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미네와의 이별
처음에 책 제목과 책의 개략적인 설명을 봤을 때는 작가가 키우던 반려동물 햄스터 헤르미네와의 이별을 기점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과 생명의 존엄성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졌으리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생물학 전공자인 작가에 의해 쓰여진 책에 기대감에 부흥하며,
생물학에 관한 방대한 자료와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죽음에 초점을 맞추기는 하였으나 죽음에 대한 슬픔보다는 있는 그대로 생과 사의 생물학적인 이해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 주었다.
거기에 여러 종족(국가)에서 과거 그리고 현재에 이어져오는 장례의식에 대한 배경 지식 또한 너무 재미있게 담겨 있어서
읽는 내내 슬플까봐 걱정했던 우려를 등지고,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생물학에 관련한 이야기에서는 나도 생물관련 전공자이지만, 다소 지루하고 어려울 수 있는 기본 개념을 쉽게 재미있게 귀여운 그림까지 곁들여서 설명해주니 내가 전공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런 류의 책을 접했더라면 조금더 재미있게 전공에 다가갈 수 있었겠다는 아쉬운 생각마저 들었다.
죽음을 주제로 하여 이렇게 다양한 내용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니, 우리 딸에게도 읽으라고 권하고 싶었다.
작가는 특히나 글쓰는 재주가 뛰어난지, 아니면 번역가의 능력으로 배가 된 것인지 중간 중간 유쾌한 멘트들로 몇번을 지하철에서 읽다가 풉풉 웃기까지 했다. 작가와 유머코드가 잘 맞아서 이 책은 더더욱이나 재미있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죽음 이후에 오는 것들" 이었다.
우선 작가의 반려 햄스터 헤르미네를 예로 들었을 떄, 헤르미네가 죽으면 바로 부패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가 분해 autolysis 를 시작하게 되며,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효소 작용을 통해 사체의 몸 속 구석 구석에 구멍을 내고 세포막이 뚫리고 기관들이 무너져서 내부에서부터 액체로 변하는 과정을 겪는다고 한다. 그러면 헤르미네 내부에 있었던 균류와 장 박테리아가 무정부 상태에 빠져 더이상 그들을 방해하는 면역세포가 없기에 탈출을 감행하고 뇌에서부터 폐까지, 혹은 그 이상이라도, 경계없이 사체의 몸 구석구석에 퍼지기 시작한다.
이 대부분의 과정은 산소가 없이 진행되기에 부패반응으로 간주하고,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냄새의 핵심은 카다베린이다. 이런 부패과정으로 사체의 체온이 상승하고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모든 화학적 미생물학적 반응은 더욱 빠르게 진행하게 된다. 그러다가 마지막 사체의 피부 조직에 구멍이 생기면 가스와 액체가 구멍으로 빠져나오며 썩은 냄새를 풍기면서 흐믈흐믈해지는 상태가 된다.
이러한 자세한 자가 분해 (부패) 과정 소개에 이어 실제로 발생한 고래 사체의 폭파에 대한 사례 또한 재미있게 읽었다.
이 이후부터는 사체를 청소하는 외부 세계의 반응이다.
검정파리, 달팽이, 딱정벌레 그리고 그 외 개미, 말벌, 거미, 쥐며느리, 톡토기, 진드기 등 여러 종류의 사체를 처리하는 다양한 곤충들을 소개한다.
단, 이것은 사체가 숲에서 자연스럽게 누워있을때 발생하는 순차적인 반응, 청소 작업이 되는데,
보통은 사체가 죽으면 곤충들에의해 분해되기 전에 여우나 까마귀 등 더 큰 동물들에 의해 먼저 발견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경우 앞서 언급된 곤충들의 파티는 시작할 수 없게 된다.
이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것은 자연적인 생태계에는 삶도 중요하지만 죽음에 의해 삶이 유지되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즉, 동물이 죽으면 그 사체가 먹어치워지고 곤충에 의해 분해되고 해체되어 다시 자연에 기여되는 순환이 이루어져야하는데,
인간의 장례의식에는 이런 작용이 적절히 이루어지기 힘든 조건들이 많이 있어,
아예 이러한 동물들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너무 깊이 묻어지고, 심지어 이집트의 파라오부터 시작된 미라 등 일부러 사체를 보존하기 위해 부패작용을 애초에 막는 방법들도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자연에서의 선순환은 인간에 의해서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최근 들어 자연스러운 것 그리고 있는 그대로인 것을 좋아하고 추구하고자 하면서 인위적인 것은 최대한 배제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서,
죽음이 대한 것도 그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본다면 깊은 땅에 매장을 한다거나, 화장을 한다던가 해서 자연에서 누군가는 원하고 있을 자연적인 반응의 기회글 박탈해야만 하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현재의 나 또한 죽음 그리고 장례 의식에 대해 고정된 관념이 있기에,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죽었을 때 숲에서 자연분해되도록 버려둔다던가 또 어떤 부족에서 행해졌던 혹은 현재도 행하고 있는 독수리가 시신을 먹게 두고 싶지는 않기는 하다.
그러나 점점 환경오염도 심해지고, 인간 위주의 삶이 뿌리를 내린지 오래되면서, 인간 외 동물들이 서식하기는 더욱더 척박해지는 이 시점에 죽음에 대해서 생물학적으로 환경적으로 한번더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서 너무 즐거웠고 생각이 많아 졌다.
우리는 모두 정말 언젠가 죽는다.
최근 장례식장에 가보니 고인들의 사망하는 연세는 대부분 90세가 넘어서 너무 놀랐었다.
정말 100세시대가 현실화가 되었고, 아마 내가 죽을때쯤에는 120세 정도가 될 수도 있겠다.
죽기 전에 아파서 죽을수도 있고 건강하더라도 결국엔 마지막엔 조금 아프다가 죽겠지만, 죽음을 대하는 나의 자세는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달라졌다.
당장의 변화를 얘기하자면, 현재 나도 햄스터를 키우고 있는데 사실 처음 햄스터를 입양할때만 해도 짧은 수명을 생각하며 이 아이가 죽을때가 되면 얼마나 슬플까를 미리 걱정했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궁금했었다.
우리집 햄스터 도토리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예방한다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다소 가벼워졌고, (지식적으로는 깊고 무거워졌지만 죽음을 대하는 나의 자세가 가벼워졌다고 하는게 좋겠다), 그냥 만약 1년뒤 길게는 2년뒤 도토리가 죽는다고 해도 삶과 죽음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실제로 도토리가 죽을때의 감정이 어떨지는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기는 하다.
죽음은 죽음이고, 살아있는 동안에는 행복하고 건강하게 알차게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때 햄스터의 장례절차에 대해서도 이 책의 내용을 토대로 좀더 고민해봐야겠다.
작가가 아끼고 소중히 하고 존중하는 여러 동물들, 생명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던 책이기도 하다.
너무 유익하고 재미있게 읽었던 "헤르미네와의 이별"
작은 햄스터 「헤르미네」와 함께 살다가
세상을 떠난 후 노화와 죽음을 생각하며
우리에게 죽음에 대해 알려준다 .
약 20일 후 세상에 나오는
보통의 햄스터와 마찬가지로
태어날 「헤르미네」를 위해 엄마는
둥지에서 아빠를 쫒아내며 「헤르미네」의
탄생을 알린다.
저자와 흥미진진한 2년 반을 보낸 「헤르미네」는
탈출의 여왕이었고, 분노의 햄스터였으며,
영리하고 귀엽지만
한편으로는 무지하게 교활했다.
2년뒤 심각한 병을 앓고 있던 「헤르미네」를
영원히 떠나 보내야했다.
생물학을 공부한 작가는 「헤르미네」의 삶을 기억하며
생명에 대해 알려준다 .
생명체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에서
「헤르미네」가 되는 과정을 설명해주고
노화를 설명하기 위해 밤마다 미친듯이
쳇바퀴를 돌려서 일찍 죽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손상이론을 알려준다.
죽음 이후에 오는 것들에 대해
설명할때는 사체의 부패과정을
통해 만날수 있는
파리, 달팽이, 딱정벌레, 죽음의 천사 등을 통해
생명이 있는 존재는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피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음이 많이 외로웠던 시절에
햄스터를 키운 적이 있는데
내 주먹만한 존재가 주는 행복과 즐거움은
그 누구에게서도 얻을 수 없던 것이었다.
난 그렇게 많은 것을 받았는데
과연 햄스터도 나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고 죽음을 맞이 했을까?
생명과 죽음, 노화는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음을 과학적, 인문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헤르미네와의 이별
어렵고 딱딱하다고 생각했던 삶과 죽음이라는
이야기를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알려줌으로서 죽음의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슬프고 힘겹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죽음의
당연하고 자연스러움을알게되며,
지금을 살아간다는 것의 중요성을 통해
생명체들에게만 주어진다는
한번의 생명으로 무언가를 하자!
작은 친구 헤르미네를 통해
죽음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였다.
* 위 도서는 업체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요즘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을 사랑으로 키우면서
그만큼 신경써야할 것, 걱정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이 책의 저자는
반려 햄스터 헤르미네와 2년반을 함께 보냈습니다.
가족이었던 헤르미네를 떠나보내고
오랫동안 슬픔와 우울감에 시달렸고
이를 계기로
"죽음" 에 대해서 탐구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생명이란 무엇인지부터 시작하여
생명체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떻게 늙어가는지 살펴보면서
떠난 헤르미네를 기억하고 애도하지요.
반려 햄스터 헤르미네의 죽음을 계기로
‘생명이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
과학적으로
인문학적으로
풀어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언제가는 죽음을 경험해야하는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죽음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헤르미네와의 이별
죽음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돕는 책을 여러권 읽어봤지만 솔직히 어렵고 지루해서 완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책은 그래서 더 반가웠던 책이다. 특히 저자가 키웠던 반려 햄스터를 통해 삶과 노화, 죽음 그리고 애도에 대해 쉽고 친절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일품이었다.
그렇다고 흥미 위주의 얕은 이야기들로 입문자용의 책도 아니었다. 여섯챕터로 이어지는 강의는 살아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부터 나이가 든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를 같이 고민해보고 노화와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지, 우리가 죽음을 맞이할 때에 대한 과학적 분석까지 읽어볼 수 있었다.
또한 죽음 이후에 오는 것과 죽음의 천사에게도 성별이 있을까, 저승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같은 어릴 때부터 한번쯤 의문을 가져본 질문들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마지막 챕터에서는 슬픔을 인정하고 애도하는 법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애도는 우라지게 아프다. 다르게 표현할 재간이 없다. 그 고통이 너무 커서 자신을 완전히 쪼개 놓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타인과의 친근함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자기 안으로 후퇴하기도 하고, 평소에 기쁨을 주었던 일들에 흥미를 잃어버리며, 힘들게 겨우 일상을 꾸려가면서 이전에는 어땠는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는 공황발작과 어두운 우울 사이를 왕복하고 다른 사람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외부인들은 돕고 싶어도 도울 방법을 몰라 절망감을 느낀다. 그래서 애도 감정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주변으로도 뻗어 나가는데, 애도 대상자와 직접 관련이 없는 주변 사람도 슬픔의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가까운 사람이 상실의 슬픔에 빠져 있으면, 우리도 함께 그 감정을 느끼고 그 사람과 같은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저자 야스민 슈라이버는 2년 반을 길러 온 반려 햄스터 헤르미네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뒤,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모든 생명체는 세포의 탄생과 노화 그리고 소멸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생명체는 태어나고 성장하다가 죽는 존재 그 이상이다. 같은 생명과 죽음에 대한 논의라도 어떤 측면에서 살펴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논의를 불러오는 것이다.
무언가(죽음)가 온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죽음의 과정) 올지 모르는 상황은 유쾌하지 않은 감정과 두려움을 불러온다. 이 모든 것이 죽음에 대한 준비를 어렵고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인간은 죽을 운명이며, 이를 피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익숙해질 수는 있다. 이 일이 모두에게 일어난다는 사실, 다른 사람은 모두 계속 타고 가는 버스에서 혼자 떠밀리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닥치는 일이라는 사실에도 말이다. 당신의 임종을 지키는 가족과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혹시 저승을 믿는다면, 이 또한 불안을 진정시켜 주는 생각이다. 나는 비록 무신론자이지만, 죽음을 앞에 두고 언젠가 그들도 자신을 따라올 거라고 믿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준비되기 전에 우리는 이 시간을 가능한 한 멀리 늦추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오랫동안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 몸과 정신을 건강한 상태로 돌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