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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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

리뷰 총점 7.3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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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 세계의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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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23.01.02 리뷰제목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 최종성 외4명 이학사/2020.9.10.   우리나라는 산지가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옛날처럼 산과 밀접한 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것이 산이다. 그만큼 친숙한 대상이기도 하다. 건강을 위해, 여가를 위해, 또는 일상의 지친 심신을 쉬기 위한 산행은 물론이고, 때로는 간절한 기도를 위한 산행을
리뷰제목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최종성 외4

이학사/2020.9.10.

 

우리나라는 산지가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옛날처럼 산과 밀접한 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것이 산이다. 그만큼 친숙한 대상이기도 하다. 건강을 위해, 여가를 위해, 또는 일상의 지친 심신을 쉬기 위한 산행은 물론이고, 때로는 간절한 기도를 위한 산행을 하기도 한다. 산과 인간이 만나는 곳, 의 필자들은 종교학, 인류학, 민속학을 연구하는 다섯 명의 교수가 각자의 전공을 살려 산에 대한 이야길 풀어놓는다. 산의 신비, 상징성, 의미가 산과 사람의 관계 맺기 방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여러 각도로 조명해줍니다.(p.11)”라고 서문에서 말하듯 저자들은 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최종성, 구형찬, 심형중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심일중이나 서강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김동규 역시 서울대에 재직하면서 산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보자는 뜻을 함께하여 엮어낸 책이다. 산에 대한 심오한 사상은 담겨있지 않지만 다양한 시각이 궁금한 사람이 가볍게 읽어볼만한 책이다.

 

산으로 간 동학 : 최종성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가 기도의 책 을묘천서를 금강산 유점사에서 온 스님으로부터 받고, 경남 양산의 천성산에서 두 번의 49일 기도를 통해 도의 묘체를 깨달은 이야기를 필자의 여행을 통해 확인 한다. “요즘에야 공부라는 걸 머리를 써서 지식을 익히는 학습쯤으로 여긴다지만, 종교인들에게 공부는 본래 실천을 동반하는 앎으로서, 지적인 앎과 몸짓이 어우러진 배움이었습니다.(p.36)”라고 말한다. 최제우의 기도 이후 50년이 지난 1909년 의암 손병희를 비롯한 임명수, 박명선, 조기간, 윤구영, 최준모, 김상규 등이 천성산 적멸굴을 찾아가 49일 기도를 하고 하산 길에 내원사 계곡과 통도사 입구 바위에 기도자의 이름을 새겨 현재까지 전하고 있음을 밝혀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수운의 동학에 있어 산은 정성을 다하는 기도터이고, 무극대도를 체득하는 득도의 장소이며, 쫓기는 와중에도 하느님의 강화를 받고 경전을 저술했던 곳이며, 종국에는 포덕에 힘쓰다 피체되어 종교적 활동을 마감했던 현장.(p.53)”이라고 필자는 말한다.

 

황금산으로 가는 길 : 구형찬

충남 서산의 북서쪽에 자리 잡고 있는 해발고도 156m인 황금산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예전에 마을 사람들은 삶의 터전과 가까운 산과 종교적 계약관계를 맺고 동제의 형태로 정기적인 산제사를 올리면서 마을의 안녕을 빌기도 하였다.(p.58)” 그러나 현대화되면서 점차 그런 풍속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황금산을 오르며 알게 된 사실들을 통해 이야기 한다. 황금산은 바다에 붙어 있는 산이기에 7, 8월 산란기에는 바다로 나가 번식을 하는 산게의 서식지기도 하며, 조선시대에는 기우제를 지내는 장소로 쓰였던 곳임을 기록을 통해 알려준다. 공업단지가 들어서며 새로 지은 사당에는 임경업 장군상과 삼신상을 다른 사당에 있는 탱화를 모사해 모시고는 있지만 동제를 지내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울러 임경업 장군이 서해안의 여러 어촌에서 흔히 조기잡이 신으로 널리 추앙받게 된 사연도 소개한다.

 

인왕산에는 아직도 호랑이가 산다 : 김동규

서울 경복궁의 우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은 기운이 강하여 기도처로 널리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목멱산인 남산에서 일제시대에 옮겨온 국사당이 있다. 기도처 또한 장소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서 민간인이 관리를 하고 있는데, 인왕산을 찾는 대부분의 기도꾼들은 신령을 몸으로 모시고 있는 만신이거나 경을 읽는 법사나 보살이라고 한다. 이들이 기도하는 방식을 관찰해보면, 사람에 따라 또는 필요에 따라 그 형식이 다양하다고 한다. 인왕산을 오르는 초입에 서낭이 있다. 불교 전통에서 일주문이 가람에 들어서는 관문으로서 세속 공간과 성스러운 공간을 구분한다면, 무속 전통에서 인왕산이라는 성스러운 공간의 입구는 서낭(p.100)”이라고 한다.

 

종산(宗山)에서 조상을 사색하다 : 심일중

종산(宗山) “‘선산, 문중산, 종중산등으로도 불린다. 모두 조상과 조상을 모시는 친족 그룹과 관련되어 붙여진 이름(p.121)”이다. 현재 분당 구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중앙공원에는 한산이씨 선대의 묘소 40여기 정도가 남아 잘 관리 보존되고 있다. 한산이씨들은 500여년 된 이곳 터전을 숲안이라고 부르는데, 한자로는 수내(藪內)라고 하여 분당구 수내동 동명으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숲안의 어원이 재미있는 것은 토정 선생이 이곳 일대를 답사하여 조부의 묘소를 정하고 보니 산에서 흘러오는 줄기가 마치 거북과 같은데, 거북이가 물을 얻지 못하면 죽는 법이라고 하여 내룡의 끝에 연못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수내동 한산이씨 묘역 초입에 삼세 유사비, 신도비와 함께 마련된 비각에는 정려비도 있다. 조선시대 신도비는 대개 종2품 이상의 벼슬을 지낸 사람들에게 허용된 비석이라고 한다. 조선의 국왕을 종묘에 모시고 국가에서 제사하는 일과는 달리, 양반층을 중심으로 4대까지 제사를 지내고 그 이후엔 시제를 지낸다. 그런데 시제로 돌리지 않고 계속 제사를 지내는 조상을 불천지위(不遷之位)라고 부르며, 그를 모신 사당을 부조묘(不?廟)라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국가가 특별히 불천지위와 부조묘를 지정했는데, 문헌상으로 보면 상당한 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 지금도 남아 전해지는 경우는 300여 위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왜 산에 가고, 산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나 : 심형준

각 고을이나 마을에는 진산(鎭山)’이 있다. 평안하도록 지켜준다는 의미의 ()’이라는 표현에서 산을 신적 존재의 거처로 상상한 것을 읽어낼 수 있는데, 진산으로 여겨지는 산은 대개 그 지역의 북쪽에 있고 그 지역에서 높은 산인 경우가 많다.(p.193)” 인간이 산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것은 그저 수호에 감사를 표현하는 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적 존재에게 선물을 주고 그의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인간이 보호를 받기 위한 일종의 거래의 측면이 강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산은 고통스럽게 자신과 싸워 이긴 자에게만 정상을 허락한다. 그 정상에서 사람들은 새의 시각, 즉 하늘의 시각을 갖게 되어 세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산이 레저와 관광의 공간으로 의미를 갖게 되었지만 산은 여전히 일상과 다른 공간이다. 산은 여전히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관문이자 경계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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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산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 평점6점 | 이달의 사락 k******4 | 2020.09.19 리뷰제목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최종성 외4명이학사/2020.9.10.sanbaram   우리나라는 산지가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옛날처럼 산과 밀접한 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것이 산이다. 그만큼 친숙한 대상이기도 하다. 건강을 위해, 여가를 위해, 또는 일상의 지친 심신을 쉬기 위한 산행은 물론이고, 때로는 간절한 기도를 위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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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최종성 외4

이학사/2020.9.10.

sanbaram

 

우리나라는 산지가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옛날처럼 산과 밀접한 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것이 산이다. 그만큼 친숙한 대상이기도 하다. 건강을 위해, 여가를 위해, 또는 일상의 지친 심신을 쉬기 위한 산행은 물론이고, 때로는 간절한 기도를 위한 산행을 하기도 한다. 산과 인간이 만나는 곳, 의 필자들은 종교학, 인류학, 민속학을 연구하는 다섯 명의 교수가 각자의 전공을 살려 산에 대한 이야길 풀어놓는다. 산의 신비, 상징성, 의미가 산과 사람의 관계 맺기 방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여러 각도로 조명해줍니다.(p.11)”라고 서문에서 말하듯 저자들은 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최종성, 구형찬, 심형중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심일중이나 서강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김동규 역시 서울대에 재직하면서 산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보자는 뜻을 함께하여 엮어낸 책이다. 산에 대한 심오한 사상은 담겨있지 않지만 다양한 시각이 궁금한 사람이 가볍게 읽어볼만한 책이다.


산으로 간 동학 : 최종성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가 기도의 책 을묘천서를 금강산 유점사에서 온 스님으로부터 받고, 경남 양산의 천성산에서 두 번의 49일 기도를 통해 도의 묘체를 깨달은 이야기를 필자의 여행을 통해 확인 한다. “요즘에야 공부라는 걸 머리를 써서 지식을 익히는 학습쯤으로 여긴다지만, 종교인들에게 공부는 본래 실천을 동반하는 앎으로서, 지적인 앎과 몸짓이 어우러진 배움이었습니다.(p.36)”라고 말한다. 최제우의 기도 이후 50년이 지난 1909년 의암 손병희를 비롯한 임명수, 박명선, 조기간, 윤구영, 최준모, 김상규 등이 천성산 적멸굴을 찾아가 49일 기도를 하고 하산 길에 내원사 계곡과 통도사 입구 바위에 기도자의 이름을 새겨 현재까지 전하고 있음을 밝혀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수운의 동학에 있어 산은 정성을 다하는 기도터이고, 무극대도를 체득하는 득도의 장소이며, 쫓기는 와중에도 하느님의 강화를 받고 경전을 저술했던 곳이며, 종국에는 포덕에 힘쓰다 피체되어 종교적 활동을 마감했던 현장.(p.53)”이라고 필자는 말한다.

 

황금산으로 가는 길 : 구형찬

충남 서산의 북서쪽에 자리 잡고 있는 해발고도 156m인 황금산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예전에 마을 사람들은 삶의 터전과 가까운 산과 종교적 계약관계를 맺고 동제의 형태로 정기적인 산제사를 올리면서 마을의 안녕을 빌기도 하였다.(p.58)” 그러나 현대화되면서 점차 그런 풍속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황금산을 오르며 알게 된 사실들을 통해 이야기 한다. 황금산은 바다에 붙어 있는 산이기에 7, 8월 산란기에는 바다로 나가 번식을 하는 산게의 서식지기도 하며, 조선시대에는 기우제를 지내는 장소로 쓰였던 곳임을 기록을 통해 알려준다. 공업단지가 들어서며 새로 지은 사당에는 임경업 장군상과 삼신상을 다른 사당에 있는 탱화를 모사해 모시고는 있지만 동제를 지내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울러 임경업 장군이 서해안의 여러 어촌에서 흔히 조기잡이 신으로 널리 추앙받게 된 사연도 소개한다.

 

인왕산에는 아직도 호랑이가 산다 : 김동규

서울 경복궁의 우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은 기운이 강하여 기도처로 널리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목멱산인 남산에서 일제시대에 옮겨온 국사당이 있다. 기도처 또한 장소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서 민간인이 관리를 하고 있는데, 인왕산을 찾는 대부분의 기도꾼들은 신령을 몸으로 모시고 있는 만신이거나 경을 읽는 법사나 보살이라고 한다. 이들이 기도하는 방식을 관찰해보면, 사람에 따라 또는 필요에 따라 그 형식이 다양하다고 한다. 인왕산을 오르는 초입에 서낭이 있다. 불교 전통에서 일주문이 가람에 들어서는 관문으로서 세속 공간과 성스러운 공간을 구분한다면, 무속 전통에서 인왕산이라는 성스러운 공간의 입구는 서낭(p.100)”이라고 한다.

 

종산(宗山)에서 조상을 사색하다 : 심일중

종산(宗山) “‘선산, 문중산, 종중산등으로도 불린다. 모두 조상과 조상을 모시는 친족 그룹과 관련되어 붙여진 이름(p.121)”이다. 현재 분당 구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중앙공원에는 한산이씨 선대의 묘소 40여기 정도가 남아 잘 관리 보존되고 있다. 한산이씨들은 500여년 된 이곳 터전을 숲안이라고 부르는데, 한자로는 수내(藪內)라고 하여 분당구 수내동 동명으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숲안의 어원이 재미있는 것은 토정 선생이 이곳 일대를 답사하여 조부의 묘소를 정하고 보니 산에서 흘러오는 줄기가 마치 거북과 같은데, 거북이가 물을 얻지 못하면 죽는 법이라고 하여 내룡의 끝에 연못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수내동 한산이씨 묘역 초입에 삼세 유사비, 신도비와 함께 마련된 비각에는 정려비도 있다. 조선시대 신도비는 대개 종2품 이상의 벼슬을 지낸 사람들에게 허용된 비석이라고 한다. 조선의 국왕을 종묘에 모시고 국가에서 제사하는 일과는 달리, 양반층을 중심으로 4대까지 제사를 지내고 그 이후엔 시제를 지낸다. 그런데 시제로 돌리지 않고 계속 제사를 지내는 조상을 불천지위(不遷之位)라고 부르며, 그를 모신 사당을 부조묘(不?廟)라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국가가 특별히 불천지위와 부조묘를 지정했는데, 문헌상으로 보면 상당한 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 지금도 남아 전해지는 경우는 300여 위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왜 산에 가고, 산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나 : 심형준

각 고을이나 마을에는 진산(鎭山)’이 있다. 평안하도록 지켜준다는 의미의 ()’이라는 표현에서 산을 신적 존재의 거처로 상상한 것을 읽어낼 수 있는데, 진산으로 여겨지는 산은 대개 그 지역의 북쪽에 있고 그 지역에서 높은 산인 경우가 많다.(p.193)” 인간이 산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것은 그저 수호에 감사를 표현하는 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적 존재에게 선물을 주고 그의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인간이 보호를 받기 위한 일종의 거래의 측면이 강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산은 고통스럽게 자신과 싸워 이긴 자에게만 정상을 허락한다. 그 정상에서 사람들은 새의 시각, 즉 하늘의 시각을 갖게 되어 세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산이 레저와 관광의 공간으로 의미를 갖게 되었지만 산은 여전히 일상과 다른 공간이다. 산은 여전히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관문이자 경계의 역할을 한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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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산의 의미와 역할을 생각하다! 평점6점 | YES마니아 : 로얄 i*****n | 2020.09.16 리뷰제목
우리의 삶에서 ‘산’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의미를 간과하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표현이 대변하고 있듯, 산을 등지고 앞에는 물이 흐르는 곳을 택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조건으로 여겼다. 지금도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산이 있는 곳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꼭 그곳을 오르지
리뷰제목

우리의 삶에서 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의미를 간과하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표현이 대변하고 있듯, 산을 등지고 앞에는 물이 흐르는 곳을 택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조건으로 여겼다. 지금도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산이 있는 곳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꼭 그곳을 오르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바라만 봐도 좋은 장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산일 것이다. 산을 소재로 한 이 책을 읽으면서, 숲이 우거진 산을 찾아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마음의 안식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책은 종교학을 전공한 5명의 연구자가 각자 연구하는 분야에서 산의 의미를 탐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4개의 글들이 조금은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마지막에 수록된 글에서 산이 지니는 의미와 역할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어 글의 성격이나 구성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여겨졌다. 첫 번째 항목인 '산으로 간 동학'에서는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가 도를 얻었다는 양산 천상산을 저자가 직접 답사하여, 동학에서 산이 지닌 의미를 탐구하는 내용이다. 비단 동학뿐만이 아니라 적지 않은 종교의 창시자들과 산은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이 내용을 종교 일반으로 확대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남 서산의 황금산에 마련된 사당을 통해서 근대 이후 새롭게 조성된 사당의 역할과 의미를 조망하는 내용이 두 번째 항목인 '황금산 가는 길'에서 소개되고 있다. 대체로 마을에 조성된 사당은 오랜 동안 전수되어온 문화로 향수되어 전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 경우 인근 사찰과 신당에서 모셨던 그림을 새롭게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여겨졌다.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새롭게 문화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사례로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항목에서는 여전히 무속인들로부터 신성하다고 여겨지는 서울 인왕산의 기도처를 무속인과 함께 경험하는 내용은 '인왕산에는 아직도 호랑이가 산다'는 제목으로 풀어내고 있다. 조선시대의 궁궐인 경복궁에서 우백호(右白虎)’에 해당하는 인왕산에서 무속인들은 여전히 호랑이를 신으로 섬기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항목인 '종산에서 조상을 사색하다'라는 글에서는 한산 이씨의 조상들이 묻혀있는 '분당 중앙공원'의 선산(종산)에서 시제를 지내는 모습을 추적하며, 한국인에게 선산이란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조상의 묘를 찾아서 성묘를 하는 풍습을 떠올려보지만, 금년에는 코로나19가 만연한 상황에서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금년의 경우 저자가 체험했던 대규모의 시제를 지내는 종중의 행사는 쉽게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그렇지만 이 글을 통해서 우리 민족에게 강하게 남아있는 조상에 대한 관념, 그리고 종중으로 엮어진 가문의식의 의미와 성격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마도 이 책에서 ''의 의미를 보다 깊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내용은 마지막에 수록된 '우리는 왜 산에 가고, 산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나'라는 글이라 하겠다. 가벼운 산책 코스로서의 산행과 목숨을 걸고 오르는 고산의 등반, 그리고 산신령이 있다고 믿었던 종교적 관념과 신화와 설화 속에 등장하는 산의 상징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앞의 글들보다는 이 항목의 내용을 통해서 이 던져주는 이미지에 대해서 조금은 더 관심을 기울여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동안 무심히 보아 넘겼던 산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서 음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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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 평점6점 | l***1 | 2020.11.21 리뷰제목
산을 참 좋아한다. 우리나라의 100대 명산을 다 돌았다. 그렇다고 어마무시한 체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숨이 턱밑까지 몰아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인간인지라100대 명산의 목표를 이루고 나니 높은 산을 오르는 것에 더 이상 재미가 없어요즘에는 그저 산에 놀러간다.산속에 절을 좋아하고 미륵불과 암자를 찾아다니며 풍광과 자연을 즐긴다.그러다보니 요즘은 종교나 철학에 관심이 많
리뷰제목

산을 참 좋아한다.

우리나라의 100대 명산을 다 돌았다. 그렇다고 어마무시한 체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숨이 턱밑까지 몰아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인간인지라

100대 명산의 목표를 이루고 나니 높은 산을 오르는 것에 더 이상 재미가 없어

요즘에는 그저 산에 놀러간다.

산속에 절을 좋아하고 미륵불과 암자를 찾아다니며 풍광과 자연을 즐긴다.

그러다보니 요즘은 종교나 철학에 관심이 많아졌다.

특히나 우리의 세상사 미신과 조상 모시는 산소도 눈에 잘 보인다.

꽃이나 전원주택이 아닌 남의 묘소가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니 나이를 먹나보다

이런 나의 관심이 나이 탓인지, 아님 문화적 관심탓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스스로 나이 듦어감을 느끼는 것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재미난 일이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중이다.

관심이 그렇다 보니 최근에는 불교와 사찰, 산에 관한 책을 자주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4개의 산과 외국의 거대한 산 몇곳을 소개하고 있는데 모두다 흥미로운 곳이다.

 

경남 양산의 천성산은 동학의 성지이다.

그 옛날 원효대사로 시작한 산과 내원사의 유래가  동학의 창시자 최수운으로 이어진다.

천성산을 두 번이나 다녀왔으면서도 이 사연을 모르고 다녀왔다는 것에 후회를 남겼다

 

책에 소개하는 두 번째은 서산의 황금산이다.

산이라고 불리우기도 애매한 100여미터의 언덕인데 육지의 산이라기보다는 바다의 산이라고 작가는 칭한다.

황금산에는 바다에서 부터 진화한 산게가 살고 있으며

정상의 제사지내는 집에는 임경업 장군, 산신 , 천지신명이 함께 모셔져 있다.

내륙지방 충주출신의 임경업장군이 어촌마을에서 조기잡이의 신으로 추앙받게 된 사연이며,

여러 산신령을 함께 모시고 있는 현대의 새로운 종교 민속의 현장이 참으로 재미있었다.

과거에는 황금이 나고 용이 살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과거에 없었던 산신령이 있고, 임경업 장군이 있고, 석유화학단지가 있다.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현대의 종교 민속을 만날 수 있는 서산의 황금산. 꼭 한번 가봐야겠다.

 

세 번째 소개하는 산은 서울의 인왕산이다.

내게 보험금 6천만원의 행운을 가져다 준 산이기도 하다.

또한 요즘 공부하는 도시를 읽는 방법에서 양의성의 의미를 잘 이해하게 해준 산이기도 하다.

미학적 대상이자 현대인의휴식처로서의 인왕산이지만 많은 기도꾼에게 영험산 산으로 알려진 인왕산!

이것이 양의성이다.

인왕산은 도성 안팎을 분할시키는 경계일뿐 아니라 여러 구역의 주민들을 소통시키는 장이다.

뿐만 아니라 인왕산은 서울의 계룡산으로 불리 정도로 명산이자 영험한 산으로

이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종교적 영역으로 길들여왔다.

인왕산의 많은 기도터를 미분화하고 이름이 부여함으로써 분류하고 구분하는 행위는

인간의 종교적 행위이자 동시에 문화적인 행위인 양의성인 것이다.

무녀에게 산은 깨끗한 신령을 받을 수 있는 곳이자 동시에 쌓여 있는 위험한 기운을 풀어내는 곳이기도 하다.

깨끗함과 위험이 공존하는 공간바로 양의성의 공간으로 헤겔의 변증법의 해석을 빌리자면

깨끗함과 위험이 만나서 전혀 예기지 못한 합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바로 산이다.

도시공간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의도와 달리 사람들은 새로운 움직임 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네 번째로 소개하는 산은 우리네 옆산이며 동산인 문중의 종산이다.

나는 뼈대있는 가문의 자손이 아니라 종산이 없다.

아마 있을터인데 잘라고 번듯한 자손이 못되는 지라 찾아보질 않은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작가가 소개하는 종산은 분당 수내동의 한산이씨의 종산이다.

분당 중앙공원에 자리잡고 있는 산으로 남한산성의 줄기인 영장산 이진봉 능선이다.

한산이씨에는 토정비결의 저자 토정 이지함과 목은 이색 등 유명한 선조가 많이 있다.

매년 시제를 정성껏 들이는 한산이씨 가문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오는 이유를 짐작하게 되는데

친족이라는 공동체 문화가 사회적조상으로 승화되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산에 매혹된 사람들에게 산의 경이로움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산의 매력은 일종의 광기일 뿐이다.“ 다큐 마운틴에서

작가는 나가는 말에서 관문, 경계 혹은 경계 밖을 이야기한다.

산은 여전히 일상과 다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관문이자 경계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나의 경계 밖에 세계에 더 깊이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  산에 관한 재미난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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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좋은 문장과 발걸음이 만나는 곳, 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u | 2020.09.20 리뷰제목
우리에게 산은 어떤 곳인가? 흔한 질문이고, 익히 들은 답 또한 무수히 많다. 그만큼 산은 우리 민족에게 가깝고, 일상적이다. 국토의 2/3가 크고 낮은 산으로 구성된 탓에 봉우리와 능선으로 구성된 눈앞의 풍광은 24시간 우리를 따라다닌다. 또한 산은 한민족에게 구도와 신화의 공간이요, 삶의 도구를 제공하는 생명의 원천이다. 물론 가장 접근성이 좋은 레포츠의 공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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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산은 어떤 곳인가? 흔한 질문이고, 익히 들은 답 또한 무수히 많다. 그만큼 산은 우리 민족에게 가깝고, 일상적이다. 국토의 2/3가 크고 낮은 산으로 구성된 탓에 봉우리와 능선으로 구성된 눈앞의 풍광은 24시간 우리를 따라다닌다. 또한 산은 한민족에게 구도와 신화의 공간이요, 삶의 도구를 제공하는 생명의 원천이다. 물론 가장 접근성이 좋은 레포츠의 공간이기도 하다. 산의 의미를 굳이 되묻지 않아도 우리는 산을 잘 안다. 산에 관한한 '이건 몰랐지?'식의 깜짝 발견은 더이상 없다. 우리는 세계의 어느 민족,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더 산에 가깝다.

 

이 책은 한국인에게 산은 어떤 시공간적 의미가 있는지 새로운 보물찾기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고 체화되어 있어서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각성의 공간으로서의 산(산으로 간 동학), 염원의 공간으로서의 산(황금산 가는 길), 수도의 공간으로서의 산(인왕산에는 아직도 호랑이가 산다), 공경의 공간으로서의 산(종산에서 조상을 사색하다)을 산책하듯 걷는다.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강렬한 감동은 없다. 우리 들판의 산이 그렇듯 우리를 압도하거나 주눅들게 하지 않는다. 대신 산에 들어가는, 사는, 기도하는 '사람'이 보인다. 고산준봉이 가지지 못한 '인간성'이 우리 산의 특징이다.  

 

저자들은 주로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들이다. 상당히 딱딱할 것 같은 이분들,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내용보다 문장이 더 좋다고 하면 서운해할까 싶다. 그만큼 오래 고민하고 다듬어 만든 책이란 생각이 든다. 책의 매력을 하나 더 꼽으라면, 이 좋은 글들이 손이 아닌 발에서 태어났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동학의 흔적을 찾아 천성산을 오르고, 기도와 구원의 공간인 황금산과 인왕산을 오르고, 남의 가문 시제를 연구하러 분당의 종산을 종일토록 돌았다. 어떤 저자 교수는 아예 준 산악전문가이다. 발로 쓴 글은 비관념적이고 비추상적이라 생생하다. 이 책이 짧지만 풍성하게 느껴지는 건 좋은 문장과 생생함 때문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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