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마클럽

 

새해가 밝고 별 것 없는 주말을 보내고 특별할 것 없는 힘듦의 연속이었던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보다. 여전히 힘듦은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로 느껴로 느껴진 탓에 작가의 위로에 울컥 해버렸다.

 

"그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았던 당신의 슬픔을 이제는 내가 작은 박동 하나 놓치지 않고서 전부 귀담아듣고 포옹 같은 위로를 건넬게요." 15쪽, 많이 힘든 하루였나요

 

타인의 말에, 그것도 작은 박동 하나에도 귀를 기울여 준다니 이리 다정할 수가. 마음이 한참 흔들렸다. 참 예쁘다. 박동이라는 단어가 새로워졌다.

 

"지치지 말자. 제발 지치지만 말자." 51쪽, 손편지

 

그들 모두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는 이야기에 나는 그렇게 애쓰는가 묻는다. 어른이 나이만 먹는다고 저절로 되는 자동화 시스템도 아니고 뭔가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이라면 애써야 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그렇게까지 애쓰고 싶지 않은 것도 은근한 마음이라, 철없단 말이나 타인을 위한 멋들어진 위로도 건네지 못한데도 그까짓 어른쯤은 못돼도 좋겠다는 이 마음은 뭔지. 이리 살다보니 아내만 힘든가.

 

 

"당신은 서툰 잠결에도 아름답습니다." 89쪽, 잠결에 만난 봄은 당신이었습니까

 

아침, 눈뜨는 동안 아내의 얼굴을 잠시 눈에 담고 때론 사진에 담곤 했다. 헝클어진 머리, 살짝 벌어진 입에선 색색거리는 숨소리와 달짝시큼한 입냄새가 나기도 하는 얼굴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그런 셀 수 없는 날들이 날아 들어 갑자기 아내가 보고 싶어 설렌다. 쓰고 보니 아직 신혼인 듯하여 더 좋다.

 

 

 

작가는 알고 있을까. 자신의 책을 읽고 사랑을 연애를, 그 일기같은 연애가 내게도 오기를 바라게 되었다는 것을. 이토록 가슴 떨리는 설렘하게 되었다는 것을. 행복해 진다는 것을. 아내와 오랫동안 연애를 하고 싶어진다는 것을.

 

이 책 사용 설명서 하나, 소리를 내어 읽으면 감성이 풍부해져요. 둘, 때로는 소리내어 읽는 건 눈물을 불러 일으켜요. 특히 택시 운전기사의 사연 같은 이야기는 한참 울먹이게 돼요. 그러니 사람 많은데서는 눈으로 읽고 속으로 우세요.

 

 

 

그러니까, 그는 알까? 얼마나 많은 문장들이 와닿았는지. 참 많이 애틋하고 따뜻한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받는 책들은 신간이기 때문에 1판 1쇄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2021년 12월 13일 초판 1쇄, 12월 20일 초판 11쇄 발행이다. 그제서야 이 책의 작가가 인기 작가였다는 실감이 났다. 전체 5부의 큰 주제 아래, 작은 주제로 한 글들은 2,3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그마저도 어떤 글은 이것이 시인지, 산문인지 할 정도로 짧다. 술술 읽히다가도 어떤 글은 잠깐 멈춰서 곱씹어 보게 한다. 평범한 배경이 작가의 눈을 거치고 작가의 감성을 덧입으면 이렇게도 표현이 될 수 있구나 감탄하게 만든다.

 

책 속의 수많은 주제 중에서 내가 주목한 글은 '너무 힘들다면 아무 생각 말고 그만둬도 돼'이다. 왜냐면 나도 들어봤거든.

 

내가 가장 믿는 사람의

너무 힘들다면 아무 생각 말고 그만둬도 돼."

라는 따뜻한 한 문장만 내게 온다면.

 

나는 그제야 먼지가 잔뜩 묻은 무릎을 털고서 

활짝 웃는 얼굴로 어디로든 나아갈 수 있다.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17p

 

 

회사 신입시절, 너무 힘들다며 울던 나에게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힘들면 그만두라고. 그 말을 듣던 나는 울음을 멈추고 매섭게 맞받아쳤다. 그만두면, 뭐가 해결돼요?? 그건 어머니에게 돌릴 화살이 아니었는데도, 못난 내 마음은 어머니의 위로가 야속하기만 했다. 그저 토닥거려주길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어하는 이 옆에서 함께 힘들어해주며 '그래도 잘 하고 있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이후로 부모님께는 회사 이야기를 좀처럼 꺼내질 않았다.

 

딱 하루의 무단결근 이후, 18년을 오기로 버티며 첫 직장을 다녔다. 아오, 근속연수마저 18년이라니. 그렇게 내 20대와 30대는 사라졌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읽는 지금은 알고 있다. 힘들면 그만둬도 된다는 그 말이 진정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회사에서 업무가 힘들고, 인간관계가 힘들 때.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 쳐봐도 바뀌는 것이 거의 없을 수 있다. 회사의 거대한 시스템에서의 내 위치를 확인할 뿐이다. 시스템에 맞춰 나를 바꿔야 하는데, 거기에 들어맞는 부속이 될 수 없다면 그만둘 수밖에. 그건 내 잘못도, 회사의 잘못도 아닌 그저 서로 맞지 않을 뿐이라는 것.

 

그럼에도 힘들다며 울던 과거의 나에게 지금의 나는 '힘들면 그만둬도 돼'라는 말을 할 수 없다. 어떤 심정으로 울고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냈는지 알 수 있으니까. 그러니, 우는 모습을 지켜보며 참아 줄 수밖에 없다.

 

작가의 글을 읽으며 예전의 내가 생각나버려 울컥한 마음을 부여잡고 계속 책장을 넘겼다. 작가의 글에 상처는 받았지만 그의 글은 너무나도 따뜻하고 애틋해서 차마 책을 덮어버릴 수 없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글은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으로 다가왔다. 작가가 왜 책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지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다정한 문장들이었다.

 

작가는 집 앞 호수 공원에서 여유로운 햇빛을 즐기다가 처음 뵙는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런저런 일상을 나누다가 어르신께서 50년 넘게 일한 직장을 막 그만두고 오는 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작가. 어르신의 말씀을 그대로 옮겨본다.

 

이 세상이 젊은이들 피 말리기에 딱 좋은 꼴로 돌아가고 있다는 거 알아요. 간혹 남들이 등 떠미는 일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하라고들 말하면서 위로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요. 그러면 누구나 다 지 좋은 일 하면서 마음 편히 잘 살게. 현실적으로 참 어려워요. 그게.

그러니 우리 어른들은 그저 잘 살라 해주는 게 맞아. 나도 잘 사는 게 뭔지 아직 모르지만, 열심히 살아내고 버티다 보니 사람들이 잘 살았다고 해주대요.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67p

 

이 책을 읽기 전엔 '대가 없는 다정'이라는 말이 뜬구름처럼 느껴졌다. 내가 누군가에게 다정한 이유는 그와의 관계 덕분이다. 가족, 친구, 연인, 이웃, 동료, 인터넷에서 만나 소통을 하는 이들마저도, 무엇으로든 연결이 되었을 때만 다정할 수 있었다. 그러니 나는 대가 없는 다정을 준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서, 일면식도 없는 작가에게서 그 작가가 만난 나이 지긋한 어르신의 말씀에서 대가 없는 다정으로 위로를 받았다. 잘 버텨냈다는 말, 열심히 살아냈다는 그 말이 내게는 무엇보다도 큰 위로이자, 살아낼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힘내라는 말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요즘, 그럼에도 말의 힘을 여전히 믿는다'라는 작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힘찬 응원을 보낸다.

 

당신이 간절하게 바라던 대로 

당신의 문장들이 나에게 닿았습니다.

그 문장이 작은 생채기를 내기도 했지만, 

그건 당신 탓은 아닙니다.

종이에 손이 베이는 것처럼 

책을 읽어내면서 겪는 조그만 사고였답니다.

그 생채기 덕분에 당신의 그 다정함과 위로가 

더 절실하게 다가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아프지 말고 '지금 보니 나쁜 놈'이 되더라도 

당당한 모습으로 다음 번 여름의 제주를 담아와 주길 바랄게요.

- 추운 겨울 당신의 문장으로 따뜻했던 이로부터.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하태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줄곧 그곳에서 자랐다. 쓰는 사람이자 늘 사랑을 좇기 바쁜 사람. 언젠가는 사랑이 삶처럼 누구에게나 하나씩은 필히 주어지게 되기를 두 손 모아 바란다. 『너에게』, 『모든 순간이 너였다』를 썼다.

 

인스타그램 @letterwoan

[예스24 제공]

 

 

 

 

 

어쩌면 내게 꼭 필요했던 위로

 

하태완 작가님의 오랫만의 신간을 만나보게 되었다.

 

크고 작은 일로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알만도 하지만

여전히 지혜로움이 부족한 나이기에 책에 기대여 가만히 숨을 고를 때가 많다.

 

하태완 작가님의 문장은 조용히 다가오는

고요 속의 따스함이 그대로 묻어져 있어

마음이 어지러울 때 만나면 그 진가를 발휘하고만다.

 

거짓이 묻은 선의와

내키지 않는 웃음과 

영혼 없는 공감과

무리한 희생보단,

 

내가 '나'의 모습 그대로를

마음껏 표현하는 쪽이

훨씬 많은 이들의 환심을 살 수 있다.

 

그러니까 좋은 사람이라는 건, 늘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깨끗한 마음을 갖고 사는 사람이 아닐까.

p210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관계가 성장되기 위해선

자신의 천성을 숨기지 않는 일이 중요해보인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나를 숨기고 대했던 관계는

만남 자체에 힘을 주고 있기에 편하지 못하고

나의 힘듦이 언제고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억지 노력을 그만하는 것이

당장의 좋은 관계에선 도움이 되지 못할지 몰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 남게 되더라도

그게 훨씬 편하고 좋지 않을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관계의 확장이 힘들어진다.

 

내 아집이 커지기도 하고 애쓰고 노력하는 것에 대한

불필요함이 소모적인 활동이라는 걸 알게 되니

혼자 노는 시간이 많이지고 거의 대부분 나혼자 놀면서 지내게 된다.

 

관계를 위해서 억지 웃음 지었던 지난 날의 나를

해방시키고자 내버려두는 이 시간이 나쁘지 않다.

 

게으른 마음을 잘 달래가면서 오늘도 혼자 놀며

멀어져간 사람들과 조용히 거리를 두며 지내본다.

 

나 자신을 무참히도 업신여겼던

지난날의 나에게 사과를 받아내고,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줌으로써

그 가치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는 것.

내 행복의 성취도를 절대로

타인에 의해서 높이려 하지 않을 것.

 

다시는 잊지 않기로 했다.

내 속으로부터 얻어낸 행복 하나가

타인에게서 얻어낸 인정과 칭찬 

수백 수천 개보다 훨씬 위대하다는 사실을.

p240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때를 회상하면

무수한 결핍을 그것에서 채우려고 애를 썼던 내 모습을 발견한다.

 

이 심각한 오류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상처가 곪기 일쑤이다.

 

내게 얻어지는 행복이 다 고갈되고 나서야

당당하게 표현하고 행복할 줄 아는 법을 깨달아간다.

 

여러가지 형태의 상실감과 패배감을 맛보면서

여물지 못하는 내가 어디에 힘을 주고 빼야 하는지를

좀 더 분명히 알아가는 인생을 계속 살아가고 있다.

 

이 길 위에서 이따금 지칠 땐

말없이 다정한 위로로 나를 품어주는 문장들 사이로 숨으며

마음을 재정비한다.

 

오늘의 내가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고운 결의 말과 글을 수집하고 기록하며

나아갈 방향을 좀 더 분명히 해본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전작을 너무 좋게 읽었던 터라 이번 신간에 대한 기대가 더더욱 컸었다. 이전보다 더 따뜻하고 진심 어린 문장들로 가득해 기대 이상으로 만족했고, 이번에도 역시 그의 글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응원과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많았는데,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한 문장들이 내게 닿았고, 그렇게 나는 또 오늘 하루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기쁨도 나누면 배가 된다는데 '다정'도 그런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선물하면서 다정함을 건네고 싶다. 앞으로도 기댈 곳이 필요할 때 계속해서 펼쳐보게 될 것 같은 책.

 

우연히 인스타 보다가 추천이라는 글보고
꼭 선물하고픈 두분께 선물해드렸어요.

역시 책선물은 마음이 따스해지네요,
거기에
책 스토리까지????

이 책으로 꼭 힘든 이시기에 조금이나마
다정한 위로가,
진심어린 위로가,
되길 빌어봅니다.

책이 주는 감동와 감정은 정말이지 대단한거 같아요!
저도 아직 읽지 못하고 선물부터 한 책이라
구매하려고 다시 로그인했네요,

저 또한 이 책으로 위로 받고 치유 받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