으로 누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하연이 가족만이 겪었던 특별한 사건이 아닌, 우리네 삶의 일부분이자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부모라는 타이틀을 가진 제 모습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지요.

 

사춘기라는 그리고 청소년기라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가는 과정을 이제 곧 저도 아이와 함께 겪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은 제 입장에서만 아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를 배우려고 했는데, 청소년 아이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며 이해하고 공감하고 기다려주는 연습을 해야 함을 느꼈어요.

하연 양이 던졌던 굵직한 메시지를 기억하며 그리고 엄마의 깊은 상처라는 벽을 허물고 용기있게 아이에게 다가갔던 엄마의 모습을 기억하며 저도 제 아이와 소중한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지나간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테니 말이죠.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2
종이책 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평점10점 | m******e | 2022.05.01 리뷰제목
동시에 여러 권을 읽고 있었는데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어 버렸다. 에세이라 어려운 부분이 없어서기도 하지만 몰입력이 몰입력이... 추천의 말에 적힌 것처럼, 작가의 첫 책이라는 게 놀라울 정도로 문장력과 비유, 흡입력이 좋았다.  17년 동안 유치원 교사부터 원장까지, 유아교육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딸을 키우기는 어려웠던 작가의 사춘기 딸과의 관계를 그린 책이다. 딸
리뷰제목

 동시에 여러 권을 읽고 있었는데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어 버렸다. 에세이라 어려운 부분이 없어서기도 하지만 몰입력이 몰입력이... 추천의 말에 적힌 것처럼, 작가의 첫 책이라는 게 놀라울 정도로 문장력과 비유, 흡입력이 좋았다.

 17년 동안 유치원 교사부터 원장까지, 유아교육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딸을 키우기는 어려웠던 작가의 사춘기 딸과의 관계를 그린 책이다. 딸의 자해와 우울증을 알며 함께 심리상담을 받고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며 화해하고, 서로 이해하고, 그 관계를 통해 함께 치유해 온 과정을 담고 있다. 임팩트 있는 제목을 보면 그런 내용이라는 것이 짐작이 갈 듯도 하다. 처음 관계에 위기가 온 부분부터, 작가의 성장과정에 대한 고백, 그리고 그것이 양육에 영향을 미친 부분에 대해 털어놓는 과정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중간 중간 보너스처럼 삽입된 딸의 웹툰과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밤새 주고받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실린 부분은 책의 매력을 높인 한 수였다. 묘사된 하연 양의 행동이나, 실린 글을 보니 너무 사랑스러워 하트를 종종 그리면서 읽었다.

그리고 읽으며 이 책을 많은 청소년들의 부모님들이 꼭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해되지 않는 청소년 자녀를 그래도 그들이 내민 안경을 통해 이해해보려는 부모의 노력이 청소년들의 마음을 어떻게 열 수 있는지 잘 나타나 있다. "엄마가 그 자리에서 안 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생각해본다고 해 줘서 엄청 고마웠어." 이런 말 한 마디에도, 고마워하는구나. 섬세한 청소년들의 마음이 고우면서도, 반대로 생각하면 이런 반응조차 쉽게 경험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구나, 싶었다.

하연 양이 이야기한 것처럼, 부모들은 자신이 살아 보았으니까 이 길로 가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끌어주려고 하는데, 그 길은 그 사이 변했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도 직접 길을 찾고 싶어한다.

'근데 넘어지면 좀 어때서? 그 길이 아니면 돌아가면 되지. 넘어져봐야 다른 길도 보이는 거 아닌가? 결국 우리의 세상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건 다름 아닌 바로 우리다. 그러니 기다려주시면 좋겠다. 다른 세계에서 열심히 길을 찾아가고 있는 우리를 응원하고 기다려주는 일이 소통의 첫걸음이 아닐까?'(p.152)

"엄마, 아무리 넓어도 가고 싶은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야."(p.161)

'아빠 때는 아빠 때고, 나 때는 나 때다. 나야말로 "나 때인 지금은 말이죠~"라고 훈수를 두고 싶다.'(ㅋㅋㅋ p.190)

 드라마틱한 변화로 급작스런 해피엔딩이 아니라 여전히 갈등이나 위기는 생기지만 한 번 더 참아보고, 진지하게 이해하려 노력하는 과정이 담긴 것도 소중하다. 그만큼 또 한 번에 바뀌거나 바로 조절이 되지 않는 청소년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버티도록 돕기도 할 것이다. 청소년 자녀와 갈등을 겪고 계신 부모님이라면,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그러나 이 서평이 필요 없을 것처럼, 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로 올라 있다. 그만큼 필요로 하는 분들도, 책의 가치를 알아본 분들도 많다는 거겠지!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앨리스들의 흔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평점10점 | c********5 | 2022.05.01 리뷰제목
저는 청소년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제 아이는 어리지만 곧 다가올 미래를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사춘기 아이와 어른들의 갈등을 겪은 책을 곧잘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이 책이 다른 책과 차별화된 점은 하연 학생의 글이 실려있다는 점 입니다. 부모님과 갈등을 겪었을 때, 내가 원하는 목표를 성취를 못했을 때 등 자신이 느낀 솔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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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청소년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제 아이는 어리지만 곧 다가올 미래를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사춘기 아이와 어른들의 갈등을 겪은 책을 곧잘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이 책이 다른 책과 차별화된 점은 하연 학생의 글이 실려있다는 점 입니다. 부모님과 갈등을 겪었을 때, 내가 원하는 목표를 성취를 못했을 때 등 자신이 느낀 솔직한 감정을 아이의 시선에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맞아,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하며 공감도 많이 했고, '자살 시도를 할 정도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안타까움에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연 학생의 마음이 공감이 되면서도, 지금 엄마 입장인 저는 작가님의 절절하고 괴로운 마음이 너무 느껴져서 눈물을 훔치며 책을 읽었습니다. 작가님이 아이에게 정말정말정말 말도 못하게 못되게 굴었나?싶지만 책을 읽으면서 저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습니다. 부모로써 아이의 행동을 쳐다보고 있자니 답답함에 할 수 있을 말을 했고, 나도 한 인간이기에 아이에게 서운하고 화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면 나의 아이들도 사춘기가 되어서 '엄마는 내 마음을 몰라!!' 하면서 멀어지려나? 겁도 났습니다. 특별히 가정폭력이나 학대가 심한 집이 아닌, 지금 화목하게 잘 지내는 평범한 가정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건은 아이가 중2가 되고 코로나가 터지면서 집안에 있는 시기가 많아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발면과 편의점 음식으로 방안은 돼지우리가 되었고, 밤새 컴퓨터와 휴대폰을 하다가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온라인수업도 놓치고 생기가 없는 아이의 모습에 엄마는 속터져 죽을 것 같다고, 이럴거면 나가 살아라고 화를 냈습니다. 부모님과 갈등이 심해지고, 아이는 살고 싶어서 엄마에게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유서를 쓴 노트를 책상 위에 보란듯이 놔두고 '절대 읽지 마시오'라고 적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엄마가 읽을 것 같아서. 하지만 엄마는 딸의 사생활을 지켜주고 싶어서 읽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생각을 모르던 엄마는 계속 갈등을 빚었고, 아이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못느껴 손목에 자해를 하고, 타이레놀을 과다복용해 자살시도를 했습니다.


"엄마, 나 머리가 아파. 잠을 못 잤어."
"컴퓨터 하느라 매일 늦게 자니까 잠도 안 아고 머리가 아프지."

"엄마, 나 허리가 아파."
"운동도 안하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으니까 그렇지. 운동 좀 해."

"엄마, 수업에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어."
"만날 웹툰과 컴퓨터 할 생각만 하니 집중이 되겠어?"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세상도 다 이야기 하고 주변 사람들도 걱정하는데 나만 몰랐다. 엄마는 들어주지 않으니 누구라도 붙잡고 말하고 싶던 딸의 SOS신호들. 딸은 살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정작 엄마인 나는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

- 71페이지. '미처 알지 못했던 신호들' 중에서


아이의 자살시도 이후 작가님은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보기 위해 엄청 노력하셨습니다. 청소년 시기를 한 번 겪어본 부모는 편한길로 가라고 정해주려고 하고, 아이는 길을 헤매더라고 직접 가고 싶어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게 아이를 위한 길이라 생각이 되어서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밀어주지만, 부모의 갖은 노력에도 아이는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부모가 고쳤으면 하는 생활습관 등은 크게 변하지 않는 아이의 행동을 보며 작가님은 언젠가 변하겠지... 언젠가 변하겠지...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다가 어느 날 빵 터지기도 합니다. 솔직히 같은 부모입장에서 저도 아이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의 이런 모습(불규칙적인 수면습관, 방 정리 문제) 또한 못본척 지나가야 하는 일이겠지요ㅠㅠ

공감 갈 만한 소재에, 어려운 말도 없고, 스펙타클한 사건 전개에 독서 호흡을 끊을 수가 없어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첫 책이라고 하시는데, 글이 매끄럽고 필력이 상당하십니다. 아이가 사춘기 시기를 코앞에 두고 있거나 아이와 갈등이 있는 부모님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s******t | 2022.05.11 리뷰제목
<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이유미 x 이하연 / 매일경제신문사부제 :에민한 엄마와 청소년 우울증 딸의 화해와 치유를 향한 여정'저자는 딸의 자해 사건으로 인해 딸의 우울증을 알게 되고 1년간 함께 심리 상담을 받았다. 이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의 길을 응원하며 각자의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가고자 한다.'이 책은 추천사부터가 달랐다. 추천사를 쓴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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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이유미 x 이하연 / 매일경제신문사

부제 :에민한 엄마와 청소년 우울증 딸의 화해와 치유를 향한 여정


'저자는 딸의 자해 사건으로 인해 딸의 우울증을 알게 되고 1년간 함께 심리 상담을 받았다. 이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의 길을 응원하며 각자의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가고자 한다.'

이 책은 추천사부터가 달랐다. 추천사를 쓴 인문학자 강창래님은 저자가 이러한 내용의 책을 내고자 한다고 했을 때 “따님에 대한 글이라면 혼자 쓰지 마셔요. 따님의 진심을 담은 글과 함께하지 않으면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절대로 진실에 다가갈 수 없을 겁니다.”(p.05) 라고 조언했다. 물리적 폭력만이 폭력이 아니다. 나는 상대방의 감정을 왜곡하는 것도, 무시하는 것도, 강요하는 것도 모두 폭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추천인의 조언이 공감되었다. 그 덕분인지, 책은 주관적인 사건과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였고 그 진심이 잘 느껴졌다.

“누구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른이라고 해서 완벽한 것도 아니다. 모두들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녀와의 관계에서는 생각과 태도가 돌변한다.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그 불행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지 너무나 잘 보여준다. 설사 상황이 조금 다를지라도 한 편이 장편소설 같은 풍부한 에피소드를 통해 거의 대부분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p.07)

이 불행의 시작은 대부분 자식이 나의 소유라는 개념에서, 그리고 내가 더 잘 알고 있다는 어른의 폭력성에서 시작한다. 사랑하는, 소중한 내 딸, 내 아들. 사랑하기 때문에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가 아는 길로 인도하고, 내 것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폭력성. 소유도 물건이 아닌 사람이 대상이 되면 폭력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책을 펼친 순간부터 마지막장을 다 읽을 때까지 (사실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마음이 동요하여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퉁퉁 부은 눈으로 하교 한 딸을 마주보자 또 눈물이 나왔다. 저자와 딸의 나이가 나와 딸의 나이와 너무 비슷했기 때문에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사건 발단은 중학생 딸이 자살 기도를 위해 삼킨 타이레놀 13알. 2통의 타이레놀 중에 7알은 어제, 13알은 오늘 먹었다. 여느 드라마처럼 사건이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의 흐름이 아니다. 이것은 드라마가 아니고 현실이기 때문이다. 아이 성장과 방황의 발단 전개 절정을 놓친 우리 부모는 결말에서부터 다시 짚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6월 20일, 무슨 말인지 잘 알아보지도 못할 글씨들이 울고 있었다.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는 것 같았다. 토해내듯 형태도 알아보기 힘들게 써 갈긴 글씨들이 뒤죽박죽 섞여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장.”(p.50)

유서

가족에게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 나 없이도
행복하게 살아줬으면 좋겠어.
그래도 가끔은 내 생각해줘.
그렇게 열심히 날 키워줬는데 이렇게밖에
못 살아서 정말 미안해. 그래......


“아무것도 안해도 돼. 그냥 살아만 있어. 너 아프게도 하지마. 죽지 마. 제발.”(p.64)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해서 이렇게 아플 때는 건강하기만 하라고, 살아만 있으라고 하다가 조금 괜찮아지면 또 많은 기대를 퍼붓는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이 정도면 훌륭한 엄마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렇다면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이 만하면 좋은 자식이지.’라고 정당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우리는 왜 못하는걸까?


“다행히도 딸은 자신의 사춘기 세상으로 나를 초대해주었다. 우리는 하룻밤 동안 긴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를 하다 보니 딸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내가 보는 세상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제야 아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행동이 하나둘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편안하게 교감했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p.10)

“엄마가 요즘 사춘기 관련 공부를 하고 있어. 책도 찾아보고 검색도 해봤어. 그런데 어른들이 쓴 것만 있더라. 그게 진짜 사춘기 아이들 마음일까?” (p.134)

저자는 정말 대단했던 게, 의문을 가지고 진심으로 궁금해했다는 것이다. 육아를 책으로만 배우면 안되는 것이 사람은 한사람 한사람이 다 다르니까.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마음을 직접 들어보고 쓴 게 아니니까. 어른은, 타인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런면에서 저자는 아이의 마음을 혼자 들여다보고 짐작하여 결론 내리지 않고 직접 부딪혔고 대화를 통해 서로 마음을 열었다.

“엄마도 사춘기 지나와서 그 마음 잘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모르겠네.”
“엄마, 우리들 세상은 길 건너편에 있어.”
“길 건너편?”
“눈으로야 다 보이니까 어른들은 다 안다고 생각하지. 그런데 완전 다른 세상이야. 다른 규칙과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우리는 여기서 우리만의 방법으로 길을 찾고 있어. 어른들은 이 방법이 맞으니까 빨리 건너오라고 손짓해. 그 말을 따라 건너려다 차에 치이고 사고가 나는 거지.” (p.147-148)

“변해버린 세상에서 길은 찾는 일은 너무 어렵다. 장애물이라도 만나 넘어지면 저 멀리 건너편에 있는 부모님의 눈치가 보인다. 어디선가 잔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거봐, 내가 그럴 거라고 했지!“” (p.151)


자기길을 가다 헤매는데 왜 부모 눈치를 봐야하는 걸까. 하연이의 말을 듣고서 정말 아차 싶었다. 하지만 저자의 딸 하연이는 어른스럽게 말한다.

“나만의 초록불을 찾으면 건너갈게.” (p.169)

우리도 다 겪어봐서 알게 된 것이면서도 우리 아이들은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하는 말들. “지금 열심히 공부해야 나중에 고생을 안 해. 엄마 아빠가 이미 다 해봤어.” 그런 것들이 아이들은 아프게 하고 자라지 못하게 하고 입을 닫게 만든다.

하지만 부모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고 먼저 진심으로 손을 내밀면 아이들은 언제고 받아 줄 준비가 되어있는 모양이다.

“아이는 부모에게 관대하다. 내 상처가 칼이 되어 찔렀는데도 아이는 다 잊은 걸까? 나는 여전히 과거를 헤매는 시간 여행자다. 나의 아팠던 시간과 아이를 아프게 했던 시간으로 돌아가 간혹 머무르며 괴로워하곤 한다. 그런 나를 아이는 지금으로, 엄마의 자리로 끌어다 놓는다. 지독히 외롭고 아팠던 내 안의 아이를 위로하고 친구가 되어준다. 나란히 걸음을 맞춘다. 아이는 쑥 들어와 금세 자리를 잡는다. 모두 용서한 것처럼.” (p.267)

딸 하연이가 엄마에게 보낸 생일 카드 속 시 한 편의 울림이 굉장히 컸다. 우리는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아이를 궁금해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대신 못미더워 하지 말고 믿음과 지지를 보내며.

고마워.
무엇이 고맙냐고 물어본다면
역시 따라오는 그 물음이 고맙다고 말할래.
-나선미, <네가 있어 줬잖아>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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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도서리뷰 평점10점 | l******3 | 2022.05.01 리뷰제목
중2 딸이 타이레놀 13알을 삼켰다는 얘기. 제목부터 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라니 가슴이 먹먹해서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에 도서리뷰단을 신청했고, 책이 왔다. 그때만 해도 어머, 어떡해 하지만 그것은 분명 남의 일이었다. 하지만 책을 여는 순간.... 내 일이 되어 버렸다. 책에 나오는 딸이 어찌나 우리 아들하고 똑같은지.... 물론 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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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딸이 타이레놀 13알을 삼켰다는 얘기.

제목부터 그냥 살아만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라니

가슴이 먹먹해서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에 도서리뷰단을 신청했고,

책이 왔다.

그때만 해도 어머, 어떡해 하지만 그것은 분명 남의 일이었다.

하지만 책을 여는 순간.... 내 일이 되어 버렸다.

책에 나오는 딸이 어찌나 우리 아들하고 똑같은지....

물론 나는 엄마 저자와 거리는 있었지만...내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몇번이나 덮었다가 다시 읽고 다시 읽고 했는지 모르겠다.

너무 눈물이 차올라서...

그래도 다행(?)인건 계속해서 시그널을 보여왔고,

중2학생이 타이레놀을 먹은 건 살려달라고, 나 아프다고 보여주는 신호기 때문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가족들은 못 알아차렸다.

나도 그렇다. 아들이 어디 아프다고 할때마다 지겨워했고, 눈 아프다 하면 너 게임 많이 해서 그래... 다리 아프다 하면 너 살 쪄서 그래 했는데

아니다. 그만의 이유가 따로 있을 것이다. 나의 잣대로 생각하고 재단해버리면 늦을 수 있다.

딸작가는 불안하면 손톱을 다 물어뜯는데 우리 아들도 손톱을 손톱으로 갉아 초등학교 입학 이후로 내가 손톱을 잘라준 기억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나는 애를 공부로부터 놔주고 싶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아니 들지만 애써 지우고 있는데...

그래도 다행인건 우리 아들은 엄마한테 칭찬받는 걸 아직까지는 좋아한다.

그렇지만 공부하기 싫을 뿐이다.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 가 나의 남은 숙제같다.

딸 작가는 그림에 취미가 있었고 예고를 준비했는데 웹툰을 그리고 싶어하는 꿈이랑 예고 준비용 그림이랑 또 달랐나보다. 결국 엄마가 웹툰 학원을 알아봐주고

캐릭터 그리기 대회에서 최우수상도 받고 재능도 있군. 딸 작가가 그렸을 삽화가 중간중간 있어 이해가 더 쉬웠다

얼마전 봤던 드라마 블랙독(2019작품)에서도 웹툰을 그리겠다며 배달부 일을 하던 학생이 나왔다. 생계가 어려워 아르바이트 하는 지 알았는데 실제로 해봐야 그림이 더 잘그려진다고 패드 살 돈도 마련할 겸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었다. 결국 자퇴서를 냈는데 그 이유도 비슷했다. 학교에서 배울게 없다. 결국 그 학생은 자퇴를 했고, 자기 웹툰이 연재되기 시작했다며 선생님한테 문자를 보내는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이 책에서도 딸 작가가 중2 밖에 안됐지만 너무 너무 말을 잘한다.

논리적으로 완벽하다.

엄마아빠들은 내 자식 빠른길로 안전하게 가길 바라며 이 길이야 안내해주지만,

엄마아빠들도 청소년기에 넘어지고 쓰러지고 다시 도전하면서 갔던 그 길을 왜 자식들만 일사천리로 빨리 가주길 바라느냐 엄마아빠는 네비게이션 역할만 해달라.

목적지는 내가 정하고 가는 경로도 내가 정하겠다.

 

어우 진짜 말을 너무 잘해서 내가 엄마였대도 말문이 턱 막혔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딸 작가는 자기가 잘 하고 하고 싶어하는 걸 분명히 알고 그 길을 향해서 가고 있으니 나는 아직 우리 아들에게는 여러가지 길을 알려주고 그 중에서 잘 하고 좋아하는 걸 보기로 내줄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다.

 

나도 mz 세대가 말하는 꼰대가 되어버리는 걸까.

여러가지로 공감되고 많이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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