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미리보기 공유하기

어른들

리뷰 총점 9.8 (39건)
분야
소설 > 북유럽소설
파일정보
EPUB(DRM) 19.23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35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주간우수작 어른들 평점9점 | k******5 | 2022.01.06 리뷰제목
<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마리 오베르 (Marie Aubert) 1979년에 태어나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살고 있다. 소설집 『당신과 함께 집에 갈 수 있을까?(Can I Come Home with You)』(2016)로 데뷔해 1만 부 이상 팔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첫 장편소설로 호평을 받은 『어른들(Grown-ups)』(2019)은 젊은비평가상(Young People’s Critics’ Prize)을 수상했고,
리뷰제목

<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마리 오베르 (Marie Aubert)

1979년에 태어나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살고 있다. 소설집 『당신과 함께 집에 갈 수 있을까?(Can I Come Home with You)』(2016)로 데뷔해 1만 부 이상 팔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첫 장편소설로 호평을 받은 『어른들(Grown-ups)』(2019)은 젊은비평가상(Young People’s Critics’ Prize)을 수상했고, 노르웨이 서점상(Booksellers’ Prize) 후보에 올랐다. 영어, 독일어, 폴란드어 등으로 번역되었으며 총 14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었다.

<책 읽고 느낀 바>

  나는 자기부정이 강한 대체적으로 내탓이오 성격이었다. 할 말이 있어도 어른앞에선 대꾸하지 않아야한다며 컸다. 조부모님 이하 오남매의 1번. 돌아가신 아버지께서는 자식사랑은 속으로 삼키고 동갑계에서 자식자랑을 하셨다. 작은 잘못이라도 지적은 꼭 짚고 칭찬은 드물었던 완벽한 성격 A형이셨다. 따라서 나는 잘하는 게 거의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40대 초반에 아이의 공부방 선생님께서 시에서 운영하는 자기성장 프로그램을 무려 3번이나 권했다. 15명 내외의 집단 상담은 별칭으로 불렸고 모르는 타인들의 침묵은 힘들었다. 그런 순간에 내가 촉발자가 되어 대화를 이끌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 진행자는 대단한 능력이라고. 타인의 말을 듣다가 더 좋은 의견을 내기도 하고. 그때 자아존중감을 비로소 찾았다. 내 안에 있지만 바닥에 눌려 있던 자존감은 오늘날까지 나를 살게 하는 힘이다.

 

  이 시기에 삼녀인 여동생도 교육에 참석했는데 3일 중 마감되어 같은 날에 받았다. 교육을 받으면서 자매는 우리 집안의 자기부정 성향을 인지했고...그 집안에 면면히 이어지는 정신이 3대간다는 것. 그 고리는 내 대에서 끊어야한다는 것...이 교육을 계기로 여동생과 지금껏 비교적 잘 지내고 있다. 내 인생 터닝포인트였던 이 교육은 폐지되었다고 한다. 

 

  건축회사에 다니는 이다는 여름 휴가로 별장에 간다. 소유권의 반은 자신 것이고 반은 마르테. 어릴 적 추억이 곳곳에 숨어 있거나 살아있는데 일 년에 한 번씩이나 오게 된 곳. 엄마의 예순다섯 생신을 맞춰서 왔다. 제부의 어린 딸은 새엄마인 마르테보다 이다 이모를 더 따랐다. 제부도 왠지 여동생보다 자신과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다는 몹시 외롭고 심난하다. 나이 마흔을 맞았지만 딱히 결혼할 남자도 없고 난자를 냉동하기 위해 검사를 하고 왔다. 결과가 나오면 난자 채취를 할 거라는 걸 생일파티에서 깜짝 언급할 요량이다. 두 번의 유산을 겪은 여동생은 시험관시술을 생각하던 차 자연임신이 되었다며 언니에게 위안의 말을 듣기 원한다. 

 

   아버지는 어릴 때 자매를 두고 새사람에게 갔다. 새사람을 떠나 아이 둘인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이다는 엄마가 불쌍하고 안 된 마음에 엄마라면 이럴 것이다 라는 마음으로 아버지와의 만남도 차츰 줄이다 나중엔 차 한 잔으로 대신한다. 그러던 중 암에 걸렸던 아버지와 화해할 시간도 없이 죽었다.  마르테는 엄마의 마음 상태 따위는 개나 가지라는 듯 아버지를 만나고 와서 떳떳하게 만난 상황을 얘기한다. 아버지의 근황이 궁금해도 참았던 엄마는 그렇게 소식을 듣는다. 이다의 마음 한 켠에 부러움도 있지만 나는 엄마를 챙겨야한다는 맏이로써의 책임감 같은 걸 무시할 수 없다.

  

  곁에 크리스토페르가 있고, 곧 자기 아이도 생길 텐데 마르테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마르테는 원래 그런 애다. 언제나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존재해주기를 바랐다. 그냥 자기 모습 그대로 내키는 대로 살아도 되고, 특별히 잘하지는 않지만 지금 하고 있는 사무직에 만족하며 적당히 살아도 되는, 바보 같은 말을 하고 웃지말아야 할 때 생각 없이 웃고, 우울할 땐 감자 칩이나 초콜릿으로 배를 채우고, 도저히 할 마음이 안 난다며 운동은 전혀 하지 않고, 언제나 너그럽게 자신을 이해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40페이지

 

  엄마와 통화할 때, 임신하려고 그토록 애를 쓰는 마르테가 불쌍하다는 엄마의 말을 들을 대마다 저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언제나 마르테, 마르테, 마르테. 마치 가슴에, 머리에 일격을 맞는 기분이었다. 너무 거센 일격이라 주먹을 부르쥐어야 했다. 나는 어, 그렇지, 같은 말로 얼버무리듯 대화를 이어나가며 베개나 부드러운 뭔가를 벽을 향해 던지곤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전화를 끊은 다음에는 뭔가를 좀 더 세게 내던졌다. 신발이나 핸드폰처럼 벽에 부딪쳤을 때 퍽 소리가 날 만한 것들을. 41 페이지

 

  크론병이 있어서 장 일부를 절제한 마르테는 종종 배가 아프다고 했다. 정말 아픈 건지 상황따라 아프다고 하는지 감이 잡히질 않지만. 엄마가 너무나 편파적으로 마르테에게 신경쓰지만 그걸 내색하지 못하는 1번은 억눌린 감정이 많다. 엄마에게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지만 늘 마르테가 막는 것 같고, 큰 딸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생일파티 전 날 기다리던 전화가 왔지만 부서진 희망. 문제가 있을거라는 걸 생각해 보지 못했기에 절망은 더 컸다. 난자수가 부족해서 어렵단다. 마흔에 자신은 제부의 딸같은 아이를 가져보지 못한 채 엄마처럼 예순다섯을 맞는다 같은 생각은 우울의 나락으로 몰고갔다.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은 마르테의 임신한 배에 시선이 갔다. 미치도록 부럽기만 한 이다.

 

  야외 식사가 끝난 후 제부는 술에 취해 고백을 한다. 딸이 태어나고 육아에 지쳐서 아내가 떠났다고. 마르테의 임신을 원하지 않았다고. 그걸 말할 수 없어서 괴롭다고. 술에 취한 이다는 걱정말라며 제부가 잠들자 키스를 하고, 다시 키스를 시도하며 스킨십을 진하게 하면서 유혹하지만 허사다. 

 

  늘 마르테에게 모든 걸 양보 또는 빼앗겼다 싶어서 동정이 갔고 1번의 책임감 같은 걸 공감하던 차에 역겨움이 들었다. 할 짓이 없어서 제부를 유혹하고 넘보다니. 교통사고와 남녀관계는 순간이라더니 술김에 처형과 일이 났다면...다행하게도 우호적으로 처형을 보던 제부가 술김에도 응하지 않았고 담날 그걸 콕 짚었다. 

 

  조선말은 끝까지 들어보라지. 초반만 읽었을 땐 언니가 피해자였는데, 조금 더 읽으니 가해자가 될 뻔. 그렇다고 언니나 엄마 나아가 남편에게 뭐든 의지하는 마르테가 이뻐 보이지도 않았다. 어린양이 몸에 밴 어른은 별로다. 더구나 임신했다면서 남편의 딸과 싸우는 건 다반사. 애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런 임산부가 자신의 아이를 낳는다면 차별을 할 거라는 선입견이 들었다. 

 

  저자는 결말을 내지 않는다. 이다는 제부에게 비밀지킴 약속을 해놓곤  여동생에게 제부가 임신을 원하지 않았다는 걸 말해준다. 그런 남자에게 앞날을 맡길 수 있느냐는 식으로 부추긴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속시원함을 느끼는 이다. 자신은 늘 참기만 했고 이런 비밀은 여동생에게 꼭 말해줘야한다는 당위성으로 자신을 정당화하면서. 

 

  1번인 내게 바로밑 여동생과 삼녀, 장남, 차남의 동생들이 있다. 몇 년 전부터 내 식으로 분석하고 깨달은 게 1번과 2번은 성격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1번을 낳은 부모가 자신들도 부모는 처음이라 온갖 정성을 기울이지만 2번부터는 경험으로 익숙해지니 관심이 줄어드는데, 2번들은 생존본능으로 1번과 다른 행보를 보여서 관심을 이끌어내고, 3번은 더하고. 

 

  등장인물 몇몇인 이 책은 제대로 된 어른은 엄마의 남자 친구뿐. 술이 과하게 취한 이다에게 제부에게 유혹의 눈길 거두라고 부드럽게 충고한다. 술 깬 그녀가 자식 없냐고 묻자 아내가 임신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며...이다 혼자 남겨진 여름 별장. 그녀는 여동생보다 예쁘고 몸매관리도 하는데 남자복은 없다. 자신의 감정을 현명하고도 충실하게 피력하는 방법을 모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5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3 댓글 90
종이책 어른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y*****9 | 2022.01.03 리뷰제목
어른들 완독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노르웨이 젊은비평가상을 수상한 마리 오베르의 첫 장편소설 두 자매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를 독신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소외감과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소설입니다. 엄마와 만날 때마다 마르테는 더 이상 못 견디겠다며, 새엄마로만 살기 싫다고 울먹였습니다. 그럴 때면 엄마는 마르테의 등을 쓰
리뷰제목

어른들 완독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노르웨이 젊은비평가상을 수상한 마리 오베르의 첫 장편소설 두 자매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를 독신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소외감과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소설입니다. 엄마와 만날 때마다 마르테는 더 이상 못 견디겠다며, 새엄마로만 살기 싫다고 울먹였습니다. 그럴 때면 엄마는 마르테의 등을 쓰다듬으며 마르테, 요즘은 아무도 새엄마라는 말 안 써. 넌 보너스 가족이 되는 거야. 요즘은 그렇게 말하더라, 보너스 가족이라고. 그러면 마르테는 내 보너스는 어디 있냐고 거듭 물었고, 그럼 나 역시 마르테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결국엔 다 잘 될거라고 말합니다. 보너스 가족이라는 말은 읽으면서 그 단어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물론 좋아서 말이죠. 책은 마르테와 이다 두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여름을 맞아 별장으로 휴가를 온 두 자매의 모습을 통해 가족 간에 느낄 수 있는 내밀한 감정의 갈등을 극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자매라는 사이는 가장 가깝고도 자랄때는 많이 다툼을 하는 끈끈한 정이 있는 사이입니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만 돌보는 게 불안하여 기어이 임신을 한 동생 마르테와 그런 동생을 한심해하면서도 자신 또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욕망에 동생의 남편 크리스토페르의 약한 마음을 알아내며 뜻밖에 아이를 원치 않는 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뺃어 보기라도 할 것 같은 행동을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언니 이다와 동생 마르테를 보면서 두 자매의 모습은 우리가 그동안 숨기고 있던 마음속의 덜 크고 덜 자라난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해 하지 못한 여러 장면들도 있었지만 소설을 통해서 좀더 성숙된 어른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르테가 크론병으로 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는 시간 이다는 파티를 하기 위해 새 드레스를 구입하고 샴페인도 마시며 다른 사람들과 생일을 보냈습니다. 가족이 수술을 하는데 이해 안되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수술이 끝났을 시간이었지만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이 서운해 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 마르테는 수술이 잘못되어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파티야 다른 날 해도 되는 일인데 어른의 철없는 행동이 이해가 안돼.”라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여기 동생의 가족을 보며 질투하는 언니가 있습니다. 조카와 싸우는 이모도 있습니다. 부모의 이혼이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전부인건 아닐 겁니다. 가정 환경도 중요하지만 요즘엔 이혼가정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모두 이기적인 어른이 되는건 아닙니다. 이다는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습니다. 그토록 쉬운 일이 나에겐 이렇게 어렵다니. 다른 사람들에게만 익숙한 암호 같은 게 있는 것인지 나만 결코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지 의심이 들게 생각됩니다. 결혼. 출산. 가족을 둘러싼 두 자매의 이야기는 소위 어른들이라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른들은 현재 영어, 독일어, 폴란드어 등으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14개국에 판권이 수출된 베스트셀러 작품입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결혼을 했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모두 어른이 아니라 내면이 성숙된 어른이고 싶습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어른들 평점10점 | k*******4 | 2022.01.01 리뷰제목
표지의 색감이 너무 예뻐서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조그만 양장본이라 가방 속에 넣어다니며 시간날 때마다 조금씩 읽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자매 관계인 이다와 마르테의 여러 가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40대가 된 독신여성 이다가 느끼는 외로움, 사랑 받고 싶은 욕구, 모성애, 미래에 대한 불안함 등의 다양한 감정을 두 자매의 이야기 속에 잘 녹여놓았
리뷰제목

 


표지의 색감이 너무 예뻐서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조그만 양장본이라 가방 속에 넣어다니며 시간날 때마다 조금씩 읽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자매 관계인 이다와 마르테의 여러 가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40대가 된 독신여성 이다가 느끼는 외로움, 사랑 받고 싶은 욕구, 모성애, 미래에 대한 불안함 등의 다양한 감정을 두 자매의 이야기 속에 잘 녹여놓았다.

'어른들', 왜 제목이 어른들일까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조금은 알겠다. 책 뒷표지에 한정현 소설가님이 써놓은 그 글이 정말 이 책을 제대로 설명해놓았다는 생각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든다.

"자매의 모습은 내가, 우리가 숨기고 있던 마음속의 덜 자란 나 자신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내 나이와 비슷한 마흔이 된 이다의 마음이 참 공감된다. 스물다섯에도, 서른다섯에도 주위의 상황말고는 변하지 않는 나에 대한 불안한 마음. 어른이 되면 아주 대단한 내공이 쌓일 것 같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몸만 나이 들었지 마음은 여전히 어린, 어떻게 해야할지 불안해하는 어린이라는 것을 알겠다. 소설 속 이다도 그런 마음이겠지. '어른들'은 완벽할 것 같았지만, 어른도 마음으로는 여전히 어리고, 미성숙한 존재이다. 나이듦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느끼는 감정이 달라진다. 마흔의 이다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공감하면서 읽었다. 마리 오베르 작가님도 이다와 비슷한 상황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마흔이 된 이다가 '나'이다.

"착하고 점잖은 척해봐야 내게 남는 건 없다."

어릴 때 누구보다 착하고 점잖은 척 살아왔던 이다인데. 이렇게 생각하는 이다는 자신의 마음이 닿는대로 사랑하며 산다. 이다의 엄마와 스테인, 마르테와 크리스토페르, 올레아와 함께 이다는 늘 그렇듯 어렸을 때부터 살았던 별장에서 여름 휴가를 맞이한다. 이다는 나중을 위해 난자 냉동을 준비하고, 동생 마르텔이 임신 15주라는 반가운 소식을 듣는다.

어릴 때부터 살던 그 집의 침대에 누워서 이다는 생각한다. 친구들도 떠나고, 마르테도 가족이 생겼는데 나는 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결혼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할 그런 고민들. 이다는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며 외로움을 느끼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한다. 자매는 어떤 관계일까? 친구 같으면서 경쟁자이기도 한 이다와 마르테. 여느 집 첫째가 그렇듯 이다는 엄마의 마음을 미리 헤아리는 착한 딸로 살아가고, 마르테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막내로 산다. 첫째의 눈에 그런 동생이 싫었을 것이다. 이다와 마르테는 겉으로는 위하는 듯 보이지만 서로에게 날이 서서 말한다. 임신한 마르테는 남편의 아이인 올레아가 성가시기만 하다. 그런 올레아를 '이다 이모'는 잘 챙겨주는데 그 모습 역시 마르테보다 자신이 더 인정받고 싶어서이다.

오년 전, 십년 전과 다를 것이 없는 삶. 피부는 칙칙해지고, 흰머리가 생기는 것은 달라졌다. 사랑하는 사람도 곁에 없고, 나의 가족은 나 말고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일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시간은 무료하다. 이것이 결혼하지 않은 40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이다. 결혼을 했다면 현재 나에 대해 고민할 틈이 없을만큼 하루하루가 바삐 지나가게 되지만. 결혼과 출산, 이 두 가지가 요즘은 각각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두 가지중 어떤 것이라도 우리의 삶을 많이 변하게 한다. 그 두 가지를 모두 하지 않은 이다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느낄 것이다. 나에게 엄마나 아내, 며느리라는 새로운 역할이 생기지 않았으니까. 역할이 많아질수록 많은 변화가 찾아오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이다가 동생의 가족을 만나면서 나만의 아이를 갖게 된 모습도, 나의 남편을 갖게 된 모습도 느껴보게 된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괜찮아, 우리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짧은 여름휴가는 끝나고, 또다시 별장에서 자매가 만나게 되면 어떤 관계가 되어 있을까?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일상적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마르테가 낳은 아기를 만나게 될지...내 마음 같아서 다음 장, 다음 장이 궁금해져서 읽었다. 2편이 나오면 좋겠다. 이다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지 궁금하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어른들 평점10점 | r*****1 | 2021.12.31 리뷰제목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대단히 현명해질 거라 생각할 것이다. 키도 크고 지혜로워져서 지금 어려운 일도 거뜬히 해내리라고. 그런데 어른이라고 모든 일을 척척 해내고 세상일에 통달할 수 있을까. 장난감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골똘히 생각했던 아이가 어른이 되면 그 머리를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한 방법을 구하는 데 쓰게 된다고나 할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존경할 만큼 정신
리뷰제목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대단히 현명해질 거라 생각할 것이다. 키도 크고 지혜로워져서 지금 어려운 일도 거뜬히 해내리라고. 그런데 어른이라고 모든 일을 척척 해내고 세상일에 통달할 수 있을까. 장난감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골똘히 생각했던 아이가 어른이 되면 그 머리를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한 방법을 구하는 데 쓰게 된다고나 할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존경할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한 어른을 찾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이 소설에 나오는 어른들만 봐도 알 수 있으니. 그들은 어리석게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고 후회를 반복한다. 갑작스러운 일에 직면하면 혼이 나가 어쩔 줄 모른다. 그렇다고 어른들이 항상 욕망만을 좇으며 산다는 말은 아니라는 걸 밝힌다.

엄마의 65세 생일을 맞아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러 별장에 모인 어떤 가족의 면면을 보여주는 소설 속에는 가족이라면 으레 나눌 것이라 예상하는 애정어린 눈빛이 거의 없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가족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돌기까지 한다. 동생에게 질투를 느끼는 언니, 언니를 비난하는 동생, 술김에 행동을 조심하지 않은 동생의 남편, 여전히 동생을 아이처럼 돌보는 엄마. 이들 뒤에는 모두를 지켜보면서 일의 진행 방향을 꿰뚫는 엄마의 남자친구가 있다. 이들 중 어른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그뿐인 듯하다. 아직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아이가 어른이 될 준비를 마치지 못해 어설프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안쓰럽다. 이들에게 행복은 멀리 있는 걸까.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려고 하면 할수록 행복과는 멀어지는 게 아닌가 싶은데.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어른들 - 마리 오베르 장편소설 평점10점 | R****2 | 2022.01.19 리뷰제목
어른들 마리 오베르 장편소설        주인공은 40번째 생일을 맞이하고, 스웨덴에서 난자를 냉동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이다" 이다. 그런 이다에게는 여동생 "마르테"가 있는데, 돌싱남인 "크리스토페르"와 결혼 후 그의 아들 "올레아"와 힘겨운 결혼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엄마의 65세 생일 파티에서 여러차례의 실패 끝에 마침내 성공했다는 마르테의 임신 소식을 듣
리뷰제목

 

 

 

어른들

마리 오베르 장편소설

 

 

 

 주인공은 40번째 생일을 맞이하고, 스웨덴에서 난자를 냉동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이다" 이다. 그런 이다에게는 여동생 "마르테"가 있는데, 돌싱남인 "크리스토페르"와 결혼 후 그의 아들 "올레아"와 힘겨운 결혼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엄마의 65세 생일 파티에서 여러차례의 실패 끝에 마침내 성공했다는 마르테의 임신 소식을 듣지만, 이다는 마냥 반갑지가 않다.

 

 "나는 지금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친구들이 하나씩 나를 두고 가버렸고, 이제는 마르테마저 가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마음 한구석으로는 이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거라고, 아무 변화도 없을 거라고. 마르테는 언제나 그 자리에 남아서 나의 위로를 필요로 할 거라고. 결코 나만 두고 가버리지 않을 거라고. 나는 두 팔로 나의 몸을 감쌌다. 피부는 생기를 잃은 듯 건조했고, 말라빠진 몸뚱이는 보잘것없었다. 마치 이젠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p.27-28

 

 

 어린 시절의 이다는 크론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 마르테가 하필이면 자신의 생일날 장 절제 수술을 하는 바람에 소중한 생일날을 빼앗겼다. 인생에 한번 뿐인 종업식 날에도 배가 아프다는 마르테에게 엄마를 빼앗겼다. 동생보다 우위에 있다고 은근히 생각하고 있는 이다이지만, 중요한 때마다 중요한 것을 마르테에게 빼앗긴다 여기며 여동생을 시기 질투한다.

 이번에는 남편 크레스토페르와 그의 아들 올레아까지 넘보는데...

 

 "이런 것인가. 내 안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걸 느끼는 순간이 이런 것인가. 이거야, 하고 알게 되는 때가 이런 것인가. 이것은 내가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며, 더 미뤄서는 안 될 굉장한 기적이며, 나중에 사람들에게 그래야 한다는 걸 그냥 알았어, 라고 말한 만큼 절대적인 확신을 가지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인가?" - p.59

 

 "이다 이모가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어요. 마르테 말고, 이다 이모가." -p.66, 이다의 상상 중.

 

 "크리스토페르가 마르테의 머리를 한 손으로 쓸어내리는데 내 안에서 무언가가 쿵 떨어졌다. 실망감 같은 것이. 나는 시선을 돌리고 잔에 와인을 따랐다." -p.76

 

 "내 안에서 무언가가 흥분으로 전율했다. 내면 깊은 곳의 불온한 떨림이었다." -p.135

 

 

 마르테의 자리를 넘보는 이다는 거침이 없고, 마르테를 위하는 마음과 마르테에게 상처를 입히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한다. 크리스토페르는 마르테의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까지 하며 이들의 사이의 긴장감은 점점 더 팽팽해지는데. 이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내 안에 공허가 있고 그것은 점점 커져 나를 장악했다. 마치 내가 드넓고 검은 무언가를 응시하고, 그 무엇이 나를 마주 응시하는 것만 같았다." -p.199 

 

 "후회가 왜 없겠어. 좋았겠다고 가끔은 생각하지. 정말 좋았겠다고. 이런 인생도 괜찮을 수 있어, 난 그것도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해. 인생을 사는 방식은 여러 가지거든." -p.195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과연 그러한 생각을 단 한번도 한적이 없을까? 생각만 하는 것과 행동에 옮기는 것은 큰 차이가 있지만, 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이해는 되더라

. 모든 인간은 마음 한 구석에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 어둠 속에서 고통받는 자신과, 그 어둠을 마주하고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4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