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집안의 자손으로 태어났다. 직계 선조께서 순교자 기념관과 사전에 주요 인물로서 등재되어있기도 한 나는 모태신앙인이라 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교회 환경에서 살아왔고, 양가 친척 대부분이 기독교인이며, 목회자로 사는 친척들을 다 세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이제는 종교를 버렸다. 그런 혈연이나 환경 관계가 종교를 믿어야 되는 필연적인 이유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고, 여기에 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수 많은 이유가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인간에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개개인의 신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맹신자의 신념 그 이상으로 신이 없다는 것을 믿는다. 무신론자는 종교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신이 없다는 것을 믿는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렇다고 가족이나 주변인에게 배교를 권하지는 않는다.
물론 전도를 당할 일도 없다. 왠만한 목사와 논쟁을 해도 지지 않을 정도였으나 이젠 그게 무슨 의미냐 싶기도 하다.
종교인은 어차피 필수적으로 편향적이어야 하고, 나는 편향을 혐오하므로 논쟁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게다가 종교에 대한 자유는 비종교인은 물론이요 종교인에게도 해당이 되야 한다. 나는 그 어떤 종교인도 간섭하거나 설득할 생각이 없다. 반대는 더더욱 없음은 물론이다.
편향적 주장에는 올바른 논리가 전개되기 어렵다. 과학은 진화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증거로서 진화론이라는 것을 뒷받침할 뿐이다. 창조론의 증거가 더 많았다면 과학은 이미 창조론의 손을 들고 있을 것이다. 편향은 위험하다. 편향적인 근거를 말장난 등으로 합리화 하고 갖다 붙이면 말도 안되는 이론도 그럴듯하게 들린다. 사기꾼이나 사이비 종교 다단계의 말이 굉장히 일리 있게 들리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다.
물고기의 태아와 인간의 태아는 초기에 그 모양이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시간이 가면서 태아가 변화되는 모습이 진화과정 그 자체를 보여준다는 한 과학자의 말도 있는데 상당히 일리가 있게 느꼈다.
종교는 인류의 생존에 아주 큰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
고대에는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들을 하나로 웅집하게 만들어 생존률을 높여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더이상 그러한 기능을 하지 않는다. 우리의 '투쟁도피반응'이 생존률을 높여주는 기제였으나 현대에는 더 이상 필요없는 부산물이 되어버렸듯이.
그렇다 해도 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종교에 대한 관심이 남아있다. 그래서 이런 책도 읽게 된 것이다.
현대 종교는 인간에게 어떤 기다림과 기대감, 희망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특정 종교로서의 종교가 아닌 학문적 관점에서 종교에 접근하고 있다.
종교인은 신에게 더욱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해온 역사가 있다. 약물을 이용한 영적 체험이 그 중 하나인데, 델포이 신전의 무녀는 신과의 접점을 이루기 위해 화산에서 나오는 가스를 흡입하기도 했다. 기독교 행사에도 피에 비유하여 포도주를 마시기도 하는데, 정신적인 황홀경과도 관련이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이렇듯 인류가 약물을 통한 종교적 환각을 시도한 사례는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런 주제를 종교인들은 불편하게 생각하고 회피하려 들 것이다. 과거의 잘못들이나 종교계 소수의 만행들을 일부라며 회피하려 하듯이. 종교는 자기 비판의 기능이 매우 빈약한 것 같다.
흔히 영적 체험이라고 주장하는 사례들 중에서 사실은 가수면 상태에서의 체험이 대부분일 것이다. 가능성을 열어두는 성격상 전부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특히 가위에 눌린다하는 것이 그럴 것이다. 불안 상태에서 깨어있는 상태와 비슷한 뇌파를 보이는 렘수면(가수면) 상태에서의 체험일 수 있다. 나는 어릴때부터 가위에 눌리는 일이 자주 있었다. 지금은 거의 없는데 유년 시절에는 아주 빼빼 마른 아이여서 빈혈이 잦았고 잠이 깊이 들지 못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현상이 가끔 있었는데 가수면 상태에서 의식과 꿈과 환상의 경계점이라고 할만한 상태에 이르게 되면 의식이 있으면서도 꿈을 꾸게 된다. 갓 20대 초반 시절에 게임을 하다가 늦게 자는 버릇이 있어 회사에 가면 늘 피곤했기에 점심이나 쉬는 시간에 살짝 일찍 가서 박스 창고에서 잠을 취했다. 그러나 그 창고를 관리하는 회사의 대리가 자주 나를 깨우고 혼을 내곤 했다. 그렇지만 잠을 포기 할 수 없는 나는 그래도 몰래 몰래 숨어들었는데, 가수면 상태에서 대리가 나를 깨우는 것을 생생하게 느껴서 깨어보면 아무도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보게 된다고 한다. 귀신 등을 두려워 하는 사람은 귀신 같은 형태의 환상이 생생하게 느껴질 수 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종교인들이 불편해할 고대의 전통적 행위들을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다. 종교도 나름대로 근대화 과정을 거치고 현대에 적응을 한 상태지만 많은 부산물들을 어찌하지 못한다. 그런 과거 행위들을 청산하기 위한 행동 중 빠질 수 없는 하나가 바로 약물을 통한 영적 체험의 단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명문 프린스턴 신학대를 졸업한 바트 어만은 성경 왜곡의 역사라는 책을 통해서 성경이 어떤 오류가 있으며 시대에 따라 어떻게 합리화를 해왔는지를 지적한 바 있다.
성경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억지로 완벽하다고 해봤자 오류가 상당히 많다. 신약의 어떤 서에서는 동방박사가 등장하지만 다른 서에서는 전혀 언급조차 없는가 하면 예수 행적의 기록도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종교가 무조건 옳다고 고집만 부릴 것이 아니라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자기들 유리한 것은 인정하고 불리하다 싶으면 얼버무리는 식의 합리화는 시대가 지나면 지날수록 통하지 않을 것이고 먼 미래에는 흔적조차 없어질지도 모른다.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이런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미지에 세계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신을 인정할 수는 없다. 모른다는 것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확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 순간 모른척을 할 수가 없는 속성이 된다는 것은 이해가 가긴 하지만. 반대로 신이 존재 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말할 어떤 근거도 없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 되지만 아예 없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온갖 여러가지 종교, 일신교만해도 여러 분파가 있고 서로 뿌리를 공유하면서 자기네들만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 또한 조금도 인정할 수 없다. 만의 하나 신이 있다면 현재 인간이 인식하고 상상할 수 있는 형태를 훨씬 벗어날것이라고 생각된다. 과거 우주를 관측하기 전에 우주에 대해서 생각한 것들이 실제와 전혀 달랐듯이.
신화나 종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역사적인 배경이 많고 어려운 용어가 다소 있어 쉽지만은 않은 독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꼼꼼하게 잘 살펴보며서 읽었다고 할수는 없다. 사실 혹시나 싶어 바티칸 도서관 웹사이트를 열어보기는 했지만 - 디지털화되고 있다고 하니 사진이라도 볼 수 있으려나 했지만 페이지가 쉽게 열리지 않는다. 불과 십여년 전 로마에서 유학중인 신부님 덕분에 바티칸 문서고를 지나치며 보기는 했지만 그곳은 일반 사제조차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만 해도 우리나라 관련 문서는 얼마나 공개되었을까라는 것만 관심이 있었는데 예상치못하게 베르길리우스의 삽화라니.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불멸의 열쇠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가톨릭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가톨릭의 몇가지 전통 전례를 따라가다보면 내가 알고 있는 가톨릭 고유의 전례라기보다는 지역적으로 전해내려오는 제례나 축제의 변형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서 불멸의 열쇠는 그런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정리해놓은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글의 시작이 약물에 대한 것이라니. 도대체 키케온과 성찬의 예식은 무슨 관계인것일까?
온갖 자료의 증빙과 꽤 논리적인 추론의 과정을 거치고 저자 스스로도 놀랍게 생각하는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는 솔직히 내게는 쉽지 않았다. 하나의 가십거리처럼 - 그러니까 다빈치코드라는 소설의 상상력으로 치부해버릴 수 없는 저자 브라이언의 글들은 내게는 좀 버거운 논문같은 글이었다.
키르케의 키케온으로 시작하여 디오니소스의 포도주로 바뀌어가는 지리 문화적인 고대의 증거들과 고대의 제례에서 행해졌던 여사제의 존재와 역할이 이후에 마녀로 변질되며 제례에서 여성을 배제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고대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 물론 신화를 포함해서 - 현시대에서 발견한 자료들을 통해 유추하고 유추한 논리적인 결론을 증며할 수 있는 또 다른 역사적 자료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 사실과 진실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다 쓸데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떤 조사든 진지하게만 이뤄진다면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562) 라는 바티칸 사서의 말은 그런 의미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엉터리라고 치부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거야말로 미치도록 어리석은 이야기인 것 같다"(584)라고 말하는 비밀문서고 사서의 이야기 역시 무시할 수는 없는 이야기이다.
책을 다 읽고난 후에야 무심히 넘겼던 서문과 감수자의 글이 마음에 쏙쏙 박히고 있다. 특히 한동일 감수자의 "어떤 부분에서는 고개가 숙여지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지나친 비약이나 상상이 작용한 듯해 불편하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교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저자 본인이 십수년간 연구하고 경험한 산물이니 설령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해도 '그의 생각'이라 여기며 그대로 따라 읽어 내려가 보면 좋을 듯하다"라는 말은 더 그말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브라이언 무라레스쿠)의 생각인 것이지 이 한 권의 책이 곧 역사의 기록인 것은 아니다.
불멸의 열쇠
언젠가 한번 휴일에 날을 잡고 읽어야 할 정도로 책의 두께는 어마어마하게 벽돌 느낌이 나는 그런 책이다. 그런 만큼 내용이 풍부한 책이었다. 두꺼운 책을 읽기 전에 우선은 추천사들 먼저 훓었다. 전체적인 느낌 및 그림을 그려 놓고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경 끄기의 기술] 저자 마크 맨슨은 환각제처럼 황홀한 책이라고 하였다. 이 한 마디는 강렬했다. 이 책을 흥미롭게 만들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환각성 물질이 정말 많다. 그만큼 원재료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 물질은 흔히 마약으로 분류가 되기도 하며, 사람을 살리는데 치료가 쓰이기도 한다. 물론 안좋게 쓰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신을 접하기 위하여 환각성 약물을 사용하였는지, 초기 그리스도교인이 그 비밀 전통을 물려받았는지 질문하며 출발한다. 고대에 환각성 음료가 지속해서 사용되어 왔다는 연구 결과 등을 알려주고 있었다. 지은이는 고고학 분야, 양조연구센터 등 다양한 분야들을 추적하면서 그리스 종교와 그리스 도교 사이에 뚜렷한 유사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특정 버섯에는 실로시빈 성분이 있는데 그 성분이 우울과 불안을 완화시킨다는 미국 대학의 연구 결과를 흥미롭게 바라본 지은이었다. 그래서 라틴어와 그리스어 등을 전공한 저자 답게 고대 라틴, 고대 그리스 서적까지 찾아보면서 고대 그리스인이 신을 만나기 위해 환각성 약물을 사용했는지 증거를 찾기 위해서 탐색해 나간다. 그렇게 그리스 독일, 스페인 등의 여러 나라들을 거쳐 바티칸 비밀문서까지 약 12년을 찾아나선다. 그렇게 찾아 가는 내용을 알리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그렇게 지은이가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접하게 된 경험들을 사진으로 잘 담아 놓았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문화부터 환각성 물질까지 두루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읽기 좋은 책인듯 싶다. 내용의 깊이가 있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 나가는 과정들이 자세한 것을 보자면 나까지 덩달아 흥미로운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서적은 환각성 물질 실로시빈의 실험 결과를 접한 저자가 12년간 연구하고 조사한 결정체로 고대의 신비제부터 현대의 종교까지 종교의 이름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주관적인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다. 종교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이론을 소개할 유익한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은 마법 버섯의 활성성분인 실로시빈의 실험 결과를 통해 실험 참가자들이 단 한 번의 투약으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좋았던 경험으로 꼽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활기를 찾았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고대 신비제의 황홀경과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 고대의 종교부터 기독교가 다른 종교를 지배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의식이 가톨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맥주와 포도주를 중심으로 탐구한다.
1부는 맥주에 대한 내용으로 저자는 특히 인도와 그리스를 연결하는 원시 인도유럽어가 세계로 퍼져 나가며 비슷한 신비제가 전파되었다는 독특한 이론을 제시하는데 맥주 양조에 환각성분인 맥각 성분의 흔적을 찾는 여정을 마치 탐험가의 수기처럼 기록하는 특징이 있다. 아나톨리아의 장례 잔치에서 음용한 묘지 맥주 성분에서 맥각을 첨가했다는 증언을 제시하면서 장례식에서 죽은 영혼과 대화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그 맥주를 마시고 환각 상태에서 산 사람은 절대 경험하지 못할 신비한 경험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 주장하는 밀농사가 식량보다 맥주를 만들려는 용도로 농사가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한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다.
2부는 포도주에 대한 내용으로 기독교가 그리스의 신 디오니소스를 차용해 발전시켰다는 주장을 담은 내용으로 기독교가 이탈리아 남부에서 두 종교가 만나 고대부터 제사의 주관하고 이어오던 여성들을 통해 기독교가 확산되고 가정이나 소규모집단의 리더로 그 제사를 주관하며 로마의 박해로부터 생존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 내용에 대한 증거로 요한복음이 다른 세 개의 복음서와 다른 내용을 묘사한 부분을 수록하여 독자들의 동의를 구한다. 그러다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고대부터 초기 그리스도교까지 이어오던 여성들의 권한(직복직관)을 빼앗기 위해 환각성 성만찬을 금지시키고 환각제를 제조하는 여성을 마녀로 몰아 화형에 처하고 남성들이 모든 결정을 하는 종교로 바꾸고 매주 일요일 성당에서만 성체성사를 비롯한 성사를 하는 것으로 변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이 서적은 종교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소설보다 더 흥미로운 서적이라 하겠다. 가톨릭 모태신앙으로 세례성사, 견진성사, 혼배성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계기로 인해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도 계속 유지하는 가톨릭의 냉담 신자가 된 지 20년 가까이 되었다. 30여 년의 종교 생활이 이 서적의 많은 종교적 용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당시 성체를 모실 때 마치 명상을 할 때처럼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과 복사로 신부님의 시중을 들으며 신부님이 당시 포도주로 성체의 작은 조각까지 깔끔하게 헹구어 드시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신부님의 경건한 모습과 의식을 초기 그리스도교 여성들이 환각물질을 조제하고 참석한 모든 신도들에게 주어 모든 신도가 신이나 이미 죽은 자를 직접 만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주장과 그 물질로 지목된 실로시빈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내용이 유럽을 비롯한 자본주의 국가의 기독교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토착 신앙에서 나타나는 신비한 능력자들과 기적으로 불리는 모습들도 어쩌면 제사를 주도하는 인물이 환각제를 먹거나 황홀경에 빠져 신통력을 발휘한 결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서적은 종교에 대한 새로운 주장을 담은 서적으로 환각상태를 경험하는 영적 전통이 최소 12,000년 전부터 시작되어 그리스도교도 가정교회나 카타콤을 통해 약물을 첨가한 포도주로 성만찬을 행하였을 가능성도 제시한다. 믿음이 강한 신도들에게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심한 박해를 받던 가톨릭이 국내에 정착하며 제사, 차례, 음복을 인정했던 역사를 보면 종교는 당시 시대 상황에 맞게 항상 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탐험가의 수기를 읽는 듯 우수한 가독성과 종교의 역사에 대해 새로운 주장을 제시한 유익한 서적으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서평_불멸의 열쇠_브라이언 무라레스쿠_흐름출판
엉뚱하지만 우리나라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생각났다. 불멸... 불멸의 열쇠.
-역사에서 지워진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이야기
-당신이 이곳에 온다면 당신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실이라 믿었던 역사를 뒤흔들 잃어버린 과거로의 초대
책의 분량이 엄청나다. 무려 735쪽이나 되었고 이 책을 번역하신 분도 원서를 읽는데만 2주일이 걸렸다고 했다.
표지는 깔끔했다. 글자 디자인으로 마무리했고 검은색 배경이 잘 어울렸다. 이건 역시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이 내용에 있다는 뜻이었다.
분량에 덜컥 겁을 먹을 수도 있겠지만 이걸 2 권으로, 또는 3권으로 나눈다고 치면 적당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내용은 정말 흥미진진하게 재미있었다. 마치 미스터리 장르 소설을 보는 듯한 긴장감이 있었고 삶과 죽음의 통찰에서 느껴지는 희열감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번역도 잘 되어 있어서 전문 용어도 이해하기 쉽게 뜻풀이를 해놨다.
물론 학술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어서 단순히 재미를 위해 읽는다는 건 또 다른 면에선 저자에게 대한 실례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책이 호기심을 가지고 읽었다.
일단은 종교에 대한 내용만 담은 책인 줄 알았는데 반기독교적인 성향의 무신론을 앞세운 저자의 선언부터가 놀라웠다. 그리고 샤머니즘과 마약을 통한 환각의 세계가 종교를 믿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 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면을 저자가 추리를 하듯 탐구하는 내용에서 계속해서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종교의 역사에서 과학의 실험을 통한 객관적 분석은 이 책을 10년 이상 집필해오며 집대성한 작가 브라이언 무라레스쿠의 노력이 보였다. 굵직하지만 그만큼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해가 힘들다면 어려운 데로 천천히 읽으며 이야기의 흐름을 찾아가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매력을 느끼는 데에는 충분할 것이며 한 번만 읽기에는 너무나 깊은 내용이어서 시간 날 때 제대로 분석한 듯 봐야겠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비밀을 찾아 떠난 12년간의 탐험.
조던 피터슨 박사가 추천을 할만하다. 이 책을 많은 독자들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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