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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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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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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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r*****9 | 2022.05.25 리뷰제목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은 새로운 세상을 꿈꾼 20세기 25명의 이야기입니다.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하고 별종으로 취급받아도 계속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시대와 맞서 싸운 '모험가'와 '소동꾼'들이 있었다. 이들은 일평생 세상과 충돌하고 부딪치며 모험을 감행했다. 이들을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P. 5) 아무렇게나 잊혀도 무방한 이름은 없다. 이 책
리뷰제목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은 새로운 세상을 꿈꾼 20세기 25명의 이야기입니다.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하고 별종으로 취급받아도 계속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시대와 맞서 싸운 '모험가'와 '소동꾼'들이 있었다. 이들은 일평생 세상과 충돌하고 부딪치며 모험을 감행했다. 이들을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P. 5)

아무렇게나 잊혀도 무방한 이름은 없다. 이 책이 소개하는 스물다섯 명은 누가 뭐래도 20세기 한국사의 한복판에서 자신만의 규칙과 리듬으로 세상에 맞선 존재들이다. 이들은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이 세계의 모순과 부조리를 해결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다. (P. 6)

이 책은 힘차게 도전하고 세상에 맞서 싸운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지만, '잊힌 존재'들이 '보통의 존재'에게 보내는 일종의 응원과 격려이기도 하다. 역사란 우리 삶을 성찰하게 하는 거울이자 함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힘을 얻게 하는 공감 장치이기 때문이다. (P. 8)

 

책의 저자인 강부원은 지식 채널 아홉 시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매주 새로운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독자들이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업적과 명성에 주목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들의 처절하고 외로운 삶을 들여다보며 나만 고통스럽고 힘든 건 아니었구나하는 위로를 얻길 바란다고 합니다. 혹은 이 책이 도전과 변화의 자세를 잃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잡는 계기가 되어도 좋겠다고 말합니다.

솔직히 25명의 인물 중 처음 들어본 이름이 더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인물들이 아니었기에 그랬겠지만, 저 자신도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겠죠. 어느 시대나 뛰어난 몇몇만 주목받고 나머지는 잊혀버리는 것 같아요.

평범해 보이지만 절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다 간 분들의 이야기...

주목받지 못하고 외로웠을 그들의 인생이 지금이라도 알려지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가장 낮은 자 : 한국 최초의 고공투쟁 노동자 강주룡 (P. 16~25)]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고공농성'을 한 사람은 일제강점기 여성 노동자 강주룡이다. 그녀는 평양 '평원고무공장' 여공이었다.

1931년 5월 29일 강주룡은 평양의 상징인 대동강 '을밀대'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을밀대에서 끌려 내려와 구속된 뒤에도 단식으로 저항하다 석 달도 안 돼 죽고 말았다. 1931년 8월 13일, 그녀 나이 겨우 서른하나였을 때다.

 

[위안부 참상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여성 : 일본군 전쟁 범죄 피해자의 용기 있는 증언 김학순 (P. 94~103)]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는 자신의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계 최초로 공개 증언했다. 침착하고 낮은 목소리였지만, 절절하고 힘찬 결기가 느껴지는 사회적 고백이었다. 일제가 식민지 조선 여성의 신체를 착취해 남성 군인들을 위한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사실은 한일 양국은 물론 전 세계의 건전한 시민들 모두에게 공분을 샀다. 증언 이전까지 김학순 역시 수천 명의 침묵하고 있던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 중 하나였다. 한 여성이 위안부였던 자신의 과거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일이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행동이었다.

 

[일본 천황을 암살하려 했던 아나키스트 혁명가 : ‘최악의 불령선인'으로 호명된 박열 (P. 162~175)]

아나키즘에 흠뻑 빠져 있던 박열과 가네코가 군국주의의 핵심이자 권위주의의 최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일본 천황을 암살하려다 실패했을 때, 일본 사회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이름 없는 조선인 청년과 일본인 여성이 공조해 일본제국의 최고 권위를 제거하려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은 사법당국에 체포된 뒤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했다. 박열과 가네코는 민족을 뛰어넘어 조선과 일본 사회 전체에 파란을 일으킨 불령선인이었다.

 

[조선엔 희열‘, 일제엔 공포를 전달한 성난 얼굴 : 한국 영화의 개척자 나운규 (P. 224~233)]

1926년에 드디어 나운규가 직접 감독과 주연을 맡은 <아리랑> 이 개봉한다.

눈을 희번덕거리는 '광인의 낫질' 씬, 바로 이 한 장면이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됐다. 웃고 있어도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화가 나 있는 건지 미쳐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피지배자의 기이한 모습.

조선인 관객들은 나운규의 성난 얼굴을 보며 만세 운동이 좌절된 이후 겪었던 깊은 상실감을 보상받았고, 거칠 것 없이 날로 번성하던 제국 일본의 지배자들은 두려움과 긴장감을 느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희열'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공포'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예술적 능력은 귀하고 드물다.

 

많은 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25명의 인물 중 4명에 대해서만 그것도 간략하게 리뷰 했습니다.

더 많은 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만, 나머지 분들의 이야기는 책으로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시대 상황도 알 수 있고, 몰랐던 인물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요.

여기 나오는 인물 중 몇몇은 친일파로 변절하거나, 군부 독재 등에 기생해서 기름진 생활을 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까지 굳이 담아야 했나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저자도 고민하다 기록했겠죠.

이 책이 '자신만의 규칙과 리듬으로 세상에 맞선 자들'이니까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지금의 제 상황을 돌아보고 위안받기도 하고, 저렇게는 살지 말아야지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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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불꽃처럼 살다 가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2.05.24 리뷰제목
사회의 질서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지만 맞서 싸우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은 순응해가며, 아니 적어도 순응하려 애쓰며 살아간다. 그래서 세상에 맞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려 ‘불꽃처럼’ 살다간 사람들을 경외한다. 경외하지만 세상의 질서를 만들고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이들을 역사에서 배제해야 하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야 한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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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질서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지만 맞서 싸우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은 순응해가며, 아니 적어도 순응하려 애쓰며 살아간다. 그래서 세상에 맞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려 불꽃처럼살다간 사람들을 경외한다. 경외하지만 세상의 질서를 만들고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이들을 역사에서 배제해야 하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야 한다. 어쩌면 역사의 싸움은 그런 이들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얼마나 남기느냐, 혹은 지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강부원은 세상과 화해하지 못하고, 싸우며 살아간 사람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거나, 달리 기억되던 이들을 소환해서 되살려내고 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좌절의 연속이었고, 절망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많은 삶이었다. 실패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았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서 소개하고 있는 스물다섯 명의 인물 중 상당수가 여성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1부 자체가 세상에 맞서 싸운 여자들이라고 하여 여성만 다루고 있다. 평양 을밀대에 올라 자신의 주장을 펼쳐, 최초의 고공투쟁 노장자가 된 고무공장 노동자 강주룡, 기생으로서 3.1운동에 참여하고 나중에는 열혈 독립운동가로 거듭난 정칠성, 영화 암살의 모델이 되었던 남자현, 조선공산당의 여성 트로이카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 이들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남성 독립운동가, 사회주의자에 가려 있었던 여성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여성으로서 한계를 거부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끝까지 추구한 인물이었다(고명자는 물론 나중에 변절하고 말았지만). 그리고 최초로 일본군의 전쟁 범죄 피해(위안부)를 증언한 김학순,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수십 년간 해고 무효 투쟁을 벌인 용접공 김진숙 역시 온 몸으로 한 시대를 대변한 용기 있는 삶을 살아간 여성들이었다.

 

1부를 넘어가더라도 여성들은 더 등장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김점동(혹은 에스더 김, 에스더 박), 조선복재단기를 발명한 이소담,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여성 언론인으로 한겨레창간에 앞장섰던 조성숙, 그리고 60년대 문학소녀의 대명사였던 전혜린이 그 인물들이다. 이들을 하나의 결로 묶기는 불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불꽃같은삶을 살아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여성으로서 제한된 삶을 강요하는 사회에 결연히 반대하고 꿋꿋이 자신의 삶을 살아갔던 인물들이었다.

 

다른 이들, 즉 남성들도 대부분 그렇다. 안창남보다 10년이나 먼저 비행사가 되어 일제와 싸웠던 서왈보, ‘최악의 불량선인으로 불렸던 아나키스트 박열, ‘마을문고의 창시자 엄대섭, 한탄바이러스를 찾아내고, 진단법을 발명했으며, 백신까지 개발한 이호왕, 한국 영화의 개척자로 우뚝 섰지만 젊은 나이에 죽고 만 나운규, 민족 화가 이쾌대, 4.19 이후의 한국 문학의 찬란한 별로 떠올랐고 지금도 전설로 남은 김승옥 등이 그렇다. 이들의 삶 역시 불꽃 같았다.

 

그러나 젊었을 때의 열정을 꺾고 굴종의 삶을 살아간 이들도 소개하고 있다. 젊었을 때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회주의자였지만 결국은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변신한 정연규, 쥘 베른의 SF소설을 최초로 번역한 인물로 밝혀진 신태악 같은 인물들이 그런 인물들이다. 한국 최고의 건축가로 평가받는 김수근에 대해서도 그의 야누스적인 면(‘공간대공분실을 모두 설계)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우리 근현대 역사의 주역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빠진 역사가 온전한 역사는 아니다. 위험한 사상을 가졌고, 세상의 질서에 반대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그들이 쌓아올린 유산이 더미다. 모든 이가 이들의 삶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들의 추구했던 가치를 한번이라도 생각하고, 존중해주는 것은 그들이 남긴 유산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 후대의 의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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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Think 1. 자기보다 모두를 위해 한 몸을 아끼지 않은 위인들이 제대로 평가받길 바란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8 | 2022.06.25 리뷰제목
우리는 위인을 얼마나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을까? 친일 논란이 많은 위인(?)들이 아직까지도 떠받들 듯 칭송되고 있는 반면에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하고 애국애족하던 수많은 열사와 의사 들은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하고 역사에서 지워진 채, 우리 기억에서조차 잊혀져 버렸기 때문이다. 한편, 수많은 위인들을 공정하게 평가내리지 못하는 원인을 꼼꼼히 볼작시면, 기득권 세력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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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위인을 얼마나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을까? 친일 논란이 많은 위인(?)들이 아직까지도 떠받들 듯 칭송되고 있는 반면에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하고 애국애족하던 수많은 열사와 의사 들은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하고 역사에서 지워진 채, 우리 기억에서조차 잊혀져 버렸기 때문이다. 한편, 수많은 위인들을 공정하게 평가내리지 못하는 원인을 꼼꼼히 볼작시면, 기득권 세력의 정치적 판단에 의해 날조되고 '경제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아전인수격으로 왜곡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또한 이것이 대한민국 주류언론에서 벌이고 있는 꼼수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느낄 수 있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적 위인들의 평가를 다시 내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대한민국 103년'이라는 시점에 말이다.

 

  그럼 우리가 재평가해야할 위인들은 어떤 분들일까? 무엇보다 '여성위인'에 대한 폄하를 걷어내야 한다. 전근대 뿐 아니라 근현대사에서도 '여성의 역할'은 남자들을 보필하는 것으로 한정하며, 좋게 말해서 '내조'라고 일컬으며 남자들이 양지에서 활동할 때 여성위인들은 음지에서 꼼지락거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어야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위인의 평가는 '남녀의 차이'를 막론하고 '인간'이라는 폭넓은 관점에서 평가를 내려야할 것이다. 일제시대에 나라 잃은 슬픔이 '남자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3·1만세혁명 당시에 '독립만세'를 목놓아 부르고 외쳤던 이들은 '우리 민족' 전부였고, 일제 치하 한민족의 설움을 느껴 손에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울분을 쏟아내고 자주독립이라는 열망을 꿈꿨던 이들도 '우리 민족' 전체였다. 그런데도 독립운동을 했던 위인들은 대다수 '남자'만을 기리고 '여성'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뿐더러, 유관순이라는 이름 이외에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을 정도다.

 

  또한, 재평가의 기준을 바로 세우는 일도 시급하다. 유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 한국전쟁 당시의 영웅들을 추켜세우는 일이 많다. 그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분이 바로 '백선엽 장군'이다. 그분의 업적을 꼽으라면 너무나도 많아서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영웅 중에 영웅이라고 치켜세우지만, 그가 '일본군 장교' 출신으로 독립운동가들을 숱하게 잡아다 가두고 죽인 장본인이라는 사실까지 감추지는 못한다. 우리는 이렇듯 시대적 아픔을 겪고 격동의 시절을 지내며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지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채 지내왔다.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인 시절에는 '일제의 수탈'보다 '북괴군의 만행'이 더 끔찍했을 지는 몰라도, 민족적 관점에서 통일을 지향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평가를 하자면, 외적의 침입으로 인한 상처가 우리 민족 내부의 분란으로 벌어진 상처보다 더 치욕스럽게 생각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리 본다면, 친일의 과오를 반공의 위업으로 덮어버리고도 남는 우리 현실은 이상하게 여겨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논리를 앞장 세워서 과거에 대한 잘못조차 사과하지 않는 일본을 너그럽게 용서하자면서도, 북한은 같은 민족인데도 사상과 이념이 다르기 때문에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니, 우리의 소원인 통일은 북한과 하는 것보다 일본과 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마지막으로 바로 잡아야 할 시급한 문제는 이러한 '잘못된 기준'을 고정사실로 못박아놓고 '고정불변의 진리'인 것 마냥 퍼뜨리고 있는 주류언론의 행태다. 언론은 '여론형성'이라는 아주 중요한 기능을 도맡아 하고 있으면서도,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감이나 사명감을 망각해버린 듯한 행태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우리는 제국주의 열강들의 피해국인데도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받기는커녕 '가해국 일본'을 대신해서 남북으로 분단이 되어 버린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는 '미소냉전'이라는 강대국의 논리로 귀결된 잘못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선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강대국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자국이기주의'가 팽배해진 마당에 강대국들이 잡고 있는 '유리한 상황'에 잘잘못을 따져 바로 잡기 위해선 필수불가결한 조건인 셈이다.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주류언론'이라면,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지금이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온 국민에게 알리며 선진국에 걸맞는 시민의식을 키우는 '바른 언론'으로 활동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도 주류언론이 저지르는 행태는 대한민국은 여전히 주변의 강대국에 둘러싸여 이리저리 흔들릴 수밖에 없는 줏대없는 약소국에 불과하다는 듯,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보다는 '미래지향적'으로 경제발전의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며, 혈맹으로 맺어진 미국에게는 최대한 낮은 자세로 임하며 미국의 요구는 '어떠한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마땅히 추진해야 한다고..그리 하지 않으면, 쬐끄만 북한에게 집어삼겨질 것이라며 불안감을 조성하기에 급급하다. 더구나 옆나라 중국에 대해선 대한민국의 이익을 생각지도 않고 할말 못할말을 다 지껄이면서도 경제적인 이득을 위해선 '종속'해야 이득이라는 논리를 펴며 중국의 해괴망측한 온갖 짓거리(동북공정, 한한령, 중국꺼라 우기기 등)에는 그저 수수방관만 일삼고 있다. 이런 엉터리 언론이 제대로 된 위인들의 평가에 소홀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 정도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위인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 선진국에 걸맞는 대한민국 시민의 이름으로 평가를 내리기 위해 무엇이 올바른 판단인지 고심해야만 한다. 가장 바람직한 판단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식이 선결되어야 한다. 분란이 생겨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막무가내로 공격하고 흠집을 내며, 그도 모자라서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대처방안을 내는 저급한 말과 행동은 일절 금해야 한다. 이미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그러므로 '세계시민'이라는 큰 안목으로 인류공영의 이상향을 내세워 '우리 문제'도 해결해야 마땅하다. 더구나 과거의 잘못된 이념갈등과 사상검증이라는 낡은 가치관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지나간 잘못은 '철저한 사과와 반성'을 거쳐 '관용과 포용'이라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또한 폭력에 관해서는 냉철한 처벌을 내리고, 그 처벌을 달게 받은 이에 대해선 관대한 용서로 다시금 보듬어주어야 할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우리 근현대사의 위인들을 평가내린다면, 이 책에 언급된 '25명의 위인'이 제대로 보이게 될 것이다. 우리 민족은 '독립'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다양한 사상과 이념을 배운 리더들이 저마다 꿈꾼 '아름답고 멋진 나라'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노선으로 독립운동을 펼쳤다. 그런 과정에서 각각의 노선 사이에 시기와 반목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분열적 사고방식으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다다라서는 '좌우합작'을 통해 큰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 우리 독립운동가 중에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계열'의 위인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해방 이후에 남북으로 갈라지는 아픔의 시절을 겪은 탓에 이들에 대한 평가가 소홀해지고 말았다.

 

  더구나 여성 위인들은 남자들에 가려져서 그 빛을 밝히지도 못하고 사그라 든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도 하나 뿐인 목숨을 아끼지 않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으며, 때로는 남자들도 감히 할 수 없는 업적을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당당하게 해낸 훌륭한 분들이기도 하다. 이를 테면, 독립운동을 하던 남편이 일제에 의해 죽임을 당해 유복자를 키우며 온갖 힘든 일을 하던 남자현 의사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길러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일본 총독을 암살하려 앞장 서기도 했다. 이를 모티브로 삼아 만든 영화가 전지현 주연의 영화 <밀정>이다. 그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손가락을 잘라 '조선독립'을 바란다는 혈서를 작성해서 세계열강에게 호소하면서 '조국의 독립을 생각하면 손가락은 아깝지 않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 여성 위인이다. 이런 위인을 수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면 기득권 세력의 논리에 따라 엉터리 여론을 형성하기에 급급한 '주류언론'의 방만한 태도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언론인은 '국민의 알 권리'를 실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인데, 대한민국의 주류언론은 당연한 '그 권리'를 기득권과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만 활용하는 '선별적 알 권리'를 내세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진실을 알리기보다는 '저들의 세계관'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편협한 폄하와 왜곡까지도 일삼곤 했다. 조선노동자의 고통과 설움을 알기에 하나 뿐인 목숨도 아끼지 않고 평양 을밀대 지붕에 올라 단식농성을 벌였던 강주룡 열사를 알고 있는가? 또, 일패 기생으로 유명세를 떨친 정칠성 열사는 3·1만세혁명을 계기로 투철한 독립의 의지를 불태웠고, 독립을 위해서 한 몸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독립운동가로 삶을 마쳤다. 그런데도 그들에 대한 평가는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면서 지붕 위에 올라간 상황에는 관심조차 없고, 그가 청상과부의 몸으로 살았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뿐이다. 또한, 천한 기생 주제에 성스런 독립운동에 가담하다니 독립운동가들에게 오점을 남길 뿐이라는 논조로 깎아내리기 급급할 뿐이다. 일제 시대에는 말할 것도 없이 해방 이후의 언론들도 비슷한 논리로 여성 위인을 발굴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어디 이뿐인가. 조선독립운동의 트로이카로 불렸던 주세죽, 허명숙, 고명자는 사회주의 계열의 공산당이자 해방 이후에는 월북해서 숙청 당했다는 이유로 그들을 알릴 이유조차 찾지 않고 말았다. 같이 활동했던 박헌영의 활약은 생생하게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처럼 우리는 아직도 대접받아 마땅한 위인들을 재평가하고 재발견하는 일에 소홀하다. 물론 나도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몰랐던 위인들이 수두룩했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제대로 평가받길 바라는 것이다. 이 책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은 자신의 뜻대로 살면서도 자신보다 모두를 위해 아낌없이 희생한 이들을 알리기 위해서 펴낸 책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의 뜻'대로 살기도 힘든데, 그 뜻이 개인적인 이득보다는 우리 모두의 이득을 위해 뜻을 펼쳤다면 존경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업적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까닭은 앞서 말한 '잘못된 기준' 때문일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지금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늦지 않게 제대로 평가받아 마땅한 위인들을 널리 알리는 길은 다름 아니라 바로 독자들이 먼저 알아보는 방법이다. 더 많은 독자들이 위인을 알아보고 제대로 평가해주길 바랄 뿐이다.

 

책드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2
종이책 구매 무엇이 그들을 싸우게 했는가,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p********g | 2022.06.05 리뷰제목
무엇이 그들을 싸우게 했는가,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자유와 평등의 세상을 꿈꾸고, 여성과 노동 해방을 갈구하며 사회주의나 혹은 민주주의 등 이념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평생 노력한 사람들이 있다. 투옥이나 죽음을 불사하고서라도 끝내 지키려는 삶의 원칙이 있었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무엇인가. 그저 공동체의 사랑과 평화와 행복이었다.
리뷰제목

무엇이 그들을 싸우게 했는가,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자유와 평등의 세상을 꿈꾸고, 여성과 노동 해방을 갈구하며 사회주의나 혹은 민주주의 등 이념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평생 노력한 사람들이 있다. 투옥이나 죽음을 불사하고서라도 끝내 지키려는 삶의 원칙이 있었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무엇인가. 그저 공동체의 사랑과 평화와 행복이었다.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강부원 지음, 믹스커피 펴냄

 

 

 

 

자신만의 규칙과 리듬으로 세상에 맞선 25인

 

 

 


 

1931년 일제강점기, 평양의 상징인 대동강 을밀대에 올라 농성을 벌인 여성이 있다. 많은 이가 여장부라 칭송했지만 식민지 조선의 여성으로서 불행한 일이란 불행한 일을 모조리 겪은 강주룡이다. 나이 어린 남편과 함께 독립운동을 펼쳤지만 세상과 환경에 절망했던 그녀는 여성 노동가로 변신해 노동자의 권리를 찾고자 한다. 무산자들의 안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그녀의 고공농성은 일제 치안 당국의 겁박으로 무산된다. 그녀는 감옥에서도 단식을 감행하며 농성을 이어가지만 결국 건강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난다. 강주룡의 고공농성과 죽음은 식민지 조선 사회에서 생명권과 기본권을 지켜내려는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투쟁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힘을 보탰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있다. 영웅 뒤에 숨겨진,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그림자들. 임시정부의 부엌살림을 맡고 독립군의 의복을 제작하고 전장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역할을 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은 지금도 여전히 제한적으로 인정받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추서받은 여성 독립투사는 남자현이다. 신채호, 김좌진, 이봉창, 김상옥 등과 같은 등급의 훈장을 받은 남자현은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이 연기한 실존인물이었다 하여 잠깐 화제가 되었으나 금세 또 잊히고 말았다.

 

그녀는 3.1 만세운동 이후 독립을 향한 열정에 만주로 이주까지 한다. 그러나 조선 독립운동 단체의 난립으로 서로 간의 반목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현실을 마주하고는 마침내 손가락을 잘라 단합과 협력을 요청하는 혈서를 쓰기에 이른다. 이후 '세 손가락의 여장군'이라는 벌명으로 불린 그녀는 안창호를 비롯한 대한독립단 소속 인사들이 전원 검거되자 이들을 옥바라지하며 석방운동을 이끈다. 할머니라 불릴 나이가 된 이후에도 독립운동의 최전선에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남자현을 위시해 기록조차 없는 수백 수천 명의 여성 독립가들에 대한 조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리라.

 


 

 

대학을 졸업하고 <신동아> 기자 생활을 시작해 <동아일보> 50주년 기념 '독립 만세 운동 전모' 시리즈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여기자가 있다. 그 당시 신문사의 여기자란 매우 드문 존재였는데, 진보적인 언론에서조차 여성 차별은 일상이었다. 박정희 유신정권 시절, 언론은 정권의 간섭과 검열에 시달렸다. 언론을 장악하려는 정권에 맞서 <동아일보>는 정권 비판 논설을 몇 번 내보냈고 이내 압박이 들어왔다. 광고주들이 빠져나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의 기자들마저 뭉텅이 해고가 이루어졌다. 이때 <동아일보> 해직기자들의 복직 투쟁을 이끈 '동아투위' 대표로 활동했던 언론인 조성숙은 1996년<한겨레신문>(현재의 <한겨레>)를 창간한다.

 

조성숙은 형식 및 내용이 매우 파격적이었던 <한겨레>에서 한국의 여성차별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자 했으나 이 바람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성 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그녀의 요청은 번번이 뒷전으로 밀렸으며 <한겨레>의 남성 기자들 역시 여타 신문사와 다르지 않게 '여성 해방' 문제에 주저하거나 오히려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조성숙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여성주의적 시각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여성 문제를 한국 사회의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였다.

 


 

 

강부원 저자는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에 등장하는 스물 다섯 명의 인물을 모험가와 소동꾼들이라고 표현했다. 시대적 상황으로만 두고 보자면 그들은 확실히 모험가요 소동꾼들이겠다. 그들은 경직되고 정형화된 세상에 맞서 싸우고자 했고 험로가 뻔한 상황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며 변화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열정은 그들에게 무기였음이다.

 

세상의 잘못된 질서에 작은 균열을 일으키고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했던 그들,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김점동, 한국 영화의 개척자 나운규, 자유를 꿈꾼 문학소녀 전혜린,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 김수근, 4.19 직후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작가 김승옥 등등 공동체의 사랑과 평화와 행복을 위해 자신들을 기꺼이 내던진 그들의 이야기. 그야말로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이 역사의 물줄기를 어떻게 돌렸는지를 담은 이야기. 강부원의 역사책 너머의 한국 근현대사 기록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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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잊혀진 이름들 평점10점 | g*******s | 2022.05.17 리뷰제목
지금과 같은 살기 좋은 세상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건 분명 아닐 터. 거저 주어지는 건 없다. 누군가는 부조리에, 억압에, 불의에 맞서 싸웠다. 우리 입에 오르내릴 만큼 유명한 사람들 말고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마 더 많을 것이다.이 책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변화를 이끈 25명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가 말했듯 '아무렇게나 잊혀도 무방한 이름은 없
리뷰제목
지금과 같은 살기 좋은 세상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건 분명 아닐 터. 거저 주어지는 건 없다. 누군가는 부조리에, 억압에, 불의에 맞서 싸웠다. 우리 입에 오르내릴 만큼 유명한 사람들 말고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마 더 많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변화를 이끈 25명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가 말했듯 '아무렇게나 잊혀도 무방한 이름은 없다.' 모두 불러주고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다.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자유와 평등, 여성 해방과 노동 해방,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등 추구하는 원칙은 달랐지만 그들에겐 투옥이나 죽음을 불사하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삶의 원칙이 있었다. 그 삶의 가치를 위해 평생 노력했다는 것이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이들의 이름을 한 번 불러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지 못했다고 그들의 발자취가 헛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p.8
이 책은 힘차게 도전하고 세상에 맞서 싸운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지만, '잊힌 존재'들이 '보통의 존재'에게 보내는 일종의 응원과 격려이기도 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세상에 맞선 인물들이 나온다. 1931년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농성을 한 사람이 있다. 일제 강점기 여성 노동자 강주룡이다. 위태로운 고공농성은 사회적 약자들이 목숨을 걸고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투쟁 방법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야만 비로소 세상이 눈길을 보내고 귀를 기울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이 나온 배경도 흥미롭게 읽었다. 이 스토리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김점동이 있었다. 1896년 로제타 여사를 따라 미국으로 유학을 간 최연소, 최초의 한국인이었다. 귀국 후 의료 활동을 쉴새 없이 펼쳤는데 결국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결핵의 가장 큰 원인이 불결한 환경과 영양 불균형인데, 로제타 여사가 캠페인의 일환으로 1932년 크리스마스 결핵 씰을 만들었다. 판매대금은 결핵 환자 치료와 지원에 쓰였다. 학창 시절 의무적으로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위안부 참상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분이 계신다. 매스컴을 통해 이미 알려진 분인데 김학순 할머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허스토리라는 영화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한 여성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그걸 무릎쓰고 목소리를 낸 건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물들에 대해 알아가면서 한국 근현대사도 자연스레 읽힌다. 20세기 한국사에 숨겨진 존재들의 이름을 불러보는 데 의의가 있는 책이다.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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