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하게 될까. 어쩌면, 삶이라는 우주는 너무도 무한히 펼쳐져 있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 가족의 누군가와 대화하고 그 대화를 통해서 삶을 알아간다는 것은 꽤 의미있고 재미있을 터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에게는 그런 재미있는 삶을 좀처럼 느낀 적이 없다. 그래서, 가족끼리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이해를 못하던 때도 있었다. 가족끼리 있는 게 뭐가 좋아, 아주 괴로운 일인데,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 나를 가족은 좋은 관계가 될 때, 아주 화목하고 행복하게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들이 책들이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의 저자는 아들에게 진심을 담아 편지를 쓴다. 그 편지에 쓴소리는 없다. 다만, 사랑을 가득 담아 애정을 듬뿍 느끼게 해주는 편지들이다. 그리고 거기에 저자가 겪은 삶의 경험들을 들려주기도 한다. 저자가 필요한 순간들마다 아들을 떠올리며 쓴 편지들은 마음 속 어딘가에서 훈훈함이 느껴지게 한다.
2.
무엇보다 이 책에서 주목할 것은 그 따뜻한 마음과 진심을 담은 지식의 퍼레이드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냥, 마음을 전하는 편지가 아닌, 감성과 지식이 어우러진 한편의 수필로 이루어져 보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껴지게 한다.
흩어지지 말고
꽃을 공부하며
가볍게 다녀라 ? p.225
어딘가에서 발췌된 이 글이 빛을 발하는 것은 가볍게 다니라는 말 한마디. 마음을 가볍게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일 텐데. 그래서 이 책을 보다 보면 마음을 가볍게 할 수 있는 뭔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삶이라는 우주는 무겁지만, 그 무게를 가벼이 다니게 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과 저자의 지식이 어우러진 한권의 책. 그리고 던진 질문들.
오늘, 나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저자의 건너편에 있는 사랑을 느껴본다. 그 사랑이 내게 전해져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게 그 마음의 너머로 삶의 진실이 전해질 수 있게. 오늘 나의 따뜻함을 향해 내달려본다.
-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세계적인 수학자인 김민형교수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으로 쓴 이 책은 원래는 아빠의 수학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약 15년전에 나왔던 책인데 이번에 개정판이 나와서 접하게 되었는데 아빠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책이네요.
유럽으로 몇달간 수학 연구 세미나등을 가게 되어 아들과 떨어지게 된 아빠가 유럽의 여기저기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 이야기도 있고 유럽의 박물관 이야기도 있고 무엇보다 시인과 음악가, 그리고 화가, 철학가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품고 있어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책이었어요.
김민형교수이 경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학석학인 김우창 교수의 둘째 아드님으로 책 속 곳곳에 들어난 예술적 감수성이 상당히 뛰어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수도 있겠더라구요. 그리고 그런 감수성과 그가 아는 지혜와 삶을 대하는 방식을 아들에게 다정하게 이야기하고싶었던 것 같고 그런 마음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져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개정판이라서 그런지 이 책에는 김민형 교수가 여러 편지에 대해 추신의 형식으로 보완을 했고 추가적으로 이제 어른이 되어버린 아들에게 쓰는 또 다른 편지에 마지막에 나오는데 보통이 부모라면 누구나 갖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걱정, 자랑과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수학자의 삶이 궁금하기도 했는데 그가 교류하면서 만나는 세계의 다양한 수학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수학이 단순한 학문이 아닌 인생을 배우는 학문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 교류속에서 협력을 통해 그리고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으로 나아가는 것이 무척 부럽기도 하더군요.
아이들에게 그냥 학원공부나 수학,영어공부를 시키는 것과는 달리 세계 곳곳의 박물관이나 음악, 시, 역사등을 자연스럽게 보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의 기회를 아이들에게 주는 것 같습니다.
따스한 부정이 책 곳곳에 녹아있어 읽으면서 행복해지는 그런 책 넘 좋네요.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그의 인생편지를 읽고 모두가 행복하고 지혜로워졌음 좋겠네요.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김민형
세상을 읽는 언어, 수학의 아름다움을 대중에게 전하는 세계적 수학자. 영국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이자 에든버러대학교 수리과학 석좌교수, 그리고 한국고등과학원 석학교수이다.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최초로 조기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연구원, 컬럼비아대학교 조교수, 애리조나대학교 교수, 퍼듀대학교 교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석좌교수를 거쳤으며, 한국인 최초로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교수, 세계 최초로 워릭대학교 ‘수학 대중화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국내에서는 포스텍의 석좌교수,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초빙 석좌교수를 지냈다.
김민형 교수는 2005년 퍼듀대학교 교수로 임용되기 전 세계 수학자들과의 교류를 위해 2개월에 걸쳐 영국의 뉴턴연구소와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 오버볼파흐수학연구소 등을 방문했다. 당시 그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들에는 유럽 지성의 산실에서 다양한 영감을 받으며 일생의 연구에 한 발씩 다가가는 지적 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후에 그는 첨단 위상수학과 고전 정수론을 융합하는 혁신적인 이론을 개발하여 세계적 수학자의 반열에 올랐고, 2012년 호암과학상을 수상했다.
매년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수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그는 『수학이 필요한 순간』으로 10만 독자를 만났다. 지은 책으로 『역사를 품은 수학, 수학을 품은 역사』,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수학의 수학』,『소수 공상』,『아빠의 수학여행』,『수학자들』(공저) 등이 있다.
역자 : 황근하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출판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바람의 잔해를 줍다』,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고로부터의 자유』, 『웰컴 투 지구별』, 『뱃놀이 하는 사람들의 점심』, 『다 빈치와 최후의 만찬』, 『떠나기 전 마지막 입맞춤』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수학자 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의 원리안에 스며들어 있는 인생의 미답을
참 아름답게 써내려간 책을 만나보았다.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써 좁은 세계관에 갇혀 사는 나에게도
이 책은 큰 영감을 주는 책이었다.
비단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일 뿐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폭넓은 이해와 인류에게 건네는
예술과 문화를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을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가끔 사람들은 뭔가를 발견하러 길을 떠났다가 순전히 우연 때문에 전혀 다른 걸 발견하기도 해.
콜럼버스도 인도로 가는 새 항로를 찾으러 나섰다가 미국 대륙에 도착했잖니.
결국 이 발견은 그가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의미심장한 일이 되었지.
p171
순전히 우연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새로운 발견.
진실을 찾기 위해선 떄론 먼 길을 떠날 필요가 잆음에 나또한 동의한다.
나이가 드니까 겁부터 난다.
이젠 소중한 보물을 내 울타리 안에서만 맴돌며 찾을 뿐
영역을 확장시켜 생각하려 하지 않고 먼 길을 나서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대한 발견은 이처럼
또다른 항로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탐험을 멈추지 않으리
그리고 그 긴 탐험의 끝에
출발했던 그곳에 도착하리
그리고 그곳을 처음으로 알게 되리
-T.S. 엘리엇-
그의 장중한 시 속에서
상당히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어 함께 감상해보았다.
나의 무거운 걸음을 뗄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엘리엇의 조용한 시 속에 담겨 있어
웅크려 있는 마음이 하나 둘 펴지는 기분이 든다.
아직은 경험해 볼 경우의 수가 무수하기에
막다른 길에 다다르더라도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탐험의 길을 나선다는 건 나에게 이미 시작된 도전이란 걸 알기에
충분히 값진 시간이 아닐까.
진정한 이해는 물질세계에 대한 지식 너머에 놓여 있다는 게 더욱 분명해지는구나.
여행 혹은 책을 통해 세계를 공부하는 것은
우리가 진실의 문으로 곧장 걸어가도록 도와줄 수 있지만,
마지막 발걸음을 떼려면 결국은 자기 가슴과 영혼을 들여다보아야만 해.
p286
배움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매우 잘 안다.
그렇지만 인생에서 답을 찾아가는 것이
내 머릿속 지식과는 다르게 엄청난 두려움이 앞설때가 많다.
일상적 문제와 지식을 다루는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시선들이 나에게도 새롭게 생각을 이끌어준다.
많이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에 대해 멋진 완성작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동력을
누군가의 멋진 조언으로 삶이 좀 더 멋지게 마무리 될 수 있을거란 기대감마저 든다.
책상 앞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일상을 환기할만한 다양한 재미를
이 책에서도 근사하게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런 의미에서 큰 아이에게도
조용히 건네고 싶어 이 책에서의 새로운 세계와의 조우를 기대해본다.
아빠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니, 그것만으로도 감동이다 싶었어요.
살면서 아빠로부터 편지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기쁘고 좋을 거라는 상상을 하면서, 한편으론 궁금했어요.
아빠는 아들에게 편지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을까요.
이 책은 수학자 김민형 교수가 유럽을 여행하던 중 아들 오신 군에게 쓴 편지들이라고 해요. 자그마치 15년 전의 편지라서 어린 아들은 다 자라 어른이 되었다니 묘한 기분이 드네요. 그때의 편지를 읽는 것만으로도 시간 여행을 하는 듯, 마치 그 편지를 받은 아들이 된 듯...
첫 번째 편지부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담겨 있어요.
"... 보고 싶은 마음을 참기 힘들 때마다, 아빠 가슴속의 작은 구멍이 점점 커지는 것 같을 때마다 네게 편지를 쓸 생각이다." (15p)
멀리 영국에 도착한 아빠는 아들이 무척 보고 싶었나봐요. 그 마음을 고스란히 글로 쓰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그려보니 마음이 따스해지네요. 동네 이곳저곳을 거닐며 본 것들과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평소에도 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구나 싶더군요. 부모와 자녀 사이의 거리가 가깝고 친밀하다는 건 참으로 큰 행복이죠.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쁨을 너와 나누고 싶구나." (15p)
아들에게 쓴 편지라는 걸 모른 채 읽었다면 인문학 수업이라고 느낄 정도로 역사와 문학, 철학 등 다양한 지식들이 즐겁게 펼쳐지고 있어요. 일부러 뭘 설명하려는 게 아니라 보고 느낀 것들과 관련된 지식들이라서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좀 의외였던 건 시 읽는 기쁨을 이야기하는 수학자의 모습이었어요. 수학자라는 이름표가 준 편견인 거죠. 모두 똑같은 사람인 걸, 시를 좋아하는 마음은 자연스럽다는 걸 새삼 알려주고 있네요.
편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적어보내며 그 시가 주는 감동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연애 편지를 읽는 기분이 들었어요. 사랑하는 마음은 어떤 식으로든 드러나기 마련인가봐요. 멋진 곳을 구경할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때... 좋은 순간들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글을 통해 제게도 전해졌어요.
마지막으로 아빠는 어른이 된 아들에게 당부하고 있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자신을 믿고 자비로운 이 세상을 사랑하라고.
사랑하는 누군가를 향한 마음은 아직 끝나지 않은 편지 같아요. 다음 편지를 기다려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