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는 시간이 더해질 수록, 답을 풀어가는 느낌보다는 답해야 하는 질문이 점점 쌓여가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죽음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이 불안정한 여정이 유독 힘들고 지친 사람이라면, 우선은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나를 숙고하는 삶>에는 이러한 고통 속에 놓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따져보라고 말한다.
무의식 속 자신을 억누르는 통제에서 벗어나, 자기 부정을 통할 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
스위스의 정신분석가인 칼 구스타프 융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제임스 홀리스의 책 <나를 숙고하는 삶>을 읽었다.
진실을 말하자면 인생은 온통 모호함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더 많이 알면 알수록 많이 알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2,500년전 소크라테스는 델피의 신탁으로 그리스 전역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을이라는 인정을 받았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소크라테스는 그 신탁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 결국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자신의 지혜임을 이해했다. p54, 55
어떤 이들은 이러한 초월적 질서를 찾기 위해 여전히 '저 위'를 바라보고, 거기에서 그 질서를 찾는다. 또 어떤 이들은 '저 위'만 바라보며 자신을 위한 의미를 찾는 과제를 떠맡는 일을 회피할 뿐이다. 그리고 또 어떤 이들은 이 중심적 질서를 찾기 위해 이제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 후자 집단에는 특히 알베르 카뮈의 역설을 적용할 수 있다. 인생은 부조리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카뮈는 말했다. 그가 의미했던 바는 만일 인생에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이해받은 경우일 뿐, 우리 자신의 여행과 일치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인생을 부조리하다고 생각함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결과가 따르는 선택을 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가치체계를 창출하고 긍정하면서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 p203, 204
지금까지 보았듯 인생 전반기의 과제는 모든 종류의 고통스러운 요구와 삶의 타격과 도전 그리고 유혹에 응답하는 데서 형성되지만, 인생 후반기의 과제는 그 여파와 씨름하는 문제, 즉 죄책감이나 분노, 비난, 후회, 회복 그리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용서의 가능성과 씨름하는 문제에 가깝다. 전자는 일종의 세상과의 투쟁이고, 후자는 주로 우리 자신 혹은 우리를 계속 뒤흔드는 초월적 의미에 관한 질문과의 투쟁이다. p331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저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나를 숙고하는 삶> 제임스 홀리스
1. 그렇게 나는 다른 일에 정신이 팔린 부모를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 사람으로 해석하고, 슬그머니 무대 한구석으로 도망치거나 아니면 나 자신을 쥐어짜 위업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아 부모가 나를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2. 아이의 심리적인 건강은 흔히 긍정과 지지를 보내는 부모가 이 분리 트라우마를 어떻게 중재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나중에 우리가 성인으로 성숙하는 것 역시 다른 사람들과의 분리를 얼마만큼 견디며 자신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3. 너희는 너희의 삶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너희는 너희의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저주하지 않을 것이다.-W. D 스노드그래스, <마그다 괴벨스>
4. 인간은 의식 상태에 오래 머물 수 없다. 다시금 무의식 속으로 물러나야 한다. 그곳이 우리의 뿌리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파울 클레, <파르벤레르>
5. 이따금 우리 모두가 겪는 퇴행은 보다 충만한 삶을 살라는, 위협을 무릅쓰고 자기 자신이 되라는, 우리의 다름이 우리의 공동체에 더하는 선물을 받아들이라는 우리에게 온 소환장을 폐기하는 것이다.
6. 우리는 우리 자신만의 독특한 특색을 지니고 전적으로 개인적인 여행을 하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우리의 가장 확실한 안내자는 우리의 본능과 직관이며, 우리는 이에 주의를 기울이고 우리의 꿈을 추적하면서 우리의 영혼이 우리의 길에 대한 수정과 암시를 모두 제공한다는 걸 믿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역사, 우리 종족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우리 스스로도 알아내야 한다.
내가 배운거라곤 교육철학과 교육심리다. 그 중에 교육심리를 배운 것을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잘 활용하고 있다. 얕은 내 심리공부를 조금 더 단단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철학과 심리학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서 제목처럼 나를 숙고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책이다. 무조건 철학책은 어렵다는 편견을 버릴 수 있었다. 학생들한테 나도 매일같이 말한다. 결국 이 세상은 ‘나’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학입시를 겪는 사람도 ‘나’,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수많은 선택을 하는 것도 ‘나’이다. 나는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며 내 선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나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응원해야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과 대화하기 보다는 나와 끊임없이 대화하는게 좋지 않을까. 어렵지만 항상 느끼는 게 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그 사람, 환경일 수도 있지만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은 나 자신인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더 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