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 제1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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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 제1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제1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리뷰 총점 9.1 (3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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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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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 2022.05.20 리뷰제목
나의 20대. 지금 청년들도 내 청춘과 같을까? 나도 그때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대학은 졸업했지만, 졸업과 동시에 IMF가 터져 취업도 힘들었고, 그렇다고 대학원에 가자니 나중에 취업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고. 나는 대학을 늦게 들어갔으니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해야 했다.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했던 나의 청춘. 늦은 시작과 대출의 늪. 겨우(?), 아니 운 좋게 취직은 했고, 그
리뷰제목

나의 20. 지금 청년들도 내 청춘과 같을까? 나도 그때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대학은 졸업했지만, 졸업과 동시에 IMF가 터져 취업도 힘들었고, 그렇다고 대학원에 가자니 나중에 취업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고. 나는 대학을 늦게 들어갔으니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해야 했다.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했던 나의 청춘. 늦은 시작과 대출의 늪. 겨우(?), 아니 운 좋게 취직은 했고, 그래서 열심히 회사 다녔지만, (대기업은 아니니), 더군다나 설계사무소는 어느 정도 직급이 되지 않고서는 박봉이니. 20대는 일은 즐거웠으나 생활이 풍요롭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 더 좋다. 누군가, 나에게 20대로 가고 싶냐 물으면 나는 노. 다시 힘든 공부를 하고 싶지 않고, 생활에 찌들고 싶지도 않다. 내 아이들이 모두 20대다. 이 아이들도 자신의 20대가 힘들고 두렵고 불안할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큰아이는 군대에 가서 생각하고 싶다 말했으니까. 20대란 나이는 그렇다. 찬란해 보이는 나이지만 외로운 나이.

 

취업도 하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를 하는 재호. 아르바이트마저 잃고 재호는 장례식장 빈소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장례식장 도우미로 일하게 되면, 자정이 넘어 일이 끝난다. 일이 끝나면 재호는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닌다. 재호는 어릴 적 부모님이 일하러 가시면 누나와 둘이서 목조르기 게임을 했다. 그러던 중 자신이 목조르기 게임을 하다 누나를 죽였다고 생각하고, 하얀 뱀 환상을 보며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마리도 재호와 같이 장례식장에서 일한다. 마리는 정규직이 꿈인 청춘이지만 쉽지 않다. 재호와 마리는 장례식 일을 끝내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불 켜진 맥도날드를 찾아 다니는데..

 

나의 청춘도 쉽지는 않았다. 아니 모든 청춘은 쉽지 않을 수도. 그리고 내가 겪는 아픔이 더 강하게 느껴질 수도. 많은 이력서를 넣고도 취업이 되지 못하는 청춘.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성실하지 못해서였을까? 결국엔 장례식장에서 일하게 되는 두 청춘.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일하게 되면 좋은 것도 있다. 낮시간에는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니까. 역사박물관 맞은 편 해머링 맨은 매일 망치질을 하지만 정규직이니까. 그것마저 마리는 부러워한다. 모두가 잠든 밤이나 새벽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재호와 마리는 그 시간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재호 누나의 죽음 이후 아버지와 엄마는 이혼했다. 아버지 역시 이른 퇴직을 하고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아죽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죽음을 알게 된 재호, 그리고 그로 인해 상처를 안고 사는 재호.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도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 가장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하는 청춘. 하지만 누군가는 가장 아름다워야 할 청춘이 아프다. 다양한 이유가 그들을 힘들게, 아프게 한다. 군 제대하고, 학교를 졸업하면 내 아이들도 힘든 20대를 보내게 될까? 이런 이야기가 내 아이는 아닐 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20대는 봄이라는 계절이지만 현실은 겨울인 것이 슬프다. 이 아이들. 이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움츠러들지 않는 그런 세상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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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g*****s | 2022.06.05 리뷰제목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은 2022년 제1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그동안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던 작품을 보면 내용이 상당히 독특한 경우도 많았는데 이번 고요한 작가님의 작품은 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있는 하나가 어쩌면 죽음일 것이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우리 곁에 죽음이 가깝게 있음을
리뷰제목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은 2022년 제1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그동안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던 작품을 보면 내용이 상당히 독특한 경우도 많았는데 이번 고요한 작가님의 작품은 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있는 하나가 어쩌면 죽음일 것이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우리 곁에 죽음이 가깝게 있음을 절실히 공감할 수 있었던 시기였는데 이 작품은 장례식장에서 일을 하는 나로 언급되는 재호와 마리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재호와 마리가 장례식장 일이 끝나는 시간은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자정이 넘어 선 시간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그 누구보다 청춘이지만 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이 누군가의 생이 마무리 되는 장례식장이라는 점도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재호가 처음부터 이곳의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은 아니였는데 그에게는 어릴 적 누나의 죽음과 관련된 트라우마가 있다는 점에서 그가 일하는 곳이 장례식장이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같은 장례식장에서 역시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마리가 자신처럼 첫차가 다니지 않는 애매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근처의 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알게 된다. 

 

마리는 요즘 많은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로 공시에 몰두하는 것처럼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인물이기도 하다. 20대의 두 사람은 지극히 현실에 맞닿아 있는 인물들이다. 유일하게 부모세대보다 돈을 덜 번다는 세대. 구직난에 시달리고 여러모로 힘든 두 청년은 이 시대 20대와 동떨어지지 않은 한 모습 같아 분명 어딘가에 있음직한 인물 설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그렇게 두 사람은 첫차가 다니기 전까지 함께 밤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마냥 맥도날드와 같은 곳에서 앉아 기다리기만 하는게 아니라 이들이 밤 시간을 보내는 하루하루가 참 흥미롭다. 단조롭고 어떻게 보면 불확실한 하루를 살고 있는 재호와 마리에게 이 밤 시간은 참 즐겁게 보이기도 한다. 

 

예전에 새벽 5시가 넘어 첫차를 타 볼 일이 있었는데 밤에서 새벽으로 이어지는, 그리고 다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아침으로 이어지는 그 시간은 활기가 넘치고 때로는 정신없는 낮과는 천양지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기분을 서울이라는 공간에 투영하고 있다. 

 

낮과 밤, 새벽... 분명 하나의 도시 서울 속 공간이지만 자정을 넘어선 새벽의 서울은 또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책을 읽는다면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궁금해질 것도 같은 시간들이다. 

 

이렇듯 지극히 현실적인 스토리에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더해지는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이라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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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s******1 | 2022.06.03 리뷰제목
장례식장과 벚꽃... 왠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람은 죽고, 벚꽃은 만발한다. 주된 장소가 장례식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실제 지명이 속속 등장한다. 상처를 머금고 살아가는 존재, 아직은 너무 젊지만 실패를 고민하는 재호와 마리의 이야기의 가슴이 아팠다. 장례식장 근처에 사는 재호. 40대에 은행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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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과 벚꽃... 왠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람은 죽고, 벚꽃은 만발한다. 주된 장소가 장례식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실제 지명이 속속 등장한다. 상처를 머금고 살아가는 존재, 아직은 너무 젊지만 실패를 고민하는 재호와 마리의 이야기의 가슴이 아팠다.

장례식장 근처에 사는 재호. 40대에 은행 지점장을 은퇴한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사실 재호에게는 누나가 한 명 있었다. 재호는 누나와 목조르기 게임을 자주 했다. 재호는 목이 졸리면 나른하고 몽롱한 그 기분을 즐겼다. 자신이 좋았기에, 누나에게도 그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근데 누나가 깨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하얀 뱀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일 이후 부모님은 이혼을 한다. 일본 가이드였던 엄마는 재혼을 한다. 그럼에도 아빠와 종종 만나고, 일 년에 한 번씩 일본 여행을 간다. 아직도 아빠는 엄마를 못 잊었다. 누나의 사망 후, 아빠는 아죽사(아름답게 죽는 사람들) 모임을 만들었다. 20여 년 전 고베에서 한국으로 왔다가 고베 대지진에 부모를 잃고 옷을 만들며 살고 있는 히로시 역시 아죽사 멤버다.

그리고 마리. 동인천에 살기에, 장례식장 알바가 끝나는 12시면 차가 끊긴다. 택시비가 아까운 마리는 근처 맥도날드에서 첫차가 올 때까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재호는 마리에게 맥도날드 투어를 제안한다.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그 둘은 아무도 없는 밤거리를 돌아다닌다. 어린 시절부터 그곳에 살았던 재호는 외할머니 집, 할머니가 했던 서점, 주변 도로들을 돌아다니며 추억을 곱씹는다. 둘은 고민이다. 언제까지 장례식장 알바만 하면서 살 수 없으니 말이다. 건물 위에 있는 거대한 동상 해머링 맨이 부러울 따름이다. 쉬지 않고 일하는 그는 그나마 정규직이니 말이다. 알바를 하면 평생을 보낼 수 없다지만, 앞이 안 보이는 취업의 길은 답답함만 자아낼 뿐이다.

그러던 중 뒷집 아저씨가 사망한다. 떠난 아내를 기다리던 아저씨는 그렇게 그리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떠났다. 아빠를 비롯한 아죽사 멤버들이 장례를 치러주기로 했다. 아저씨의 유언대로 조촐하게... 아버지를 좋아하는 장례식장 팀장 아줌마는 아빠와 관계의 진전을 원하지만, 방해꾼이 있다. 바로 엄마. 이혼했지만 자주 만나는 재호의 부모와 달리, 한 집에 살지만 성당에 가는 시간 외에는 남처럼 지내는 마리의 부모.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왠지 모를 슬픔과 우울함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벚꽃이 눈처럼 내리는 봄밤임에도, 왠지 모를 처량함과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단지 죽음을 가득 담은 장소가 배경이라서 그럴까?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 하얀 뱀이 봄 밤 가득 핀 벚꽃. 생의 마지막이자 또 다른 시작인 죽음과 어우러져 또 다른 의미를 가득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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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a******i | 2022.05.17 리뷰제목
이 책을 본 첫 느낌은, 작가님께서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것과 표지가 정말 산뜻하다는 것이었다. 서울 밤 도심을 배경으로 두 청춘 남녀의 모습이 표지에 그려지고, 우밤시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이미 이야기 속으로 끌려들어간 듯 했다.    책장을 넘기면 곧장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장편이라기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야지 했지만, 몰입도가 넘 좋아서
리뷰제목

 

이 책을 본 첫 느낌은, 작가님께서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것과 표지가 정말 산뜻하다는 것이었다. 서울 밤 도심을 배경으로 두 청춘 남녀의 모습이 표지에 그려지고, 우밤시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이미 이야기 속으로 끌려들어간 듯 했다. 

 

책장을 넘기면 곧장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장편이라기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야지 했지만, 몰입도가 넘 좋아서 단숨에 다 읽게 되었다. 마치 주인공의 오토바이를 타고 같이 밤 도심을 누비는 것 같았다. 덕분에 종로도 가고, 익선동도 가고, 남산도 가고, 동인천에도 가게 되었다. 빅맥 말고도 다양한 메뉴가 있는 맥도날드는 물론.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우리네 일상 속에 구현하기 위해, 작가는 낯선 상상력을 동원한다. 사실 이런 주제는 자칫하면 무게감이 느껴지기 마련이지만, 이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볍고 산뜻하다. 하지만 그 가벼움은 단순히 가볍지만은 않다. 잔잔한 호수의 심연에 흐르는 거대한 물결처럼, 그 아래에 보이지 않는 묵직한 추가 달린 듯 하다. 

 

보편적인 주제, 일상적인 이야기, 군더더기 없는 문장, 낯선 상상력, 미적 영상미.

 

무엇보다 압권인 장면은.....하얀 뱀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넘 아름답고 환상적인 장면에 마음 한 켠이 아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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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평점8점 | r***2 | 2022.06.05 리뷰제목
솔직히 말하자면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이 책은 내게 그리 궁금한 책이 아니었을 것이다. 방황하는 20대 청춘들의 이야기, 더구나 왠지 낭만적인 느낌이 가득한 제목이라니, 청소년 문학에 가깝게 느껴지는 이 책은 다른 책들의 순위에 밀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읽을 책 목록에만 자리하고 있었을 것 같다.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은 물리적으로 이야기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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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이 책은 내게 그리 궁금한 책이 아니었을 것이다. 방황하는 20대 청춘들의 이야기, 더구나 왠지 낭만적인 느낌이 가득한 제목이라니, 청소년 문학에 가깝게 느껴지는 이 책은 다른 책들의 순위에 밀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읽을 책 목록에만 자리하고 있었을 것 같다.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은 물리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례식장의 알바가 끝나는 밤의 거리를 말하고 있다. 삶이 끝나고 죽음을 맞이한 이들과의 마지막 시간이 끝나면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야기는 재호의 시선으로 이어간다. 어릴적에 누나와 목조르기 놀이를 하다가 자신이 누나를 죽게 만들었다고 믿는 재호는 취업에 계속 실패를 하고 장례식장 빈소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그곳에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며 시험준비를 하는 마리가 함께 알바를 하고 있는데 마리는 알바가 끝나면 집으로 가는 지하철이 끊겨 근처 24시 햄버거가게에서 시간을 보낸다. 마리의 사정을 알게 된 재호는 마리와 함께 밤을 지새며 햄버거순례를 다니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의 밤거리를 달리기도 한다. 죽음을 애도하는 시간이 지나면 살아있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부모의 이혼과 누나의 죽음, 취업을 못하는 알바 인생... 이런 것들이 20대 청춘인 재호를 짓누르는 것 같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런 것들이 재호에게만 있는 특별함이 아니라 재호의 성장과정에 있는 하나의 배경처럼 그려지고 있다. 아니, 이런 느낌은 저자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나만의 느낌일지 모르겠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은 다 그들 나름대로의 성장통을 겪었으며 취업난에 빠져있고 끊임없는 알바로 탈출구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의 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은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 주고 있으며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답답함이 있지만 지금 바라보고 있는 밤의 현재는 아름답기도 하다. 

 

쓸쓸하게 세상을 마감한 뒷집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모습에서도 찾아오는 가족도 없이 쓸쓸하고 외로움을 보여주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려는 이웃들과 친구로 인해 그리 외롭지만은 않아보이기도 한다.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모임 회원들에게 빨간색 양복을 선물한 히로시의 이야기도 그의 부모의 죽음과 그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겹쳐지고 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장례식장에서의 빨간색 양복이다. 죽음이라는 것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까만색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이 언젠가 닥쳐올 죽음보다 내게 남겨진 지금 현재의 삶을 밝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려는 마음의 표현인 것 같기도 했다.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은 물리적으로 장례식장일것이라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은 장례식장 앞, 봄밤에 볼 수 있는 아름답게 피어난 벚꽃이 보이는 그곳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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