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이야기
이 책은
이 책 『가축 이야기』는 <인간과 동물이 맺은 새로운 관계>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EBS에서 방영된 다큐프라임 <가축>을 활자화한 것이다.
저자는 직접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서준, 김규섭 두 분이 썼다.
이 책의 내용은
우리의 삶 어디에나 같이 있는 동물중 길들여져 같이 있는 존재가 가축이다.
개, 닭, 소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이 있는데, 그런 가축에 대하여 여러 각도로 살펴보면서, 가축의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은 가축을 다음과 같은 시각으로 살펴보고 있다.
PART 01 동행
PART 02 사치스러운 음식, 젖과 고기
PART 03 일하는 가축
PART 04 유목민 이야기
PART 05 남은 이야기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이 재미도 있거니와, 가축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새겨보게 한다. 그중 몇 가지만 적어둔다.
가축을 길들이기 위한 방법들,
야크, 소금으로 길들인다.
야크 이야기다.
야크는 야생으로 키워야 한다. 가둬놓고 키울 수 없는 동물이다.
잡아서 가둬놓고 기르면 먹이도 먹지 않고 번식도 하지 않는다, 해서 부득이 풀어놓고 야생으로 생활하게 해야 하는데, 문제는 소금이다.
모든 동물은 생존을 위해 염분이 필요한데 이것은 자연에서 얻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라 한다. 사냥에서 얻을 수 있는 동물의 피에서 염분을 섭취할 수 있는 육식동물과 다리 초식동물은 특히 염분 섭취가 어렵다.
야생에서 초식동물은 토양에 함유된 염분을 섭취한다. 특히 바위나 흙이 무너져 내린 곳은 염분이 비교적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이런 곳에 초식동물들이 모여든다.
이 때문에 유목민들은 가끔 야크에게 소금을 주는데, 이에 길들여진 야크는 멀리 가지 않고 사람들 주변에 머무르게 된다. 유목민은 이렇게 야크를 소금으로 통제한다. (69-70쪽)
낙타의 ’보르헤스‘
맨 처음 이 대목에서 ’보르헤스‘ 라는 말이 나왔을 때, 반가웠다.
내가 알고 있는 작가 이름이기 때문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899 ~ 1986) Jorge Luis Borges, 아르헨티나 작가]
그래서 혹시 작가의 이름이 이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여기 나오는 보르헤스는 고비에서 자라는 관목이다.
그 관목으로 무엇을 하는가 하면, 낙타를 길들이기 위해서, 코를 꿰뚫는 것이다.
건장한 남자 몇 명이 달라붙어 낙타를 쓰러뜨리고는, 굵은 줄로 온몸을 꽁꽁 묶어 제압한 다음에, 코를 이 나무로 꿰뚫어버린다. 낙타가 고통에 겨워 비명을 지르는 것은 당연지사.
낙타는 힘이 센 동물이에요. 코뚜레를 해야만 사람이 이용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예 이용하지 못해요. 코뚜레를 하지 않으면 머리를 치켜 올려서 사람을 받아요. (178쪽)
그렇게 코를 꿰뚫으면 낙타는 길들여진다. 잔인한 길들임이다.
말은, 치극을 이용하다.
말은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빈 공간이 있는데, 이를 치극이라 한다.
특히 말은 치극의 폭이 넓고 길어 이곳에 재갈을 물린다.
그래서 말은 재갈을 문 상태로도 쉽게 풀을 뜯어먹을 수 있다고 한다. (196쪽)
이렇게 말에 재갈을 물릴 때 치극을 이용하는 것은 김훈의 소설 『달너머로 달리는 말』에서 들은 바가 있다.
소설가에게는 얼마만큼의 관찰력이 필요한가 이 소설에서 저자의 관찰력으로 해서, 말에 대한 지식이 늘었다.
재갈에 관하여, 재갈은 이빨과 이빨 사이의 빈자리에 가로 물려 있었다, 혀로 밀어 올리면 재갈은 들썩거렸으나 빠지지는 않았다. (위의 책, 58쪽)
말들은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이빨이 돋아나지 않는 빈자리가 있다. 말은 머리가 길고 입안이 넓어서 잇몸에 이빨을 모두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빈자리가 생긴 것이다. (위의 책, 81쪽) |
그 소설에서 ’치극‘이란 말은 나오지 않았다. 이 책에서 새로운 말, 하나 배운다.
또하나, 등자(?子)
말에 올라탈 때나 타고 있을 때 발을 받쳐주는 도구로 등자가 있다.
등자는 스키타이 족이 처음 발명했는데, 말 위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 결과 말 위에서 활을 쏘고 칼도 휘두를 수 있어 군사적으로 말의 쓰임새가 커졌다. (197쪽)
가축이 인간에게 길들여진 결과는?
가축이 되면 뇌가 적어지는데, 그 이유는
가축이 되면 뇌가 적어진다. 지능이 낮아지는 게 아니라 뇌에서 후각이나 청각과 같은 감각을 관장하는 부분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47쪽)
인간과 함께 살면서 먹이를 사냥할 필요가 없고, 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받는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아, 야생의 조상과 같은 예민한 후각이나 청각이 불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야생동물들이 가축으로 길들여지면, 달라지는 게 또한 많다.
의외, 반전인 것들,
읽다보니,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의외의 것들, 반전인 동물드로 많다는 것, 새삼 느끼게 된다.
야크가 우는 소리는? 반전이다.
야크는 겉모습이 소와 닮았다. 망토를 두른 듯 털이 온몸을 덮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소와 닮았으니, “음메‘하고 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야크는 ”꿀꿀“거리는 소리를 낸다. 돼지가 내는 소리와 비슷하다. (61쪽)
말은 자율주행차
저자가 직접 목격한 사례다.
키르기스스탄을 찾아가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동안, 유목민들이 말을 타고 가는 장면을 보았는데, 그 중에 압권이 주인이 만취해 있어도 말은 스스로 집을 찾아가는 장면이다.
어떤 남자가 말을 타고 가는데, 몸이 거의 90도로 기울어져 있었는데도 말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말은 그대로 집으로 주인을 태우고 가더라는 것이다. (194쪽)
그런 것으로 미루어 보아. 김유신이 말목을 잘랐다는 이야기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김유신을 태운 말은 자율주행으로 천관녀의 집으로 갈수가 있었던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가축 이야기』는 EBS에서 방영된 다큐프라임 <가축>을 활자화한 것이다
.
그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 거의 모든 편을 본 적이 있어,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장면들이 동영상으로 지원이 되는 듯, 마치 가상현실 (virtual reality)로 독서를 하는 기분이었다.
가축, 없었더라면,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가축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게 된다.
중학교 수업 시간에 집토끼와 산토끼를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주제는 "어느 토끼가 더 행복할까."
대다수의 아이들이 자유로운 산토끼가 더 행복하다는 쪽에 손들었고 나를 포함해 단 3명만이 집토끼가 더 행복하다고 했다. 이유를 묻는 선생님께 "가족들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고, 힘들게 먹이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니 집토끼도 행복할 수 있다"라고 답했는데, 선생님은 편안함보다는 본성인 자유를 선택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교과서 뒷장을 보니 "정답 : 산토끼"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참 이상한 토론이라고 생각했다. 정답인 정해진 토론이라는 것도 이상하지만, 학생들에게 동물의 자유 본능이 정답이라고 가르칠 거면 왜 우리는 여전히 가축을 기를까. 이 책에 관심이 간 이유도 그때 그 토론이 떠올라서였다.
'가축(家畜) '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일컫는 단어다. 현대인들의 생활공간이 도시화되면서 가축보다는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더 친근하지만, 가축이 없었다면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반려동물이라는 말 자체가 생겨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인류는 여전히 동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식량을 공급받는다. 노동력과 식량을 제공하는 가축. 그 시작이 궁금하다.
최초의 가축은 늑대로 알려져 있다. 인간이 먼저 늑대를 길들였는지. 늑대가 인간을 먼저 찾아왔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늑대와 인간의 동거가 시작되고 수만 년을 거치며 개의 기원이 시작됐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가축은 인간과 동물이 서로 협력한 결과라고 한다. 인간은 가축으로부터 먹거리와 의류, 노동력을 얻고 가축은 맹수로부터 보호와 안정적인 먹이를 공급받는 상부상조 관계.
앞서 언급한 토론 주제를 떠올리면 너무 인간 편의적인 관계 같지만, 인간과 가축의 공존이 피할 수 없다면, 가축의 역사를 상세하게 아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우리가 가축하면 떠올리는 동물들은 개, 닭, 돼지, 소, 양, 낙타, 당나귀 등이다. 최초의 가축인 개는 가축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가진다. 문화권에 따라 같은 동물이라도 소는 신성시되고, 물소는 천대받는다. 오직 인간의 관점에서만 동물을 키우고, 소비하고, 의미를 부여하다니. 생존을 위한 것이겠지만, 씁쓸하긴 하다. 그 씁쓸함은 오직 노동만을 위해 만들어진 가축에서 극에 달한다. 수탕나귀와 암말 사이에서 태어난 노새는 후손도 남기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노동만을 한다. 일벌은 종족을 위해 자연 선택되기라도 했지. 노새는 정말. 존재부터 안타깝다.
물론 인간과 가축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소비를 위해, 안전을 위해 여전히 동물을 사육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는 말자. 최근에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을 사용하고, 동물보호법처럼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공존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산토끼가 더 행복하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면, 가축을 넘어 동물에 대한 관심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더 오랫동안 인간과 가축이 공존할 수 있을테니까.
<가축이야기> 서준, 김규섭, EBS BOOKS
EBS 다큐프라임팀이 만든 새로운 책이다. 제목이 가축이야기라고 되어있는 것이 더 흥미를 자극했다. 왜 가축이야기일까?
부제는 인간과 동물이 맺은 새로운 관계라고 되어있는 이 책은 부제가 말하듯이 인간이 자연에서 독립되어 살아가는 과정을 오지전문 다큐감독이 두 감독이 본 오지의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서준과 김규섭 두 피디는 각자의 감성으로 자신들이 촬영하며 겪고 보았던 그리고 느꼈던 점들 각자의 시선에서 정리하고 있다. 아마도 등장인물이 중첩되는 것으로 보아 때론 같이 때론 따로 작업하거나 같은 안내원을 통해 서로 다른 작업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다보니 평소 내가 즐겨보단 다큐프라임의 다큐들이었다는 사실들을 깨닫게 되었다. 자연과 오지를 다루는 다큐를 좋아하고 평소 티비는 다큐와 뉴스 외엔 가끔 아이돌이 나오지 않는 음악방송정도만 보는 나에겐 내가 즐겨보는 프로의 피디들이 쓴 책이니 유명배우나 감독이 쓴책과 같은 호기심이 들게 한다.
제목이 가축이야기라고 되어있지만 이 책에는 가축으로 살아가거나 가축으로 길들이는 중이거나 가축도 야생도 아닌 상태인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그냥 야생으로 살아가는 동물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오지의 부족들의 이야기도 많이들어있고 가축으로 길들이지 못하지만 가축화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온다.
책의 서두에서도 나오지만 동물을 가축화하는 과정은 사실 잔인한 과정일 수도 있다. 책속에 등장한 여우개의 사례처럼 몇 세대의 교배만으로도 인간은 동물을 순종시킬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질적으로 절대 길들일 수 없는 동물도 존재하지만 어찌되었던 인간이 가장처음 길들여 가축으로 만든 것이 개라는 것은 정설인 것 같다. 개와 늑대는 같은 과이지만 절대 같은 동물은 아니라는 점이 재미있다. 늑대와 개는 서로 교배가 가능한 동물이지만 사람에게 길들어진 개와 야생의 늑대는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수많은 노예와 식민지를 만들어가는 인간이 가진 정복욕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낙타든 뭐든 성질이 나쁘고 순종하지 않는 가축은 바로 식량으로 도축해버린다. 그럼으로써 점점 순종적인 가축만 남게되는 과정으로 가축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 가축들이 과거 노예화되었던 인간들처럼 각성하는 순간이 온다면 어찌될까 싶은 생각이 들며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의 장면들이 떠오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이 읽게 된 책이 하필이면 육식에 대한 부당한 오해를 바로잡고자하는 <신성한 소>라는 책이었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가축화의 과정이나 오지에서 방목되는 많은 가축들의 이야기와 중첩되어 읽히는 부분이 많아 서로 보완적으로 이해하기 좋았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말라버린 바다, 아랄해에 대한 이야기에서 면화농업으로 바다처럼 느껴졌던 커다란 호수도 말라버렸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농업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할 두려움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느껴졌다.
두 피디가 만들었던 많은 다큐를 보아왔던 나에게 마지막 파미르 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며 적은 권유의 말이 파미르에 대한 호기심을 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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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파미르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해보세요.
유목민의 집에서 하룻밤 묵어 보기.
테레스켄으로 난롯불 피우기.
비빔국수 만들어 먹기(삶은 달걀 고명은 필수).
바람이 우는 소리(가능하면 늑대 울음소리도 함께)를 들으며 별똥별 보기.
보드카 한 잔 마시고 침낭에 들어가 잠들기.
그리고 꼭 재즈를 들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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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 고원에서 듣는 재즈의 감성을 배워보고 싶다.
덧 ) 이 책의 내용은 아니지만 최근 읽었던 과학책에 나온 가축화 연대기를 정리한 그림을 같이 첨부해본다.
동물들은 모두는 아니지만 어쩌다가 인간에게 길들여지게 되었을까?
어떤 책에서 본 내용 중에서... 사실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저 기억 속의 이야기이니 말이다.
그 내용 중에 개미들도 가축이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진딧물같은 것을 키운다고 하던데...
센 놈이 약한 놈에게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건을 강요하는 것이 가축화라고 말한다면 개미의 그것도 인간의 가축과 같은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는 하다.
여튼...
요즘같은 세상에서 고양이과 개와 같은 동물을 가축이라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
가축이라는 것이 길들여진 동물이라고 말한다면 개나 고양이도 가축이라고 해야겠다.
그런 면에서 개, 양, 소, 돼지, 닭 등의 익숙하게 들어본 동물들을 비롯해서 라마, 낙타, 알파카, 순록, 물소, 당나귀 , 노새, 염소, 야크... 참 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편익을 위해 가축화의 과정을 거쳤다고 해야할 듯....
어떤 면에서는 동물이 인간에게 길들여지는 부분도 있겠고, 그런 동물들의 생활에 인간들이 길들여져 가는 것... 이 양쪽의 것이 모여서 가축화가 진행되고 서로에게 길들여져 가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가축화라는 이면에 인간의 인위적 선택의 결과로 그 동물이 가지고 있던 야생성이 사라져갔으리나는 추측은 왠지 씁쓸함을 갖게 한다.
그 한 편에 개라는 동물이 있는 것 같다. 집 안에서 키우기 좋도록 몸집도 작고 털도 덜 빠지고 교육 효과가 좋은 품종으로 개량하고 선택적으로 살아남겨 지금의 개가 되었다는 면에서 과연 반려 동물에 대한 존중 운동이 얼마나 위선적인 인간의 또 다른 모습인가 생각해보게 한다... 너무 극단적이고 단편적인가?
여튼...
그네들은 충성심을 바탕으로한 오락? 위안? 뭐 그런 것을 제공하고 더불어 노동력과 알과 젖을 제공하다가 결국에는 털과 가죽과 고기까지 모두 내어주고 생을 마감하니 인간에게는 더없이 소중하고 고마우며 감사한 존 재라고 해야겠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가축을 도축하는 과정에서와 사육하는 과정에서 행해지는 많은 잔인함과 무지에서 비롯된 많은 행위들은 그런 희생에 대해 미안함을 불러오게 한다. 다만... 인간적인 시선을 유지한다는 것은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명의 존재를 인정하다는 면에서 우리가 가져야할 바람직한 태도이겠으나 죄책감에 근접하는 지나친 인간화에 대해서는 조금 견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개을 식용한다는 것은 문화적인 차이로서 인정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가장 친근한 가축을 넘어선 반려 동물로서의 자격을 부여하며 그 생명 존중의 차원에서 금해야 하는 것일까?
논란의 발단을 제공하거나 중심에 서는 것은 무서우니 여기까지만... ㅎ
파미르가 만든 신비의 영약이라니 당연히 먹어야 했다. 무미요는 검은 색의 양갱처럼 보이는 데 조금 떼어내 따뜻한 물에 타서 마셔야 한다.
'맛은 어땠냐고요? 쥐똥이 원료라기에 숨도 안 쉬고 그냥 꿀떡 삼켰더니 잘 모르겠습니다. 효과는 있었냐고요?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p317
책의 중심 주제에서 벗어난 생각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동물의 길들여짐 과정와 뒷이야기에서 보다는 그 과정을 따라가는 피디들의 고생담과 여행담에 더 관심이 가게 되는 것은 왜일까?
개인적으로 오지에 간다는 것은 수많은 걱정거리를 놔두고 떠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새로운 불편함을 한가득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기도 하기에 ... 난 정말 싫을 것 같은데...
일단 물갈이도 걱정이고 먹는 것은 입에 맞을까... 똥은 어디서 어떻게 눌까... 아주 춥고 아주 덥고 아주 끈적거리고 아주 건조하고... 아~~ 왜 생각만으로도 그냥 걱정스럽고 답답해지고 끔찍스러울까?
이런 모든 것을 다 감내하는 그런 마음 가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래도 이 세상 어딘가 과연 이 곳이 이 풍경이 지구가 맞을까... 외계는 아닐까 싶은 그런 곳을 경험하고 그 곳에서 올려다 본 밤하늘의... 지상의 불 빛에 감추어져 어려워진 별 찾기가 아니라 그 반대인 너무나 많디 많아 별 빛 가득한 그 하늘의 인공의 무언가를 찾을 수 없는 그런 곳에서 새로운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전생에 무슨 일을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일까?
그런데 말이다...
나는 파미르 고원에서의 하룻 밤이 아닌 여러 날을 즐길 수 있을까...? 과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요즘 동네를 산책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개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릴때는 동네에서 개를 쉽게 볼 수 있었지만 도시에 나와 살면서부터 거의 보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반려 동물로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산책 때마다 여러 종류의 개를 보는 재미도 있네요. 어떤 개는 몇 번 마주치다보니 괜히 반갑기도 합니다. 반려 동물을 키우면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렵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귀여운 강아지를 꼭 키워보고 싶네요.
이러한 개는 언제부터 인간과 같이 살기 시작했을까요? '가축 이야기' 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가축이 된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TV 에서 다큐멘터리를 재미있게 봤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책으로 나와서 자세히 읽어볼 수 있었네요.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개는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일 것입니다. 하지만 개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야생의 늑대를 만날 수 있네요. 개는 이전에는 매우 거칠고 사나웠지만 인간과 같이 살면서 길들여졌고 습성도 바뀌기 시작했네요. 개는 인간을 무척 잘 따르면서 충직하기 때문에 거의 가족과 같은데 저자가 방문했던 중앙아시아 오지에서는 늑대와 싸워 이길 정도로 아직 야생성이 남아있는 개도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팀이 방문했던 곳들은 대부분 극한의 오지입니다. 그중에는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까 싶을 정도로 추운 툰드라 지역도 있네요. 이 지역에는 네네츠족이 살고 있는데 이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순록입니다. 네네츠족은 평생을 순록을 돌보면서 순록에게서 고기와 털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네요. 순록을 잡는 장면에서는 무척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순록이 있기에 극한의 장소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게되지 않았을까요.
반면 뜨겁고 무더운 사막에 사는 낙타는 오랫동안 물을 먹지 않아도 되고 모래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눈썹도 길어서 사막 생활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비행기를 타면 반나절만에 중국에서 유럽으로 갈 수 있지만 먼 옛날의 실크로드는 되돌아오는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먼 길이었고 때로는 길 위에서 목숨까지 잃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다나킬 사막에서는 카라반과 함께 낙타는 무거운 소금을 메고 길을 오갑니다. 거친 자연 환경 속에서 사람과 동물이 같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 정말 신비롭게 느껴지네요.
이 책의 저자가 찾은 곳은 대부분 높은 산이나 고원 같은 오지입니다. 처음에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욕심을 내지 않고 조상 대대로 살아온 방식으로 가족 및 가족과 다름 없는 가축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서 행복이 묻어나네요. 몇 달 동안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좋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수고한 저자에게 고마움이 느껴집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