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미리보기 공유하기

파이 이야기

리뷰 총점 9.1 (372건)
분야
소설 > 영미소설
파일정보
EPUB(DRM) 24.23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용안내
TTS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98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고난에서 샘솟는 희망의 상상력 평점8점 | s*****7 | 2004.11.08 리뷰제목
당신이 만일 뱅갈 호랑이,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 각각 한마리와 함께 태평양 한가운데 구명보트위에서 누군가에게 구조되기를 바라고 있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게다가, 며칠후 얼룩말, 오랑우탄 그리고 하이에나가 차례로 죽고, 200 킬로그램의 뱅갈 호랑이가 227일간의 표류동안 당신의 유일한 동반자라고 한다면? 노인과 바다, 파리대왕 그리고 로빈슨 크루소 등의 생존을
리뷰제목
당신이 만일 뱅갈 호랑이,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 각각 한마리와 함께 태평양 한가운데 구명보트위에서 누군가에게 구조되기를 바라고 있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게다가, 며칠후 얼룩말, 오랑우탄 그리고 하이에나가 차례로 죽고, 200 킬로그램의 뱅갈 호랑이가 227일간의 표류동안 당신의 유일한 동반자라고 한다면? 노인과 바다, 파리대왕 그리고 로빈슨 크루소 등의 생존을 위한 모험 소설과 마찬가지로 Life of Pi는 불굴의 인간 영혼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독창적인 서사구조와 에피소드로 왜 우리가 때로는 이가 갈리는 이 치욕의 삶을 계속해서 살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찰의 기회를 갖게해줍니다. 소설은 작가가 여행 중 우연히 듣게 된 원주율 기호 파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도 소년의 이야기로, 신에 대한 의지와 믿음을 전제로 시작하여 상상력없이는 이 절박한 현실에서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곤 부질없는 꿈일 수밖에 없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간디가 말한대로 "All religions are true" 라는 신에 대한 보편적 사랑을 믿는 파이는 힌두교,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를 동시에 믿게 되지만, 편견에 가득찬 어른들에게는 걱정거리가 될 뿐이죠. 하지만 이런 다양한 종교로 무장된 파이가 맞닿뜨린 시련은 인간의 삶에 무심한 식욕만이 왕성한 뱅갈 호랑이 Richard Parker입니다. 멕시코 남부의 한 작은 마을에 도착하기까지 파이가 겪은 일들은 한계상황에 놓인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입니다. 난파선에서 가족을 한꺼번에 읽어버린 16세 소년이 감내하기엔 역부족이지요. 하지만 회의하는 것은 전진할 수 없다는 철학을 가진 파이에겐 아버지의 가르침과 생존 지식으로 자신의 목숨을 지켜내는데 성공하고 맙니다.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파이에게 육체적인 욕구는 벵갈 호랑이 만큼이나 잔인하게 옥죄어오고, 우연히 발견한 신비한 해조류로 가득찬 섬에서의 생활은 외롭지만 풍족한 생활을 보장해줍니다. 그곳에서 호랑이와 단둘이서 산들 어떠리? 이런 나약한 질문은 풍요로운 물질보다는 온전한 정신을 지키고자 하는 파이에게 벼락같은 깨달음을 던지고, 배는 고프지만 희망이 있는 망망대해로 의연히 나아가게 됩니다. 철학적인 삶의 이야기를 쉬운 문체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 나가고 있지만 자칫 행간의 숨은 의미를 음미하지 못하면 표류기 소설이 주는 희망이라는 단순한 메세지만 건질 우려가 있습니다. 헤밍웨이식 하드보일드 문체가 처절하고 암담한 현실묘사에 제격임을 입증하는 구절들이 많이 눈에 띄입니다. 일본인 조사관들의 의심에 대해 파이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으려는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춰 수사일지와 같은 삭막하고 빈곤한 내용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꾸며냅니다. 둘 중 어느 이야기를 믿건 그것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린 문제이지만 상상력이 부족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 소설의 존재 이유라고 할 때 냉소적인 어른들에 대한 파이의 세심한 배려는 불필요해보입니다. 노인과 바다에서 "Man is not made for defeat.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라는 결연한 인간 의지를 찾아볼 수 있다면, 파이의 인생에서는 "To choose doubt as a philosophy of life is akin to choosing immobility as a means of transportation." 라는 삶의 의지를 약하게 만드는 회의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 책 덕분에 파이의 고향인 인도 남부 포틴체리에서는 그를 위한 동물원을 다시 만들 계획이라고 하니 책 속의 상상력이 인간의 말에 갇힌 단순한 활자가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힘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적잖은 위안이 되네요. For more information, go to http://novels.cyworld.com
2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7 댓글 0
종이책 너머의 가치와 진실 평점10점 | k*******0 | 2005.01.24 리뷰제목
이성,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성의 울타리는 인간을 구속하는가? 인간을 지켜내는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공포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진실을 비추는가? 허상을 비추는가? 누군가의 처절한 경험은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는 바람같이 스쳐간다. 스침과 겹침에 대한 판단은 무엇으로 가능한가? 이 소설은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신의 시선(마치 bird
리뷰제목
이성,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성의 울타리는 인간을 구속하는가? 인간을 지켜내는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공포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진실을 비추는가? 허상을 비추는가? 누군가의 처절한 경험은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는 바람같이 스쳐간다. 스침과 겹침에 대한 판단은 무엇으로 가능한가? 이 소설은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신의 시선(마치 birds-eye shot같은)을 미세하게 느낄 수 있는 ‘실험’이자 처절한 ‘생존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것은 모험을 가장한 고행이다. 이 소설의 구성을 굳이 따져보자면 가설, 실험, 정리 3단계로 볼 수 있는데, 파이 이야기의 1부는 동물과 인간에 대한 가설들을 나열한다. 동물원 동물들의 섬세한 생태, 동물들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로 포장된 인간의 시각, 인간들의 종교적 배타성과 그 경계면에서 서로의 위치 등을 확인한다. 그 안에서 주인공 파이의 정체성은 서서히 드러나고 본격적인 실험에 투입될 준비를 마치게 된다. 불가지론은 없다. 그러나 확신 또한 없는 주인공은 거대한 운명과 진리 앞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전진한다. 2부에서는 실험이 강행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난파당하고 가족을 잃는다, 게다가 세상에서 가장 넓은 감옥인 바다에 맹수와 함께 던져지게 된다. 음식물의 부족, 자신 앞의 맹수, 고독을 이겨내기 위해 지혜롭게 맹수와의 공존을 모색하게 되는데, 서로의 영역과 서열(인간 역시 짐승의 습성을 갖고 있지 않던가)을 구분하고, 서로간의 확실한 존중과 먹이 분배를 통하여 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치열한 노력을 보여준다. 공포는 죽음이 만들어낸 허상이지만, 희망의 소멸은 죽음 자체에 이른다. 맹수와 인간은 서로의 희망이자 생의 끈임을 확인하고, 구원을 기다린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길고, 험난했던 실험을 끝내고 구원의 품에 안기게 된다. 구조가 아닌 구원이라 하는 이유는 육체를 지켜낸 것 이상의 것을 발견해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얻은 깨달음은 신과 인간을 통찰한다. 또한 이성의 허망함, 인식의 재발견, 사실과 현상에 대한 판단의 주체와 목표에 대한 회의는 나를 구원하는 손길이 되어 준다. 마치 정반합의 커다란 틀을 형성하듯이 구성된 이 소설이 ‘말하고 있는 이야기’는 신과 믿음, 사실과 거짓, 앎과 무지에 대한 경계를 허문다. 존재함으로써 믿어 지는 것이 아닌, 다가감으로써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존엄성의 의미를 캐낸다. 조작된 공포에 의해 얻은 진리는 생의 의지만큼이나 숭고했기에 ‘파이 이야기’는 흡입력이 있다. 그 중심에는 인간의 기만적인 경험맹신주의에 대한 조롱도 포함되어 있다. 인지 할 수 없는 ‘너머의 가치와 진실’에 대한 외면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파이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파이 이야기’가 아닐까. 절대 3.15를 넘을 수 없지만, 영원히 3.15에 다가가는 무한한 수. 그것의 영속성은 그 자체로써 충분히 감동적이고 신비롭다.
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6 댓글 1
종이책 파이 이야기 -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을 만나다^^ 평점8점 | h******n | 2013.01.06 리뷰제목
지난 이안 감독님 내한 현장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었지요^^ 바로 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 소설인 '파이 이야기'라는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 꼭 다 읽고 봐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영화를 일찍 보게 되면서 책을 감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라이프 오브 파이의 재관람을 앞두고 이 책을 다 읽게 되었네요^^ 생각보다 더 다이나믹한 책이었습니
리뷰제목

지난 이안 감독님 내한 현장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었지요^^ 바로 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 소설인 '파이 이야기'라는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 꼭 다 읽고 봐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영화를 일찍 보게 되면서 책을 감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라이프 오브 파이의 재관람을 앞두고 이 책을 다 읽게 되었네요^^ 생각보다 더 다이나믹한 책이었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고 난 이후라 막판의 충격이 조금 덜하긴 했지만, 역시나 영화보다는 훨씬 더 정교하게 짜여진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책은 1부에 파이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종교에 관한 이야기들을 상당한 페이지에 걸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믿음에 관한 이야기와 다양성과 융통성에 관한 이야기들이죠^^ 다양한 신앙을 접하며, 그 접한 신앙에 대한 믿음들을 가지고 있는 파이로써는 '한 가지 신앙을 가져야 한다'라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기독교와 힌두교, 이슬람교를 각각 열심히 믿는 파이에게 사람들은 하나의 종교만을 섬길 것을 강요하지만, 파이는 굴하지 않죠. 이 부분을 중요하게 할애하는 이유는 바로 2부의 표류 때 파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와 3부의 이야기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죠. 결국 모험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그 바탕에는 '믿음'과 '신뢰', 그리고 '희망'과 '구원'이 깔려 있습니다. 보기에는 하나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죠.



그러나 1부를 읽으면서 영화가 이 부분을 얼마나 잘 추려내서 짧게 잘 이야기 했는지에 대해서 굉장히 놀라게 됩니다. 사실 영화도 초반부가 약간은 밋밋하다라는 이야기가 많았었는데, 책을 읽어보시면 얼마나 그 부분을 잘 넘어갔는지 아실 수 있으실 껍니다. 그만큼 1부는 초반에는 흥미로웠으나,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면서 건너뛰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길고 살짝은 지루했기 때문이었죠^^;; 꽤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이야기하고 있기에 진도가 나가지 않은 채로 며칠에 걸쳐서 읽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책은 2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파이의 표류가 시작되면서 책은 그야말로 동물의 수준으로 돌아간 생존기를 보여주죠. 이때부터 책은 매우 다이나믹해집니다. 동반자인 호랑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아무도 없는 태평양 한 가운데서 227일 동안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파이의 노력들이 시작됩니다. 끝없는 태평양 만큼이나 끝없는 절망 속에 처하지만, 매일 같이 기도를 드리며, 또한 매일 같이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처절하게 버텨나가죠. 그리고 적이자 동반자 '리차드 파커'와 함께하는 법을 익혀 나가고요. 그런데 책은 영화보다 '리차드 파커'와의 관계가 훨씬 더 가깝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훨씬 더 친밀한 관계를 통해서 나중에 있을 이야기와의 연결점도 잘 드러나고, 동반자로써의 역할을 크게 강조함으로써 절망 중의 희망을, 그리고 신과 인간, 동물의 섭리에 대해 이야기하죠^^ 그리고 영화에서는 빠져서 설명되지 않았던 세세한 부분들이 마지막 3부의 이야기를 더 탄탄하게 받쳐줍니다.



그리고 책은 3부에 가서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들을 이야기하죠. 파이의 말은 언뜻 궤변인 것 같기도 하지만 또한 진실이기도 합니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 눈에 보이는 것? 보다 상식에 가깝고 사실적인 것? 지신이 아닐 것 같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판사가 판결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면 당연히 진실을 찾아내야 하겠죠. 그러나 이것은 신앙의 문제와 신념의 문제입니다. 절망 가운데 희망을 찾기 위해 그가 선택한 믿음은 다른 것이었죠. 사람은 누구나 절망 가운데 빠질 수 있지만, 그 절망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삶의 희망을 다시 찾고, 진정한 구원을 찾기 위해, 무엇을 믿느냐는 그 사람의 선택입니다. 나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선택이라면, 당연히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신념과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책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끝을 냅니다. 어떠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냐고. 어떠한 것이 진실인지를 택하는 것도 결국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지지만, 독자들도 '희망'과 '구원'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요?^^



☆ 단단한 달걀의 사족.. 라이프 오브 파이 아이맥스 재관람!! 

지난 금요일 저녁에 화요일 왕십리 아이맥스 라이프 오브 파이를 예매했었죠. 하지만 지난 밤에 용케도 최고의 명당 자리라는 J열 정중앙으로 수요일 왕십리 아이맥스 라이프 오브 파이 예매에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드뎌 라이프 오브 파이 재관람이 가능해졌네요! 수요일이 벌써부터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이 날 레미제라블도 재관람을 할까 고민중인데, 어쩌면 레미제라블은 다른 날로 미루거나 조금 더 일찍 관람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아무튼 치열한 예매 전쟁에서 결국은 한 주가 미뤄져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아이맥스 관람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단단한 달걀의 3줄 요약 ◇

호랑이와 인간의 표류기이지만, 또한 그 안에 신앙과 희망, 구원에 관한 메세지를 가득 담고 있는 책 파이 이야기. 흥미진진한 모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또한 절망 가운데서도 희망을 찾게 만드는 소중한 이야기. 모두들 희망과 구원을 찾을 수 있길^^



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6 댓글 181
종이책 파이 이야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l*****6 | 2022.04.15 리뷰제목
워낙 유명한 책이라 언젠간 꼭 읽어보아야 할 책 중 하나였던 『파이 이야기』를 드디어 만나보았다. 16세 소년과 벵골 호랑이가 바다에 표류하며 지낸 이야기라는 큰 가닥만 알지 세세한 이야기를 몰랐기에 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도입부의 작가노트에는 인도여행을 하며 글감을 찾고 있었고 중 프랜시스 아디루바사미라는 노신사로부터 파텔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고, 캐
리뷰제목


워낙 유명한 책이라 언젠간 꼭 읽어보아야 할 책 중 하나였던 파이 이야기를 드디어 만나보았다. 16세 소년과 벵골 호랑이가 바다에 표류하며 지낸 이야기라는 큰 가닥만 알지 세세한 이야기를 몰랐기에 더욱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도입부의 작가노트에는 인도여행을 하며 글감을 찾고 있었고 중 프랜시스 아디루바사미라는 노신사로부터 파텔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고, 캐나다로 돌아와 파텔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게 되었다고 나온다. 그래서 이 책이 실화인지 허구인지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픽션임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 보았다.

 

제목 파이에서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건 먹는 음식이었기에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인도 폰티체리에서 동물원을 운영하시던 아버지 산토시 파텔의 둘째 아들 파이. 아버지의 친구분인 마마지(프랜시스 아디루바사미)의 오래된 레퍼토리였던 프랑스 파리의 최고의 수영장 피신(piscin, 수영장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몰리토가 주인공 인도 소년의 이름이 된다. 피신 몰리토 파텔은 발음을 잘못해 피싱 파텔(‘소변을 보는이란 뜻의 pissing)로 불리면서 놀림감이 되었기에 중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소개할 때 간단히 줄여서 파이 파텔이라 부르고 π=3.14라고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각인시키며 소변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름이 수영장과 관련이 있으니 당연히 수영을 해야 하는 것처럼 마마지 아저씨의 가르침으로 열심히 수영을 배우며 10대 초반을 보냈다. 이름 이야기에 이어 파이의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파이 부모님은 나름 특별한 종교가 없었지만, 이모 덕분에 힌두교식 통과의례를 치른다. 어린 아기였지만 이 경험은 힌두교 신앙의 뿌리를 내리게 된다. 이 힌두교인 파이는 14살에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15살에는 이슬람교를 받아들인다. 세 개의 신앙 모두가 파이에 소중한 믿음으로 자리 잡는다. 절대 이 세 개의 종교가 파이 안에서 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이 세 개의 종교가 파이를 더욱 평화롭게 만든다. 그리고 성인이 된 파이는 여전히 이 모든 종교를 다 포용하고 살아간다. 모든 사람이 파이같이 종교에 대한 넓은 포용력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 종교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파이가 16살 때 동물원을 정리하고 가족 모두 캐나다 이민 길에 오른 배가 침몰하면서 이 배의 유일한 생존자가 된 파이는 하이에나, 얼룩말, 오랑우탄, 벵골 호랑이라는 웃지 못할 조합으로 구명보트에서 지내게 된다. 결국,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에서 살아남은 벵골 호랑이(리차드 파커)와 파이는 7개월간의 험난한 표류기가 시작된다. 200kg이 넘는 맹수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한 파이의 부단한 노력 속에 구조의 희망을 키우지만, 시시때때로 드리우는 죽음의 그림자는 희망을 침몰시킨다. 망망대해 속에서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동지 아닌 동지가 된 파이와 리처드 파커는 서로에게 외로움을 달래는 정신적인 조력자 같은 그런 존재가 된다. 천만다행으로 이 7개월이 넘는 표류기는 멕시코 해안에 도착하게 되면서 끝이 나고 리처드 파커는 밀림 속으로 사라진다.

 

"간디는 '모든 종교는 진실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신을 사랑하고 싶을 뿐이에요." (p.110)

 

공포심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공포심만이 생명을 패배시킬 수 있다. 그것은 명민하고 배반 잘하는 적이다. 관대함도 없고, 법이나 관습을 존중하지도 않으며, 자비심을 보이지도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가장 약한 부분에 접근해 쉽게 약점을 찾아낸다. 공포심은 우리 마음에서 시작된다. 언제나 우리는 잠시 차분하고 안정되고 행복을 느낀다. 그러다가 가벼운 의심으로 변장한 공포심이 스파이처럼 어물쩍 마음에 들어선다. 의심은 불신을 만나고 불신은 그것을 밀어내려 애쓴다. 하지만 불신은 무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보병과 다름없다. 의심은 간단히 불신을 해치운다. 우리는 초조해진다. 이성이 우리를 위해 싸워 온다. 우리는 안심한다. 이성은 최신 병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과 부인할 수 없는 여러 번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이성은 나자빠진다. 우리는 힘이 빠지고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초조감에 끔찍해진다. (p.236~237)

 

 

형을 잃는 것………. 함께 나이 드는 경험을 하고, 형수와 삶의 나무에서 새로운 가지를 칠 조카들을 선사해줄 사람을 잃는다는 것. 아버지를 잃는다는 것………. 길잡이가 되어 도움을 주고, 가지를 받쳐주는 기둥처럼 나를 든든히 받쳐줄 사람을 잃는다는 것. 어머니를 잃는다는 것………. 머리 위의 태양을 잃는다는 것. 미안하지만 더 이상 이야기하지 못하겠다. 나는 방수포에 누워서 양팔에 얼굴을 묻고 밤새 슬퍼하며 울었다. 하이에나는 밤새 얼룩말을 먹었다. (p.190~191)

 

리처드 파커를 길들여야 했다. 그 필요성을 깨달은 것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것은 그의 문제나 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와 나의 문제였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또 비유적으로도 같은 배에 타고 있었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 터였다. (p.240)

 

생존은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했다. 내 경험상 조난자가 저지르는 최악의 실수는 기대가 너무 크고 행동은 너무 적은 것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데서 생존은 시작된다. 게으른 희망을 품는 것은 저만치에 있는 삶을 꿈꾸는 것과 마찬가지다. (p.247)

 

상반되는 것 중 최악은 권태와 공포다. 우리 삶은 권태와 공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추다. 바다가 주름살 하나 없다. 바람의 속삭임조차 없다. 시간이 영원까지 계속될 듯하다. 어찌나 권태로운지, 의식불명에 가까운 상태로 빠진다. 그러다 바다가 거칠 어지면 감정은 광풍에 휩싸인다. 그러나 이 두 상반되는 것조차 명확하게 남지 않는다. 권태 속에는 공포라는 요소가 있다. 눈물을 터뜨린다. 끔찍함이 당신을 가득 채운다. 비명을 지른다. 일부러 자해를 한다. 한데 공포의 손아귀 - 최악의 폭풍우 속에 서도 당신은 권태를 느낀다. 그 모든 것과 함께 깊은 나른함을 느낀다. (p.313)

 

나는 아이처럼 울었다. 고난을 딛고 살아나서가 아니었다. 물론 고난을 극복하긴 했지만, 형제자매를 만나서도 아니었다. 사람을 본 것이 감동적이긴 했지만. 내가 흐느낀 것은 리처드 파커가 아무 인사도 없이 날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었다. 서투른 작별을 하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p.410)

 

 

이 긴 고난의 끝이 언제일지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고 파이의 강인함, 침착함, 대범함, 현명함, 믿음, 인내심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라면 진작에 신도 희망도 믿음도 다 포기하지 않았을까? 리차드 파커를 바다로 빠뜨릴 방법을 찾지 않았을까? 16세 소년이 이렇게 침착할 수가 있었던 근원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당근과 채찍질을 잘 활용해 리차드 파커를 조난의 동거자로 잘 길들였던 파이와 그런 파이의 의도에 잘 따라준 리차드 파커는 최고의 파트너였다. 그래서 성인이 된 파이가 여전히 리차드 파커를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 이 이야기의 주된 내용은 7개월간의 파이와 리처드 파커의 믿을 수 없는 표류기이지만 이 안에 담고 있는 주제는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다. 우리의 삶은 조난과도 같은 역경과 고난을 겪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희망과 좌절을 경험할 수 있다. 기적과 같이 생사의 고비에서 지속된 삶의 연장에선 신에 대한 믿음이 한없이 커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가지론자가 될 수도 있다. 이 표류기 안에는 인생의 이야기가 있다고 사람들이 평가하듯 개개인이 이 책에서 찾는 인생의 이야기와 주제는 제각각일 것이다. 무언가 내가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로 이 책을 단정하기엔 내 언어의 범위가 너무 편협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광범위하다. 우리의 삶은 망망대해의 난파선과 다르다고 말할 수 없고 그 고난과 역경 속에서 무언가를 찾을지는 개인의 몫이다이 인생의 이야기가 담기 표류기에서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 그래요? 그리고 뭔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 게 아닌가요? " (p.433)

 
*출판사 작가정신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4
종이책 벵골 호랑이와 함께 한 227일간의 생존 기록 평점9점 | k*****m | 2013.01.01 리뷰제목
호랑이가 깨어났다. 죽음이 눈앞에 온 듯한 서늘한 감이 든다.     인도 소년 피신 몰리토 파텔 일명 파이 파텔의 가족은 작은 동물원을 운영했다. 동물원 운영이 어려워지자 파이와 가족은 동물들과 함께 화물선에 몸을 싣는다. 기회의 땅 캐나다로 향하는 중이다.   배가 가라앉았다. 검푸른 태평양 위에 뗏목 하나를 의지하여 파이는 살아남았다. 가족도, 화물선 선원들도
리뷰제목

 

호랑이가 깨어났다. 죽음이 눈앞에 온 듯한 서늘한 감이 든다.

 

 

인도 소년 피신 몰리토 파텔 일명 파이 파텔의 가족은 작은 동물원을 운영했다. 동물원 운영이 어려워지자 파이와 가족은 동물들과 함께 화물선에 몸을 싣는다. 기회의 땅 캐나다로 향하는 중이다.

 

배가 가라앉았다. 검푸른 태평양 위에 뗏목 하나를 의지하여 파이는 살아남았다. 가족도, 화물선 선원들도 없었다. 나 혼자 살아남은 것인가? 아니면 나 혼자 떨어져 나온 것인가? 사방 천지 보이는 것이라곤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파이가 몸을 의탁하고 있는 구명보트 뿐.

 

리처드 파커가 날 보고 있다.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파이는 구명부표를 집어 던졌다. 리처드 파커는 구명부표를 잡고 헤엄쳐 오고 있었다. 파이는 리처드 파커를 구하고 싶은 일념뿐 이었다. 리처드 파커를 지금 구명보트에 태워야 한다. 잠깐만. 함께? 우리가 함께 있게 될 거라고?

 

파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노를 집어 들고 리처드 파커 쪽으로 휘둘렀다. 그를 밀어내려고 하였다. 헛손질을 하는 바람에 노를 놓치고 말았다. 다른 노를 들어 그의 머리통을 후려갈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너무 빨랐다. 몸을 위로 떠올리더니 배에 올라탔다. 나는 몸을 돌려 바다로 뛰어 들었다. 리처드 파커는 세 살배기 벵골 호랑이다.

 

 

이 이야기는 인도 소년 파이가 하이에나, 오랑우탄, 얼룩말, 벵골 호랑이 등의 동물과 함께 227일간 태평양의 험난한 파고를 헤쳐 나가는 무섭고도 기묘한 생존기록이다.

 

생존을 위해 서로를 죽이고 잡아먹는 동물들과 그 속에서 가장 약자 일 수밖에 없는 인간 소년의 두려움이 소름끼치게 잘 드러난다. 작은 구명보트는 파이가 홀로 떨어진 아마존 밀림과 다름없었다. 당신은 밀림 속에서 맨 몸으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그 중에서도 리처드 파커는 나를 살 떨리게 하는 가장 큰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하이에나의 공격으로부터 그를 구해내기도 한다. 파이와 호랑이 파커의 관계는 두려움과 애증으로 점철되어 있다.

리처드 파커가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할 때 파이는 형제처럼 그를 간호해 준다. 물고기를 잡아다 먹이기도 하고, 잠든 사이 그의 곁에서 그를 위로해 준다. 파이의 마음은 스스로도 알 수가 없다. 리처드 파커가 깨어 있을 땐 무서워 그의 발길이 미치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지만, 홀로 남으니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외로움에 견딜 수가 없다.

두려움과 외로움 중 인간이 더 못 견뎌하는 것은 무엇일까?

 

 
파이는 말한다.
공포심만이 생명을 패배시킬 수 있다. 그것은 우리의 가장 약한 부분으로 접근해, 쉽게 약점을 찾아낸다. 공포심은 우리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언제나.

 

나를 진정시킨 것은 바로 리처드 파커였다. 이 이야기의 아이러니는 여기서 출발한다. 무서워 죽을 지경으로 만든 바로 그 장본인이 내게 평온함과 목적의식과 심지어 온전함까지 안겨주다니.

 

어떠한 순간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것이 태평양 한가운데 홀로 버려져 호랑이와 생명을 건 숨바꼭질을 하는 그 시간에도..

이제 당신의 가슴 안 쪽 숨겨진 용기를 꺼내게 할 한 편의 서사시가 펼쳐진다.

 

 

이 이야기는 나를 매료시켰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모험이야기를 만들어 내다니.

책장을 덮고도 한동안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얀 마텔은 이 책으로 부커상을 수상하였고, 『파이 이야기』는 부커상 사상 최대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8

한줄평 (74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7점 9.7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