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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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버티기 장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을 위한 열두 빛깔 위로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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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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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Think 1. 사직서를 내던지는 통쾌함보다 절실한 통장잔고를 위하여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8 | 2022.05.15 리뷰제목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던 적이 있었더랬다. 갑갑한 출근길 대신에 집안에서 늘어지게 늦잠을 자면서 하루의 일과를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가 일과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밤늦도록 책읽기와 글쓰기로 하루를 마감했던 시절을 말한다. 그러나 자유로운만큼 돈벌이는 시원치 않았다. 돈을 적게 벌었다는 의미보다는 월수입이 들
리뷰제목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던 적이 있었더랬다. 갑갑한 출근길 대신에 집안에서 늘어지게 늦잠을 자면서 하루의 일과를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가 일과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밤늦도록 책읽기와 글쓰기로 하루를 마감했던 시절을 말한다. 그러나 자유로운만큼 돈벌이는 시원치 않았다. 돈을 적게 벌었다는 의미보다는 월수입이 들쭉날쭉했다는 의미에 가까운 돈벌이였다. 결국 많은 이들과 같이 '코로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직장일'을 하러 다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라는 책제목이 고대로 눈에 꽂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이 '때려치는 법'을 몰라서 직장을 꾸역꾸역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싫어도 싫은 체를 하지 않고 좋아도 미친놈 소리 듣기 싫어서 좋은 체하지 않고 그저 그러고 다니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런 미친놈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힘든데도 '직장'에 출근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카프카의 <변신>에 주목했다. 어느날 갑자기 벌레가 되어버린 주인공도 처음으로 한 걱정이 '지각하면 안 되는데'였기 때문이다.

 

  책제목을 관통하는 메시지에 흥분하는 현대인이 많을 것이다. 나도나도!! 라고 외치며 깊은 공감을 나타낼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어느날 갑자기 아침에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아플 때, 가장 먼저 전화를 거는 곳이 바로 '직장'이고, 가장 먼저 전화를 거는 사람도 '직장 상사'인 현대인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낸 글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당장 직장을 때려치우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속시원한 책이라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해다.

 

  책내용은 오히려 직장일이 지옥같이 느껴지더라도 다시 힘내서 잘 다녀보아요~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다른 것 없다. 아무리 직장일이 힘들더라도 직장을 박차고 나오는 순간 더 큰 어려움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속시원하게 사직서를 상사 면상에 던져버리고 때려치우고 박차고 나오는 순간은 짜릿하고 통쾌할지 몰라도 다음달 월급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없고 '찾으신 돈'에만 수두룩 빽빽한 글이 담겨지는 것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통장잔고가 바닥을 드러내면 갑갑한 출근길보다 더 답답한 생활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나도 한달 평균수입 30만원으로 1년을 버티니 모아두었던 적금통장을 다 깨고 마지막 통장의 잔고가 고갈될 즈음에 한 일이 '알바천국'에 이력서를 남기는 일이었다. 꼴에 논술쌤이라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정도는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써서 면접관들의 극찬을 받는 일은 식은 죽 먹기로 써대곤 했다. 하지만 합격여부는 또 다른 문제였다. 감동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니까.

 

  암튼, 이 책은 '다니던 직장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잘 때려치우는 스킬을 알려주는 내용이 아니라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긍정 노하우'를 선보여주는 책내용이 담겨 있다. 카프카의 <변신>, 사르트르의 <닫힌 방> 등과 같은 고전명작을 소개하면서, 명작 속의 주인공들도 '직장인의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고, '직장인의 애환'을 대신 해주고 있으니, 우리는 그들의 현실을 보면서 '다르지 않다'는 위안을 얻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도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혜를 배우며, 아무리 힘든 직장을 다니더라도 우리들만의 애환을 서로 나누고 공감하면서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노하우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터득해보자고 말하고 있다.

 

  딴에는 '말이야 방구야~'라는 느낌도 들지만, 직접 책내용을 읽다보면 깊은 위로와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라는 공감력을 키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더러운 회사 생활속에서 고작 "버티자!!"라고 얘기하는 셈이긴 하지만, 내가 힘든 이유를 '책속의 책'에서 찾아내고, '나만 힘든 게 아니야'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만으로 사직서를 내기 직전의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쩌면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스킬'이 아닐까? 씁쓸하지만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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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해 평점10점 | s*****1 | 2022.07.12 리뷰제목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소개와 같이 자신의 이야기에 쓸모가 있을 이웃의 생생한 체험담이자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13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용은 일상이야기라 부담없고 가볍지만 가슴속에 주는 메세지는 무겁다. 각 이야기에는 주제에 걸맞는 책을 소개한다. 정확히는 12개의 책과 1개의 애니메이션이다.   눈치 빠른 사람은 책 제목을 보고, 책의 내용이 회사를 다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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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 자신의 소개와 같이 자신의 이야기에 쓸모가 있을 이웃의 생생한 체험담이자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13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용은 일상이야기라 부담없고 가볍지만 가슴속에 주는 메세지는 무겁다.

각 이야기에는 주제에 걸맞는 책을 소개한다. 정확히는 12개의 책과 1개의 애니메이션이다.

 

눈치 빠른 사람은 책 제목을 보고, 책의 내용이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의 이야기임을 감지했을 것이다. 회사에 얽매인 우리 직장인들의 애환과 고민...

책 제목은 콘텐츠 1편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따왔다.

어느날 아침 눈을 뜬 그레고리는 자신이 벌레로 변해 있음을 알게된다. 하지만 벌레로 변한 그의 가장 큰 걱정은 서글프게도 지각이었다.

 

왜 그런 걱정을 해야 하는가라고 묻는 것은 먹고사는 문제로 회사에 매몰된 우리 대다수 사람들에게 불편한 질문이다.

점점 피폐해져가는 자신을 한탄하고 또 분노하며, 가족의 문제들은 세심히 살펴보지도 못하면서 회사의 일을 가정으로 끌고 들어오는 자신.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우리는 모두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리인 것이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묻는다. 인간에게 존재 목적은 있는가 

애초에 존재에 목적이 없다면 벌레로 죽은 그레고리가 가정부에게 그저 치워져야할 물건이듯이 회사에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처리되어야 할 무엇이 아니냐 말이다.

 

인간 존재에 대한 목적을 묻는 것은 실존주의철학자들이 제기한 문제이다.

목적없이 이리저리 휩쓸리며 끝내 처리되어야 물건으로 전락하는 삶이 되기전에, 스스로 존재의 목적을 설정하고 나아간다면 고달픈 직장생활에 의미가 담기지 않겠냐고 변신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묻고 있다.

 

그밖의 11편의 책들도 모두 한번씩 읽어봐야할 필독서 들이다.

각 책에서의 저자의 메시지를 요약해 보자면,,,

 

사르트르 닫힌방>,

타인의 시선에 지배받는 현실. 나의 의지로 살아가지 못하고 타인을 의식하며 내 존재가치를 남이 확인해 줘야 하는 사회. 그곳이 바로 지옥이다.

사르트르는 그래서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얘기한다.

사무실 cctv에 분노한 김과장을 통해 진정한 자유는 자기 생각의 유연성에 있다. 타인의 시선을 벗어나 자유로운 삶것을 강조한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4번째 퇴학을 맞은 홀든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호밀밭에서 아무런 간섭없이 그저 끝자락에서, 절벽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서 있는 파수꾼이 되고싶을 뿐이다.

조직생활에 매몰되어 나를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진정한 자신을 찾을 것을, 진짜 삶의 가치를 찾지 못한다면 삶의 절망으로 우울에 빠질 수 밖에 없음을 경고한다.

승진에 누락된 이차장이 책을 통해 찾은 진실한 삶에 대한 열정을 당신들도 찾을 수 있기를...

 

서모싯 몸 달과6펜스>,

책속의 달나라(이상향), 돈나라(6펜스, 물질을 얽매인 현실) 사람들은 서로을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꿈이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꼭 다른 것을 버리거나 다른 이를 희생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 꿈을 이루어 나갈 수도,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우러진 조화가 있을 수도 있다. 꿈을 쫒는 것과 현실은 양극에 있다는 오해를 버리고 나와 우리속에서 진정한 나다움을 찾아보라.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베트남 공장에서 7년간 생활한 이팀장. 그 사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할 시간을 잃고 다자라, 이젠 아버지라는 존재는 불편함으로 인식되어 있다.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하는 이 시대의 가장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바탕이 무너지면 최소한의 인간의 조건을 갖출수도 없다.

 

하지만 돈만 쫒는 관성에 충족이라는 끝은 없다. 그렇게 다수는 죽음앞까지 질주한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으로 노동, 작업, 행위를 제시하며 단순한 돈을 추구하는 노동에서 자유로운 생각들을 이웃과 나누는 행위로 나아가야 인간의 자유성이 회복된다고 주장한다.

 

이팀장으로 대변되는 이시대 평범한 가장들이 우울한 이유는, 삶의 활동이 그저 경제활동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보다 자유로운 행위로 나아가야 함을 일깨운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경력단절로 고통받는 워킹맘들의 현실. 숙모님의 유산을 통해 명성을 얻게 된 버지니아 울프 자신의 경험을 들어 여성이 지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주장한다.

현실과 직접 대면하여 활기는 넘치는 삶을 영위하라.

 

허먼 멜빌 모비 딕>,

모비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고 복수를 위해 그를 쫒는 에이허브 선장과, 돈과 사람에 속아 삶의 열정을 잃어버린 박대표.

진짜 자신을 물어 뜯은건 자신속 욕망이 아니었을까.

에이허브처럼 한쪽다리를 잃은 분노와 죽음의 공포에도 끝끝내 찾아내고 이겨내야 하는 우리속의 모비딕은 있는가 

돈만이 아닌 사회생활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고래를 가지고 있는지 

반드시 지켜내고 싶은 삶의 가치와 의미가 있는지 

이 책을 통한 저자의 물음은 울림이 되어 메아리친다.

 

마이클 샌덜 공정하다는 착각>,

과연 우리 사회는 공정한가? 낡고 오래된 질문이다.

하지만 해결하지 못한, 어쩌면 사피엔스의 종말을 고하는 날까지 난제로 그저 남아 있을 물음인지도 모르겠다.

 

장하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한탕주의로 돈을 날린 파이어족을 꿈꾸던 양대리가 본격적인 경제학 공부를 위하여 이책을 펼쳤지만, 주식투자에 전혀 도움안되는 내용에 책을 집어 던지고 만다.

가상의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자본주의 역사와 우리나라 산업화의 과정을 배우게 된다.

 

산업혁명이후 자본주의 급성장 시대에 평균수명 17세의 노동자들, 4-5세 유아노동, 수백명이 써야 하는 화장실 등. 이런 지옥을 우리는 1970년대 대한민국에서도 목격하게 된다.

경제학은 돈만 추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불평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가? 즉 윤리의 문제, 정칙적 문제와 구별해서 생각할 수 없다.

사회와 국가가 옳다고 믿고 생산한 좋은 것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경제학이 뒷받침해야 하는 것이다.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회사에 충성을 맹세한 백사원은 대리점주들에 대한 회사의 갑질로 악화된 사회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보고 준비를 한다. 고민 끝에 ESG 전문가를 통해 변명을 추찬받아 읽고 나서,,,

 

음미하고 검토하는 삶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러한 가치추구가 소크라테스가 주장한 나와 이웃에 대한 덕을 드높이고, 약자의 것을 빼앗으려는 악마성을 막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과연 현실에서 백사원처럼,,,

기획 발표를 미루고 대리점주들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먼저 들으라고 회사에 일갈할 수 있을까 

자기 삶을 음미하지도 못하고, 검토할 여유조차 없이 존에 쫒기고 일상에서 발생하는 고민과 고충에 치이며, 그저 오늘 하루를 무사히 때웠음에 안도하며 하루를 마감해야 하는 가련한 삶인 처지에...

 

헤르만 헤세 데미안>,

회사부품으로 살아감을 느끼는 차대리.

좋은 것을 자신에게 줄 수 없는 사람은 언제나 두렵다. 자신의 가치를 다른 사람이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곤 그를 자신의 주인으로 삼아 자발적 노예가 된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주는 단 한사람. 그 귀한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혔다.

 

이제 비교, 평가, 책임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안에 존재하는 것에 집중하며 삶의 에너지를 느끼라.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개성을 온전하게 가꾸고 지켜내는 일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퇴사한 선배의 죽음을 통해 톨스토이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통해 던지는 죽음의 의미를 되새긴다.

우리는 죽음이 남의 일인 것 마냥 살아가지만 우리 모두는 하루를 살아내면 하루가 죽어가는 삶을 살고 있다. 삶과 죽음은 한 몸인 것이다.

언젠가, 아니 곧 눈앞에 닥쳐올 죽음. 죽음은 적도 공포도 아닌 삶을 진실하게 만드는 친구이자, 인간에게 의미와 가치라는 삶의 이유를 만들어 주는 존재인 것이다.

죽음을 통해 삶의 이유를 가치를 떠올려 보라...

 

그리고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짱구아빠를 통해 바라 본 그우리시대 가장의 숙명.

작품속 짱구아빠는 꿈은 도망가지 않는다는 말을 통해 희망을 주고, 악당들 앞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사라질 것들을 위해 애써온 삶을 돌아보는 고부장은 짱구아빠가 들려주는 말들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이 책은 우리시대 직장인들의 이야기다. 내 옆의 이야기이자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 이다. 12편의 책과 1편의 애니메이션 소개를 통해, 진정한 나를 찾고 참된 삶의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하면 직장생활이 삶이 결코 우울하거나 헛되지 않을 것이라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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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생계형 임금노동자의 하루 평점10점 | s******5 | 2022.05.10 리뷰제목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 버티기 장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을 위한 열두 빛깔 위로와 공감 _박윤진 / 한빛비즈         5월 8일(일요일) 어버이날이라고 딸 부부, 손주들이 집에 왔다. 6살짜리 남동생이 장난감을 갖고 노는 사이(할애비가 놀이친구이다) 심심해진 초딩 3년 손녀가 자판연습을 하고 싶단다. 서재에 데리고 들어가서 컴을 쓸 수 있도록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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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버티기 장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을 위한

열두 빛깔 위로와 공감 _박윤진 / 한빛비즈

 

 

 

 

58(일요일) 어버이날이라고 딸 부부, 손주들이 집에 왔다. 6살짜리 남동생이 장난감을 갖고 노는 사이(할애비가 놀이친구이다) 심심해진 초딩 3년 손녀가 자판연습을 하고 싶단다. 서재에 데리고 들어가서 컴을 쓸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고 나왔다. 시간이 좀 흐른 후, 폰 때문에 서재로 들어갔다. 서재 독서대엔 바로 이 책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손녀가 자판연습 중 할아버지가 무슨 책을 보시나 궁금해서 들여다봤던 모양이다. 초딩 3년 손녀딸 하는 말 들어보소. “할아버지도 이런 책 보셔요?” (아니, 이런 책이라니?) “, ?” “아니, 그냥요내 손녀는 이 책을 왜 이런 책이라고 했을까? 궁금해서 더 이야길 하고 싶었는데, 손주가 할아버지~하고 찾는 바람에 서재를 나왔다. 그리고 그 이후엔 서로 잊었다. ‘이런 책이야기를...

 

 

암튼 이 책은 이런 책이다. 이 책엔 12인의 생계형 임금노동자의 일상이 담겨있다. 저자는 답도 없이 힘들고 괴로운 직장인들의 일상에서 탈출구를 열어준다. 그 열쇠는 이다. 덕분에 저자가 소개하는 책들을 다시 음미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 박윤진 작가는 가늘고 긴 23년 차 회사원이라고 한다. ‘어쨌든 저자 역시 회사생활이 꼬이면서 몸과 마음이 적잖이 아팠다고 한다.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독서모임과 철학공부(철학박사과정을 수료했다고 한다)덕분에 몸과 마음에 두꺼운 골판지 몇 장을 덧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회사에 왜 다니냐?”라고 물으면 열이면 열 모두 돈 때문이라고 한다. 대부분이 그렇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한 회사 생활인지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아무 미련 없이 안녕~하고 떠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때론 이 과정도 생략한다). 물론 돈이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직장생활에서 돈 빼면 뭐가 남는가? 그것이 내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직장=으로 등식을 만들어놓으면 참 기분이 거시기하다. 이 책 제목에 나오는 벌레와 표지 그림을 보면 떠오르는 책이 있다. 맞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다.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린, 이 어이없고 억울하고 황당한 현실에 그레고리 잠자는 지각을 걱정한다. 지각해서 팀장한테 깨질까봐 그것부터 걱정한다. 그런데 어쩌다 잠자는 벌레가 되었을까? 부모와 여동생까지 먹여 살려야만 했던 잠자는 차라리 내일 걱정 없는 벌레가 되고 싶다고 기도했을까? 기왕에 벌레가 되었으면, 날개라도 달린 벌레가 되었다면 좋았을 것을...변신과 함께 하는 현실의 주인공은 회사 생활 7년차 최 대리이다. 턱없이 올라버린 아파트값에 부부는 일찌감치 서울을 포기했다. 아웃 서울에서 왕복 3시간 10분 걸리는 출퇴근길은 몸은 물론 영혼까지 털리고 있다. 최 대리도 지각을 걱정한다. 그 상황에도 최 대리는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리 잠자를 측은지심으로 바라본다. “내가 누구인지라는 질문에 정답이 있을까? 사실 정답이 있건 없건, 최 대리는 벌레로 변하기 전에 함께 사는 가족들을 조금 더 아끼고 사랑하고 싶어졌다. 변신을 읽으며 만들어진 불안한 질문들 속에서 최 대리는 신기하게도 삶의 방향감각을 회복하고 있었다.”

 

 

현재의 대한민국, 이 사회는 공정한가? 공정도에 대한 설문을 봤던가? 기억에 없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어떨까? 아마도 상당히 많은 퍼센트가 공정하지 않다로 찍을 것 같다. 결코 공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공정하다고 할 것이다. 출발선에서부터 부정을 저지른 사람들이 자기가 빨리 나간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늦은 것이라고 큰소리친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들여다본다. “재능과 노력을 보상하는 체제라고 생각하는 건, 승자들이 승리를 오직 자기 노력의 결과라고, 다 내가 잘나서 성공한 것이라고 여기게끔 한다. 그리고 그보다 운이 나빴던 사람들을 깔보도록 한다(...) 정상에 오른 사람은 자신의 운명에 대한 자격이 있는 것이고, 바닥에 있는 사람 역시 그 운명을 겪을 만하다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손에든 이는 입사 18년차 김 과장이다. 고졸이라는 입장 때문에 회사에 그 누구보다 몸과 마음을 갈아 넣었건만, 회사 최초 여성 유학파인 막내가 김 과장한테 신문 배달을 더 못하겠다고, 그 시간에 좀 더 전문적인 일을 하기 원한다고 항의하면서, 김 과장 가슴에 못을 박았다. “제가 고졸인가요?” 신문배달이 김 과장 손에 닥친 무렵, 마이클 샌델의 책을 읽으면서 힘을 얻는다. 방향감각을 찾는다. 총무팀장에게 몇 가지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면서, 회사의 임금 보상 규정에서 학력에 의한 차별 내용 삭제를 요청한다. 김 과장의 말을 차분히 듣고 있던 총무팀장은 다음 달에 예정된 임원 회의에서 김 과장이 제기한 문제들을 제1 안건으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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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g********r | 2022.05.09 리뷰제목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 공간, 남에게 불릴 이름이 필요 없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나의 이름표를 떼어내고 사회적 가면을 벗고 나와 내가 순수하게 마주하는 텅 빈 공간. 그 공간이라면 누구나 추구하는 자유의 공간인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놓고 더이상 다른 사람들과 거래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 인간의 원초적 자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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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 공간, 남에게 불릴 이름이 필요 없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나의 이름표를 떼어내고 사회적 가면을 벗고 나와 내가 순수하게 마주하는 텅 빈 공간. 그 공간이라면 누구나 추구하는 자유의 공간인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놓고 더이상 다른 사람들과 거래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 인간의 원초적 자유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p.36)

 

불과 6개월 전이라면 나는 이 책을 꽤 불편한 마음으로 펼쳤을지도 모른다. 벌레가 되어도 출근을 해야 한다니.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신파다. 그러나 나는 휴직러. 1의 부담도 없이 이 책을 펼쳤다. 심지어 이 책을 읽으며, 몇 달간 견고히 다져온 퇴직의 꿈을 굳히기까지 했으니 나는 얼마나 안쓰러운 직장인이었던가. 아, 이 말을 듣고 책을 덥석 짚지 못할 직장인이 있다면 안심해라. 이 책은 퇴직을 종용하지 않는다. 가늘고 긴 직장생활을 하며 아팠던 몸과 마음을 달래는 사유의 과정이니 부디 그대들도 이 책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기를. (심지어 작가님도 나처럼 책을 읽는 것만큼 사는 것도 좋아하신다니 더욱 추천하고 싶다. 일단 사세요. 까르르)

 

가식적인 삶과 순수한 삶 사이에서의 비틀거림. 홀든의 우울은 그런 아찔하고 까마득한 갈림길 앞에 놓인 사람이 느낄 현기증 같은 게 아닐까. (...) 자신이 가야 할 길은 분명했지만 마치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전혀 모르는 사람인 척 발만 동동거렸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p.68)

 

휴직 즈음의 나를 본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 소리겠지만, 나는 내 일을 사랑했다. 그러니 한 자리에서 10년을 넘게 근속했을 것이고, 그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부당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했을지도 모를 도로를 깔고 집을 짓는 회사에서 꽤 인정을 받으며 근무할 수 있었겠지. 분명 나의 우울감과 지침은 한순간에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저 나조차 모르는 척 지내왔을 뿐, 차곡차곡 거의 매일 쌓아온 것들이 한순간에 터져버린 것이었다. 건강에도, 정신에도. 

 

12권의 책과 1개의 애니메이션을 빌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책은 구절구절이 내 이야기 같았다. 승진 누락으로 밀려온 우울감, 취미고 성격이고 사라진 직장생활, 회사의 부품이 된 듯한 느낌, 심지어는 직장 스트레스로 가족에게 화풀이하는 미친 용기까지.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끄덕임과 반성을 번갈아 하며 속이 시원하기도 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온 것들을 다소 충동적으로 터트리고 휴직을 시작한 내가 느꼈던 것은, 속시원함보다는 회사에 가지 않아도 큰일이 나지 않는다는 놀라움이었다. 나도 회사도 너무나 일상적이라 사실은 적잖이 놀랐다. 이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그렇게 목숨 걸듯 열심히 일하진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때 이 책을 보았더라면 벌레처럼 악착같이 버티지는 않았을 텐데. 

 

그러나 솔직히 지금 당장은 걱정이 없지만, 금전적인 문제나, 집에서 무료함을 느낄 때 나는 한 번쯤 퇴사를 결심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누구라도 과도한 업무량, 부당한 지시사항, 차별 등의 문제에 흔들리면서도 그만두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하기로 하고, 나는 나의 결심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것이 내가 할 최선이다. 

 

행여나 당신도, 6개월 전의 나처럼 마음이 휘청거린다면 자신의 마음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도 된다. 나처럼 회사를 박차고 나와도, 정말 대단히 큰일 나지는 않는다는 거다. 원래 '해결'은, '사고' 친 뒤에 하는 거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아직은 버틸 수 있을 만큼만 휘청거리고 있다면, 이 책처럼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 그것은 책이어도 되고 아니어도 된다. 더러운 회사생활이지만 아름다운 월급봉투가 있지 않은가. '예방'은 사고 치기 전에 하는 거니, 이 책은 당신의 퇴사예방서가 돼줄 거다. 예방할 생각이라면, 더 많이 금 가기 전에, 서둘러 외양간을 고칠 것! 이 책을 망치 삼아. 

 

아, 그나저나 아직도 안 자고 이 리뷰를 읽고 있는 당신! 

“내일 월.요.일 이야. 심지어 연휴 뒤 월요일!” (휴직자의 여유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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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린 무엇을 위해 사는가 평점10점 | d*********3 | 2022.05.19 리뷰제목
먼저, 제목에 속지 마시라. 이 말부터 전하고 싶다. 어딘가 많이 본 듯한 이 익숙한 뉘앙스의 제목은 이 책을 그저 직장인의 고충을 토로하는 에세이 정도로 생각하게 만들기 쉽다.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그 유명한 베스트셀러 에세이집이 생각난 사람은 나 뿐이려나?속세에 찌들어버린 듯한 제목과는 달리, 놀랍게도 그 내용은 ‘나’를 찾아가는 인문학적 사유의 여정이다. 숱한 고전
리뷰제목

먼저, 제목에 속지 마시라. 이 말부터 전하고 싶다. 어딘가 많이 본 듯한 이 익숙한 뉘앙스의 제목은 이 책을 그저 직장인의 고충을 토로하는 에세이 정도로 생각하게 만들기 쉽다.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그 유명한 베스트셀러 에세이집이 생각난 사람은 나 뿐이려나?

속세에 찌들어버린 듯한 제목과는 달리, 놀랍게도 그 내용은 ‘나’를 찾아가는 인문학적 사유의 여정이다. 숱한 고전을 비롯한 여러 명저의 내용을 현실적인 삶의 문제에 적용해 풀어낸다.(책을 소개한다는 점에서는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를 좀 닮았다!)

제목과 딱 들어맞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부터 시작해,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거쳐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이르기까지…수많은 명저의 내용을 다루며 사회생활과 개인의 삶 간의 괴리에서 나오는 문제를 파고든다.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의 끝에 다다르는 결론은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한다. 그건 어쩌면 ‘나’에게로의 회귀일지 모른다.

우리는 사회생활에 얽매이고, 평판에 발목 잡히고, 남들 시선에 움츠러들고, 스펙에 제 발 저린다. 밥이라도 벌어먹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부당한 요구에도 찍 소리 못한다. 생각하는 법을 잊고, 묵묵히 시키는 일만 반복한다. 양심이라는 단어는 사장된 지 오래다.

그런 현실을 바라보며, 저자는 열두 가지 이야기의 형식을 빌려 우리 삶의 이유, 목적, 그 본질을 나의 외부에서 찾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직장에서의 평판, 위신, 인사고과나 급여 등…그런 것들이 나의 삶을 규정할 수는 없다. 그야 당연하다. 우리는 회사의, 국가의, 사회의 노예가 아니니까. 나의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고, 나에 의해 규정되고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책 속의 열두 가지 이야기는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그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라는 말을 전한다.

과연 우린 무엇 때문에 이렇게도 맹목적으로 살아가는 걸까. 벌레가 된다 해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출근을 생각할 정도로 직장생활에, 사회생활에 얽매여 있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것이 과연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이었을까? 끊임없는 질문과 고민을 통해 다시금 우리 삶의 본질, 그 진정한 목적을 찾아가는 여정에 나서 보는 것은 어떨까?

벌레가 되어버린 그레고르로 남기보단, 내 안의 데미안을 따라 나서는 것도 나쁘진 않을 터다. 퍽퍽하고 무뎌진 일상, 무엇을 위해서였는지도 모르는 사회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정말 나다운 것, 나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이 책과 함께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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