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웹툰 작가가 되고 싶은건 아니지만 6살 딸이 하도 이것저것 그려달라고 주문해대는 통에 그림 실력 좀 키워볼까 하는 마음으로 고른 책이다.
'내 그림 구려'병은 그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조차도 빠져나오기 힘든 병이라는데 그림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나는 이게 얼마나 더 심하겠는가.
특히 사람은 졸라맨을 못벗어나는 수준이라 그림 그리기를 극도로 꺼렸는데 이 책이 '캐릭터 그리기' 즉, 사람 그리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반가웠다.
얼굴을 그릴때 처음부터 바로 쓱쓱 그려나가는게 아니라 기준선을 먼저 잡고, 이목구비도 되는대로 같다붙이는게 아니라 위치와 비율을 맞춰서 그리라는 설명을 보니 그동안 내가 그린 사람 얼굴이 왜 찌그러진 오징어 같았는지 알 것 같았다.
머리카락도 물에 빠진 생쥐꼴로 머리에 딱 붙게 그리는게 아니라 부피감을 생각해서 봉긋하게 그려야 한다는 것, 관절이 꺾이는 부분을 잘 파악해야 연체동물처럼 흐물거리는 모양이나 길이가 달라져서 짝짝이가 되는 경우가 없다는걸 보니 내가 참 그동안 하지 말라는것만 다 골라서 했구나 싶었다.
그림을 전문으로 그리는 사람이나 어른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어린이 대상으로 만들어진 책이라 그런지 나오는 캐릭터들이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모습이라 정감이 하고 따라 그리기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설명대로 따라 그려볼 수 있게 연습할 수 있는 밑그림도 있고 설명마다 QR코드가 있어서 폰으로 찍어보면 그리는 순서가 나와있어서 그대로 따라 그려볼 수도 있었다.
딸의 욕구 충족을 위해 내 그림 실력을 늘려보고자 선택한 책이지만, 딸이 한글을 다 익힌 후에 보라고 주면 혼자서도 그림 연습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
아이가 크니 아이 보려고 했던 책을 제가 보기도 하고, 제가 보려고 했던 책을 아이가 보기도 해요. 이 책은 아이가 보고 싶다고 했는데, 제가 더 재미있게 본 책이에요.
저나 저희 아이나 차~암 똥손이거든요. 표현하고 싶은 건 있는데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는 그런 거죠. 그림보다는 글로 표현하는 게 편하게 타고났는데, 문제는 그림으로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떨쳐내지를 못하는 거죠. 더구나 저희 아이는 앞날이 창창한데 평생 졸라맨만 그릴 수는 없지 않겠어요? 그래서 이번 책은 <웹툰 캐릭터 그리기 대작전>이라는 캐릭터 쉽게 그리는 법이 나와있는 만화책이에요. 이렇게 잊을만하면 또 한 번씩 도전하고 있어요..ㅎㅎㅎ
인물화 스케치 책도 집에 있기는 한데요, 저희 모자가 보기에는 느~어무 어렵고 복잡하더란 말이죠. 기초편인데도 말이에요. 그런데 이 책은 무려 만화책이에요. ㅎㅎㅎ 일단 페이지 팍팍 잘 넘어가고요, 그리는 방법도 어린이 대상으로 쉬운 수준으로 설명해 주고 있어요. QR코드가 몇 군데 있는데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아요.
주인공은 원이라는 여자아이인데, 그림 수준이 엉망이라는 설정인데....제가 보기엔 나름 귀엽더라구요..ㅎㅎ 그런데 원이도 저처럼 형편없는 그림 실력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포기하지 못하는 아이에요.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네요. 그런 원이를 저주에 걸린 웹툰 작가 레이지빗이 도와줘요. 레이지빗에게 저주를 건 미지의 존재 L은 원이가 웹툰을 완성하지 못하게 계속 방해를 하죠. 원이가 마음잡고 그림 좀 그리려고 하면 팩폭의 저주를 내려요. 이 웹툰을 보고 그 말이 떠올랐네요. "팩트로도 때리지 말아라."
얼굴 비율 잡는 법, 손 그리는 법 등 궁금했던 것들이 콕 집어 설명되어 있고요, 제일 뒤쪽에는 따라 그리기도 있어요. 어린이나 저처럼 어린이 정도의 그림 실력을 가진 분들 중 캐릭터 그리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 추천드려요.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