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사순의 우리시대의 병적 징후들은 제목 느낌처럼 어둡고 암담한 내용이네요. 하긴 현실이 실제로 그렇긴 하죠.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많이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언론이 지배하는 세상이 된거지요. 물론 대다수 국민들은 언론이 문제가 많다는 인식은 하면서도 실제로 언론의 권력과 힘이 어느정도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죠.
흥미로운 유럽사 책들을 많이 쓴 도널드 사순이기에 현 시대의 대중 정치 상황에 대한 책이 나왔다는 자체로 이건 꼭 사봐야되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읽어보니 암담하긴 하지만 역사가로서 현 시대에 대한 통찰을 제공 해 주는 모범적인 사례 같네요. 전통적인 기득권에 대한 대항 세계관과 결집력을 제공 해 줬던 좌파가 몰락하거나 대중에 영합한 상황에서 이제 시대정신은 온데간데 없고 온갖 선동적인 담론에 대중이 휩쓸리는 상황을 각 나라별로 씁쓸하게 묘사 해 놓고 있네요.
물론 해결책을 제시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대중 정치의 현실이 어떠한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많은 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이 시대의 필독서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