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를 찾는 여행. 전국 75개 역사 여행지를 주제별로 꼼꼼히 담았다. 부부 여행 작가 최미선, 신석교 작가님이 추천하는 특별한 역사 여행지에는 모두 저마다 의미와 이유가 있었다.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한국사를 정말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주말만 되면 역사의 주요한 장소들을 따라 역사여행을 떠나곤 했었다. 그런 아이들이 자라며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며, 그 여행들이 정말로 헛되지 않음을 느꼈다. 결국 아이들의 관심은 공부로도 이어졌고 함께 한국사를 공부하며, 아이들은 때론 뿌듯함을 때론 분노를 뼈저리게 느꼈다.
이렇게 나름 열심히 역사 여행을 다녔음에도 책을 보며 아직 우리의 갈 길이 멀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무려 1년 6개월간 매일 15시간가량 공부를 하며 쓰신 책답게 책 속엔 정말 많은 여행지와 그에 따른 정보가 가득 담겨 있었다. 길고 깊은 역사의 이야기들이 책 속에 가득했다.
책은 전체적으로 궁궐과 왕릉, 산길과 물길, 박물관과 미술관, 마을과 시장, 섬과 바다, 공원과 숲길, 마지막으로 건축물과 기념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중엔 나도 꼭 추천하고픈 경복궁 경회루와 향원정,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공산성, 덕숭산 수덕사, 전주 한옥마을의 어진 박물관, 북촌 한옥마을, 군산 근대역사 문화거리, 천안 독립기념관의 소개와 얽힌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또, 아직 가보지 못해서 궁금한, 고령 대가야왕릉길, 오대산 선재길, 진주성,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밀양 항일운동 테마거리, 신안 암태도, 나혜석거리, 성균관의 이야기도 있었다.
경복궁 건청궁에서 시해를 당한 명성황후. 왕비를 시해한 칼이 후쿠오카 구시다 신사에 모셔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최태성 역사 강사와 방송인 이윤석 씨가 방송을 통해 찾아간 그곳에서는 철저히 한국인들이 볼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어찌 한 나라의 국모를 그리 잔인하게 시해하고도 이리 당당할 수 있을까. 이리 증거가 명확함에도 증거 불충분으로 용의자들이 풀려났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송산리 고분군은 여러 번 방문한 곳이다. 가까운 공주에 있기도 하고, 참 좋은 역사여행지이기 때문이다. 송산리 고분군을 파헤친 도굴꾼은 가루베 지온이라는 교사라고 한다. 가루베는 학생들로 하여금 유물 수집이라는 숙제를 내주며 유물들을 빼돌려댔다고 한다. 말 그대로 사굴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도 알아보지 못한 고분이 있었으니 송산리 고분군의 배수로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된 무령왕릉이 바로 그것이었다.
역시 공주에 위치한 공산성도 자주 가본 곳이다. 이곳 공산성은 여러 군주들의 단골 피신처였다고 한다. 특히 인조반정 이후 1년도 안 되어 벌어진 이괄의 난 때 공산성으로 피난을 온 인조는 누군가 바친 콩고물을 묻힌 말랑한 떡을 먹게 된다. 참으로 절미라며 떡 이름을 묻는 임금에게 임 씨가 바친 떡이라고 하자, 이 떡은 임절미라고 불리다 인절미가 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인조는 맛있는 떡을 맛보았을지는 모르나 도성을 버리고 도망간 왕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전주에 갔을 때 경기전의 어진 박물관에 가본 적이 있다. 바로 이 경기전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시기 위해 지은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조선 시대 왕들의 모습을 남긴 초상화가 전시되고 있다. 모두 일곱 임금의 어진이 전시되어 있는데, 교과서에서 보고 책 속에서 보던 어진을 볼 수 있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효창공원에는 안중근 의사를 포함한 삼의사의 묘가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안중근의 묘는 현재 가묘 상태다. 일제가 끝끝내 그의 시신을 꽁꽁 숨겨버렸기 때문이다. 시신을 숨긴들 우리가 그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잊을 수 있을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다. 그래서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 앞으로 더욱 더 알아야 한다. 직접 역사 위를 걸으며 만들어진 이 책을 들고 직접 역사를 마주하자! 선조들이 겪은 역사의 흔적에 닿아보는 일이야말로 가장 좋은 역사 공부일 것이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