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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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 사회주의

리뷰 총점 9.4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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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서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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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길드 사회주의 평점10점 | p*********h | 2022.02.28 리뷰제목
2000년대 이후 몇 차례의 금융위기와 기후이변, 팬데믹 등 전 지구적 문제가 발생하는 간격이 짧아지고 빈번해지면서,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민주주의나 자본주의, 자유주의의 효용에 의심을 하는 일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그런 만큼 더 나은 삶을 위한 대안들도 무수히 나오고 있는데,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어려운 과제를 주는 것이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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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 몇 차례의 금융위기와 기후이변, 팬데믹 등 전 지구적 문제가 발생하는 간격이 짧아지고 빈번해지면서,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민주주의나 자본주의, 자유주의의 효용에 의심을 하는 일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그런 만큼 더 나은 삶을 위한 대안들도 무수히 나오고 있는데,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어려운 과제를 주는 것이 ‘사회주의’다.

 

구소련의 거대한 사회주의 실험이 결국 인간의 본질적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채 엄청난 실패로 돌아가면서 세계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시스템으로 수렴되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여겼다. 혹자는 역사의 최종 단계를 운운하면서 더 이상의 유토피아는 기대할 수 없다는 듯이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적 의미의 최종 단계 이전에 실존적 의미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된 현 인류는 더 이상 지금의 경제와 정치 시스템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모두 동의하고 있을 터다.

 

 

 

 

대강 돌아가는 판세를 보면 모두가 보편적으로 동의할 만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운영할 수 있는 도구는 첫째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 둘째는 대의민주주의가 가진 단점을 보완한 민주주의의 진화 등이 있다. 이 책은 인간의 본성을 가볍게 여긴 사회주의가 아닌, 역사적으로 중세 길드에서 시작하여 현대적 길드의 의미를 추적하며 사회주의 길드 문화가 결합된 길드 사회주의라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이 이론을 저자가 주장하는 논지는 간단하다. 자본주의가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불평등과 계급 갈등을 일으켜 세상이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 거의 사실이 되어가기 때문에 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실현의 핵심은, 다시 말해 사회주의자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민주주의의 개념은 구성원들이 단지 수동적인 수준을 넘어선 능동적인 시민권을 지녀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길드 사회주의의 이론은 정치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행위 영역에서 인민의 민주적·자치적 통치, 개인적·사회적·집단적 자기 표현의 기회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구성되며, 기존 체제의 폐혜와 더 나은 민주주의 시스템 구성을 위한 답을 찾아 나가는 실마리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정치 영역에서 대의민주주의의 문제는 선출된 민중의 대표가 ‘대의되는’ 존재에서 ‘대의하는’ 존재로 변질되는 것을 막지 못할 때 일어난다고 하는데,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이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은 우리가 현재진형형으로 목격하고 있는 바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노동이사제’와 같이 자본가와 노동자 모두가 동등한 시점에서 산업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처럼, 정치 역시 시민 개개인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을 때 진정한 혁신은 일어날 수 있다. 진정한 혁신은 노동과 생산, 소비 및 여가에 있어 차별이 없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이 책은 책이 출간된 당대보다 지금에 더 적합한 이슈를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네이버 「컬처블룸」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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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가능성 평점10점 | k******g | 2022.02.28 리뷰제목
나는 한때 한번도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체제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없다. 의회가 국민을 대변한다는 대의민주주의와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 그 이상의 삶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계승해서 세워진 국가들은 대부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체제의 실패를 보여주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반도에서 대치하고 있는 또 다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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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한번도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체제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없다. 의회가 국민을 대변한다는 대의민주주의와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 그 이상의 삶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계승해서 세워진 국가들은 대부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체제의 실패를 보여주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반도에서 대치하고 있는 또 다른 나라 북한의 가난과 봉건제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보이는 정치 체제는 나의 확신을 더욱 공고히 하게 만들었다. 한때 금서였던 마르크스주의는 더 이상 2000년 대를 맞이하는 대학생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우리는 세계화라는 넓어진 무대에 서기 위해 더 치열하게 스펙을 갈고 닦아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내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물려받은 유산이 많은 사람은 너무나 손쉽게 부를 불려갔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 투기로 전락한 금융 투자 등으로 앉은 자리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질 수록 노동의 가치는 바닥을 쳤다. 정치는 어떤가? 선거철이 되면 국민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고 읍소하는 국회의원들은 과연 진정한 국민의 대변자인가? 청년도 없고 여성도 없다. 50대 이상의 연령대, 남성, 판검사, 변호사, 언론인 등이 장악한 국회. 나와는 완전히 계층이 다른 그들이 어떻게 나를 대변할 수 있나?

게다가 지역구를 기반으로 한 선거구 제도는 과연 효율적인가? 자기 지역에 제대로 된 건설 사업 하나 가져오는 걸 치적으로 여기며 벌어지는 난개발의 결과가 세금 도둑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모습을 얼마나 자주 접하지 않았나.

지금 한국의 자본주의와 대의 민주주의 체제가 심각한 불평등과 부의 세습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지만 내 머릿속에는 그 이상이 떠오르지 않았다. 사회주의라는 말은 왠지 이미 망한 체제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길드 사회주의 입장의 핵심은 사회가 모든 구성원에게 개인적 집단적 자기 표현의 기회를 가능한 최대로 보장하도록 조직되어야만 하며, 이는 능동적 자치를 사회의 모든 부분으로 확대함을 뜻한다는 신념에 있다."<길드 사회주의> p23

G.D.H 콜의 <길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넘어 국가 사회주의의 대안으로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 사상을 담고 있는 책이다. 길드 사회주의는 중세의 길드처럼 각 산업군 결사체가 각 산업의 자치를 책임지고 길드의 연합체인 전국길드가 국가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굉장히 혁신적인 개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되었는데 사회주의도 여러가지 분파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길드 사회주의는 비마르크스주의 계열의 사회주의로 대중 자치를 기반으로 한 '경제 민주주의'를 내세우며, 국가 주도의 공산주의 경제 체제를 이념으로 삼은 마르크스 주의와 대치된다. '경제 민주주의'라니, 몇년 간 한국 정치의 화두가 된 말이 아닌가?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는 재벌들이 쌓아 올린 부는 그들만의 것이다. 공적 자금을 투입해 망해가는 기업을 살려놨지만 그 후에 축적된 부는 사회에 환원되지 않았다. 그들의 부는 하나의 경제 권력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정치 권력은 경계해도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판을 짜기 위해 여론을 보수화시키고 있는 경제 권력은 무감하게 바라본다. 능력주의는 이를 강력하게 옹호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하는 경쟁이 공정할 리가 없다.

길드 사회주의는 하나의 강력한 집단이 집중적으로 가진 권력을 해체하는 사상이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대중의 참여가 필요하다 주장하는 사상이다. 길드로 연합된 조직이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 관여해 대중 자치를 이끌어낸다. 얼핏 보면 이게 될까 싶을 정도로 이상적이지만, 책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은 제대로 된 시스템만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체제가 될 것 같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하지만 지금의 국가적 형태를 완전히 전복시키는 발상이라서 이런 혁명이 과연 가능할까도 그렇지만 모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의 가능여부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아마 내 상상력이 부족해서일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자기 집단의 이익만을 중시하는 인간의 속좁은 본성은 각 길드 간의 합의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회의감에 빠지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20세기 초반의 영국의 상황이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정치 경제적 상황과 너무나 유사해서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혁명 이후 오랫동안 더 나은 사회로의 해답을 찾아가기 위해 진통을 겪어 왔던 유럽, 그리고 독자적인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체계를 갖춰간 미국이 만들어간 시스템을 겉핥기로 가져온 압축성장의 표본인 한국에서는 더욱 새로운 체제를 꿈꾸는 비판적 사고가 결여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지금 우리는 뭔가 잘못된 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을. 역자의 말대로 <길드 사회주의>는 '뒤늦게 도착한 고전' 이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책을 접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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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길드 사회주의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p********1 | 2022.02.17 리뷰제목
우리나라에서 사회주의하면 마치 북한을 옹호하는 세력으로 간주되는 잘못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남북의 분단으로 인한 긴장과 한국전쟁의 피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회주의는 현재의 자유주의의 반대개념으로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실제 북유럽의 경우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가 결합한 독특한 형태로 자본주의가 가진 단점을 극복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신자유주
리뷰제목

우리나라에서 사회주의하면 마치 북한을 옹호하는 세력으로 간주되는 잘못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남북의 분단으로 인한 긴장과 한국전쟁의 피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회주의는 현재의 자유주의의 반대개념으로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실제 북유럽의 경우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가 결합한 독특한 형태로 자본주의가 가진 단점을 극복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신자유주의는 거세게 몰아왔고 그로인해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빈부의 격차와 생태계의 파괴로 인해 몸살을 앓고있고 이런 위기에서 새로운 체제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던 소련의 경우 독재정치로 몰락을 했고 중국의 경우 사회주의 노선을 추구하고 있지만 자본주의적인 요소가 강하면서 일부 권력에게만 부와 권력이 집중된 국가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기에 진정한 이상적인 사회주의는 요원해서 그런 대안의 하나로 약 100년전에 영국에서 주창되었던 길드사회주의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봐야할 때가 아닌가싶네요.

길드란 개념 자체가 중세시대 수공업 조직의 공동체 형태였기에 이미 대기업화되고 산업혁명을 거친 현재에서는 과거의 길드개념이 아닌 현대적인 길드의 방식으로 진화하여 길드가 본연의 가지고 있던 공동체적 성격은 유지하되 오늘날의 상황에 맞게 상향식 민주주의를 적용하는 방안인데 이런 길드사회주의의 경우 어느 정도 유토피아적인 생각이긴하지만 현재의 모순덩어리 신자유주의에서 대안을 찾기위한 방안으로 논의되는 진화된 사회주의 방안으로 한번 우리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기능민주주의나 경제민주주의 역시 길드 사회주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조이며 현재의 민주주의 경우 대의정치를 통해 우리가 권력을 선출하지만 그 권력이 우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않고 권력이 문제가 되는 경우 바로 즉시 그 권력을 소환하는 방법도 쉽지않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비정규직 노동자수가 지나치게 많아지고 노조의 경우도 이기적인 형태로 문제를 일으키고 대중운동에서 확실한 대안조직이 없이 노동자의 권력은 더욱 약해지고 자본의 힘에 이어 자본권력이나 경제권력은 정치권력까지 위협하거나 국가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현재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에서 1세기전 영국에서 제안되었던 길드사회주의는 비록 현실적으로 수용할수 있는 체제는 아니지만 그들이 제안했던 수용 가능한 부분은 우리가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이 좋지않을까요?

 

 

어떤 제도도 완벽한 제도는 존재할수 없으며 제도라는 것은 시행을 하면서 문제점을 극복하고 진화시키고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신자유주의의 폐단은 지나치게 커서 지구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고 대안은 필요하고 그런 점에서 다시 전세계적으로 사회주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죠.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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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길드 사회주의 평점9점 | s****x | 2022.02.24 리뷰제목
길드 사회주의(guild socialism)라는 말은 생소한 단어이다. 그래서 알고 싶었다. 사회주의지만 뭔가 다른 좋은 사회주의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어떤 분이 말하듯 옛 소련의 붕괴로 지구상에 정통 사회주의의 불빛이 사그라든 21세기에 미국식 자본주의의 폭주에 제동을 걸 만한 새로운 대안 사상이 태동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물론 사회주의는 실패했다. 그것도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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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 사회주의(guild socialism)라는 말은 생소한 단어이다. 그래서 알고 싶었다. 사회주의지만 뭔가 다른 좋은 사회주의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어떤 분이 말하듯 옛 소련의 붕괴로 지구상에 정통 사회주의의 불빛이 사그라든 21세기에 미국식 자본주의의 폭주에 제동을 걸 만한 새로운 대안 사상이 태동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물론 사회주의는 실패했다. 그것도 철저히 실패를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더 개선된 사회주의를 말하며 꿈을 꾸고 있다. 이 책이 과연 대안이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조금은 머리가 아픈 내용들이 즐비해 있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나는 이것이 대안이라고 보지 않는다. 물론 현재의 자본주의 또한 정답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자 했고, 마치 내가 이 책을 읽고 소위 빨갱이 사상에 물들지 않을까 조심하며 읽고자 했다. 물론 이 말을 진심으로 믿으면 안 될 것이다. 합리적, 이성적, 객관적 관점에서 어느 것이 더 나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선입견 없이 읽어 나갈 것이다.

먼저 용어부터 정리하고 가자. 길드(guild)라는 뜻이 무엇인가이다. 길드라는 이름은 중세에서 따왔다. 중세 내내 기독교 문명권 지역에서 산업 조직의 지배적인 형태는 독립 생잔자 혹은 상인이 생산이나 판매를 규제하는 연합인 길드Gild 혹은 길드Guild였다. 그 뜻은 '협회(조합)', 또는 '중세 시대 기능인들의 조합'이라고 정의 된다. 중세 길드는 산업에 한정되지 않았고 소도시에 존재하던 인민 연합의 공통 형태였다. 산업적 목표뿐만 아니라 사회적 목표와 자선, 교육을 위한 길드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기능이 무엇이든 모든 길드는 강한 종교적 바탕 위에서 본질도 그런 형태를 띠었다. 그러나 중세 길드 시스템은 부상, 조직, 쇠락의 길로 걸어가 결국 해체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길드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해 언급하려면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을 말해야 한다. 산업혁명은 자본주의 경제를 확립시켰다. 이에 따라 임금을 받는 노동자계급이 하나의 주요한 사회계급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후 자본주의가 더욱 발달해가면서 자본과 노동 간의 갈등과 모순이 첨예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사상과 운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이들 중 정통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사회주의 외에, 위로부터의 국가 중심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연합체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통합적으로 바라본 사회주의-민주주의 이념이 생겨났는데 이것이 바로 길드 사회주의이다.

초기 길드 사회주의는 중세에 길드가 생산과 유통을 통제했던 것처럼 노동자가 스스로 산업을 경영하는 사회가 자본주의 질서를 대체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졌었다. 노동의 소외를 극복하려면 생산자가 자기 노동을 다시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세 전통 중 ‘길드’에 주목하여 노동자들이 이를 복원해서 생산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말하는 ‘사회주의’는 자본 독재도 아니고 국가 독재도 아닌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와 경제 민주주의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말처럼 쉬운지는 모르겠다.

길드 사회주의의 기본 구상은 자본가의 지배가 사라진 사회에서 작업장에 뿌리내리고 산업 전체로 확대되는 노동자들의 자발적 결사체 ‘길드’가 생산 활동을 책임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길드가 생산자의 이해만이 아니라 소비자까지 포괄하는 공동체 전체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자본주의 체제에서처럼 국가기구가 따로 존재할 필요가 없고, 길드의 연합체인 ‘전국 길드’가 기존 국가의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생각을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위로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의사결정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보건 등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극히 소수의 인원이 대다수 국민의 이해를 대변한다고 하는 거짓된 대의민주주의에 반해 산업별 자발적 조직인 다양한 길드 평의회를 통해 스스로 자신이 속한 산업과 생활의 모든 부분을 자유롭게 통제하고 주인이 됨으로써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고자 하였다.

무엇보다 길드 사회주의는 역사 발전 법칙과 계급투쟁을 논거로 삼는 독일과 러시아의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들과는 달리 ‘경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자 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좁은 의미의 정치 영역을 넘어 생산과 소비 영역에서도 대중자치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자본주의를 넘어서면서도 국가사회주의의 폐단을 지양하는 체제, 즉 진정한 사회주의 또는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지를 풀어가려는 노력이 20세기 초의 길드 사회주의 운동이었는데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 아래 얼마만큼 적용될지는 사실 미지수이다.

이 책 해제 부분에 가면 재미있는 아이러니를 소개하는데 지금 유럽과는 달리 사회주의 세력이 오랫동안 배제되어온 미국에서 요즘 사회주의가 뒤늦게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2016년과 2020년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오픈 프라이머리에서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자처하는 버니 샌더가 이 바람을 일으켰다. 이 바람으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사회주의를 지지한다는 답변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더는 자본주의를 통한 생존과 자기실현을 밎지 못하게 된 젊은 세대 가운데에 사회주의에 우호적인 이들이 많다. 기후 위기와 불평등 위기를 오직 민주적 사회주의로써만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본주의 심장인 미국에서 말이다. 그러나 정작 사회주의 국가를 자처하는 중국은 이를 저주받은 단어로 생각한다. 중국 공산당은 지금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우회로라는 논리를 대며 실제로는 적나라한 자본주의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북한을 마주 대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떤 체재로 나아가야 할지 요즘 정치를 보며 고민이 된다. 소득의 분배가 상위 2-3%에 결집되어 있는 현실 속에 중국식 체제를 감수하지 않으려면 자본주의에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체재란 결국 누군가의 권력이 들어가 결국 그 사회에서 힘을 발휘해야 사회를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군가에게 권력과 힘을 부여하게 될 때 사회주의가 겪은 실패나 아픔을 겪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소비에트 연방의 와해됨은 사회주의의 부실을 말해주는 실증적 모델이다. 이런 가운데 길드 사회주의가 어떤식으로 대인이 될지는 독자로선 그런 지식이 부재하여 잘 모르겠다. 러셀은 그의 책 서문에서 이런 말을 했는데 "내가 지지하는 길드 사회주의는 여전히 존중할 만한 기획으로 보이며, 나는 그 학설이 다시금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왜 그는 이토록 길드 사회주의를 찬양했는지 모르지만 이 책은 인간의 희망이 담긴 유튜피아적 책이기도 하기에 시간이 될 때 다시금 정독하며 고민을 해보리라.

이 책의 한 문장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는 사회 세력들을 어떻게 평가하든, 조직된 노동자들이 ‘산업에 대한 통제’를 더욱 폭넓고 깊이 있게 요구한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해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사실이다. 이 요구는 특정 국가만이 아니라 산업 시스템이 강력하게 구축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제기되며, 특정 형태에 제한되지 않고 각국의 기질과 전통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 요구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는 1830년대 영국의 ‘오언주의’ 노동조합운동, 유럽 대륙의 아나키스트와 공산주의자, 미국의 초기 혁명가와 개혁가 등을 통해 노동운동 역사 내내 간헐적으로나마 등장했다. 그러나 현재 제기되는 요구는 더욱 보편적이면서 뿌리가 깊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노동계급 조직의 긍정적 성취에 굳건한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선례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또한 이는 더 이상 단순히 유토피아적이지만은 않은 건설적이며 실천적인 요구이기도 하다. p19

길드인은 사회의 핵심 가치란 인간적 가치이며, 사회란 구성원의 의지에 따라 결집한 연합체들의 복합체로 간주되어야 하고, 사회의 목적은 구성원의 좋은 삶을 실현하는 것으로 여긴다. 더 나아가 길드인은 통치 형태가 피치자의 수동적 혹은 '암묵적' 동의에 바탕을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사회는 완전히 민주적이고 자치적인 상태에 있을 경우에만 건강을 유지할 것으로 여긴다. 여기에서 완전히 민주적이고 자치적이라 함은 모든 시민이 원하기만 한다면 사회의 정책에 영향을 끼칠 '권리'를 지녀야 한다는 뜻일 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이런 권리를 실제 행사할 수 있도록 가능한한 최대의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이런 개념은 정치라 불리는 사회 행위의 일부 특별한 영억만이 아니라 사회 행위의 모든 형태에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하고, 정치 문제만큼이나 특히 산업과 경제 문제에도 완전히 적용되어야 한다. 이것은 길드 사회주의의 민주주의관에서 관건이 되는 주애한 전제일 것이다. p22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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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Review] 길드 사회주의 (G.D.H. 콜 著, 책세상) 평점8점 | m******6 | 2022.02.20 리뷰제목
“길드 사회주의 (G.D.H. 콜 著, 장석준 譯, 책세상, 원제 : Guild Socialism Re-stated )”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G.D.H. 콜 (George Douglas Howard Cole , 1889~1959)은 영국의 정치학자, 경제학자, 역사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시민 모두에게 동등한 액수가 지급되는 사회배당 혹은 국가배당을 분배 체계의 중요한 부분으로 주장하면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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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드 사회주의 (G.D.H. 콜 著, 장석준 譯, 책세상, 원제 : Guild Socialism Re-stated )”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G.D.H. 콜 (George Douglas Howard Cole , 1889~1959)은 영국의 정치학자, 경제학자, 역사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시민 모두에게 동등한 액수가 지급되는 사회배당 혹은 국가배당을 분배 체계의 중요한 부분으로 주장하면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 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영국 노동당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마르크스주의나 사회민주주의적인 방식이 아니라 노동자의 분권적 결사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민주적이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달성하고자한 자유지상주의적 사회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10월 혁명 이후인 20세기초 영국은 산별 노조에 의한 대규모 파업이 계속되고 있었으며 급진적인 노동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였습니다. G.D.H. 콜은 소련식 국가사회주의를 거부하고 산업별로 자발적인 노동 결사체인 ‘길드’가 중심이 된 사회주의를 구상하고 주창하였고 이를 정리한 것이 바로 이번에 읽은 “길드 사회주의”입니다. 

 

G.D.H. 콜은 이미 20세기초에 국가사회주의의 실패를 예견하면서 탈자본주의적 사회의 건설을 위해서는 노동자 혹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결사체인 ‘길드’가 중심이 되어 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그의 사상 중 눈여겨 본 것은 길드 연합체 성격의 전국 코뮌의 개념입니다. 이는 기존 국가를 대체하는 개념이지만 국가 기구가 수행하는 많은 기능들 - 재정, 정책, 국가 기능의 조정, 대외 관계 ? 등을 수행하는 기구입니다. 다만 국가 기구와의 큰 차이는 시민이나 국민이 의사결정을 위임한 국가와는 다르게 상향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G.D.H. 콜은 ‘길드 사회주’를 정치적, 경제적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진정한 민주주의의 완성으로 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 실험은 20세기말 소련의 붕괴로 인해 실패로 끝나버렸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사회및 경제 체계의 최종적 승자가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자본주의는 심각한 모순을 드러내며 역시 삐그덕대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나 대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증적인 처방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직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인 것처럼 보입니다. 

이후 많은 이들이 다시 사회주의적 개념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다시 대두되는 이런 개념들은 이미 실패로 판정난 국가사회주의가 아닌 사회 중심 혹은 시민 중심의 상향식 사회주의적 이념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중 ‘길드 사회주의’의 개념, 이 이념이 지향하는 이상향과 정부 조직 등을 이해함으로써 현재의 민주주의와 시스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독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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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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