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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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스쿨

리뷰 총점 9.6 (3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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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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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마이너스 스쿨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1.11.07 리뷰제목
폭력에 크고 작은 게 어디 있어? 아픈 건 똑같아   이 책은 방향 없는 폭력 앞에 무방비로 놓인 청소년, 청소녀들, 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정명섭 등 다섯 작가의 시선으로 전하는 위태로운 학교 이야기이다. 재미나는 주제로 이야기를 엮었다. 학교 내 폭력, 집단따돌림, 학교는 지옥이다. 그러나 그 원인은 학교 내에만 있지 않고, 개개인의 청소년, 청소녀들의 인성과 품성
리뷰제목

폭력에 크고 작은 게 어디 있어? 아픈 건 똑같아

 

이 책은 방향 없는 폭력 앞에 무방비로 놓인 청소년, 청소녀들, 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정명섭 등 다섯 작가의 시선으로 전하는 위태로운 학교 이야기이다. 재미나는 주제로 이야기를 엮었다. 학교 내 폭력, 집단따돌림, 학교는 지옥이다. 그러나 그 원인은 학교 내에만 있지 않고, 개개인의 청소년, 청소녀들의 인성과 품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는 승자독식의 사회다.

 

약자에 대한 배려의 도덕, 윤리적 가치를 말하기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배경과 권력이 청소년, 청소녀와의 배경이 아닌 그 자체로 변환된다. 학교 교육에 대한 신랄한 비판보다는 왜 이들은 이런 행동을 할까 하는 개개인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이 책은 이런 것들이 결코 피해자가 못나서, 가해자가 잔악해서 도가 아니라 왜 사회 분위기가 이렇게 됐나 하는 우리 사회의 자기 성찰을 촉구한다….

 

책 속 여행을 하는 동안, 나의 기억은 학창시절도 되돌아갔다. 교복 시대, 배꼽 바지, 바지 밑단 말아 올리기(00 합섬이라는 상표가 보이도록, 그래서 나는 너희와는 달라, 라는 드러내기), 교복 윗단추 하나 풀어 제치고 다니는 전형적인 그룹이 있었다. 당시에는 이들을 불량써클애들이라 불렀다.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착실한 친구가 화장실 뒤에서 담배를 피우고, 시골에서 유학 온 같은 반 아이들 자취방으로 몰려다니며, 빌붙어 지내고, 오전 2교시 휴식 시간, 체육 시간에 반 맨 앞줄에 앉은 체구가 작은 친구들의 도시락을 멋대로 까먹고 하던 모습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는 일진이라는 이름으로…. 요새는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언론매체를 통해서 전해지는 청소년, 청소녀들의 상상할 수 없는 행동들, 친구를 데려다 모델에 가둬놓고 물고문하고, 지적 장애인을 데려다 일을 시키고, 일을 제대로 못 한다고 결국에는 때려죽이는 사건에 이르기까지,

 


첫 이야기, 이진 작가의 “옥상 아래 그 언니” 10여 년 전 아이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옥상에서 투신?, 그 영혼은 유령이 돼 옥상 창고 안을 떠돌고 있는 듯, 주인공은 같은 반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했다. 그 이유가 뭘까? 트위터에 올린 글이 화근이라 생각한다. 어느 날, 따돌리는 애들을 피해 얼떨결에 옥상까지 올라와 창고에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서 한참 선배인 그 언니(유령)를 만난다. 지금이 2000년이라 생각하는 언니, 2021년으로 타임슬립했나? 언니와 주인공인 나 모두 지금까지 유령 취급을 받았다. 서로를 알아주고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이가 됐다.

 

너만은 너를 지켜. 그 애들이 끊임없이 네 존재를 지워 버리려 들어도 너는 너를 포기하지마. 누군가 네말을 들어줄 때가 올 거야. 그때까지만 기다려. 너를 놓지 말고

(중략)

세상에 나를 알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곁에 있어 주고 내말을 들어 줘서 고마워, 네 덕분에 내가 나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어, 너를 통해 내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어.” (40)

 

 

 

 

집단따돌림은 왜 일어나는 걸까?, 지은이는 따돌림당하는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는 가장 큰 감정은 외로움이라 했다. 가해자 자신도 외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먼저 나서서 남을 괴롭힌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나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짖어대는 개는 실은 두려움이 큰 것처럼, 학교의 일진들도 그렇다. 누군가에게 당하지 않으려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몸부림일 수도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주원규 작가의 “매우 도덕적인 캠프”는 블랙 코미디다. 학교 아이들한테 괴롭힘을 당한 아이들, 이들이 모인 곳이 매우 도덕적인 캠프다. 1주일 만에 멘탈이 갑이 된다. 부모 손에 끌려 캠프에 들어온 아이들, 교관들이 왔다 갔다 한다. 그들이 기대하거나 그럴 거라고 짐작했던 해병대의 강인한 체력 훈련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훌쩍 6일이 지났고, 출소를 앞둔 날 밤에 강당으로 모이게 한 그것밖에 없다. 그들 앞에 놓인 A4용지, 거기에 자신들이 당한 이야기를 쓰게 했다. 매우 도덕적인 캠프는, 이들에게 뭘 가르쳐주겠다는 것인가?,

 

 

먼저 너희가 실드치고 난리블루스를 쳐 줘야 학교에선 학폭위도 열리고, 가진 거 뭣도 없는 애들은 쫄아 붙으면서 학교생활이 편해진단 말이야. 선생들도 관심 놓지 말고 너희를 제대로 경호할 수 있도록 정신 무장시키고, 알겠어? (78)

 

 

앞으로 너희가 돈 벌 곳은 이 땅이니까 그렇지 그래야 서민코스프레하며 대충 어울리는 척하며 계속 살아 낼 수 있는 거잖아. 네 엄마한테 물어봐라. 내 말이 맞나 틀리나.

 

매우 도덕적인 캠프는 이런 곳이다.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학교를 손에 넣는 거지, 선생들을 고용하는 거야. 보디가드로….

 

꽤 재밌다. 작가는 보이는 폭력에서 피하고 보기 위해 청소년 전체가 겪는 더 깊은 폭력, 서로를 감시하고 자신을 탓하고 타인과 어른이 정해 놓은 규칙에 맞추려고 애쓰는 행동이 자존감을 더 심하게 다치게 할 수 있다고….

 

 

세 번째 이야기는 김의경의 ‘나비’다. 정신지체아 ‘나비’를 꼬드겨, 성 착취의 도구로 내몰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놀이 비용을 쓰는 청소녀들, 점점 수위가 높이진 이들, 마침내 나비는 임신하고, 이런 사실이 나비 가족에게 알려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들은 나비를 한적한 곳으로 끌고 가 나비 배를 때려 하혈하게 만든다. 평범했던 아이들이 어떻게 악마가 돼가는지, 개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자는 말은 아니다. 지은이 말처럼 폭력이 무서운 이유는 어느 순간 둔감해지고 익숙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나비를 학대했던 청소녀들은 자신을 학대하는 것이다. 길을 잃고 헤맨 것은 모두다.

 

 

네 번째 이야기는 김설아의 ‘뱀희’다. 마치 드라큘라처럼 흡혈하고, 영화 모이처럼 뱀이 등장한다. 다문화가정 출신 범희, 마리아 고등학교 일진 전교 1등의 재우와 이사장 딸인 인나, 이 둘을 학교에서는 재나라 한다. 재나는 누구든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 학교 선생도 어쩌지 못한다. 재나는 범희, 아니 뱀희를 건드렸다. 재우는 담뱃불로 범희의 다리와 얼굴을 지진다.

 

결국, 재나는 뱀희에게 죽는다. 마치, 전설의 고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권선징악의 흔적은 마지막에 나타난다. 재나에게 범희가 곤욕을 치르던 장면을 목격했던, 유진, 1년 뒤 학교 옥상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담장 위에 올라선 순간, 뱀희가 나타나, 유진의 손을 잡아 담장 안으로 끌어당겨 내렸다. 나, 뱀희야 기억나지? 라는 엔딩, 너 죽어서는 안 돼, 살아야 해라는 메시지일까?

 

 

다섯째 이야기는 정명성의 ‘즐거운 나의 학교’다. 주인공 안상태, 다른 학교에서 교실에 폭탄을 옮겼을 뿐인데 범인으로 몰렸다 자칭 탐정 준혁아저씨 도움으로 진범이 밝혀졌지만 학교에서 보이지 않는 따돌림과 손가락을 피해 이 학교로 전학한다. 빵빵한 부모를 배경으로 아이들을 못살게 구는 일진그룹을 조정하던 제1인자 대니 최가 피습을 당해, 혼수상태다.

 

누가 그랬을까, 누구? 습격한 이를 찾는 과정에서 2인자는 안상태에게 범인을 찾아오라고 협박한다. 이 사건은 그 누구도 아니다. 단지 그 골목길에 대니 최가 서 있던 위쪽 집에서 떨어진 벽돌이 범인이었다. 대니 최의 어머니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아들이 공격을 당했는데 학교가 범인 찾는 걸 방해하고 있다고. 그런데 기사 댓글에 대니 최한테 괴롭힘을 당했던 아이들의 증언이 터져나온다. 한 둘이 아니라서 난리다. 청원도 한 것 같은데...

 

이렇게 5개의 단편소설을 봤다. 학폭, 청소년 청소녀의 상상 초월 범죄행각, 음습한 일진의 괴롭힘, 정녕 학교는 즐거운 곳이 아닌가, 마이너스 스쿨이라 적도 음습한 학교라고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들이 향하는 곳은 학폭과 학교 내 집단따돌림에 대한 사회고발도 아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까, 진정 학교는 뭘 가르쳐야 하는 걸까,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 무겁고 음습한 학교를 밝고 즐거운 학교로 만들 수는 없는 걸까를 묻고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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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십대의 학교 폭력을 다룬 『마이너스 스쿨』 by 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정명섭 평점10점 | d******7 | 2021.10.30 리뷰제목
『마이너스 스쿨』은, 학교폭력으로 신음하는 십대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야기를 다섯 작가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단편집이다. 학교폭력은 신체에 가하는 물리적인 폭력, 협박이나 모욕으로 위협하는 언어 폭력, 지능적으로 가하는 정서적 폭력, 교묘한 따돌림 등이 모두 해당된다. 피해자는 때론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방관자는 새로운 피해자 혹은 가해자를 낳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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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스쿨』은, 학교폭력으로 신음하는 십대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야기를 다섯 작가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단편집이다. 학교폭력은 신체에 가하는 물리적인 폭력, 협박이나 모욕으로 위협하는 언어 폭력, 지능적으로 가하는 정서적 폭력, 교묘한 따돌림 등이 모두 해당된다. 피해자는 때론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방관자는 새로운 피해자 혹은 가해자를 낳기도 한다. 그 누구도 지옥 같은 학교에서 예외일 수 없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돌보고 가르치는 일은 어른들의 몫이다. 그것은 한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다. 가까운 이웃을 비롯해 동네, 확장해서 나라 전체가 관심을 기울이고 애정을 가져야 한다. 근본적인 정책이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학교폭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옥상 아래 그 언니

SNS에 올린 한 줄의 글로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소녀가 학교 옥상에서 자살하려던 순간 한 언니를 만나게 된다. 그 언니 역시 왕따였고 마음의 상처로 오랫동안 창고에 앉아 있었다. 소녀는 같은 상처를 가진 언니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따돌림 당하는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는 가장 큰 감정은 외로움이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외로움에 빠트리기 위해 다수의 앞에서 망신을 주거나 괴롭히는 정서적 폭력을 즐긴다. 이런 일상을 견디다 못해 삶을 포기할 수도 있으니 심각하다.

 

 

"너만은 너를 지켜. 그 애들이 끊임없이 네 존재를 지워 버리려 들어도 너는 너를 포기하지 마. 누군가 네 말을 들어 줄 때가 올 거야. 그때까지만 기다려. 너를 놓지 말고."  -p40

 

 

 

아주 도덕적인 캠프

스스로 학교 폭력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던 동호를, 엄마는 일주일만 견디면 '멘털 갑'이 될 수 있다는 지리산 캠프에 참여시킨다. 하지만 그곳은 금수저를 물고 나온 있는 집 자식들을 모아놓은 집합소로 개비싼 참가비를 골자로 한, '매우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모양새를 한 또다른 문제에 지나지 않았다.

 

 

나비

용돈이 필요했던 여고생 세 명이 공모해 지적장애를 가진 친구 ‘나비’를 성매매 시킨다. 그 결과 임신을 하지만, 건물 계단에서 밀어 유산까지 시킨다. 이 엄청난 범죄가 실화를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 폭력이 서서히 무감각해지고 익숙해지는 순간 황폐해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뱀희

부모의 든든한 빽을 무기로 학교를 쥐락펴락하는 '재나 커플'에 의해 폭력의 희생물이 된 소녀 '범희'가 뱀파이어로 변모하면서 악을 처단하는 이야기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쥐고 개념 말아먹은 싸가지와 방관자는 피 말려 죽이는 게 상책, 뱀희의 활약상이 너무나 통쾌했다. 자살을 막는 모습 또한 훈훈한 마무리.

 

 

즐거운 나의 학교

전학생 '안상태'가 2인자 협박에 의해 탐정을 꿈꾸는 백수 아저씨와 손을 잡고 '1인자 습격 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이다. 평소 1인자가 학교에서 벌이던 폭력 수위는 너무 강력해서 선생님들도 개입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1인자 부모의 배경은 다이아몬드급에 해당한다. 사실 기회만 된다면 학교 학생 대부분이 1인자의 뒤통수를 후려갈겼을 터~. 하지만 범인은 전혀 연관성 없는 의외의 인물이었으니.. 천벌을 받았나 보다. 일본 탐정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다.

 

 

#마이너스스쿨 #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정명섭 #자음과모음 #청소년소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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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다섯 작가의 시선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l****5 | 2022.01.12 리뷰제목
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정명섭 다섯 작가가 들려주는 십대를 위협하는 학교폭력 이야기 <마이너스 스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2번째 책입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리즘 작품도 있고, 판타지적 쾌감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습니다.   십대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 중 그 나이대에 통과해야 할 경험도 분명 있지만, 결코 해서도 당해서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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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정명섭 다섯 작가가 들려주는 십대를 위협하는 학교폭력 이야기 <마이너스 스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2번째 책입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리즘 작품도 있고, 판타지적 쾌감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습니다.

 

십대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 중 그 나이대에 통과해야 할 경험도 분명 있지만, 결코 해서도 당해서도 안 될 것들이 존재합니다. 신체적 폭력, 정신적 폭력과 같은 학교폭력이 그렇습니다. 시대마다 학교폭력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폭력의 강도는 세졌고, SNS 사용으로 사이버폭력은 더 은밀하게 작동하며 사악해졌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무관심한 제3자들이 한 반에 모여 생활하다 보니 부차적인 피해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환경이 달라진 만큼 요즘 십대들의 고통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마이너스 스쿨>의 다섯 작가들은 전쟁터가 되어 버린 위태로운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 사이에 벌어지는 다양한 폭력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왕따, 학교 내 무법자, 성매매 같은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학교폭력 양상과 닮은 현실 스토리와 더불어 피해자 캠프, 뱀파이어의 복수 같은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앤솔로지를 장식하는 작가진만으로도 기대가 커 눈여겨봤는데, 북토크 소식을 듣고 저도 참석하고 왔습니다. 북토크에서 다섯 작가님들은 저마다 이 소설을 쓴 배경을 들려주셨습니다. 이진 작가님의 제안으로 <마이너스 스쿨>의 다섯 작가님이 의기투합해 이 책이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학교는 어른 사회의 축소판과도 같습니다.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은 온갖 복잡하고 다양한 전개가 존재하는 카테고리입니다. 왕따만 해도 수많은 배경과 전개 방식이 존재합니다. 사이버폭력도 오히려 일회성 악플 정도는 순진한 수준입니다. 익명성을 빌미로 동참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건이 늘어났습니다.

 

왕따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이진 작가님의 <옥상 아래 그 언니>는 자꾸 스스로에게서 왕따의 원인을 찾으며 자존감이 무너져내리는 인물의 처참한 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는 이진 작가님은 이 글을 쓰면서 본인도 비로소 치유가 되는 글쓰기를 경험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위기 청소년을 돌보는 목사이자 소설가 주원규 작가님의 <아주 도덕적인 캠프>도 인상 깊은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학폭 피해자가 정신 무장한다는 캠프에 입소한 청소년의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묘사하는데, 북토크에서는 제도권 안에서 도덕이 또 다른 폭력을 양상하진 않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를 보태어 주셨습니다. 특히 동성 성폭력에 대한 주제도 심도 있게 생각하고 계셔서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됩니다.

 

김의경 작가님의 <나비>는 지적장애인으로 성매매를 했다는 기사 한 줄로 탄생한 이야기입니다. <마이너스 스쿨> 앤솔로지를 제안받기 이전에 이미 초고를 완성했을 정도로 꼭 다루고 싶었던 주제였다고 합니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사악한 일을 저지른 가해자 역시 이 사회가 낳은 피해자일 수도 있겠다는 안타까운 시선도 담겨있어 어른들의 책임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폭력 앞에 무방비하게 놓인 십대들의 모습을 그린 <마이너스 스쿨>. 십대들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인지하는 것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속 시원한 해결책이 있을까요. 고통을 겪는 피해자는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해나가야 할까요. 학교가 지옥과도 같은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재미 삼아 해코지하는 가해자를 두고 없던 악의가 치솟게 되는 피해자가 생기기도 합니다. 무력감과 복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마음은 <마이너스 스쿨>의 등장인물들에게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김설아 작가님의 <뱀희>는 복수라는 판타지적 쾌감을 안겨줍니다. 인과응보 결말이지만 그 여정이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북토크에서 학교폭력을 다룬 소설의 결말이 어떤 식이어야 바람직할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었는데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아우르는 결말을 찾는 작가님들의 고통이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명섭 작가님의 <즐거운 나의 학교>는 즐겁지 않은 이 시대 학교가 즐거운 장소가 되길 바라는 작가님의 바람이 담겼습니다. 학교 강연을 다니며 학생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작가님인 만큼 요즘 청소년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작품에 반영하고 싶은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학교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이지만, 북토크 내내 작가님들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활기찬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입담 좋은 정명섭 작가님의 센스 넘치는 진행과 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작가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북토크 덕분에 <마이너스 스쿨>의 의미를 한층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청소년 문학 작품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에 공감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면서 책과 감정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고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이지만 우리 때와는 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학교폭력을 이런 소설을 읽으며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정작 부모와는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거든요.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도 함께 읽으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매개체로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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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학교폭력이 사라지는 날이 소망해 봅니다! 평점10점 | c*******9 | 2023.06.14 리뷰제목
책 제목 '마이너스 스쿨' 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름지기 학교란 학생이 즐겁게 다니는 곳, 친구들과 함께 작은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곳, 성장과 배움이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마이너스 학교라니... 자동차를 타고 도심지를 지나갈 때  힐끔 쳐다보는 곳이 있다. 학교 건물이다. 초등학교인지 중학교인지 학교 명패나 푯말을 본다든지 또는 학교 건물에 커다랗게
리뷰제목

책 제목 '마이너스 스쿨' 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름지기 학교란 학생이 즐겁게 다니는 곳, 친구들과 함께 작은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곳, 성장과 배움이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마이너스 학교라니...

자동차를 타고 도심지를 지나갈 때  힐끔 쳐다보는 곳이 있다. 학교 건물이다. 초등학교인지 중학교인지 학교 명패나 푯말을 본다든지 또는 학교 건물에 커다랗게 붙어있는 학교 비전 글귀를 본다.

 

'행복한 학교....', '꿈이 자라나는 학교...' 주로 희망적인 메세지가 담겨 있다. 그 글귀대로라면 대한민국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행복해야 되고, 자신의 꿈을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모두 다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대체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런데 가끔 언론에 나오는 학교 소식은 그렇지 않다.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학교는 말한다. 우리 사회에 폭력이 만연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끔찍한 소식들 때문에 이제는 왠만한 폭력이 아니면 눈깜짝하지도 않을 정도다. 문제는 학교 안에서도 보이지 않게 폭력이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너스 스쿨>은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같은 친구들을 괴롭히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가상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마냥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느껴지는 것은 책을 읽는 독자라면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 장애를 가진 친구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친구들의 집단 폭력을 다룬 이야기가 과연 있을법한 이야기일까 생각하다가도 이와 유사한 일들이 과거에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힌다. 과연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될까?

 

소설 속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은 대부분 잘 사는 집 아이들이다. 부모들은 소위 사회의 권력을 대표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그 자녀들은 공부 머리도 좋고 잔머리도 뛰어난 아이들이다.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은 가난한 집 아이들, 다문화 아이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다. 부족함 없이 자란 아이들이 왜 힘 없고 가난한 아이들을 집단으로 괴롭힐까? 

 

힘으로, 돈으로 뭐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학교 안에서도 나름 힘을 발휘하려고 한다. 자신의 자녀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있으면 참지 않고 학교로 쫓아온다. 교장을 만나고 담임을 만나 자신의 힘으로 자녀를 보호하려고 한다. 잘못했으면 그에 응당하는 반성과 성찰을 할 수 있도록 해야됨에도 불구하고 다짜고짜 일단 자신의 선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과연 그게 진정한 부모 노릇일까?

 

시회가 존재하는 한 폭력이 사라지지 않듯이 학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학교는 마지막 보루다. 힘과 권력이 작용하지 못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교육적인 방법으로 변화가 생각하도록 학교의 선생님들에게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폭력의 이야기가 이제는 소설 속 이야기로만 머물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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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폭력은 마이너스 행복은 플러스 되는 학교를 꿈꾸며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j*****2 | 2021.11.17 리뷰제목
‘학교’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세요  아이들의 밝은 목소리, 공부하는 분위기, 맛있는 급식 등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즐겁기도 하지만 폭력이라는 단어에 함께하는 단어도 학교입니다.   40대에 기간제로 학교라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학교급(초, 중, 고) 별로 1년에서 2년정도 근무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일한 곳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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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세요 

아이들의 밝은 목소리, 공부하는 분위기, 맛있는 급식 등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즐겁기도 하지만 폭력이라는 단어에 함께하는 단어도 학교입니다.

 

40대에 기간제로 학교라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학교급(, , ) 별로 1년에서 2년정도 근무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일한 곳이 고등학교 였는데 이 지역이 아직도 고등학교 비평준화라 소위 성적이 좋지 않고 문제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이미지의 학교였습니다.

교내 뿐 아니라 교외 학교폭력사안도 빈번하고 자퇴도 많고 제 학창시절과는 너무 다른 학교 이미지 였습니다.

처음에는 이 학교에 문제 학생이 많아서 그런거라 생각했는데 그 후로 중학교와 초등학교를 근무하면서 보니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학교의 급을 떠나서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나와 상관없는 일들이라 생각했던 학교폭력이라는 단어가 학교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보니 좀 과장되게 늘 함께한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5명의 작가의 시선으로 폭력으로 얼룩진 학교 안에 담긴 고민과 비밀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책 소개를 보자마자 관심이 생겼습니다.

5명의 작가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왕따에서 이름 없는 유령처럼 되어 버린 소녀가 결심하고 올라 간 옥상에서 이상한 언니를 만나 이야기하며 외로움을 치유받는 옥상 아래 그 언니

 

학교폭력은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마의 성화에 참가한 캠프에서 내가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아주 도덕적인 캠프

 

지적 장애를 가진 동급생을 성매매에 이용하는 여고생 이야기 나비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뱀희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 갑질, 따돌림 문제를 그대로 학교라는 곳에 축소하여 표현한 즐거운 나의 학교

 

한 편당 30~40 페이지의 단편 소설은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이지만 내용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학교에 출근할 때 가방에 넣어 온 작은 책인데 읽고 집으로 가는 길에는 책이 참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어느 순간 폭력에 익숙해지고 둔감해지는 모습이 잘 드러나는 표현은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잘못을 잊으려고 해.

     죄가 크고 깊을수록 더 빨리, 더 깨끗이 잊어버려. - p.40

 

     나비에게 나비가 되기 위한 훈련을 시킨 지 석 달이 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도 점점 죄책감이 줄어들었다. - p.109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활동은 늘어가는데 신체폭력,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따돌림 등 폭력은 세분화 되어 더 교묘하게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리뷰를 쓰는 지금도 대구의 중학생들이 식당에서 난동을 피우는 뉴스가 들립니다.

이제 학교폭력 문제는 학부모, 교직원, 학생들 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학교는 학교 중앙 현관에 붙여진 표어가 아닌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학교 폭력의 현실에 대해 알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학교폭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학교 교직원은 물론 사회 구성원이라면 모두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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