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신!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워런 버핏의 평전을 읽는 행운을 누렸다. 정말 감개무량한 시간이었다. 수많은 경제 관련 책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하는 워런 버핏이 아닌가. 전부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문구는 첫째도 둘째도 돈을 잃지 말라는 금언이다. 이 책을 읽은 소감은 너무 재밌다는 것이다. 소설도 아닌데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싶을 만큼이었다. 워런 버핏의 투자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소탈하기로 소문난 그가 매일 같이 운동복을 입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역시 천재들은 단순함을 즐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검은 티에 청바지를 즐긴 스티브 잡스도 생각났다.
내용의 구성은 크게 1부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 2부 워런 버핏의 투자 두 개의 이야기를 다룬다.
1부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
1부 이야기에서는 가장 내밀한 워런 버핏을 알 수 있는 성장배경과 가족 이야기, 전설적 투자의 시작, 가치투자의 뿌리가 된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 분석』이라는 책이 언급되며, 버핏의 삶의 방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워런 버핏은 자신의 일을 엄청나게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긴 그렇게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일이어서 성공할 수 있었겠지. 워런 버핏에 대해 짐작할 수 있는 문장들이 나온다. 이 중 버핏이 말했던 문장들은 주주총회나 다양한 매체에 실린 말에서 인용되고 있는데, 이 문장들만 보아도 워런 버핏이 어떤 사람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나는 내 일을 사랑한다. 내가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되도록 오래 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나는 하루종일 탭댄스를 추는 기분이다. 정말 그렇기도 하다.(39P)
나는 돈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돈을 버는 재미와 돈이 불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43P)
탭댄스를 추는 기분이라는 말에 빵 터졌고 감탄했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이토록 자신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었다니. 세계에서 가장 부자임에도 그에 걸맞지 않은 소박한 옷차림과 검소한 생활을 하기로 유명하다. 지갑을 한번 사면 20년을 쓰고 처음 산 집에서 60년을 넘게 살았다. 한 번 멤버는 영원한 멤버다. 기부한 금액이 이미 50조 원을 돌파했다는 자선가. 그 천문학적인 그 수치를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다.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즐기며 벌어들인 돈을 거의 기부를 한다는 건 보통 소시민으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이런 내력에는 청렴결백한 정신과 보수적인 견해로 명성이 높았던 아버지를 존경했던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을 알았다. 6살 때부터 코카콜라를 팔았던 그는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받지 않겠다는 요청을 했고, 아버지가 돌아가실 무렵에는 이미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에는 신문배달을 하면서 돈을 버는 일이 즐거웠고, 몸이 아파 쉬는 날엔 어머니가 대신해 주었을 만큼 열정이 엄청났다고 한다. 버핏의 최대 관심사는 숫자와 돈이었다. 성직자의 길을 가길 바랐던 아버지는 아들이 황금에 눈이 멀어 혼이 빠졌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19세에 네브래스카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지원했지만, 버핏이 너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하지만 전화위복처럼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벤저민 그레이엄을 만나는 행운을 누린다. 그 유명한 『증권 분석Security Analysis』의 저자이며 버핏을 가치투자의 길로 인도한 교수다.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벤저민 교수를 찾아가 그레이엄 뉴먼 앤드 컴퍼니에서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자청했지만 거절당한다. 하는 수없이 고향 오마하로 돌아가 아버지와 일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된다.
그 후 1954년 그레이엄의 투자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얼마나 열정적으로 일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항상 활기가 넘쳤고 일단 대화를 시작하면 상대방을 녹초가 되게 만들었고, 돈을 벌겠다는 야망에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고향 오마하에서 수많은 백만장자를 만들었고, 1950년에 이미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를 독파한 후, 수전과 결혼하고 신혼여행 기간에는 『증권 분석』초판을 읽고 있었다.
한편, 대외적인 명성에 비해 버핏의 자녀의 눈에 비친 워런 버핏의 모습도 재미있었다. 아이들의 눈엔 그저 평범한 아버지였다. 세 명의 자녀들 모두 대학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아무도 끝까지 공부를 마친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았다. 농장 일을 사랑한다는 아들 하워드 버핏은 아버지는 잔디 깎는 기계조차 다룰 줄 모른다고 말한다. 투자의 귀재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는 어린아이에 가깝다고 했다. 라디오를 켜는 것도 팩스 사용법을 잊어버려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정도라니. 풀을 깎고 울타리를 손질하고 세차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일 정도로 아는 게 많은 아버지에게 기가 눌릴 정도였다. 농장에서 눈을 치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는 하워드 버핏의 얘기를 접하면서 어쩜 그렇게 행복을 느끼는 대상도 다른지 웃음이 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존경하는 아버지이며 대부분의 재산이 사회에 환원된다는 것을 수긍하고 있는 이 가족들이 대단하게 생각되었고 감동적이었다.
2부 워런 버핏의 투자
워런 버핏의 성공이 놀라운 것은 그것이 주식투자만으로 세계 1위의 부자가 되었다는 점이다. 2부에서는 성공의 철학, 승리의 원칙, 도전과 성취의 대장정, 버핏의 CEO친구들, 투자세계의 본부, 버크셔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려준다.
어떻게 주식투자만으로 거대한 부를 이루었을까. 버핏은 해마다 연 평균 2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투자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워런 버핏에 대한 말이라면 귀가 쫑긋해질 것이다. 약 60년 전 ‘버핏 투자조합’을 설립한 후 4만 배 이상 돈을 불어났을 것이라고 한다. 버핏의 투자관을 몇 가지 소개하고 있는데, 절약의 원칙, 효율성의 원칙, 균형과 도전의 원칙이다. 그중 절약의 원칙에 들어있는 항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싸게 사서 팔지 않는다.
2. 낭비 없이 투자한다.
3. 부채를 최소로 줄인다.
4. 절대로 돈을 잃지 않는다.
5. 인플레이션을 뛰어넘는다
6. 복리의 마력을 잊지 않는다.
7. 차익거래에 힘을 쏟는다.
8. 전체보다 일부를 매수한다.
참 단순하다. 이렇게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주식투자 모습을 보면 이와 반대로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단타를 하고 신용매수를 하고 시세를 보며 하루하루의 등락에 희비가 엇갈리며 감정과 시간 낭비를 한다. 예전의 나도 그랬다. 단타를 해서 벌었다고 좋아했는데 싼 동전주에 손을 댔다가 상폐를 당한 적도 있다. 60년이나 보유할 수 있었던 인내심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동안 크나큰 위기를 어떻게 견뎌왔을까. 주식을 하나의 사업체로 바라보고, 당신이 잘 이해하고 있는 분야에서 신뢰할 만하고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운영하는 사업체를 찾고, 오랫동안 그들이 하고 싶어하는 대로 내버려 두라는 버핏의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9.11 테러로 인해 눈 깜짝할 사이에 22억 달러의 손실이 생긴 상황에도 단 한주의 주식도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던 건 워런 버핏이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버핏은 1929년 공황을 겪은 아버지가 조용히 집에서 보낸 결과 그다음 해에 자신이 태어났고 그래서 크나큰 ‘주가폭락’도 언제나 느긋하게 견딜 수 있었다는 말이 재치있게 다가왔다.
1956년에 버핏에게 1만 달러를 맡겼다면, 오늘날 세후 수익으로 4억 달러 이상 불어났을 거라고 한다. 천문학적인 수치다. 감히 평생 만져볼 수 없는. 일생 동안 “도대체 워런 버핏이 누구야?”라는 질문을 받고 살았던 그가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1991년 8월 16일 채권 거래 스캔들로 뉴스를 장식하던 살로먼 제국의 구세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스티브 포브스는 “워런 버핏이 없었다면 살로먼은 파산했을 것‘이라 했고, 버핏은 자신이 일군 정직한 부의 결실로 살로먼을 구제했고 월스트리트 관행을 정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렸다.
또 워런 버핏과 함께 일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인 찰스 멍거를 비롯하여 빌 게이츠 등 신뢰하며 오랫동안 함께 했던 CEO 친구들에 대한 부분도 좋았다. 평생을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선한 부를 쌓고 그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그들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다. 우리 사회에는 왜 이런 기업이 없고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부자들은 넘치는 걸까, 참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대단한 나라고, 지금도 세계 강국이지만 이렇게 위대한 투자자, 워런 버핏의 기부와 다른 유명 인사들의 기부문화가 정착된 분위기를 보면서 미국의 저력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다.
이 워런 버핏 평전은 단순한 투자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평생 자신의 열정을 바치며 좋아하는 일을 하는 투철한 직업정신과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고, 타인을 위한 아름다운 인간애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부자로만 알려진 워런 버핏의 감춰진 순백의 천진함과 있는 그대로의 워런 버핏을 보았다고 할까. 91세라고 한다. 그가 사후에 버크셔는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많은 우려와 관심을 표명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버핏의 대답은 죽은 다음에도 5년 정도는 더 일 할거라는 말을 했단다.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표현한 말일 게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서 그가 말하듯이 캔버스에 멋진 그림을 완성했으면 좋겠다. 또 이 책은 저자 앤드루 킬패트릭이 첫 출간 1992년부터 버핏의 장대한 투자 행보를 따라 왔으며 1,2년 마다 꾸준히 개정판을 내고 있다 한다. 이 여정을 위해 1년 중 364일은 자료 수집과 집필에 할애하고 나머지 하루는 해서웨이의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다고 한다. 그만큼 충실한 사실에 근거한 워런 버핏의 평전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은 물론 위대한 투자가, 워런 버핏의 일과 삶에의 열정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소중한 독서가 되리라 믿는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평단 모집을 하길래 손 번쩍 들었는데 당첨되었다.
사실 서평단 신청을 하지만 당첨확률이 적어서 별 기대를 안했다. 단지 서평단 결과보고 당첨 안되면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뙇! 당첨되었다.
작년 코로나이후로 주식에 관심을 갖고 지금 국내주식, 미국주식 조금씩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만큼 워런 버핏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있는 찰나 이책을 접하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버핏처럼 투자하고 싶다면 버핏의 인생을 알고, 그처럼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라는 말처럼 난 버핏처럼 투자하고 싶다. 그래서 그의 인생을 알고 싶고 버핏처럼 생각하고 싶다.
책을 처음 받았을때 엄청난 두께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생각보다 술술 재미있게 잘 읽힌다.
워런 버핏의 성실함도 배워야겠다. 천천히 가끔씩 곱씹으면서 다시 읽을볼만한 책이다.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봅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사람을 더 깊이 있게 알기 위해서는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평전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는다. 그것이 진실인지 사실인지 뻥인지 독자는 확신하는가? 나는 그 확신이란 주인공에 대한 신뢰와 기록된 사실에 관한 배경지식에 따른다고 생각한다. "누가 그렇다고 하던데"라는 사실이, 정말 누구라고 지칭되는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했을 때 신뢰가 쌓인다. 그 간격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할 때 문제가 생긴다.
버핏의 투자라고 새겨진 2부를 읽으며 전에 모르던 무엇인가를 기대했던 내가 좀 바보스럽다. 그나마 소득이라면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에 대한 잘 정리된 글, 피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들'에서 읽었던 내용을 다시 한번 잘 복기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추가로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이란 책을 사서 읽어볼까 하는 작음 마음이 생겼다. 사려고 봐 두었던 서적이 주문하려고 보니 벌써 팔려버려서 아쉽다. 반 값이었는데...
내가 글을 쓰고 첫 문단과 두 번째 문단을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 같아 보인다. 하지만 나는 한 가지 의도로 그렇게 기록했다. 워런 버핏이 말한 간결한 투자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 확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 간결한 투자원칙은 복잡한 학습, 실전, 경험, 지식의 축적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배우고 익히고 실천한다. 단지 다른 사람보다 더 긴 시간을 하고 있다. 뜬금없이 든 생각이지만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책들인 '행운에 속지 마라', '안티프레질', '스킨인더게임', '블랙스완'(책장에 있으니 언제가 읽어 볼 계획)도 방향성이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한 명은 그런 조합과 확률의 원리를 이야기하고, 한 명은 그런 조합과 확률을 이해하고 실행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왜 그 앞부분에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지극히 어려운 것'이라고 정의하고 상당 부분을 '지극히 어려운 것'에 몰아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생각도 생겼다.
나의 문제점은 그들의 생각을 얼추 또는 대강 철저히 이해하고, 내 이성적 이해와 달리 그대로 안 한다는 것이다. 나도 잘 안다. 배워야 할 가장 큰 덕목은 인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꼭 투자에 관한 부분이 아니다. 투자를 금전에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매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다. 잠자는 시간은 정상화를 위한 휴식이고, 밥 먹는 시간은 본격적인 시간 투자를 위한 재충전이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투자했는가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이런 생각을 품고 워런 버핏이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선택 기준은 지극히 이해가 잘 된다. 지능, 인격, 기질이란 부분을 이해해 보려고 했다. '진보란 자신이 갖은것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싶은 욕망에 기반한다는 생각'이란 글귀에 동의한다.
지능이란 타고난 재능적 부분을 일부 예외로 하자. 재능을 타고났다고, 모두 같은 재능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의 위대함이란 학습(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하고 연습해서 성능 향상을 해야 한다. 공자님이 그랬다고 합디다)을 통해서 현재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세상 모든 일이 높은 지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인격을 나는 성품이라고 하고 싶은 편향이 있다. 이는 도덕적 기준 또는 올바름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한 번 잘못된 길에 들어서면, 그 경험과 지식이 쌓인다. 인간의 오류는 다시 어려운 상황에 도달하고, 어떤 해결책이 필요할 때 발생한다. 모르는 것은 하지 못한다.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 내에서 동작하고,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유효한 방법이 다시 그 잘못된 길의 것이라도 현재를 위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까르페 디엠'하라고 주장하지만 어쩌면 이런 사태에서 인간은 아주 완벽하게 '까르페 디엠'을 구현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투자의 원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격, 이성적 동작이 확률을 높인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도 학습과 훈련을 통해 진보적일 수 있지만 지능만큼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 기질은 대단히 진보적이기 어렵지만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단지 불안정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 기질은 적성, 적합성의 문제다. 타고난 재능과 하고 싶은 분야의 불일치만큼 곤란한 일이 없다. 사실 더 깊이 들어가면 재능과 분야도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을 알아가는 시간 투자와 그 투자 기간 동안 인내하며 일궈야 할 것의 기회비용 차이를 참는 것이 쉽지 않을 뿐.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을 그의 지인과 친구를 통해서 듣는다. 물론 이 책을 기록하는 사람의 해석을 통해서 듣지만 그 배경지식과 인물을 통해서 워런 버핏을 더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찰리 멍거가 말하는 싼 것과 좀 더 가치 있는 것의 차이는 아주 중요하다. 더 많은 정보와 가치판단 기준을 요구한다. 무엇이 더 현명한지는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확률을 고려할 때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이며, 이때의 기대 효과를 얼마큼 믿고 감내할 것인가? 그런 역량과 용기가 있느냐의 말로 해석된다. 지음(知音)이라고 해야 할까? 서로 다른 관점에서 서로에게 헌신하기에 조금씩 전진하는 사람의 관계를 갖는다는 것, 그런 관계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인격적 완성도를 생각해 볼 지점이다. '예리하고 현실적인 눈으로 불완전한 세상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 즐기며 궁리하는 현인군자'라는 작가의 표현은 상당히 적확하다. 즐겁지 않으면 그렇게 오래 할 수 없다. 즐거워도 일관성 없는 원칙은 어떤 결과를 쌓아 올리기 힘든 이유가 된다.
"인생에서 산술적 계산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워런이 자주 쓰는 말에 절절히 감명을 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2+2=4라는 것을 우리는 일찍부터 배웁니다. 어려운 것은 현실에서 2가 함께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정말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답이 4가 되는 몇 안 되는 순간을 놓치고 맙니다. 물론 모든 사람은 4도 모자라 5를 찾아 헤맵니다. 그러나 결국 실망하게 될 뿐이지요. 워런은 합리적이고 그래서 현명합니다. 이런 면에서 그는 행복한 사람이지요"라면 에드 앤더슨 클라크(동창)의 말은 참 인상적이다.
우리는 당연한 결과를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운이 없어서, 재수가 없어서라는 말을 한다. 그나마 나는 운이 없다는 말은 잘하지 않는다. 내가 실력이 없을 뿐이라고 자책할 때가 많다. 그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되는 것을 우린 아주 쉽고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해 보면 그게 잘 안된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학습해서 지능을 올리고, 경험을 축적해서 그 간단함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잡스의 글이나 Simple, Easy, Smart에 관한 글을 읽으며, 간결하고, 쉽고, 똑똑한 이런 말들은 결과다. 이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고되며, 어렵고, 난해한 과정을 거쳐서 나온다. 그것을 건너뛰고 거저먹겠다는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 문제다. 이런 올바르지 못한 진보적인 생각이 화를 부른다. 그걸 워런 버핏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며 성실하고 지혜롭게 오랜 기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읽고 나서 역시 아는 것, 이해하는 것과 실천하고 행동하고, 실천과 행동을 통해서 성취를 이루는 것은 레베루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마상을 입게 된다. 그게 나의 수준이란 것이 심각한 문제지 뭐.
#워런버핏 #찰리멍거 #투자의신 #독서 #마상 #khori
Yes24 리뷰어클럽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책이 너무 두꺼워 두 번에 나눠읽고, 두번의 기록을 남깁니다. WOW 다 읽었어요!
내가 워런 버핏의 평전을 읽는 날이 오다니! 사실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의 평전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무려 바로 그 ‘워런 버핏’이라고 하니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두께에 압박감을 느끼긴 했지만, 어쩌면 2년마다 조금씩 덧붙여가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담았다고 하기엔 부족한 분량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전 판은 1, 2권 아예 책으로 나뉘어져 있던데 이번에 왜 묶어서 나왔을까. 따로 팔지 않더라도 책으로 분권 세트가 더 좋은데.. 보기도 더 편한데.. 갖고 다니는 것도 그렇고. 벽돌책이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책은 분권인 편이 개인적으로 더 나았을 것 같다.)
크게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워런 버핏이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고, 2부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워런 버핏의 투자에 관해서 알아본다. 공평하게 분량이 반으로 나뉘어 있어서 이번 글에서는 사람 워런 버핏에 대해서 알아보고 다음 글에서 2부를 읽고 그의 투자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워런 버핏에 대해 단어로 나열하자면, 갑부, 주식, 기부, 세금 정도가 될 것 같다. 그와 관련된 글 한 번 제대로 읽은 적이 없고, 언제나 카더라로 듣거나, 누군가가 추천하는 내용을 듣기만 한 것 같다. 대충 흘려듣고 나중에 제대로 알아봐야지라고 기회를 기다렸던 것 같다. 지금이 바로 딱 그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보니, 알고 있는 단어들이 그의 키워드가 맞았다. 여기에 검소한 면이나, 천재와 같은 명사만 더 들어가면 될 것 같다. 2장과 4장은 워런 버핏이 어떻게 성장하고, 성격이나 성향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1장은 포괄적인 이야기를 3장은 워런 버핏과 관련된 투자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당연히 2, 4장이 제일 재밌고 3장이 제일 재미없었다(어쩌면 내가 잘 이해 못해서 일지도). 하지만 3장 또한 워런 버핏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그 안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1부를 다 읽고 나니 계속 드는 의문점은.. 그럼 도대체 워런 버핏은 왜 돈을 버는가? 이다. 기부하고 싶어서? 사회를 더 발전시키고 싶어서? 본인이나 가족들에게 크게 투자하거나 돈을 쓰는 일은 없고 가장 많은 기부를 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돈을 벌어다 주면서 자신의 회사도 키우지만 많은 부분을 기부하고 사회에 환원하려고 한다. 자식들에게는 인색하다는 소리를 들을만큼 칼같이 계산하고, 앞으로도 주지 않을 거라고 못 박았고, 스스로를 위해서도 전혀 쓰지 않는다. 궁금하다. 정말 공공을 위해 쓰는 게 부자가 되기 위한 목적이었을까? 아니면 부자가 되는 그 자체가 중요했던 걸까? 이도 아니면 그냥 어떤 호칭이든 상관없이 그저 돈을 불리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걸까? 읽을수록 궁금증이 가시지 않으면서 궁금하면서도 감탄하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저자는 버핏의 성과를 3가지 능력으로 정리 요약해서 알려주었다.
- 버핏이 개인들을 조합원으로 구성해 자신의 이름을 건 투자조합을 운영하면서 보여준 능력은 크게 다음의 세 가지 범주로 압축할 수 있다. 재무 / 경제 인식 / 경영과 인간관계 (154)
재무 관련 능력, 경제 인식 능력, 그리고 경영과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능력이다. 자신의 옷차림이나 검소한 생활을 순식간에 뒤집어 엎을만한 이 능력들. 책 뒤로 넘어가면서 점점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읽고 워런 버핏에 대해 추가된 키워드는 숫자, 긍정적인 태도, 성실함이다. 첫번째는 숫자를 읽는 능력(이라 쓰고 천재라고 읽는다)에 관해서였다.
- 버핏은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이해하기 쉽게 요약하고 단순화시켜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재능을 지녔다. 그는 뛰어난 언변과 독특한 문체를 구사하는 노련한 의사전달자이다. 그래서 버핏의 독특한 언변은 이렇게 평가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이 투자자는 외관상 얼빠진 교수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입을 여는 순간 그런 인상은 말끔히 사라진다. 그가 내뱉는 말은 약동하는 에너지와 함께 그 자신으로부터 분출된다.” (264)
- 그는 숫자 안에서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버핏은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법이 없으며 독서와 사고를 통해 혼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그의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기초 자료는 숫자로 존재한다. 그는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의 매출 수치와 영업 실적을 숫자로 기억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들을 파악하고자 노력한다. (265)
버핏의 글을 읽고 해독하는 능력은 대단한 듯 하다. 경제 흐름을 읽어 내는 능력과 합쳐져서 지금과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으리라. 빠르게 읽어내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컴퓨터처럼 숫자를 다루는 능력이 사실 가장 부러웠다. 이는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사업을 하거나 숫자나 계산이 당연시되는 환경에서 자라서 그럴 수도 있고, 타고났을 수도 있다. 자신의 재능을 진즉 알아챘기에 자신이 부자가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기본적인 생활에 있어서는 모르는 것도 많고,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잘하는 걸 바로 찾아서 평생 잘 활용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재무제표나 회계와 같은 경제 관련 숫자들을 공부해본 적이 없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무척이나 약한 분야인 숫자. 숫자를 기억하거나 순식간에 판단하는 능력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두 번째 긍정적인 태도. 이는 검소함과 함께 주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리라. 책으로만 만나면서도 이토록 닮고 싶은 부분이라니.
- 소유와 성공, 그리고 인생의 가치에 대해 버핏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신조를 따르고 있다. “소유물, 외형적인 성공, 명성, 사치품 등은 항상 나에게 경멸할 만한 것이었다. 나는 단순하고도 겸손한 삶의 자세가 모든 이들에게 신체와 정신 모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굳게 믿는다.” (274)
그의 인간관계에는 언제나 사람을 대함에 있어 진솔함이 있을 것이고, 조심하는 태도도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언변이 좋아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모습도 있을 것이다. 워런 버핏의 소탈한 모습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가진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 자존감도 멋지다. 종종 인색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모습은 경제능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은 사람은 분명 거리를 두겠지만, 많은 이들에게 신뢰를 주고 본받고 싶은 모습을 지니고 있기에 더 큰 매력이 있는 게 아닐까? 무척 닮고 싶었던 모습이다.
마지막은 성실함. 언제나 해야 할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하고, 그 수 많은 편지도 일일이 읽어 보고 답장도 한다고 한다. 지금은 꽤 고령이라 여전히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빠르게 읽지만 해야 할 말을 정확히 전달하는 그 능력은 평생을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더 갈고 닦아졌을 듯 하다.
- 멍거와 나는 주로 자본배치와 관리자들의 편익을 돌보는 데 공을 들입니다. 관리자 대부분은 사업 운영에 시시콜콜 관여하지 않으면 일을 더 잘하기 때문에 통상 맡겨두고 있습니다. 모든 운영에 관한 결정의 책임이 그들에게 있고 초과 수익을 본사로 넘겨야 할 책임도 있습니다. (307)
게다가 회사를 경영함에 있어 믿음을 주고 받는 것도 대단하다. 이는 아무래도 자신이 성실하게 항상 일에 임했으니, 타인을 지켜볼 때도 그런 모습을 중시하였을 것이고, 중역에 올려 놓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에서 더 세밀하게 살펴 고민하여 결정한 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그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삶에서의 진리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일생을 살면서 악의적인 이야기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워런 버핏이라는 사람에 대해 조금은 편파적인 시각에서 쓰여졌으리라 생각된다. 한 사람이 온전히 선할 수는 없다. (저자는 그의 검소한 모습이 하나의 문제, 혹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을지는 모르겠다.) 어떤 한 사안에 대해서 일방적인 이야기를 듣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와 반대되는 의견을 지니고 있는 책도 한 번 읽어 보고 싶다.
1부 내용을 통해 워런 버핏이라는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그래서 어떤 사람으로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특히 그가 일생 동안 보여주었던 경제 관련 능력과 긍정적으로 상황을 보고 대하는 태도, 마지막으로 성실함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면서도 그가 쌓은 성과들을 보면 당연하다 싶기도 했다. 이 무기들을 투자에서 어떻게 활용했을 지 궁금하다. 2부의 내용도 무척 기대된다.
다음은 워런 버핏이 했던 말이나 문장들이다. 마음에 드는 것들을 몇 개 기록해두었다.
- 여러분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십시오. 여러분은 자극을 받게 될 것이고, 아침이면 빨리 일어나고 싶어질 것이며,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39)
- 구덩이에 빠졌을 때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구덩이 파기를 멈추는 일입니다. (50)
-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어나서부터 몇 년 동안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여러분이 아이들의 영웅이 될 만한 자격을 갖추도록 하십시오. 그래야 진짜 영웅이 될 테니까요.
-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점은 사람들이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55)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버몬트대학교에서 영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버밍햄에서 20년 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했고 비즈니스 리포터로 8년간 활약했다. 와코비아 증권에서 주식중개인으로 활동 중이다. 1년에 364일은 버핏에 관한 자료 수집과 집필에 시간을 할애하고 1일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로서 주주총회에 참석한다는 그는 평생 버핏만을 연구해온 버핏 전문가이다.
버커셔 해서웨이는 워렌 버핏의 회사로 유명한 미국의 기업이다. 다국적 복합기업으로서 워렌 버핏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605조 원 정도로 세계 8위이며, 비IT 기업 중에선 2위이다. 21세기에 IT 관련 재벌을 제하면 워렌 버핏이 거의 유일할 정도이다.
워렌 버핏 (1930~ 현재 90세) 현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대주주이자 회장, CEO이다. 투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가로 불린다. 1965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21.6%의 이익을 거뒀으며, 이를 복리로 환산하면 무려 1,826,163% 달한다. 재산의 99% 이상이 50세 이후에 투자로 얻은 것이라 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욱더 재산이 느는 것이 그의 투자다. 가치투자의 대명사로 그 사업을 이해하고, 장기적인 경제성이 좋으며, 신뢰받는 경영진이고, 인수가격이 합리적이어야만 인수 투자를 하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또한, 카지노 같은 사업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계속 성장할 그것으로 생각하지만, 도덕적으로 옳지 않아 투자하지 않는다 했다. 또한, 신생 기업에도 거의 투자하지 않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고 사이트에 워렌 버핏 이름만 검색해도 200권에 이르는 책이 나온다. 살아있는 사람의 평전이 나올 만큼 투자의 신화로 불리는 사람이다. 책의 시작은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였다’라는 성경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100조 원대의 자산가, 누적 기부액 50조 원, 56년간 총투자수익 28만%를 달성한 머니 매니저 그의 프로필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28%가 아니다 28만%이다. 상상이 가는가? 책은 2008년 발간된 것을 개정판으로 출간한 것이다. 10년 전에도 그는 신화였다. 책은 평전인 만큼, 워런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의 모습을 쓰고 있다. 작은 일화들을 통해서 그의 인간성을 설명한다. 그리고 투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 그 계기를 형성하게 된 주변 환경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맹모삼천지교라고 맹자를 위해 그의 어머니가 세 번의 이사를 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워런 또한 마찬가지이다. 순전히 그의 천재성이라든지 운만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그 바탕엔 어린 시절의 경험과 배경이 자리 잡혀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책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2부 워런 버핏의 투자 방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투자를 계획하는 사람들도 이 부분이 가장 끌릴 것은 당연하다. 4장에 걸쳐 설명하고 있는데, 우선은 그의 철학,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일화, CEO로서 인간으로서 그의 친구들, 핵심이 되는 그의 기업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책은 무려 651페이지에 달하며 워런 버핏이라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위인전기도 이만큼 많은 글을 쓰인 것을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특히 인상적인 곳은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와의 만남과 우정에 대한 일화 부분이다. 그리고 그의 가치투자에 대한 철학과, 그를 소크라테스 같은 인물이라고 평한 부분이다. 소크라테스가 어떤 인물인가, 악법도 법이라 하며 자신의 법에 대한 소신을 지키기 위해 제자들에게 죽음으로서 모범을 보인 인물이 아닌가. 저자는 그의 가치투자에서 그러한 일면을 찾아내어 적고 있다. 그러면서 부자가 천국에 가기 어렵다는 흔히 부자들의 일탈을 그에게서 찾아볼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진정 축복받은 부자로 말이다. 우리의 인식은 부자는 나쁜 사람이라고 뿌리 깊이 박혀있다. 전후 폐허가 된 개발도상국에서 군부독재와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비리와 부정이 판을 친 것은 사실이다. 그로 인해 부정축재자들이 재벌이 되었고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선한 부자들 또한 인정받기 어려운 사회가 된 것이 사실이다. 책을 읽고 한 인물의 삶을 보면서, 진정 위대한 부자는 어떠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삶을 관철하는 가치에 있다는 것도 말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어서 어디에 쓸 것인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