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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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리뷰 총점 9.5 (3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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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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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방학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r******7 | 2022.04.13 리뷰제목
『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방학            최설 장편소설/ 마시멜로(펴냄)           신춘문예 당선작이 책으로 바로 나오다니 작가 본인에게는 정말 영광일 것이다.       책표지의 작가님 사진을 보고 어딘가 아픔이 와닿았는데 그 이유는 책 마지막 작가 후기에서 알 수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방학에 주인공 건수는 학교 대신 병원으로 향한다. 아빠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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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방학 

 

 

 

 


 

최설 장편소설/ 마시멜로(펴냄)

 

 

 

 

 

신춘문예 당선작이 책으로 바로 나오다니 작가 본인에게는 정말 영광일 것이다.

 

 

 

책표지의 작가님 사진을 보고 어딘가 아픔이 와닿았는데 그 이유는 책 마지막 작가 후기에서 알 수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방학에 주인공 건수는 학교 대신 병원으로 향한다. 아빠와 같은 폐결핵 진단을 받았고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방학'을 떠올리면 즐거운 이미지인데 건수의 방학은 아프기만 했다.

 

 

 

3년 만에 다시 만난 아빠와의 대화는 담담했다. 

"소설가 김유정, 프란츠 카프카, 안톤 체호프 그들과 우리의 공통점은?"

"왜 몰라? 다 우리랑 같은 병으로 죽었잖아...."

 

 

그리고 며칠 뒤 죽은 아빠를 새엄마와 동생 건우가 와서 모셔간다. 혼자 남겨진 건수에게 강희가 찾아온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한 쪽 부모의 부재와 불치병이라는 ...

 

 

 

 

 

 


 

 

소설가 지망생인 엄마가 쓰고 있는 작품을 위해 병원 내 공소에 몰래 들어가는데 수녀님으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슈퍼결핵 환자를 위한 신약이 나왔고 지금 그 대상자를 뽑는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그림의 떡일지도 모른다. 신약의 값은 너무나 비쌌기 때문이다. 건수는 신약 임상시험 대상자에 통과되었고 이제 남은 강희는 어떻게 될까? 

 

 

 

죽음을 앞둔 소년의 이야기이지만 소설가의 문체는 담담했다. 작가 본인의 경험에서 반추한 내용이라고 한다. 소설의 초고는 무려 2009년에 썼다고 한다. 작가 본인도 듣는 약이 없어 죽음을 앞두고 있었고 세상에 소설 한 편쯤 남기고 싶어 쓴 소설이다. 운 좋게도 임상시험 대상자가 되었고 덕분에 신약을 먹게 되었다. 생생한 경험에서 나온 소설이라 감동이 더 크다. 

 

 

 

 

 

 

 

 

소년의 2년 140일간의 스토리, 같이 맥주를 마시고 형들이 의사 몰래 담배 피울 때 망 봐주던 일, 수녀님과 간호사의 대화, 그리고 매점 할머니까지... 주변 인물들 역시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하다.

 

 

 

작가 본인이 병 투병 중일 때 삼십 대에 쓴 이 소설, 이제 작가는 사십 대가 되었다. 다음에는 더 잘 쓰겠다는 「작가의 말」 내용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았다. 가슴 먹먹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누구보다 글에 진심인 작가의 마음을 나는 읽을 수 있었다. 고마워요 견뎌줘서 그리고 이렇게 써줘서.... 다음 소설도 건강히 잘 써주세요. 부탁입니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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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병으로 세상을 읽어보려 한 한때의 기록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22.04.12 리뷰제목
김건수.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다. 중학생 나이에 다시금 들어와 불치의 시한부 진단을 받았지만, 운좋게 신약처방을 받고서  희망없던 그는 결국 살아남는다.   대부분 소설로써 실려있다.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의 어떤 것들은 소설의 줄거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기에 자신의 일이지만 마치 제3자의 일인 듯 우회적으로 여러가지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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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수.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다.

중학생 나이에 다시금 들어와

불치의 시한부 진단을 받았지만,

운좋게 신약처방을 받고서 

희망없던 그는 결국 살아남는다.

 

대부분 소설로써 실려있다.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의 어떤 것들은

소설의 줄거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기에

자신의 일이지만 마치 제3자의 일인 듯

우회적으로 여러가지 지난 일들을 회상하면서,

독자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하게 만든

마무리 소감을 실어 놓음으로써 이를 통한

전후 사정을 어렴풋이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책의 제목이 방학인 건,

중학교 나이에 시작된 주인공의 투병생활이 

어느새 거의 성인기에 접어들 때까지 이어지면서,

그의 동생이 그런 형의 기간들을 

방학이라 표현하는 그 부분에서 

책제목도 정확히 이해될 수 있다.

 

어찌보면 저자가 말했듯

이 책이 한권의 소설로 

좀더 다듬어져 재탄생 할 수 있었던 건,

저자가 어찌됐건 소멸이 아닌

소생으로 다시 이 자리에 섰고,

현재의 결과물로써가 아닌

이보다 더 좋은 글을 들고

독자들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장담을 해줄 수 있는

성인이 됐음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 느꼈다.

 

줄거리 속 주인공은 어찌보면 꽤나 밉상이다.

세상을 염세적으로 보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하루하루를

그 나이 그 감성에 맞게 단순하게 보며,

호의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고

실망은 보다 삐뚠 마음을 가져도 되는

유발점이나 되는 듯 분석되는

실망의 과정과 가정사를 거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 듯 보여주니까.   

 

그냥 책만의 분위기만 따르자면

예절이나 밝은 희망 같은 건,

건강한 신체였을 때나 가능한 정의다.

먼저 같은 병으로써 같은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주인공 아버지는

명언은 아니지만 명언같기도 한

또는 유언같기도 한 이 말을 해줌으로써

이를 깊이 각인한 건수를 빌어 

밉상처럼 보이는 그 많은 그의 행동들이

누군가를 향한 솔직한 감정표현임을

부담스럽지 않게 인정해 볼 수 있게

책은 많은 부분 보여준다.

 

그러다, 종교적 인내심인지

아님 내추럴 본 인내심인지 모를

수녀님의 등장에서 부터,

조금씩 똑같은 반복같은 병원 속 생활에

다른 기대가 가능하게 된다.

순수한 듯 농담인 듯 다가서는 수녀의 모습은 

건수의 성장기 속 필요했을 어른의 모습이었다.

거기에 정말, 말 그대로 

동병상련의 또다른 등장인물인 

3살위 소녀 강희와의 관계 속에선,

그저 폐쇄병동 같은 한 곳에서의 생활을

좀더 입체적으로 느끼게 만들어주고

실제 주인공이 그런 경험을 했음도

이 소설이 가진 플롯 안에서 보여준다.

그러고보면 자판기 할머니도 그러했고.

 

2차 약도 듣지않는 슈퍼 보균자.

그런 이들에게 신약은 

어찌보면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

게다가 그 약을 사먹을 수 있게

성당을 다니면 준다던 6만원의 보조도 

이를 도와줄 수 있을거 같아 희망인데,

6만원을 주냐 안주냐로만

의심하던 건수의 내면과 반하여,

1알에 6만원이라는 비보험의 현실이

자신의 상황을 정리하며 바라보는

건수의 공격성에 순간 스스로 

입을 다물게하는 멍함으로 다가선다.

 

책의 목차는 날짜다.

즉, 병원에서 머물렀던 날짜들.

일기같은 그 날의 기록이 아닌

일수들의 집합만이 지난 시간들을 모은다.

그 기간들은 건수와 최설에겐 방학이었다.

 

저자가 처음 이 책을 썼을 땐

김건수란 이름은 없는 책을 썼다 한다.

지금은 이렇게 그 소년의 이름을 지어줬지만.

아마 이름없는 그저 기록으로

남게 될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렇게 살아남음으써

그 실존의 경험을 투영한 소설 속 소년에게

최설은 건수라는 이름을 주었다

자신이 투영된 무명씨에게

결국 김건수라는 이름을 선사해 준

저자의 다음 작품도 꼭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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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방학 평점10점 | d**********8 | 2022.04.12 리뷰제목
건수의 방학은 내가 아는 방학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어떤 약도 듣지 않는 병에 걸린 건수의 방학은 기약 없는 입원이였다. 이야기 속 건수처럼 모든 약에 불응인 슈퍼결핵에 감염되었던 최설 작가 본인이 직접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씌여진 방학은 읽기 전부터 마음을 콕콕 찌르는 뭔가기 있었다.   OECD 가입국중 결핵 발생률 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아직도 결핵 후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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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의 방학은 내가 아는 방학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어떤 약도 듣지 않는 병에 걸린 건수의 방학은 기약 없는 입원이였다.

이야기 속 건수처럼 모든 약에 불응인 슈퍼결핵에 감염되었던 최설 작가 본인이 직접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씌여진 방학은 읽기 전부터 마음을 콕콕 찌르는 뭔가기 있었다.

 



OECD 가입국중 결핵 발생률 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아직도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만큼 이야기속 결핵 환자들은 연령대도 다양했고 죽는 사람도 참 많았다.

나와 몇살 차이 안나는 작가는 어린 나이에 죽음에 직면해 하루하루를 살아서 인지 또래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개구쟁이 같은 모습은 없고 냉소적이였다.
그러던중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강희를 만나게 되고 신약 임상실험에 건수 혼자 참여하게 되면서 잔잔하기만 했던 건수의 병원 생활에 파도가 치기 시작했다.

건수는 어떤 선택을 하고 건수와 강희의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까?

그렇게 여러가지 일들을 겪는 2년 140일의 긴 병원생활 이야기와 아직 끝나지 않은듯한 이야기를 읽으며 가족과 건강, 그리고 사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방학은 어떤 의미인지도...

 




작가가 직접 겪었던 이야기 라는걸 미리 알아서 인지 문장부호 하나도 허투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괜히 혼자 울컥 하기도 하고 어둡게 느켜진 병실 분위기에 맘이 아프기도 했다.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결핵이 꼭 요즘의 코로나 19와 비슷하기도 하고 건수가 치킨을 주문해 병실 사람들과 함께 먹는 모습이나 설탕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자꾸 눈 앞에 그려지기도 하는 등 감정 이입은 역대급 이였다.

어린나이.
늘 죽음을 옆에두고 살았던 건수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택했을 선택은 과연 무엇이였까?!


"건강하면 착해지기도 쉽지." - 45p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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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방학의 끝에는 개학이 있다 평점7점 | r*********s | 2022.04.12 리뷰제목
아무렇지 않는 듯 팬데믹의 시대를 살아간다. 누구나 한 번은 통과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정도다. 외부와의 단절과 자가격리가 끝나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누군가는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누군가는 심한 후유증을 앓는다. 병은 공평하지 않아서 특정한 누군가에게 찾아온다.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의학은 과거에 비해 놀라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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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는 듯 팬데믹의 시대를 살아간다. 누구나 한 번은 통과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정도다. 외부와의 단절과 자가격리가 끝나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누군가는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누군가는 심한 후유증을 앓는다. 병은 공평하지 않아서 특정한 누군가에게 찾아온다.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의학은 과거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으니까. 그럼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병은 너무 많고 그로 인해 생을 마감하는 이도 적지 않다. 과거에는 더욱 그러했다. 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최설의 장편소설『방학』은 과거 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병을 소재로 다룬 소설이다.

 

주인공 건수는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교가 아닌 아빠가 있는 병원에 간다. 병문안이 아닌 아빠와 같은 병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한 것이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병원에 입원한 어떤 환자는 1차 약을 일정 기간 복용하면 바로 퇴원하지만 어떤 환자는 2차 약을 먹으며 지낸다. 건수와 아빠는 어떤 약도 듣지 않는 상태로 심각한 상황이다. 같은 병실을 쓰던 환자의 죽음을 마주하고 끝내 아빠도 건수의 곁을 떠난다.

 

소설의 제목인 방학은 입원을 말하는 것으로 건수의 방학은 언제 끝이 날지 알 수 없다.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약을 먹고 검사를 받고 병원을 벗어나지 않는 지루한 일상이 반복된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고 아빠의 투병 생활을 지켜본 탓일까 건수에게는 어떤 희망도 남아 있지 않다. 소설을 쓰는 엄마가 등단을 하기를 바랄 뿐이다.

 


 

소설은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건수의 동선에 따라 진행된다. 병실, 간호사실, 매점, 자판기, 성당, 본관, 별관, 지하의 장례식장. 건수가 만나는 이들도 제한적이다. 간호사, 같은 병실의 환자, 신부, 수녀, 매점 할머니, 그리고 얼마 전에 엄마를 떠나보낸 강희. 성당에 간 건 간절한 기도가 있어서는 아니다. 피아노가 있어서다. 성당에서 강희의 간절함을 보게 된 건 우연이었다. 건수는 그런 강희의 모습을 볼 때마다 모른 척했다.

 

새로운 치료제가 나오고 환자들은 술렁인다. 약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면 모를까. 건수는 기대 따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기회가 건수에게 왔다. 건수는 몰래 신약의 반을 강희에게 준다. 생과 사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약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걸 강희에게 건네는 마음은 무엇일까. 그건 사랑이라고 불러도 좋을까. 강희의 말처럼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닐 텐데.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는 거야. 너무 빠르게 흐르니까. 가슴 안에 들어 있는 것 중에선 폐 말고는 신경을 잘 못 쓰게 돼. 그러니 자기 마음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잘 느끼지 못하는 거지.” (213쪽)

 

2년 140일까지 이어진 방학 동안 건수가 경험한 감정은 성장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건수는 이별, 상실, 고통을 지나쳐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소설은 성장소설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건수에게는 방학이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소설을 우울의 늪으로 상상하면 곤란하다. 건수가 냉소적이지만 비관적인 건 아니니까.

 

길고 지루하고 힘든 투병생활을 다루고 있지만 깊은 슬픔과 절망의 분위기를 찾기는 어렵다. 병원 생활에 익숙해진 환자들의 특유한 유머와 그들만의 단단한 연대가 돋보일 지경이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방학’이라는 제목은 훌륭하다. 우리 삶에서 때로 잠깐의 방학은 필요하니까. 강제적 방학일지라도 반드시 개학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어떤 형태로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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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방학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a*****7 | 2022.04.26 리뷰제목
아픈 건 너무 싫어요. 하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아무리 싫어해도 떼어낼 수 없으니 괴로운 거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던데 진짜 그럴까요. 정말 맞다면 병원에 아픈 사람들은 죄다 성숙했다는 뜻인데, 제가 겪어본 바로는 아닌 것 같아요. 도리어 아픔이 지속되면 그 고통 때문에 삶의 의지마저 꺾이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피하고 싶은 고통을 피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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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건 너무 싫어요. 하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아무리 싫어해도 떼어낼 수 없으니 괴로운 거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던데 진짜 그럴까요. 정말 맞다면 병원에 아픈 사람들은 죄다 성숙했다는 뜻인데, 제가 겪어본 바로는 아닌 것 같아요. 도리어 아픔이 지속되면 그 고통 때문에 삶의 의지마저 꺾이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피하고 싶은 고통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삶이라면, 잘 산다는 건 주어진 고통을 잘 견뎌내고 있다는 의미일까요. 이 소설은 시나브로 마음을 아프게 만드네요.

소설 《방학》의 주인공 김건수는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끝나는 날, 병원에 입원했어요.

" 1일

오늘 방학이 끝났다. 하지만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대신 아빠가 살고 있는 병원에 왔다.

아빠가 보고 싶어서 온 것은 아니다. 나는 아빠와 같은 병에 걸렸고,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온 것이다." (9p)

오랜 만에 만나는 아빠는 병동 앞마당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 위로는커녕 "시끄러. 안 죽어."라고 말했지만 며칠 뒤 조용히 홀로 떠났어요. 아빠가 소개시켜준 친구들이 있는데 모두 남자예요. 바로 김유정 씨와 프란츠 카프카 씨, 안토 체호프 씨의 책들, 이미 엄마의 책장에 꽂혀 있어서 잘 아는 사이라는 건 아빠한텐 비밀이에요. 근데 아빠는 건수가 몰랐던 사실을 알려줬어요. 걔들의 공통점... "왜 몰라. 나랑 네가 답인데. 다 우리랑 같은 병으로 죽었잖아." (16p)

건수와 아빠를 괴롭히는 병이 뭔가 했더니 그 어떤 약도 듣지 않는 슈퍼결핵이라고 불리는 다제내성 결핵이래요. 내성이 생긴 결핵균이라 일반 결핵약으론 치료가 안 되기 때문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대요. 세상에나, 결핵 사망은 옛날 얘긴 줄 알았는데 좀 충격이네요.

그러니 건수의 충격은 오죽했겠어요. 아예 처음부터 슈퍼결핵에 걸려 손쓸 수 없는 상황에서 2차약으로 버티고 있으니, 그래서 어린애처럼 굴다가도 돌연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나봐요.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되지 않는 상황이 얼마나 답답할까요.

여기에 하나 더, 건수를 고민에 빠뜨리는 일이 생겼어요. 건수보다 세 살 많은 강희는 첫만남은 별로였지만 조금씩 친해졌고, 아니 훨씬 가까워진 탓이에요. 반쪽의 알약, 그 진심을 강희는 알아줄까요. 무엇보다도 그 마음은 사랑일까요.

어쩜 이토록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이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묘사되었는지 놀라웠는데, 최설 작가님의 자전적 경험이라고 하네요. 건수와 똑같은 상황에서 그냥 죽기는 아쉬워서 세상에 책 한권을 남기려고 첫 장편을 쓴 거래요. 드디어 기나긴 방학을 끝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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