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한때 책방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진 적이 있다. 아마 읽고 싶은 책 마음껏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지 싶다. 한 때의 꿈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금 책방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마음속으로만 이것저것 따져보지만 그리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알기에 아직도 생각에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방에 대한 글이 보이면 우선 읽고 본다. 다른 책과 달리 저자의 마음에 쉽게 감정이입이 되기도 한다. 글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은 제목에 우선 끌렸다. 책방에 대한 글인지는 알겠는데 왜 '~뎐‘자를 붙였는지 호기심이 들었다. 저자는 책방을 운영하며 다른 사람을 통해 성장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이 책에 담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누군가가 판소리마냥 위로와 공감을 얻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제목을 그렇게 붙였다고 한다.
고향 전주에서 <잘 익은 언어들>이라는 책방을 운영하는 저자는 처음 책방을 열면서 마주친 많은 사연들, 그렇게 오픈한 책방에서 만난 사람들, 책방을 운영하면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일인출판사나 작가와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시간과 불편을 감수하면서 굳이 동네의 작은 책방에서 책을 사고 주문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사람과의 만남에 계산을 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저자가 좌충우돌하면서도 책방지기로써 책을 사러오는 손님과 엮어가는 이야기는 유쾌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책방 또한 생계를 위한 자영업이라는 점에서 그녀의 고군분투는 절로 응원하게끔 만든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온라인 서점의 등장과 함께 오프라인의 대형서점들도 문을 닫게 되었다는 오래전 뉴스를 소환할 것도 없이 동네책방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사회로의 진화는 그런 책방들의 입지를 더욱 좁혀 놓았다. 어쩌면 동네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은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자기만의 특색을 가진 동네 책방의 등장은 책방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제고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 어떤 간절함이 그들로 하여금 동네책방을 열고 운영하게끔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곳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맡으며 아직은 살만한 세상임을 느낄 수 있다면 오히려 동네책방만이 가지는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왜 책방을 하고 싶어 할까’라는데 생각이 미친다. 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業이라는 것을 못 본척하고, 어렸을 때 찾던 동네책방의 모습만을 동경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책방에서 일어나는 동네사람들과 인연은 물론 책방운영에 관한 저자의 조언을 읽으면서 ‘꿈은 꿈으로 남는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다시금 생각해 보기도 한다. 저자를 포함하여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많은 책방지기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나이가 들 수록 여러 제약에 둘러 쌓이게 되면서
내가 결정한 바 대로 인생을 사는게 아니라, 남이 만들어 놓은 바 대로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스스로 내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렸다는 생각과 동시에, 깊은 허무함이 밀려왔다.
굉장히 척박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문화 scene에서,
책방을 시작했고 운영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내 삶의 주도권은 내가 스스로 버린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빠른 시간 내에 "잘 익은 언어들"이라는 책방을 전주 지역의 문화 사랑방으로 키워나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의 우여곡절, 그리고 저자의 인생살이를 읽으며,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처럼, 내가 원하는 것들을 뚝심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용기도 얻었다.
너무 유명한 누군가의 경험이 아니라, 옆집 언니 같이 느껴지는 저자의 이런 경험을 읽고 나니, 나도 충분히 내가 원하는 바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 정체되어 있는 것 같고,
내가 내 삶을 스스로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권한다.
#책방뎐
#이지선작가
#잘익은언어들
#도서출판오르골
위로와 공감의 책방 #잘익은언어들 의 이야기
톨게이트만 보여도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 곳, 전주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콩콩 뛰는 곳, 동네책방
전주와 동네 책방 이야기라니, 이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
작가이자 책방지기의 잘 익은 언어들로 가득찬 그 공간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추억들, 그리고 동년배라면 한 번쯤은 고민했을법한
인생이야기가 담긴 책
책을 보고있노라면, 당장이라도 잘익은언어들로 갈려가
사장님~ 아니 언니!하며 외치며
초면에도 미주알 고주알 한참 이야기 나눌 것 같은
그런 마음이 일렁이는 책
좋은 사람이 많아 힘이 난다는 그녀는
그녀가 좋은 사람이기에, 주변에도 좋은사람이 있음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 :)
특히, 엔젤투자자인 친정아빠의 시점에서 풀어낸
다 큰 딸을 걱정하며, 손수 잘익은언어들 을 지어주신 이야기에서는
눈물이 핑-
모두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즐겁게 버티길 바라며-
우리 함께 잘 익어가요 :)
전주에 가거든 꼭 한 번 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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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벤트를 통하여 도서를 제공받고, 즐겁게 읽은 후 남기는 찐-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